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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 “좌표는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철회” -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수단으로 부평2공장 미래전망, 불법파견 철폐와 구조조정 저지를 향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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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분회 조회 4,927회 2021-04-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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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자본이 다시 구조조정의 칼을 뽑았다. 군산공장 폐쇄 이후 구조조정은 종료됐으며 당분간 계획도 없다고 했던 그들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2018년 부평 2공장 1교대 전환에 따른 비정규직 집단해고, 같은 해 연말 연구개발 인력을 별도법인(GMTCK)으로 분리했으며, 2019년 인천물류센터 폐쇄에 이어 지난해에는 물류최적화센터(LOC) 매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이번에는 창원물류·제주부품센터 차례인가. 지난해 초부터 세종물류로 통합 운운하며 폐쇄를 밀어붙이던 지엠 자본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한발 물러섰다.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노동자의 단결된 힘이 약해졌다고 판단한 것인지, 331일자로 창원물류센터를 폐쇄하겠다고 불과 사흘 전에 노동조합에 전격 통보했다.

 

노동조합 우습게 여기는 지엠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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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물류·제주부품 관련 지난해 319일 진행된 특별노사협의에서 노사 양측은 회사의 일방적 계획으로 추진하지 않고”, “회사 제시 방안과 노조 제안 방안 중 고객만족도와 효율성이 높은 방안을 선택하며 회사 제시안이 현행보다 과도한 비용을 추가로 발생한다고 판단될 시 시행하지 않는다고 합의한 바 있다.(위 사진 참조) 합의한 지 꼭 1년 만에 회사는 이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우선 창원물류·제주부품을 폐쇄해 추가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공유된 바도 없다. 고객만족도와 효율성이란 잣대로 평가해본 적도 없다. 제주부품의 경우 (이것도 일방적이긴 했는데) ‘시범시행기간을 거친 바 있지만, 창원물류센터 폐쇄는 아무런 준비도 시뮬레이션도 없이 전광석화처럼 벌어진 일이다.

 

이건 그야말로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발바닥의 때만큼으로도 여기지 않겠다는 지엠 자본의 선언에 다름 아니다. ‘일방적 계획으로 추진하지 않고라는 합의는 적당히 시간 끌다가 회사 맘대로 하겠다는 의미였음을 자백한 것이다.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를 원점으로 되돌리지 않는 한, 실추된 노동조합과 합의서의 권위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겠는가.

 

331일이었을까

 

331일은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1분기가 마감되는 시점이다. 글로벌 지엠 본사에서 1분기 내에 폐쇄를 완료하라는 지침이라도 떨어진 걸까?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왜 3월 말이었는지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를 잠시 멈춰세웠던 원동력인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 단결에 금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2월 중순에 열린 한국지엠지부 정기대의원대회 막바지에 사무지회 삭제안건이 통과되는 일이 벌어졌다. 생산직과 사무직의 계급적 단결을 위해 가장 유리한 조직형태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견해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무엇보다 당사자인 사무직 조합원들과의 민주적 토론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완전히 생략되고 말았다. 그 결과 생산직·사무직 간에 갈등과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불법파견 문제를 놓고 원하청 노동조합이 금속노조와 함께 지엠 자본을 상대로 교섭과 투쟁을 전개하자는 제안이 연초부터 토론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교섭 요구안을 놓고 상호 이견이 발생하며 3월 말에 최종 무산됐다. 이 과정 역시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비정규직 주체들의 의견이 중시돼야 하는데도 그런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며 발생한 일이었다.

 

이렇듯 2~3월에 생산직과 사무직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단결에 심각한 금이 가기 시작하자 지엠 자본은 때가 왔다며 무려 1년을 끌어왔던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지엠 자본이 지금까지 폐쇄를 밀어붙이지 못하게 막아왔던 힘이 바로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의 단결이었는데, 그것이 무력화되자 곧바로 강행한 것이다.

 

합의서 쪼가리가 아니라 계급적 단결이 노동자를 지키는 힘!

 

지난해 부평 2공장 짭 증산(노동강도 강화) 저지투쟁으로 1차 징계위 이후 무려 6개월이나 질질 끌던 안규백 대의원에 대한 2차 징계위 해고 통보가 48일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똑같은 맥락이다. 노동자의 단결에 금이 가고 서로 분열돼 각자도생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지엠 자본 입장에서 무서울 게 뭐가 있겠는가.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를 지금까지 저지해온 힘의 원동력도 합의서 쪼가리가 아니라 단결의 힘이었다. 그동안 단결의 모습을 강하게 보여주지 못했던 생산직과 사무직이 물류센터에서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창원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거의 100%가 단결해 노조를 결성하고 금속노조로 합류한 뒤 세종물류 비정규직까지 조직하겠다며 진출하고 나섰다.

