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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 14회] 고객센터 상담사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사기업 정규직’이다? | 철지난 헛소리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은 단결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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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국 조회 3,830회 2021-07-0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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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고객센터 상담사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사기업 정규직이다?

= 2년마다 회사가 바뀌고 고용주도 바뀌는 정규직?

= “이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하청업체 정규직” - 18년 전에 나돌던 궤변

= 철지난 헛소리가 이제 와서 또 나온 이유

= 알바? 특수고용? 민간위탁? - 원청이 직접고용해야 마땅하다

= 저들의 헛소리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은 단결과 투쟁에서

 


방송_ “세상을 콕콕 찌르는 이야기” 14

시간_ 7217:30

진행_ 오연홍

출연_ 이청우

 


오연홍 노동해방투쟁연대 유튜브방송 가자 노동해방 채널의 오연홍입니다. 오늘도 이청우 동지 나와 계십니다.

 

이청우 반갑습니다.

 

오연홍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도 건강보험 고객센터 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합니다. 71일부터 다시 전면파업이 시작됐어요.

 

이청우 , 맞습니다. 71일이 건강보험공단 창립일입니다. 그동안 (창립일에) 공단은 업무를 하지 않았고, 정규직은 쉬었겠죠? 그러나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출근해서 전화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71일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다시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상징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오연홍 그렇네요. 오늘 얘기해 보려는 것은, 지난 6월 파업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을 비방하는 주장이 굉장히 많았죠. 아마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이 사람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사기업 정규직이다”, “사기업 정규직이 왜 갑자기 공기업 정규직으로 채용해 달라고 하는 거냐”, “말도 안 된다”, 이런 주장이죠.

 

이청우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반대하는 일부 정규직하고 언론에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소위 팩트체크라고 하면서 정규직이 다른 기업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냐?” “왜 남의 회사에 와서 시위냐?” 이런 얘기들인 거 같아요.

 

오연홍 지난 시간에 말씀해 주셨듯이 그 업체들이 24개월 단위로 계약을 한다고 했죠? 2년마다 평가를 거쳐 재계약이 이뤄지는 셈인데요. 업체가 바뀌어도 그 고객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그 자리에서 계속 일을 해 오셨던 거죠.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2년마다 업체 이름도 바뀌고,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바뀌고 고용주도 바뀌고, 세상에 그런 정규직도 있나봐요?

 

이청우 그러게 말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제조업의 사내하청과 사실 똑같습니다. 제가 다녔던 자동차 공장에서 하청업체에 다녔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거든요.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도 이렇게 업체가 바뀔 때마다 퇴직금 정산 당하죠, 그리고 근속 리셋 당하죠, 항상 임금은 최저임금으로 다시 셋팅이 되죠.

 

오연홍 이런 얘길 들어보니까, 기시감이라고 하나요. 예전에 어디선가 들어봤던 거 같은 장면이란 말이죠. 지난 시간과 마찬가지로 막 뒤져봤죠. 그랬더니 2003년도라는 숫자가 떠오릅니다.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인간선언을 했죠. 노동조합을 만들고 설립신고를 했습니다. 그게 20037월이었는데요.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나자마자 자본가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 경총에서 곧장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 성명 문구들을 보니까 참 재미있는데요. 이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을 (북구청이) 허가해 준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위다”, “설립신고서에 허위사실이 들어있다”, 무슨 허위사실이 있는지 봤더니 경총이 주장한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든 당사자들이 비정규직이 아니다”, “그들은 엄연히 하청업체의 정규직이어서 이 사람들을 비정규직으로 인정해 주면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이 유발될 것이다, 이러면서 아주 난리를 피운 거죠.

 

이청우 거의 20년 전 얘긴데요. 당시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그 열악한 처지, 하나하나 일일이 다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인간선언이라고 표현하셨듯이, 거기다 대고 자본가들이 했던 주장이 바로 당신들은 하청업체 정규직입니다라는 거였고요. 20년이 지난 공공부문에서 그것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에서 자본가들이 했던 말이 튀어나오는 이런 현실이네요.

 

오연홍 공공부문, 공기업에서 이런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이 실상에 대해서는 좀 짚어봐야 할 거 같은데 그에 앞서서, 2003년이었단 말이죠. 지금 제조업의 경우 어떤가요? 아직도 하청업체 정규직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나요?

 

이청우 에이~ 지금 제조업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소리 듣죠. 무엇보다 사내하청 노동자들 스스로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결하고 그렇게 자신들을 증명해 온 과정이 있었던 거예요. 가령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얘기를 좀 해보자면, 2003년도에 노동조합 설립하기 이전에 하청 노동자가 월차를 쓰겠다고 업체에 신청을 했더니 안 된다고 하면서 밀쳐서 하청 노동자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어요. 근데 업체 관리자가 깡패를 데리고 병원에 와서, 하청 노동자가 누워있는데 아킬레스건을 칼로 그어버립니다. 이런 정도였기 때문에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싸움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렇게 비정규직의 현실을 폭로했고 그러면서 하청업체의 실체가 도대체 뭔지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보자면, 하청 노동자가 불법파견 소송을 하기 위해서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사업자등록증을 떼봤더니 서비스업으로 나오고, 심지어 소득금액증명서라는 걸 떼봤더니 자기가 일하는 그 업체 이름이 수궁해물탕’, ‘렛츠고분식이렇게 이름이 등록돼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하청업체라는 것의 실체가 얼마나 . 그런 하청업체의 정규직이란 말이 얼마나 황당한지 이미 제조업에서는 증명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사내하청은 정규직이라고 하는 불법파견 판결이 수십 차례 나기도 했어요.

