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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 16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때문에 공기업 적자 급증? - 건강보험공단 인건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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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국 조회 3,594회 2021-07-1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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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노동자투쟁 하면 꼭 나오는 적자타령 
= 공기업 적자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탓?

= 현재 수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아무런 추가비용 없어

= 그런데 공기업 적자는 무조건 나쁜 건가?

= 사회의 존재 이유를 되새겨 보자

 

 

방송_ “세상을 콕콕 찌르는 이야기” 16

시간_ 71620:50

진행_ 오연홍

출연_ 이청우

 

 

오연홍 노동해방투쟁연대 유튜브 방송 가자! 노동해방채널의 오연홍입니다.

 

이청우 이청우입니다.

 

오연홍 지난번에 우리가, 자본과 정부가 뒤에 숨어서 어떻게 수작을 부리고 있는지 좀 살펴보자고 했죠.

 

이청우 일단 공단 직원들 일부가 그리고 정규직 노동조합의 조합원 일부까지 나서서 구사대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그런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죠.

 

오연홍 그 얘기를 하면서 저희가 자본의 2중대라는 표현도 쓰는데요. 이렇게 구사대로 나선 세력이 자본가들의 주장을 그대로 노동자들 속에 퍼뜨리면서 이데올로기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죠.

 

이청우 , 그렇습니다. 예컨대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직접고용을 반대하면서 역차별이다”, “결과의 평등은 옳지 않다이런 이데올로기를 계속 퍼뜨리면서 사용하는 논리 중 하나가, 이들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면 안 그래도 공공기관들이 재정적자로 힘든 상황인데 이들의 인건비가 급증하고 그 결과 기존 정규직들에게 피해가 발생하거나 신규채용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주장도 지금 나오고 있죠.

 

오연홍 , 사실 어느 회사에서나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면 고정 레퍼토리로 나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적자타령, 경영위기타령, 꼭 나오죠.

 

이청우 , 그렇습니다. 그런 걸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받아치면서 투쟁으로 밀고 나가면 되는데 앞서 얘기했듯이 자본과 정부는 뒤에 숨고 이 2중대들이 튀어나와서 혼란을 더 부추기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죠.

 

오연홍 지난해 인국공 논란 당시에 인천공항노조 관계자들의 발언도 그런 사례죠.

 

이청우 , 그렇죠. 그 발언을 다시 한번 볼까요? 202072일자 한국일보 기사입니다. “기재부에서는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중시하고 지출을 삭감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하더라도) 당장은 다른 직렬 신규채용 TO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앞으로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은 기정사실이다.” “더 나아가 1조 원 흑자가 3,200억 원 적자로 전환될 위기에 놓인 기업이 기존 직원보다 더 많은 직원을 일시에 채용한다는 게 상식적인 경영행위는 아니라고 본다.” 이게 분명히 노조 관계자 얘기라고 나온 건데 경영진 얘기를 듣는 거 같아요.

 

오연홍 그러네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투쟁 관련해서도 그런 게 좀 밑바닥에 깔려 있을 것 같아요. 소위 총액인건비제를 들이밀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때문에 공단의 적자를 가중시킬 거라고 은근슬쩍 위협하면서 말이죠. 실제로는 어떤 상황인지 좀 따져봐야겠습니다.

 

이청우 자본가들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일부 언론에서는 공공기관의 인건비가 급증했다면서 이걸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때문이라고 그렇게 몰아 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가 그렇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름 수치도 들이대면서 객관적인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죠.

 

오연홍 , 그래서 샘플로 515일자 조선일보 기사를 한번 가져와봤습니다. 문재인 집권 이후 4년간 공공기관 인건비가 폭증했다면서 흥미롭게도 건강보험공단을 콕 찝어서 얘기를 하네요. 건강보험공단 인건비 증가폭이 3,969억 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 알리오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했다고 하고요. 그러면서 슬그머니 무분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는 주장을 슬쩍 끼얹는 것이죠.

 

이청우 그거 좀 이상하네요. 지난 4년간 건강보험공단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요.

 

오연홍 그래서 확인을 좀 해 봤습니다. 2017년에 기간제 57, 2018년에 청소, 경비, 운전, 시설관리 등 업무지원직 636, 693명이 건강보험공단 정규직으로 전환이 됐습니다. 이들의 평균연봉이 얼마나 됐을까요? 2017년에 2,163만 원. 조선일보가 분석의 근거로 삼은 알리오자료를 바탕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뒤 조금씩 올라서 지난해, 2020년에 비로소 3천만 원을 넘겼습니다. 3,092만 원이요. 최대한 저들에게 유리하게 계산하기 위해서 2017년부터 곧장 천만 원 인상됐다고 가정을 하더라도요, 정규직화된 693명의 지난 4년간 인건비 증가분은 2772천만 원입니다. 3,969억 원 중 7%도 채 안 되는 비중인 것이죠.

 

이청우 , 다른 공기업들도 사정이 비슷할 거 같은데 그 몇 퍼센트 되지도 않는 정규직화 비용을 들고 와서 재정적자의 책임을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꼴이네요.