 

각자 따로 움직이던 이들이 하나의 힘으로 단결하자 농성과 투쟁에도 생기가 돌며 우렁찬 단결의 위용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놀란 지엠 자본은 폐쇄 계획을 잠시 서랍 속으로 넣어둬야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들이 서랍에서 다시 꺼내든 폐쇄 계획을 철회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금이 가고 무너진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복원시켜 내는 것이다.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 단결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첫째,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무지회 삭제 논의를 중단하고 당면한 구조조정 저지투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사무지회 삭제와 지부로의 통합이 진정한 단결의 수단인지 여부는 현장의 치열한 민주적 토론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 이미 사무지회 삭제를 반대한다는 사무직 서명운동에 조합원 90%가 넘는 1천 명이 참여했다. 이런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무지회 삭제 결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분열과 갈등의 크기만 키울 뿐이다. 

 

당면한 구조조정 저지투쟁 앞에 이런 문제로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을 즐기는 쪽은 지엠 자본만이 아니다. 호시탐탐 생산직·사무직 분열을 획책해온 자동차산업 자본가들 모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최근 현대차 사무직 별도노조 추진’ ‘MZ 세대의 반란등의 언론보도를 자세히 살펴보라. 온통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가득차 있지 않은가.

 

둘째, 불법파견의 가장 큰 피해자인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의사를 존중한 요구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원하청 공동투쟁 전선을 복원해야 한다. 해고자 복직을 포함한 공동의 요구안에 흔쾌히 동의한다면 지엠 자본을 상대로 한 직접교섭 전술도 얼마든지 구사해볼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최근 ILO 협약도 비준했기에 원청 사용자책임을 무조건 부정할 수도 없는 상태 아닌가.

 

다만 지금은 부평, 창원 비정규직도 창원물류가 폐쇄되면 당장 해고될 위기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창원물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저지로 힘을 모아낼 필요가 있다. 부평 2공장은 해고·징계 철회로, 창원·부평 비정규직지회는 불법파견 철폐로, 갈가리 찢어져서는 제대로 된 힘을 내기가 어렵다. 지엠 자본이 집중하고 있는 지점인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저지로, 지엠 자본을 향한 전선으로 힘을 모아낼 때 각각의 현안도 해결 전망이 열릴 수 있다.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저지를 중심으로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의 단결이 유지되고 있던 지난해 내내 부평 2공장 대의원들에 대한 징계위 확정 통보도 미뤄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쉽다. 창원물류 투쟁은 단순히 폐쇄 저지에만 머무른 게 아니라 지엠 전체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막아내는 보호막 역할을 해줬던 것이다.

 

즉 우선은 생산직과 사무직 감정의 골,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을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저지라는 용광로 속에서 녹여내고 다시 단결을 복원하는 길로 집중하는 것이 영리한 선택이다. 이걸 복원해 낸다면 더 커진 힘을 바탕으로 불법파견 철폐투쟁을 전개할 수 있고, 부평 2공장 징계·해고 철회와 함께 미래전망 쟁취를 위한 더 큰 단결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종물류, 이 투쟁이 향해야 할 급소

 

그렇다면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저지를 위한 힘을 모아서 어떻게 써야 할까? 현장 상황을 잘 아는 동지들은 한입으로 말한다. 세종물류를 조직하고 투쟁을 집중하는 것이 바로 지엠 자본의 급소를 찌르는 거라고 말이다. 아니,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를 저지하기 위해 어째서 세종물류를 조직하는 것이 관건이란 말일까?

 

간단하다. 지엠 자본의 물류 부문 구조조정은 기존 3(인천·창원·세종) 물류센터를 인천물류·창원물류 폐쇄 후 세종물류로 통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물류 부문은 수천억의 이윤이 보장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금까지 한국지엠에 통합시켜 운영해 왔는데 이를 분리시키면 수천억의 이윤을 미국 본사로 직접 송금할 수 있게 된다. 수천억의 이윤이 빠져나가는 한국지엠은 향후 다시는 영업이익을 낼 수 없는 기업이 되어 끝없는 구조조정의 나락에 빠지고 만다.

 

조만간 세종물류도 외주화로 간다는 얘기다. 현재 시점에서도 입고 등 일부 업무만 정규직이 담당하고 있을 뿐 상당수 업무에는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이 투입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3일 산업은행 앞에서 진행된 한국지엠지부 기자회견 자료에 세종물류 외주화 가능성이 언급되자 지엠 자본은 곧바로 세종물류 외주화 계획한 바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세종물류 외주화 가능성은 이미 지난 1년 동안 한국지엠지부와 산하 지회들이 경고해온 문제다.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와 관련해 노동자들이 제기해온 다른 얘기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다가 세종물류 외주화에만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응이 나온 것이다. 이거야말로 급소를 찔린 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 아닌가!

 

인천물류에 이어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에서 밀리고 나면 결국 세종물류로의 일원화가 아니라 세종물류 외주화로 이어진다. 그런데 그 외주화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세종물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그곳에서 생산직·사무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만들어낸다면? 지엠 자본 입장에서는 꿈에서도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철회를 위한 생산직·사무직·비정규직의 단결 복원을 향해 나아가자. 작은 차이를 투쟁의 용광로 속에서 녹여내고 지엠 자본의 급소인 세종물류 조직화와 투쟁을 향해 전진하자. 여기서 단결과 투쟁을 만들어낸다면 그 힘으로 불법파견 철폐와 부당징계·해고 철회, 부평 2공장 미래전망까지 쟁취하기 위한 교두보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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