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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 살인자를 위한 탄원서를 쓰는 정도까지 타락한 노조관료들 - 결코 적당히 넘어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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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7,962회 2018-05-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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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노동과 세계


금속노조 경기지부 간부인 조건준이 삼성 노조파괴를 총괄 지휘한 최평석 전무의 영장실질심사 때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평석이 누구인가? 노조파괴 종합상황실 수장으로 악랄한 탄압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최종범, 염호석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살인자다.

 

삼성과 맞서 싸운 모든 노동자 민중에 대한 배신행위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한 노동자는 SNS에 이렇게 글을 올리며 분노했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범죄자를, 아니 살인자를 풀어주라고 했단 말입니까? 언제부터 노동조합이 사측과 딜을 하고 브로커 짓을 하나요? 기간이 1, 아니 10년이 걸려도 당당하게 들어갑시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만 배신당한 게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삼성재벌의 탐욕과 착취에 맞서 싸웠다. 정말 치가 떨리는 탄압을 뚫고 삼성그룹 내에서 민주노조를 세우기 위해 헌신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었다.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었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연대했다. 촛불투쟁 때도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추운 아스팔트 날바닥에 앉아 이재용 구속, 노조파괴 중단을 외치며 싸웠다. 지금도 반올림 노동자들은 삼성재벌의 책임을 묻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그런데 금속노조의 간부는 노조파괴 살인자에 대한 탄원서를 썼다. 이것은 삼성재벌과 투쟁한 모든 사람에 대한 능멸이다.

 

어떻게 정규직화가 노조파괴의 면죄부가 될 수 있는가?

 

삼성전자서비스가 8,000여 명의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기로 했으니까 살인자에게 면죄부를 줘도 된단 말인가? 노조파괴에 대해선 적당히 눈감아 줘도 된단 말인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 목표가 단지 정규직화였던가? 정규직화되면 노조탄압과 착취는 사라지는가?

 

정규직화 약속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다른 삼성 계열사 노동자들을 향해선 여전히 악랄한 탄압을 퍼붓고 있다. 저들은 아직도 노조파괴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런 노조파괴에 대한 철저한 단죄 없이 어떻게 민주노조를 지킬 수 있겠는가? 어떻게 온전한 정규직화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인가?

 

살인자가 구속되지 않아야 교섭이 잘 될 수 있다고? 이거야말로 말할 가치가 없다.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 리가 없다. 최소한 노조파괴 주범들의 구속과 처벌이 교섭의 전제가 돼야 하는 게 아닌가?

 

다른 무엇보다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노조파괴 행위, 그리고 그 주범들을 적당히 눈감아 준 대가로 얻는 정규직 자리가 과연 삼성 노동자들이 염원했던 것인가? 결코 아니다!

 

정규직화는 동료들과 함께 단결하고 당당하게 투쟁한 결과로 쟁취한 것일 때만 참된 의미를 갖는다. 그래야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고, 전체 노동자가 따라야 할 빛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그래야만 정규직화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생존을 지켜주는 튼튼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정규직이더라도 단결투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잘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현대중공업에서, GM에서 눈에 치도록 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어떻게 정규직화 약속이 노조파괴의 면죄부가 될 수 있는가? 최악의 기회주의고, 단사주의다. 최악의 계급배신행위다.

 

그들의 입맛대로 만들어진 법까지 어겨가며 악랄하게 노조를 억압한 작자를 다름 아닌 노조간부가 변호한다면 (물론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구속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그다음에 벌어질 일은 무엇일까? 수천 명의 또 다른 최평석들이 자신감 있게 나설 것이다. 자신들이 탄압한 노조의 간부마저 자신들을 변호해주는 상황이라면, 그들은 이 세상에 자신들의 행위를 응징할 세력은 어디에도 없다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고 더욱더 악랄하게 탄압할 것이다. 그렇지 않겠는가?

 

괴물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이 문제는 단순히 조건준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조건준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노조관료들도 노동자들의 능동성을 가로막으면서 자본가들, 그리고 정부와 거래하며 담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에서 정규직 노조가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우선해고를 용인하고 인정하는 일만 봐도 그렇다. 그런 계급배신행위가 비판받기는커녕 용인되는 현실에서 조건준은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노조파괴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조건준은 2014년 소위 블라인드 교섭이라는 비공개교섭을 주도했다. 조합원들은 교섭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짓밟은 이 행위에 대해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2015년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에서도 중재인을 통한 비공개교섭이 이뤄졌다. 희망연대노조는 중재인이 누구인지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3월 금호타이어지회도 산업은행과 비밀리에 만났다.