 

오연홍 그렇습니다. 김용익 이사장은 연봉 2억을 받는다고 하죠. 게다가 국내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이 1천조에 이르렀습니다. 이 코로나 위기의 시대에도 자본가계급 전체의 부는 현기증 날 정도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도 최악의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분투하는 이 모습을 가지고 결과의 평등이네 받아들일 수가 없네” “역차별이네이러고 있는 겁니다.

 

이청우 , 거기에다가 또 다른 속임수가 끼어들고 있는 거 같은데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인건비 증가라고 하지만 실제 그 비용은 정규직화 이전에 외주 업체들에게 사업비로 지출하던 그 항목만 바뀐 것이죠. 그나마 중간착취하던 업체들을 제끼고 공단이 직접고용하면서 공단은 비용증가 없이 임금인상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연홍 그런데도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을 비난하기 위해서 적자타령하는 자들은 정말이지 교활하다는 것 외에 맞는 표현을 찾을 수가 없네요. 물론 적자타령을 불러대는 조중동을 비롯한 극우 보수세력이 노리는 건 공기업 철밥통 운운하면서 호시탐탐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규직,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노동자 전체의 노동조건을 하락시키려는 것이죠.

 

이청우 그래서 정규직 노동자들도 지금 벌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심지어 가로막는 것은 이후에 자신들을 더 고립시키고 위태롭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오연홍 공공기관의 재정적자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좀 살펴봤는데요. 그럼 지난해에 특히 적자가 발생한 이유는 뭘까요?

 

이청우 첫 번째는 코로나19 영향이죠.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철도, 지하철, SR, 다 승객이 감소해서 손실을 봤죠. 그리고 집합금지명령 때문에 마사회, 강원랜드, 이런 데는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적자를 봤습니다.

 

오연홍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죠. 그래서 조중동 같은 매체들도 지난해 공기업 적자의 제1의 원인으로 코로나19 를 꼽고 있습니다. 한편 만성적인 적자타령도 있잖아요.

 

이청우 지하철의 경우 대표적으로 무임승차 비용이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이런 분들에게 무임승차를 보장하고 있죠. 교통약자들이고, 이들에게 국가가 해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잘한 거죠. 그런데 이 비용이 전국 도시철도에 연간 6천억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이 비용을 사실은 운영기관에 다 떠넘기고 있다고 해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 70%가 이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 이렇게 답변할 정도거든요. 철도를 볼까요? KTX를 빼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같은 일반 열차들은 모두 적자 상태입니다. 그리고 산간벽지를 가는 벽지노선 같은 경우 당연히 적자죠.

 

오연홍 그래서 틈만 나면 벽지노선 폐지를 들고 나오는데요. 그런데 이런 적자는 사회적으로 감수해야 할 적자 아닌가요?

 

이청우 , 그래서 착한 적자라는 말도 있는 거죠. 지역에 따라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모든 국민에게 교통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하죠. 정부가 이런 서비스에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건 의무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면에 화물열차도 적자예요. 이건 왜 그러냐면, 자본가들에게 이윤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운송료를 싸게 책정하기 때문이거든요. 이런 건 나쁜 적자.

 

오연홍 나쁜 적자 얘기를 들으니까, 자원외교랍시고 해외에서 개발사업하다 헛발질하고 실패한 가스공사, 광물공사 같은 공기업들이 생각이 나네요.

 

이청우 틈만 나면 뭐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다, 뭐 도덕적 해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건강보험공단이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막는답시고 철조망 치고, 천막 치고, 리스차 박아 놓고, 무슨 이동식 철제 자바라 이런 것도 설치했다고 하던데 이렇게 공단 재정을 함부로 쓰는 것이야말로 방만경영이고 도덕적 해이입니다!

 

오연홍 공공기관이 모든 국민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발생하는 적자는 우리 사회가 함께 감수하고 책임져야 할 착한 적자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이청우 , 맞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그런 적자를 가지고 경영평가에서 감점을 주고 총인건비제로 묶어 두면서 정원을 늘리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오연홍 그럴 게 아니라 오히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주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더 많이 투자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청우 맞습니다. 가령 71일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6,000억 원을 들여서 공공부문에서 신규일자리 164천 개를 창출하겠다고 하는 거죠. 이렇게 가능한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라고 하는 게 대부분 단기성, 나쁜 일자리라고 하는 게 문제인 거죠. 자본가들에게 돈 쏟아붓지 말고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서 공공부문에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서 국가재정을 써야 합니다.

 

오연홍 그러면 또 그 재정이 어디서 나오냐?” 이런 식으로 반발하겠죠?

 

이청우 코로나19로 노동자 서민들 다 죽는다고 할 때 재벌들, 엄청난 이윤을 늘렸습니다. 30대 재벌의 2020년 말 사내유보금이 1,045조예요. 이제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가들을 쥐어짜야 합니다.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서 더 큰 희생을 치르면서 헌신적으로 일해 왔습니다. 이런 노동자들을 위해서 이 사회가 축적한 부를 사용할 수 없다면 도대체 이 사회는 왜 존재하는 것이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연홍 충분히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이런 게 전면적으로 실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윤의 논리로만 접근하기 때문이겠죠.

 

이청우 , 맞습니다.

 

오연홍 공기업도 결국 기업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그런 주장은 공공 서비스도 결국 시장판이다이런 말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적자타령 앞세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정부와 공공기관, 책임을 다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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