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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영화는 곧 공공성 강화, 우리 투쟁은 판을 바꾸는 파업이다”: 김숙영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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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리 이청우, 홍희자 조회 4,147회 2021-06-0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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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필요해서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사용했다면 책임 또한 공공기관이 국가를 대리해서 져야 한다”(사진_한경)

 


노조가 2월에 24일간의 전면파업과 5월까지의 파상파업을 진행해왔다. 610일 무기한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데, 배경과 목표가 무엇입니까? 조합원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224일 파업 마치고 현장투쟁 전환하는 기자회견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공단에서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시민중재단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현장투쟁으로 전환하고 중재단의 역할을 기대하겠다. 공단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다시 파업하겠다.” 공단은 여전히 당사자와 대화를 기피하며 태도 변화가 없어 대의원대회에서 다시 파업하기로 결의했다.

 

우리 목표는 처우나 임금 등 노동환경 개선과 직영화이다. 건강보험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것인데 고객센터 민간위탁으로 인해 공공성이 다 무너졌다. 공공성 회복 방법은 민간위탁이 아니라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것, 곧 직영화다. 우리는 그냥 정규직 전환, 직접고용만을 원하는 게 아니라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하라는 것. 공단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분리하면 할수록 가입자가 피해를 본다. 거의 모든 업무가 공적 책임에 있지 않기에 민감한 정보에 대해 도급업체나 상담사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진다. 국가가 필요해서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사용했다면 책임 또한 공공기관이 국가를 대리해서 져야 한다. 물론 공공기관이 잘 하고 있느냐는 논외로 하더라도 공공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기에 반드시 직영을 하라는 요구이다. 이번 파업을 통해 판을 바꾸지 않으면 5년이든 10년이든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거라 본다.

 

보건의료 분야이기에 점점 보장성이 강화될 텐데 그럴수록 상담사는 더 많은 개인정보를 보게 된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할수록 직접 찾아가기보다 홈피로 보거나 고객센터로 전화 문의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다. 상담사는 더 복잡한 안내를 하게 되고 정보를 더 많이 확인해야 한다. 입사 당시보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정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우리는 틀을 바꾸자, 재공영화하자는 목표로 투쟁하고 있다.

 

대구에 조합원이 없었는데 2월 파업 중 대구지회가 조직됐다. 조합원 모두 첫 파업이라 걱정도 있었지만 투쟁할수록 자기 문제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교육받고 언론 보도를 통해 공단의 대응을 직접 보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투쟁이구나 결의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꼭 해 보자는 마음이다. 2월 파업보다 더 힘찬 결의로 이번엔 반드시 끝을 내기 위해 무기한 파업을 전 조합원이 결의한 상태이다.

 

지난 파업하면서 가장 걱정이 첫째 코로나19 상황, 또 하나는 파업 한 번도 안 해 본 조합원들이 조합원간담회도 한 번 없이 몇 명이 참가할지 모른 채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조합원간담회를 여러 번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조직한 게 무산됐다. 게다가 재택근무로 조직화가 어려웠다. 수십~백여 명이 모일 장소도 마땅치 않아 조장간담회만 겨우 했다. 조합원들은 지회 통해 전달받는 게 다여서 걱정을 많이 했다. 뚜껑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견우직녀 만나듯 어렵게 파업을 했다. 막상 파업하면서 노동자는 역시 현장에서 배우는구나굉장히 놀랐다. 현장조합원들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 우리 관련 기사 나오면 전엔 그런가보다 했는데 파업하고 있으니 자세히 읽고 공단이 옳다 그르다를 스스로 판단하고 노조에 더 많은 요구를 하더라.

 

225일 파업 접고 현장투쟁으로 전환할 때 많은 조합원으로부터 계속 파업하자는 요구를 받았다. ‘한 달 내내 파업해서 아무것도 된 게 없는데 파업 더 해야 한다, 끝까지 하자는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게 힘들었다. 파업하는 동안 기세 높았는데 현장 돌아갔을 때 전산통제 시스템에 의해 다 무너질까 많이 걱정했다. 우리는 출근해서 책상에 앉아 헤드셋 쓰는 순간 기계처럼 된다. 전화 오는 족족 받아 상담하는 기계적인 업무를 한다. 3분 지나면 전화 끊어라, 움직이지 마, 이번 등급이 뭐다, 몇 콜 받았다, 이석시간이 몇 분이다 이 모든 것을 통제받는다, 한 부스에 갇힌 채로. 서로 의논해서 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혼자 일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투쟁지침을 통해, 정부에서 요구하는 지침을 공단과 사측은 그 동안 하나도 안 지켰는데 우리가 가입자의 상담 받을 권리를 위해 그대로 지키며 상담하여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결의하고 실천했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상담을 여유 가지고 자세히, 친절하게, 정확하게 하자는 것. 3분이 될지 30분이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고 결과를 보자고 했다.