 

이런 식의 노동자민주주의 파괴와 교섭주의는 당장의 이익’, 또는 조합원들의 희생 최소화라는 명분 아래 합리화되고 있다. 교섭은 노동과 자본 사이의 힘 관계를 반영할 뿐이며,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쟁취할 수 있는 힘은 오직 교섭장 바깥에서 펼쳐지는 투쟁이라는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원칙은 파괴되고 있다. 비공개교섭을 주도한 관료들은 오히려 실력 있는 교섭기술자로 포장되며 도처에서 거간꾼 역할을 한다. 이들은 조합원들의 힘을 무시하며, 자기가 없으면, 그리고 자기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회사 교섭책임자가 없으면 교섭이 안 된다고 윽박지른다. 이런 민주노조운동의 후퇴가 조건준 같은 괴물을 낳는 토대다.

 

이 토대를 바꿔야 한다. 대개 당장의 성과도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에 충실할 때 가장 잘 획득할 수 있지만, 설사 당장 많은 성과를 쟁취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원칙을 지켜야만 노동자의 투쟁력을 발전시켜 장기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새로운 사회를 향해 전진할 수 있다.

 

적당히 넘어가선 안 된다, 민주노조운동의 심장을 사수하자

 

이 사실을 보도한 서울신문은 금속노조가 조사에 임하기로 했지만, 지회 등은 맞불 탄원서 제출이 곧 노조 내 불화를 뜻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바람직한 노사관계에 대해 견해가 다를 수 있고, 노사 간뿐 아니라 노조 내 의견을 조율하며 더 나은 노동조건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고 썼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더더욱 충격적인 일이다. 노조파괴 살인자의 죄를 누그러뜨려 주는 일이 단순한 견해차이일 수 있는가? 어떻게 그게 조율이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어떻게 더 나은 노동조건을 만드는 과정이 될 수 있는가? 이럴 거면 이재용 구속은 왜 외쳤는가?

 

이런 식으로 사태를 대충 봉합하고 적당히 마무리하려 한다면 이런 일은 더 끔찍한 형태로 재발할 것이다. 이 탄원서에 개입돼 있는 모든 관련자들을 단호하게 징계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노조운동의 심장이 멈추는 것을 막아내는 사활적인 출발점이다.

 

민주노조운동이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심장, 그래서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잠재력이 결집하도록 만드는 심장은 무엇인가? 자본가, 고위 정부관료, 자본가 당의 국회의원, 대재벌의 노무관리 전무 등은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노동자가 스스로 자기 운명을 개척하지 못하게 억압하는 적들이며, 노동자의 운명은 노동자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명확한 노동자의식이다. 노동자의 운명은 노동자 스스로의 자각과 분투를 통해서만 개척할 수 있다. 노동자계급의 자주적인 단결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심장이다.

 

조건준을 비롯한 노조관료들은 이제껏 이 심장을 마비시켜 왔다. 노조관료들이 노동자의 자주적, 주체적, 독립적 정신을 파괴할 때 자본은 교섭장에서 약간의 떡고물을 던져줬다. 관료층은 이걸 자신의 성과라고 포장하면서 으스댔다. 이런 상황이 용납되면 될수록 민주노조운동의 심장 박동은 약해졌고, 신체 모두가 병들어 왔다. 이 관료층이 자본과 맞바꾼 건 다름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단결투쟁력이고, 노동자의 운명은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한다는 노동자의식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힘을 확대, 강화하는 길로 나아가자

 

이제 노조관료층의 마취제를 걷어치우고 우리 노동자의 진정한 힘을 확대, 강화하는 길로 전진해야 한다. 전진을 위해서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자들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민주노조의 심장에 독약을 투입하고 있는 타락한 노조관료층을 추방해야 한다.

 

그런 노조관료들은 없어도 된다. 아니 없어져야 마땅하다. 노동조합으로 결집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단결한 노동자들, 피맺힌 의리를 지키려는 노동자들이 몇 백 배나 더 잘 해낼 수 있다! 그러나 잘 해내려면, 이 거대한 잠재력을 봉쇄하는 노조관료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자본만이 아니라 노조관료로부터 벗어나야만 노동자대중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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