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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수당 2,000만 원’ - 돈다발 흔들며 노동자 시험하는 악랄한 엘지의 노조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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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5,226회 2021-04-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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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진심으로 노조를 무너뜨리고 싶어한다.

 

 

그동안 엘지는 줄곧 노동조합 탄압이 아니라고 했다. 지난 29일에도 엘지는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의 마포빌딩 제안을 노조가 수용하면 노조 와해 우려가 불식된다고 주장했다. 엘지의 자회사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도 노동조합 탄압 목적은 없다고 했다. 서비스 질이 저하해 지수INC씨와의 계약을 해지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본은 노동조합 탈퇴 조건으로 2천만 원을 제시하고 실제로 지급했다. 마포빌딩으로 가라 해 놓고 속으로는 노조 와해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래도 노동조합 탄압이 아닌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최근 지수INC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2천만 원을 내밀며 조합원들을 회유했다. 지수INC는 조합원들이 문자나 전화를 받지 않자 퇴직자들이나 노조 탈퇴자를 통해 조합원들을 은밀히 접촉했다.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해고를 받아들이고, 비밀을 유지하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자고 하면서 2천만 원을 던졌다.

 

에스앤아이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에 먼저 연락해 생활안정자금을 요청했기 때문에 수년간 근무해 온 청소 근로자의 노고를 고려해 이를 존중하고 수용했다고 해명했다. 왜 지수INC가 아니라 에스앤아이가 해명하는 걸까? 바로 엔스앤아이가, 나아가 엘지가 진짜 사장이기 때문이다. 구광모 회장의 고모 구미정, 구훤미가 가진 지수INC의 지분 전량매각을 발표한 것도 엘지다.

 

에스엔아이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비열한 짓이다. 지수INC는 투쟁 초반에도 3백만 원, 5백만 원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을 회유했다.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장기투쟁을 이어가자 이번에는 액수를 엄청나게 높여 조합원들을 회유했다. ‘청소 근로자의 노고를 고려했다고? 짧게는 3~4, 길게는 10년 일해온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쓰레기 버리듯 갖다 버린 건 뭔가? 쟁의행위 중단, 비밀유지 따위의 요구는 또 뭔가?

 

몇몇 조합원은 흔들렸고 이탈했다. 하지만 다수는 사측의 회유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2천만 원은 상여금도 수당도 없이 최저임금만 받던 엘지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에게는 1년 치 임금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 큰돈 앞에서 누구나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돈다발을 던져놓고 흔들리는지 아닌지 시험하는 엘지를 규탄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돈보다 노동자의 양심과 의리를 선택한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그동안 엘지트윈타워 노동자들은 최선을 다해 싸워왔다. 자본이 전기와 식사를 차단했을 때도 버텼고, 용역깡패들의 온갖 조롱과 폭력도 참고 이겨냈다. 착한 기업이라는 허울 아래 감춰져 있던 엘지 자본의 노동탄압을 낱낱이 드러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가 왜 중요한지 온몸을 던지는 투쟁으로 증명했다. 밑바닥 여성 노동자들이 엘지 자본과 세상을 뒤흔들었다. 그러자 엘지는 가난한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이용해 돈으로 이들을 매수하려 한 것이다.

 

자신의 힘을 총동원하는 재벌에 맞서

 

그동안 엘지는 자신들이 가진 힘을 총동원했다. 노조할 권리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제도를 철저히 활용했다. 간접고용제도는 원하청 자본가들이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기 쉬운 구조다. 엘지와 엘지의 자회사는 지수INC 뒤에 철저히 숨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힘이 그들을 앞으로 나오게 했다.

 

1년 동안 시급 10원 인상 운운하더니 나중에 결국 시급 60원 올려준다고 노동자를 우롱했던 자본은 노조탄압을 위해서는 서슴없이 돈을 썼다. 일당 수십만 원의 용역깡패들을 수십 명 불러들였고, 이제는 노조탈퇴 조건으로 2천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이것만 생각하면 노동자들이 벌써 지치고 포기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버티었고 용감하게 싸웠다. 지난 3월 농성 100일을 맞았을 때 조합원들이 한 얘기를 옮겨 본다.

 

처음에 우리 것만 보고 싸웠는데, 저 수많은 빌딩에서 아직도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는 노동자가 너무 많은데. 여기만이라도 우리가 제대로 해보자. 그래서~”

 

우리가 이겨야 이 근처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이 힘을 낼 것이고 그 노동자들이 가입을 할 거 아니에요.”

 

언젠가 우리가 떠나도 새로 들어오는 분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분들은 그렇게 당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 그거 바라는 거, 바로 그거죠.”

 

노조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노조를 인정하면 되는데, 그게 싫은 거죠. 마포빌딩으로 가라는 제안 역시 결국은 노조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뜻 아닙니까? 트윈타워는 마포빌딩보다 몇 배가 넓어 사람이 훨씬 많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일했던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여기서 나가라고 하는데, 왜 나가야 하는지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지금도 조합원들은 이 마음으로 싸우고 있다. 엘지 청소 노동자투쟁의 결말이 어떠할지 지금 예측할 수 없지만, 더 멀리 전진하려면 다시 연대의 힘을 만들어야 한다. 엘지 투쟁으로 다시 불거진 문재인의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공약이 이행되게 하려면 노동자들이 더 크게 힘을 모아야 한다. 이제야 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기업 변동 시 근로관계 승계를 핵심으로 한 법안을 제출했는데, 고용유연화와 비용절감, 노조탄압을 원하는 자본가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다시 대열을 정비하고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는 엘지 청소 노동자들에게, 자본의 노조파괴수당을 거부하고 노동자의 대의를 지키려는 엘지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응원의 힘을 보내자. 텐트농성에 결합하고 지속해서 불매운동을 펼쳐 나가자. 엘지 청소 노동자들의 대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함께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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