 

콜 수는 떨어졌지만, 고객들로부터 친절하다는 소리를 듣고 상담사는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 노조 투쟁지침을 통해 전 조합원이 함께 실천하여 현장투쟁 중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상승했지만, 조합원들이 스트레스 안 받아서 살 것 같다고 했다. 3월 한 달 동안 아침 근무시작 전에 약식집회를 하고 이렇게 지침 지키기 투쟁을 하면서 안에서 되는구나라는 현장투쟁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는 조합원들을 보며 공단과 회사에선 당황했다. 늘 말 잘 듣던 직원들이 휴게시간도 많이 갖고 하니까.

 

매 상담 시 간단한 상담내용을 전산 기록으로 남기는데 한 콜이라도 더 받기 위해 상담 중 작성하고 오류가 생기면 상담사 평가 점수를 깎는다. 상담사들은 늘 정신없이 일한다. 고객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 업무를 기계적으로 하게 되는 노동환경이다. 공단직원이 가끔 와서 30분 정도 동석하며 우리 업무를 보는 경우가 있다. 한 번 상담하려면 필요한 온갖 정보를 하나하나 다 클릭해서 창 열어 봐야 한다. 우리가 워낙 빠르게 이걸 하니까 공단 직원이 깜짝 놀라더라. 그만큼 빨리 일하지 않으면 230초 동안 안내하고 상담하면서 전산 기록까지 남기는 게 불가능하다. 투쟁지침 내리고 나서 이런 업무를 여유 있게 하게 됐다.

 

3월 한 달은 공단도 우릴 못 건들다가 4월부터는 쉬는 시간 다 임금에서 까겠다고 협박하는 회사들이 있었다. 근로계약서에 점심시간 외에는 쉬는 시간이 없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를 통제하는 것. , 공단이 민간위탁한 이유도 노동자 통제가 쉽고 끊임없이 경쟁시켜 노동을 계속 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상담사 간, 팀 간, 11개 업체 간 경쟁이 심했는데 경쟁구조가 무너지고 노동자끼리 똘똘 뭉쳐 휴식 시간도, 화장실 이용도 자유롭게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콜도 예전엔 3분 넘으면 끊으라고 했는데 이젠 그런 말도 함부로 못 하더라. 대전의 경우 쉬는 시간 임금 깐 것에 대해 현장투쟁 기간에 서울 올라와 항의하고 시위하기도 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다 바꾸는 게 이번 투쟁의 핵심이다.

 

여전히 건강보험 고객센터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민간위탁의 문제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십시오

 

맞다. 고객들은 대부분 민간위탁인 사실 자체를 모른다. 고객이 항의할 때 공무원이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말하면 참다못해 공단 직원 아니고 하청업체 직원이라고 말한다. 그럼 관리자가 불러서 그런 말 못 하도록 주의를 시켰다. 공단노조가 파업할 때도 항의 전화에 대해 파업 때문이라고 말 못하게 했다.

 

민간위탁되기 전엔, 전화방이라고 공단에 별도의 부스를 두고 돌아가면서 전화 상담업무를 했다. 힘들고 괴롭고 성과 내기 어려운 일이라서 직원들이, 처음엔 아니었는데, 결국 외주화에 동의를 해줬다. 앱이 개발되거나 새로운 업무가 생기면 공단은 누가 담당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고객센터로 문의하라고 한다. 우리는 교육받아본 적도 없는 새 업무를 떠안는다. 심지어 공단 직원들도 잘 모르는 업무가 있으면 우리에게 전화해서 묻는다. 마른 수건까지 쥐어짠다는 말이 딱 맞다.

