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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주년 노동절, ‘다른 MZ세대’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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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4,241회 2021-05-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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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31주년 노동절에 세계 곳곳의 노동자는 집회를 열고 경제, 사회, 정치적 요구를 외치며 노동자해방을 향한 전진을 다짐했다. 자본가와 그들의 정부는 코로나19 세계대유행을 핑계로 노동절 투쟁을 봉쇄하고 탄압했다. 그러나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다른 세계를 희망하는 노동자들의 발걸음을 막을 순 없었다.

 

미얀마 군부쿠데타와 학살을 규탄하고 노동자 민중과 소수민족의 항쟁을 지지, 연대하는 집회 시위도 세계 도처에서 열렸다. 52일 미얀마혁명을 지지하는 집회·시위는 미얀마 7개 구와 소수민족 7개 주를 비롯해 15개국 31개 도시에서 진행됐다. 한국에서도 서울, 인천, 수원, 부산, 울산, 제주 등에서 미얀마항쟁 지지와 혁명 승리를 위한 집회가 열렸다.

 

문재인 정부의 탄압과 보수언론의 거짓선동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은 노동절 집회를 주관한 민주노조운동을 비난하는 이데올로기 악선전을 퍼부었다. 보수언론이 악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대기업 20~30(MZ세대) 사무연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이다.

 

LG전자, 금호타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무연구 노동조합을 새로운 인간중심 노동조합으로 규정하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생산직 중심 노동조합으로 대립시켰다. 20~30대 사무연구 노동자들을 자본주의 경쟁과 차별적 공정성만을 신봉하는 화신으로 만들어 놓고 거기에 생산직 노동자를 대치시켜 분열을 조장했다. 이런 보수언론의 악의적인 선동에 구역질이 나온다.

 

보수언론이 지껄이는 것처럼 모든 0~30대 노동자들이 오직 공정성으로 포장한 개인적 이익과 투명한 임금(성과급)에만 집착하며 사회·정치적 문제에 무관심한 것일까? 모든 20~30대 중심의 노동조합이 비대면 노조가입’, ‘SNS를 활용한 노조활동만 하며 조직의 힘과 잠재력을 포기하는 것일까?

 

미얀마항쟁의 선봉인 20~30MZ세대 노동자와 학생들

 

21일 미얀마 군부쿠데타에서 52일까지 살의 가득한 군부의 총칼에 죽은 인원이 750여 명이고, 구속된 숫자는 3,500명가량 된다. 이것은 미얀마 언론의 공식집계이며,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인원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많다. 750여 명의 사망자 중 50여 명이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그 외 사망자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MZ세대다. MZ세대 젊은이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민주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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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기성세대들은 게임이나 하는 줄 알았던’ MZ세대의 투쟁을 보며 놀랐다.

 


2010~2020년까지 노동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약간이나마 경험한 10대 후반에서 30대의 노동자, 학생은 군부쿠데타가 지난 10년 성과인 노동3, 자유로운 선거와 민주주의, 자신의 미래와 직결된 미얀마의 미래를 송두리째 뿌리 뽑는 반동적 반란이라고 명확히 인식했다. 철도, 병원, 학교, 은행 등에서 파업을 벌이며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는 노동자의 상당수가 20~30대다. 총파업위원회의 중심인 봉제, 완구, 의류공장 노동자의 대부분도 20~30대다. 거리시위의 중심인 학생들은 10대 후반~20대다. 소수민족 산악캠프로 가서 군사훈련을 시작한 인원도 모두 20~30대다.

 

미얀마 MZ세대는 조부모 세대가 경험한 1962년 쿠데타, 부모세대가 나섰던 1988년 쿠데타를 전해 들으며 성장해 왔다. 이들은 2021년 군부쿠데타를 겪으며 군부세력이란 결코 타협해선 안 될 적폐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번에 반드시 군부독재를 끝장내야만 10년 후 자녀세대까지 또다시 항쟁에 참여해 학살되는 참극을 피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혁명의 선봉에 섰다. 사실상 내전을 치르고 있는 미얀마의 MZ세대는 우리가 다 죽을 때까지 군부독재 타도를 포기할 수 없다며 무장투쟁에 나서는 중이다.

 

미얀마 MZ세대는 생사를 넘나드는 항쟁 속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밴 낡은 사회의 오물을 씻어내며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다. 20~30MZ세대는 소수민족을 탄압, 학살했던 미얀마사회의 잘못을 사과하며 소수민족과 연대할 줄 알고, 낡은 가부장사회의 억압에 맞서는 여성과 함께 어깨 걸고 투쟁할 줄 알고, 미얀마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다는 영웅적 정신으로 충만해 있다. 여기에서 조선일보 같은 보수언론이 들이대는 ‘MZ세대의 모습은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

 

노동절 울산 이주노동자대회에 연대한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20~30대 노동자들

 

울산지역 미얀마 이주 노동자, 유학생, 결혼이민자는 21일 군부쿠데타가 발생한 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롯데백화점 광장에 모여 한국 노동자와 시민에게 미얀마항쟁 지지와 지원을 호소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여기에 울산지역 66개 시민사회단체가 미얀마 민주주의혁명 승리를 위해 연대한다.

 

51일 노동절에 전 세계 노동자의 연대로 미얀마에 민주주의를!”이란 구호를 내걸고 이주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울산지역 미얀마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울산과 경주 네팔 노동자들이 함께했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현대자동차 부품서열 노동자) 임원, 간부, 조합원 30여 명이다. 오후 2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노동절 집회 전에 이주노동자대회에 연대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는 미얀마항쟁 후원금 20만 원(미얀마 20대 노동자 1일 평균임금이 4,000원이다)을 전달하고 미얀마어 구호까지 써넣은 현수막을 들고 이주 노동자와 함께 거리를 행진했다.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노동자 대부분은 20~30MZ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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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과 투쟁의 길에 함께하는 한국의 MZ세대 노동자들

 

 

20~30MZ세대 노동자들은 부모와 선배세대의 산물인 헬조선에 절망하며 미래 희망을 잃은 세대다. 희망보다 절망감이 큰 만큼 사회정치적 문제에 무관심할 수 있다. 그저 자기 자신의 생존과 이익에만 매달릴 수도 있다. 보수언론이 MZ세대에 관해 짜놓은 프레임이 이런 것이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젊은 노동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20~30세 청년에 대한 그런 상투적인 규정과 달랐다. 민주노조 지도부와 간부들이 사회, 정치, 국제적 사안까지 어떤 관점에서 현장 조합원과 토론하고 활동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MZ세대 노동자들과 함께 실천의 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 20~30MZ세대는 어디로?

 

세상의 모든 것은 고정돼 있지 않다. 언제나 움직이며 계속 변화 발전한다. 인간과 역사도 과거로 퇴행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가고 있다. 쇠퇴하는 낡은 것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변증법적 과정은 때로는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MZ세대 노동자처럼 느리게 진행되는가 하면, 때로는 미얀마 MZ세대처럼 급격하고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다.

 

한국 20~30MZ세대도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치열하게 몸부림치고 있다. MZ세대가 어디를 향해 나아갈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이윤과 경쟁으로 점철된 자본의 논리가 MZ세대 노동자들의 다음 발걸음을 규정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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