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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7년이 알려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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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3,948회 2021-04-1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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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질 수 없는 약속 그 이유는?

 

 

세월호 참사 후 7년의 시간이 흘렀다. 문재인은 오늘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이 이뤄지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진실만이 비극을 막고 생명이 소중한 사회를 앞당겨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거리로 나와 촛불항쟁에 참여한 수많은 대중의 열망에 올라타 권력을 움켜쥐고, 압도적 다수 의석까지 장악한 상태에서도 민주당 정권은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그 일당 못지않게 문재인 정권도, 단지 조금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자본가들의 이윤과 특권을 보호하는 데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정부관료들이 발 딛고 선 최종 기반, 즉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은 조금도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표자의 얼굴이 바뀌었을 뿐, “이게 나라냐라고 외쳤을 때의 그 국가기구와 관료들 역시 그대로다. 무수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어떠한 적폐청산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날의 일들이 되풀이되는 것도 필연적이다.

 

붕괴하는 삶! 7년 전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은 다른가? 고용노동부의 보수적인 집계로도 지난해 산재사고로 사망한 노동자가 882명이다. 아시아나케이오, 뉴대성자동차학원, 이스타항공, 코레일네트웍스, 엘지트윈타워 등 공공운수노조 소속 사업장에서만 1,000명의 노동자가 해고자로 내몰렸다. 산재사망사고로, 해고로 노동자의 삶이 붕괴하는 장면을 우리는 두 눈 뜨고 목격해야만 한다. 오직 비용절감과 이윤을 위해 전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운영되던 세월호가 결국 수많은 학생, 교사,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았듯이, 인간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윤을 위해서 작동하는 이 체제는 코로나 사태를 핑계 대며 여전히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가만히 있으라! 배가 기울어지고 비극이 다가오는 순간에, 배 안에 있던 학생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원론적으로 위험 상황에서 이런 지침을 따르는 것이 합당할 수 있지만, 구체적 현실의 맥락에서 이 지침은 학생들을 다가오는 위험 앞에 무력하게 주저앉혔을 뿐이다. 지금은 다른가?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싸우던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413일 노동청장에게 해결 방안을 듣겠다며 농성에 들어가자 노동청장은 당신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기다리라고 둘러댔다. 1년이 다 돼도록 길바닥에서 싸우고 있는데도 노동자들에게 이 정부가 내놓은 답변은 또 다시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선장부터 구하고! 기울어진 배 안에 학생과 교사, 노동자들이 갇힌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장은 피해자 행세를 하며 가장 먼저 해경 보트에 올라타는 추태를 보였다. 선장을 태운 해경 123정은 더 이상의 구조 작업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지금은 다른가? 정부는 코로나 위기를 운운하며 자본가들에게 수백조 원의 돈을 퍼붓는다. 자본가들을 구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구명조끼도 없이 위기의 풍랑 속에 내던져진 노동자들은 저들의 자본가 구출작전이 완료될 때까지 그것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기다려야한다. 우리는 오늘도 이게 나라냐라고 외칠 수밖에 없다.

 

법질서를 지켜라! 국가권력과 국가기구들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목격한 우리는 세월호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항의의 목소리를 내고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박근혜 정권은 불법시위운운하며 경찰을 투입해 탄압했고 국정원은 유족들의 뒤를 밟았다. 이윤을 숭배하는 체제가 우리의 목을 조르고, 국가권력은 이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손발을 묶는다. 지금은 다른가?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해고되지 않고 생존을 이어갈 수 있는 권리를 위해 노동자가 투쟁에 나서면 정부는 감염병예방법 운운하며 경찰을 투입해 노동자를 탄압한다. 물론 우리는 노동자들이 밀집해 일할 수밖에 없는 콜센터와 공장 등 위험환경에서 업무를 강요하는 자본가들을 감염병예방법 운운하며 체포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런 장면은 보지 못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왜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거리가 먼지 그 이유가 복잡하지 않은 것처럼, ‘진실도 복잡하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최우선으로 움직이는 기업들에게 노동자의 안전이란 최소화시켜야 할 비용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국가는 자신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를 통제하고 억압하기 위해 작동한다. 노무현에서 이명박으로, 박근혜에서 문재인으로 간판이 바뀌어도 그 알맹이는 바뀌지 않는다. 그 간판을 또 다른 간판으로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자의 노동력과 생명을 빨아먹으며 배를 불리는 자본주의 체제, 그리고 자본가들의 이윤과 특권을 수호하기 위해 설계되고 가동되는 자본주의 국가권력 전체에 맞서 싸워야 반복되는 비극을 끝장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세월호 참사 7년이 알려준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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