 

공단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우리가 정리해서 넘기는 이관 작업도 다 통화 중에 해야 한다. 이관서류 가운데 뭐 하나 잘못된 게 있어 공단이 반려한 것도 상담 마치고 후처리할 경우 점수로 상담사 평가에 반영하여 급여가 차감될 수 있다. 모든 일을 상담 중에 다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하니 공공성이 제대로 강화될 수가 없다. 3분 이내에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상담사들은 고객으로부터 보다도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 그런데 공단에서 이걸 하나도 조절해 주지 않는다. 풍선이 터지든 말든 바람을 불어 넣는 것처럼 공단은 업무를 밀어 넣는다. 도급회사들은 무리한 걸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 없이 상담사에게 일을 떠넘긴다. 힘들어서 퇴사하면 다른 사람 채용하면 되니까 이런 구조로 계속 굴러간다. 민간위탁이기에 그런 것. 직영화를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제2의 인국공이니 이렇게 호도해왔습니다. 실제 건강보험공단 현장(정규직, 비정규직)의 정서는 어떻습니까? 소위 이런 공정성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반적으로 공정성은 필요하다. 그런데 공정성이란 개념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떤 입장에서 바라봐지느냐는 다른 문제. 여기서 말하는 공정성은 단편적, 한쪽에서 바라보는 공정성이기에 우리 상황에 딱 맞는 프레임이라 안 본다. 단지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런 면만 똑 잘라서 들이미는 것. 청년들이 억울해하거나 젊은 조합원들이 그런 말을 평가하는 것보다 그들이 준비한 인생, 그렇게 하도록 사회가 제공한 것은 잘못된 게 워낙 많아 그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지난해 인국공 사태 때 기자들이 내게 전화를 많이 했다. 비슷한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내 대답은 전환되면 지금의 공단 정규직처럼 근무하고 월급을 그만큼 받을 거라 기대하거나 그렇게 해 달라는 게 아니다. 인국공도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공정성으로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였다.

 

만일 정규직 가운데 그런 오해 가진 사람 있다면 우리가 지금 공단 정규직처럼 되고 싶으면 고객센터 퇴사해서 시험 보고 들어가는 게 맞고, 우리가 정규직 전환된 뒤에 공단 직원이 상담업무를 하고자 한다면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게 맞다고 말해 주고 싶다. 지금 공단에 행정직, 요양직 구분되어 있고 요양직 채용된 사람은 행정직으로 못 간다. 똑같이 우리도 상담직군 만들어서 공단 직원으로 역할하게 끔 하는데 분리하면 업무가 제대로 안 되니 같은 직제 안에 넣으라고 요구하는 것. 우리가 시험 보기 싫어서 시험제도 피해서 이런 방법을 선택한 게 아니다. 일부 젊은 분들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다른 관점에서 대안을 얘기해야 한다. 입사 시험을 통해 채용된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반대를 말하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정말 공정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젊은 분들의 불만에 대해 공단이 해결책을 주거나 책임 있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 공단은 젊은 분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듣고 왜곡된 건 오해 풀도록 하고 그에 맞는 대안을 만들어주고, 민간위탁이 문제가 있어서 직영화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이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까지 해야 한다. 노노갈등이니까 너희끼리 해결하라며 자기는 쏙 빠지는 것은 책임회피고 공공기관을 살리는 길이 아니다. 굉장히 비난받아야 할 태도다. 실제 보건복지부 산하 고객센터는 전부 다 직영화됐다. 건강, 생명, 안전에 관한 내용이기에 그렇고 둘째, 국민의 민감정보가 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걸 선택할 수 없다. 직영화하면서 공적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직접고용을 통한 노동자의 노동조건 향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보건복지부가 말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공단만 정규직 직원이 반대해서 못 한다고 하는 건 공공기관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하는 것.

 

공단에 말했다. ‘우리 요구는 네 가지. 생활임금 쟁취, 월급 많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먹고살 만큼 달라는 것. 둘째, 근로기준법 준수, 우리가 이걸 외치는 건 공단이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셋째, 공공성 강화, 공단이 당연히 책임져야 할 문제. 넷째, 직영화는 이걸 다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공단이 그동안 비정규직 상담노동자 부려먹고 방패막이 삼더니 이젠 반대로 정규직 노동자를 방패막이 삼고, 책임까지 전가하는 것 같아 공단의 무책임한 태도는 국민에게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 등은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2월 파업 이후에 건강보험공단의 입장이 달라진 게 있습니까?

