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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 갈림길에 설 때마다 민주노조 원칙 떠올리며 단결투쟁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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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5,691회 2018-05-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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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 스스로의 결단이 아니라면 민주노조 깃발의 명예는 누구도 대신 지켜줄 수 없다.

 

316일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대의원대회에서 해고자 신분보장기금 지급을 2년으로 제한(즉 더 이상의 지급을 중단)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작년 9월부터 해고자들이 진행한 천막농성을 중단하라는 결정도 함께 내려졌다. 많은 노동자들과 노동단체들이 이 결정에 우려를 표명하거나, 이 결정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2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해고자들의 천막농성은 일단 접고 쟁의발생 이후 다시 천막농성을 전개한다’, ‘신분보장기금은 복직 시까지 지급한다’(, 6가지 심의기준을 마련해 1년마다 운영위에서 심의를 거쳐 연장한다)는 결정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전진을 위한 주춧돌이 마련됐다.

 

민주노조운동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우리가 이 문제에 주목했던 이유는, 해고자를 사실상 배제하는 결정이 민주노조의 원칙과 투쟁기풍을 치명적으로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은 더 분열되고, 새롭게 투쟁에 나서려는 노동자들 역시 민주노조운동에 의문을 품고 투쟁에서 멀어질 수 있다. 집행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정치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해고자투쟁을 가로막으려 한다면 노동조합의 진정한 단결도 불가능하다.

 

오늘날 해고자들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 수많은 해고자들이 수년 째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기투쟁을 감수해야 한다. 민주노조운동이 후퇴하면서 끝까지 해고자들을 방어하고 함께 투쟁했다고 외칠 수 있는 현장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비극적인 퇴보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해고자문제에 민주노조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것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수많은 현장에서 자본가들은 차라리 임금을 더 올려줄 수는 있어도 해고자 복직만큼은 안 된다고 강경하게 대응한다. 민주노조운동이 활기차게 전진할 때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에 맞서 차라리 임금을 포기하겠다, 해고자를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고 외치며 해고자를 방어했다.

 

우리는 이번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결정이 이런 민주노조운동의 자랑스런 전통을 다시 부활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며, 또한 그것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민주노조가 민주노조일 수 있는 이유

 

민주노조가 민주노조인 이유는 오류와 실책이 없는 완벽한 조직이어서가 아니다. 오류와 실책을 극복하고 전체 노동자의 이해와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을 때 민주노조일 수 있다. 그 점에서 316일 결정을 427일 대의원대회에서 수정한 것은 바람직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해고자들은 그동안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대신 천막농성 일시 중단과 이후 재개 결정을 제안했고, 해고자 신분보장기금에 대해서는 분명한 심의기준을 제안했다. 집행부와 대의원들은 심의기준을 보완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단결을 위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심의기준은 관료적 통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적 규율 강화를 위해 쓰여야 한다. 이제 그동안의 분열을 극복하면서 더 끈질기고 강력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현상유지가 아니라 전진을 위해

 

해고자투쟁의 목표는 단지 원직복직만이 아니다. 복직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노조의 심장인 현장 노동자들의 행동과 투쟁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고통과 요구를 함께 대변함으로써, 해고자투쟁은 전체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사내하청운동의 후발주자이지만, 빠르게 조합원을 늘려 지금은 2,800여 명의 큰 노조로 성장했다. 그런데 양적인 확대에 비해 조합원들이 스스로 자기 생각과 힘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은 상당히 부족했다. 더 많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노조활동과 투쟁에 참여해 노동조합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때 민주노조는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강화될 수 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뿐 아니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많은 비정규직 노조들은 기로에 서 있다. 정부의 허울뿐인 개량에 스스로를 가두고 자본가들과의 정면대결은 기피하면서 현상유지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촛불항쟁의 여진이 열어준 열린 국면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더 많은 노동자를 조직할 것인가?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실제로 바꾸기 위한 힘 있는 단결투쟁을 펼칠 것인가?

 

문재인 정부의 한계가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명은 스스로의 투쟁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는 점이 선명히 드러날 것이다. 그럴수록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조들의 주체적 역할이 결정적이게 될 것이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모든 비정규직 노조가 전체 노동자와 가난한 민중의 구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투사들의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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