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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노동자의 이름으로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 일주일간 진행된 연서명 운동에 629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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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930회 2021-07-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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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로 단결해 투쟁하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비정규직 중에도 청년이 많다. 그런데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들을 향한 불공정’, ‘로또 취업따위의 악선동이 끊이지 않는다. MZ세대를 자임하는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사대로 나서 파업파괴행위를 하고 있는 덕분에 건강보험공단과 정부, 여당은 뒤에서 팔짱 낀 채 희희낙락하고 있다. ‘노조가 죽어야 청년이 산다며 민주노조 혐오를 부추기는 국민의힘은 비정규직으로 착취당하며 살아온 고객센터 청년노동자들의 절절한 외침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숨 막히는 노동지옥이다.

 

이 꽉 막힌 현실에 파열구를 내기 위해 청년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한국지엠 하청업체 청년 노동자 김태훈, 현대차 하청업체 청년 노동자 김현제, 한국지엠 사무직 청년 노동자 이창현, 쿠팡물류센터 청년 노동자 정성용, 배달라이더 청년 노동자 김지수, 서울대병원 청년 노동자 장하니, 유지원 등 일곱 명의 청년이 공동제안자로 나서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 파업 지지 청년 노동자 선언문연서명 운동을 벌였다. 714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연서명 운동에 총 629명이 이름을 올렸다.

 

연서명에 참여한 청년 노동자들은 자동차산업, 중공업, 병원, 학교, 통신산업, 서비스업, 공무원, 건설업 등 다양한 산업과 직종에 걸쳐 있지만, 고객센터 노동자 파업에 대한 비난과 공격이 결국은 모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고착시키고 더 나아가 청년 전체의 노동조건과 생존조건을 하향평준화시키는 술책이라는 점에 뜻을 모았다.

 

보수정당들과 언론사들은 공정의 탈을 쓰고 정글 같은 승자독식 체제를 유지하려는 자들을 ‘MZ세대의 대표인 것처럼 포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청년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 한 편에 기회와 특권을 지닌 소수의 청년이 있다면, 다른 한 편에는 출발점에서부터 기회나 특권과는 거리가 먼 다수의 청년이 있다. 이들 다수의 청년은 아직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 파업 지지 청년 노동자 선언문이 보여주듯이, 이들에게는 할 말이 너무나 많다. 이번 연서명 운동을 계기로 더 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거짓된 공정의 장막을 찢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보자.

 

 

선언문 |  청년노동자의 이름으로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우리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건강보험에 대한 상담이 필요할 때 제일 먼저 전화를 걸게 되는 고객센터는 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도 얘기했듯이 고객과의 최접점이다. 그런 고객센터를 비정규직으로 외주화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하나만으로도 고객센터 파업의 정당성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일부에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반대하면서 청년들의 박탈감을 핑계로 삼고 있다. 또 청년이 소환되었다. 그러나 우리 청년노동자들은 그들이 내세우는 공정성 훼손’, ‘로또취업’, ‘사기업 정규직등의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첫째, 공정성이 훼손되었다는 이들에게 묻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경쟁의 공정한 조건, 소위 기회의 평등이 단 한 차례라도 존재했던 적이 있었는가? 절대다수의 청년들은 공무원이나 공기업 정규직 같은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성패가 불분명한 기약 없는 수험생활을 몇 년씩 할 만큼 경제적 여유가 없다. 당장 생계를 잇기 위해, 심지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동을 해야 했다. 그런 청년노동자들에게 너희는 경쟁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니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적 폭력에 불과하다.

 

둘째, ‘로또취업운운하며 비꼬는 이들에게 묻는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자 건강보험공단 정규직들은 업무량이 가중됐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것이야말로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업무가 건강보험공단의 필수 업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성실한 노동에 빚진 정규직들이 시험 쳐서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미 건강보험공단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더 이상 무엇을 검증받아야 하는가?

 

셋째, 철 지난 사기업 정규직타령은 기가 막힐 뿐이다. 상당수의 청년노동자가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24개월마다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갱신해야 하고, 업체가 바뀔 때마다 근속연수도, 임금도 제로로 돌아가는 지긋지긋한 비정규직 생활을 십수 년째 반복해오고 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건강보험공단의 업무를 수행하지만 근로계약상 사용자는 건강보험공단이 아닌 것처럼,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계약상 사용자는 원청이 아니라 하청 바지사장이다. 간접고용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극악한 형태의 비정규직이다. 그런데도 사기업 정규직이라는 철지난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은 의도적인 왜곡일 뿐이다.

 

이 사회는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한 이들에게만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늘구멍을 통과한 이들이 공정성 훼손을 말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것이 전체 청년들의 생각인 것처럼 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청년들 전체를 대표하지 못한다. 수많은 청년이 하청노동자로, 플랫폼 노동자로, 단시간 노동자로, 간접고용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 원해서도 아니고, 노오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이 사회가 이윤과 비용의 논리로 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비정규직, 불안정노동을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축소하고, 청년들을 취업문 앞에서 악다구니를 쓰며 경쟁하도록 내몬 정부와 자본에 책임을 묻는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누구라도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투쟁이다. 구조적으로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절대다수의 청년노동자들은 하루하루 이어지는 노동의 경험으로, 날마다 맞닥뜨리는 쓰디쓴 비정규직의 현실 속에서, 본능적으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노동자의 이름으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지지한다. 우리는 청년들이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투쟁에 적극 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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