 

오연홍 법이 노동자 편드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지만 그 법조차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이제 적어도 제조업에서는 하청업체 정규직이다, 사기업 정규직이다 이따위 얘기는 쉽사리 할 수 없는 정도까지 상황이 간 거군요. 그런데 왜 공공부문에서는 이런 철지난 헛소리가 고장 난 레코드 마냥 되풀이되는 걸까요?

 

이청우 우선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반대하기 위해서 그냥 아무말이나 가져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연홍 그야말로 아무말 대잔치인가요?

 

이청우 저는 일단 그렇게 생각해요. 누가 봐도 비정규직이거든요. 근데 당신들 원래 정규직 아니었어?” 고객센터 이케이맨파워 이런 업체의 채용공고를 들고 와서, 거기에 정규직이라고 써 있단 말이에요. 그걸 들고 와서 거 봐, 당신들 정규직 맞잖아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만약 건강보험공단에 직접고용이 돼야 한다면 지금 16,000명의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은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돼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오연홍 마치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요구가 아주 허황된 요구인 것처럼 깎아내리기 위해서 그런 비유를 하는 거죠? 실제로 신문기사나 유튜브에 달린 댓글들 보면, 자기가 GS25 편의점에서 2년간 알바를 했는데 GS에서 직접고용 해줘라 하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 .

 

이청우 저도 (그런 댓글) 봤습니다.

 

오연홍 주유소에서 알바했는데 정직원으로 채용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비유를 하면서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가 아주 그릇된 것이다, 탐욕의 결정체다 이런 식으로 비방을 하고 있단 말이죠.

 

이청우 저도 봤는데요. 맞습니다! 그렇게 하자는 겁니다. 왜 안 됩니까? 뭐가 문제입니까? 오로지 자본이 이윤을 늘리기 위해서, 그리고 사용자가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외주화하고 비정규직을 사용해 왔던 거죠. 알바란 이름으로, 특수고용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민간위탁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원래 원청의 업무였고, 원청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직접고용 해야 하는 게 맞죠. GS25 알바든, 주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든.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돼야 하는 건 당연하고 말이죠.

 

오연홍 네 그렇습니다. 그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향한) 비아냥 밑에 깔려있는 묘한 사고방식이 좀 보이는 것 같아요. 마치 그런 몇몇 일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거고 그 이상은 바래서도, 꿈꿔서도 안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주입하려고 하는 거죠. 어쩌면 그런 말을 내뱉는 사람 스스로가 그런 사고방식에 흠뻑 젖어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공무원이 나오고 편의점이 나오고 아르바이트 나오고 하는 그런 주장들이 노리는 바가 무엇인가를 좀 생각해 본다면 결국 더 안정적인 일자리, 그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먹고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는 좋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이 정당한 열망을 꺾어버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청우 노동자들은 온갖 탄압을 겪으면서도, 그러면서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싸워왔고 자신의 권리를 조금씩 조금씩 획득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이만큼이라도 변화시켜낼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런 자본가들의 논리, 사기업 정규직라는 이런 논리가 노동자들 일부에서도 나오게 된다면 우리가 싸워서 쟁취해낸 이 성과물도 후퇴시키고 우리 모두를 자본주의적 경쟁 속에서 패배자로 만들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연홍 , 정말로 그렇습니다. 지금 공단과 정부가 펼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을 보면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보다는 이 한줌의 일자리를 던져놓고 노동자들이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그런 경쟁 정책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간다면 우리 역시도 정글 속 짐승같은 처지로 굴러떨어지고 마는 거죠. 그래서 지금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바로 그런 삶을 거부하는 인간으로 살아가겠다고 하는 선언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이청우 제조업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 하청업체 정규직이다라는 이 허무맹랑한 주장을 뚫고 전진할 수 있었던 것은 단결과 투쟁이었죠.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도 그렇게 단결과 투쟁이라는 그리고 연대를 확장하는 것으로 그렇게 전진했으면 합니다.

 

오연홍 노동자의 현실은 결코 자동으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단결과 투쟁이라는 원칙을 부여잡고 포기하지 않으면서 끈질기게 싸워나갈 때 사기업 정규직 운운하는 따위의 헛소리를 당당하게 걷어차면서 노동자의 요구를 성공적으로 손에 움켜쥘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그런 투쟁이 또다시 펼쳐지고 있는 것이죠?

 

이청우 , 다시 시작됐습니다!

 

오연홍 저희도 그 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는 말씀 드리면서, 다음에 또다른 주제로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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