 

201912월에 우리 노조가 생겼다. 20201월에 공단과 만나 문제해결해 볼까 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졌다. 317, 코로나19가 콜센터를 덮쳤다. 콜센터 환경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니 해결해 달라고 대화 요구했는데 아무것도 안 들어줬다. 코로나19 대응에 매몰돼서 당시엔 직접고용 얘긴 꺼내지도 못했다. 공단은 우리를 당사자로 인정도 안 했다. 공단 고객지원실장에게 전화하니 지부장이 나한테 전화하면 불법이다. 민간위탁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지시를 하거나 네가 지시를 받으면 불법이다. 너희 회사에다 말해라하더라. ‘우리 직원이 아니기에 아무것도 못 한다고 해서 이걸로 1년 넘게 싸운 셈. 파업하고 나니 공단이 근무조건 등의 의제로 먼저 만나자고 연락 오더라,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파업하고 이사장에게 대화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어 직영화 논의 후 그 문제는 나중에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공단은 우리의 파업이 시간이 지날수록 투쟁 강도와 결집력이 높아지고 시민단체가 지지할 것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사장도 이렇게 된 이상 직접 만나는 건 싫지만 중재단 통해 뭔가 해야겠구나 마음을 바꾼 것이다. 사실 이사장은 임기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니 노조 상대로 정규직 전환 논의를 안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꺼내 놓았다. 민간위탁 운영 방식은 아닌 것 같다고 하면 고개라도 끄덕인다. 그동안은 자회사만 만지작거리다가 최근 자회사가 엉망이라는 자료가 나오니까 다른 방안이 있나 고심하는 듯하다. 이 문제를 덮고는 못 가겠다고 판단하고 쟁점화시키려 하고 공단 이사장이 조합원들 만나 뭐가 됐든 고객센터 얘기를 자기 입으로 하게 된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우리 요구는 당사자가 직접 만나자는 것. 보건휴가도 못 쓰고 3분 이내로 상담 끝내야 한다는 얘길 하면 공단 직원은, 진짜냐, 우린 그렇게 시킨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 도대체 회사(업체)가 거짓말을 하는지 공단이 그런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공단과 업체, 노조 3자가 만나자고 하면 거부해왔다. 지역별로 만나라는 둥. 그런데 이제는 공단에서 먼저 3자가 만나자고 한다. 정부 지침에 따라 공단 내에 민간위탁관리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그 동안은 노조를 참여시키지 않다가 지금은 참여하라고 하더라. 정규직 전환에 관한 노사전협의기구가 만들어지면 이 모든 것을 거기에서 교섭 통해 한 번에 풀면 된다고 본다.

 

건강보험공단이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꾸린 배경, 과정, 역할은 어떤 것입니까? 이에 대한 노조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정부기관 정규직 전환 1단계에서 됐어야 한다. 우린 사실 용역이다. 인건비와 인력을 구체적으로 정하면 이름이 무엇이든 용역이다. 우리의 경우 도급제안서에 센터 12, 상담사 130, 매니저 몇 명, 직접인건비 얼마, 도급비 얼마 다 정해져 있다. 심지어 상담멘트 하나도 공단이 정해준 것만 한다. 첫인사, 안내내용, 끝인사 우리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용역으로 봐야 하는데 민간위탁이라고 이름 붙인 것. 2017년 공단 주장은, 법률자문 구하니 민간위탁 맞다고 해서 고용노동부에 3단계에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했고 고용노동부가 그러라고 했다, 그래서 아무 문제없다는 것. 원주MBC에서 비교한 게 있다. 예를 들어 민간위탁은 1년 예산 1억이라고 하면 그걸로 인건비를 얼마 줄지, 몇 명을 채용할지 알아서 정해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고 용역은 위에서 말했듯이 다 정해진 것. 아직도 공단은 고용노동부가 인정해줘서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 우리 애초 요구는, 민간위탁사무사무논의협의회는 3단계에서 민간위탁으로 남길 건지, 전환대상으로 볼 건지를 논의하는 곳, 따라서 우리는 이런 절차가 필요 없다는 것. 공단, 정규직 노조, 우리 노조, 시민단체 4자가 교섭처럼 논의해서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공단은 우리 안을 무시하고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일방적으로 구성했다.

 

20191024일에, 공단 직원(관리자) 4, 전문위원 3, 공단 정규직(노조) 1명으로 구성해서 상견례만 했다. 이번에 재구성할 때는 공단 이사급 2, 전문위원 5, 양대노조 한 명씩. 애초엔 노조 대리인 오라고 해서 우리가 거부하고 직접 참여로 바꿨다. 공단은 노조 어느 한쪽만 오면 안 되고 반드시 양쪽 다 오라는 조건을 걸었고 우리는 그런 조건 없이 열어놓자고 대립하고 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반대하고 전환사업에 아무것도 같이 하지 않을 거니까 공단이 알아서 판단하라, 우리한테 떠넘기지 말라고 분명히 입장을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공단이 두 노조 반드시 동시참여를 주장하는 것은 정규직들의 정서를 이용해서 사실상 노조가 참여 않도록 하려는 것,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당사자 의견수렴을 해야만 노동부가 받아준다. 말 그대로 의견청취, 듣기만 하면 그만이다. 공단 맘에 드는 구성을 하고 공단이 만든 자료 제공하고 그 자료만 보는 사람들이 현장상황을 어떻게 아나? 공단이 미는 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당사자가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결론 안 나면 투쟁할 수밖에 없다. 공단은 그림 다 그려놓고 의견 수렴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일 뿐. 전문가는 노무사, 시민단체, 사회학교 교수, 전 정규직 노조위원장 등. 그 사람들이 뭘 아무리 많이 알아도 당사자만큼 현장을 알 수는 없다. 그런 사람 100명을 앉혀놔도 당사자는 꼭 들어가야 한다. 들어가서도 표를 얻기 위해 열심히 분투하지 않는 한 과반 참석에 2/3 찬성이란 결정구조 상 직영화 불가능할 거다. 절차만 갖추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투쟁할 수밖에 없다.

 

많은 공공기관에서 자회사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5월 노동부의 자회사 운영 실태 평가에 따르면 평균 50점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건강보험공단도 자회사 방식을 준비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보건복지부 산하 모든 고객센터가 공공성 강화한다며 직영화했기 때문에 공단은 직영화하긴 해야 하니 고민할 것 같다. 월급이나 처우는 자회사나 민간위탁이나 직영화나 거기서 거길 거라고 본다. 노조가 열심히 투쟁해서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문제는 업무. 자회사로 분리해 놓으면 공단 직원 입장에서는 업무를 분리하게 되고 같이할 필요도 없다고 느낄 것. 이건 통합이나 업무개선이 아니라 분리이므로 자회사는 사실상 민간위탁과 아무 차이가 없는 것. 그냥 직접고용이 아니라 직영화를 요구하는 이유다. 노동자의 밥그릇, 처우에 관한 싸움이 아니라 업무개선의 문제라 가입자운동이다. 가입자의 상담 받을 권리, 전 국민의 정보를 누가 책임질 거냐가 마지막에 남는 것. 시민단체가 연대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우리 투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톨게이트, 잡월드, 코레일네트웍스 등 자회사 정규직화관련 유사 사례와 투쟁 경험이 있습니다. 이들 투쟁을 보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셨을 거 같습니다.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까?

 

예전엔 자회사가 뭔지 관심이 없고 잘 모르다가 노조 만들고 연대도 다니고 하면서 알게 됐다. 임금이나 처우보다 공공성 강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직접고용이란 말보다 직영화라고 해야겠다고 느꼈다. 자회사로 전환된 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알게 되고 정규직 전환하려면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처음엔 조합원들도 자회사도 괜찮은 거야, 직영화가 뭐야 등 의견이 다양했다. 이젠 자회사로 가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자회사로 가면 진짜 정규직화로 가기가 더 어렵구나를 알게 됐다. 자회사 동지들이 우리 만나면 자회사는 절대 안 된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한다.

 

우린 노동강도가 워낙 세서 이직률이 높지만 오래 다닌 사람도 많은데 3년 이상 견딘 사람은 자부심이 있다. 내가 하는 일이 공공성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책임감도 있다. 공공성을 지키려면, 개인정보를 민간위탁으로, 자회사로 쪼개서 팔리기 쉽게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직영화해서 업무를 통합하는 게 필요하다는 걸 다들 알고 있다.

 

610일 무기한 전면파업을 앞두고 전국의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진부한 말 같지만 노동자는 뭉쳐야 한다. 우리 지부의 투쟁이, 단순히 우리만의 투쟁이 아니라 노동자 모두의 문제라는 걸 아주 축약해서 보여준다고 본다.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승리하느냐가 다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나 공공기관 문제 해결하는 데 모델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의 문제는 단순히 노동운동으로 끝날 게 아니라 누군가 목소리 낸다면 왜 그런지 반드시 봐야 가입자인 나, 국민의 권리도 제대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투쟁이 그냥 노동자가 이겼다, 혹은 뭘 얻었다, 처우가 개선됐다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우리 미래에 무언가를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바라보는 분들이 이런 마음으로 같이해 주고 하나하나 해결할 때마다 같이 목소리 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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