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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 "노동권과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② - 미얀마 활동가 얀쩌모(Yan Kyaw M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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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리 김라라, 배예주, 강진관 조회 3,940회 2021-04-0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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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l 얀쩌모(Yan Kyaw Moe)는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면서 이주노동자 상담 및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활동가다. 아래 인터뷰를 통해 미얀마 노동자들이 군부 쿠데타에 맞선 항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 편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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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노동법 투쟁에 나선 미얀마 노동자들.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노동자 계급이 이번 항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쿠데타가 미얀마 노동자들에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또 한국에 있는 미얀마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2010년부터 군부독재 대신 민주주의를 시작했다. 완전한 민주주의는 아니었지만. 이전의 한국 역사처럼 군부 출신이 자기 맘대로 투표하고 자기들이 이겼다고 발표해 정부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공장이 많이 늘어나서 노동자가 많아졌다. 지난 5년 동안 미얀마로 외국기업들이 들어왔고 많은 노동자가 일해 왔다. 해외에 나간 노동자도 많아졌다.

 

2010년 이후부터 뉴스와 정보가 빠르게 전파됐다. 페이스북 등 SNS가 생겨서 그랬다. 미얀마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관심 있게 보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를 봤다. 외국의 다른 드라마를 통해서도 봤다. 그러면서 생각이 넓어지고 다른 모습들이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얀마에서 노동조합의 역할도 커졌다. 2010년부터 노동조합이 생기고 자기 권리와 노동권을 요구하는 투쟁이 시작됐다. 권리를 요구하고 투쟁하면 잡혀가긴 했지만, 지금처럼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감옥에 한두 달 갔다가 풀려나면 그 사람은 유명해지고 영웅이 됐다. 다른 노동자에게는 있어 보이는 지도부, 대표가 되어서 두 배로 활동하게 됐다. 다시 잡혀갔다가 풀려나면 또다시 역할이 커지는 과정을 거쳤다. 이런 모습은 실제로 노동자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다른 노동자들도 활동가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그런 역할을 시작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주의 구조(시스템때문임을 사람들은 깨달았다. 왜냐면 이전 군부독재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을 꿈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라가 착해진 것도, 군부의 마음이 바뀌어서도 아니고, 민주주의 제도 때문이었다.

 

그리고 해외 국가에서도 미얀마를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에 노동법에서 어떤 것을 위반하는 경우에 외국대사관에서 제재한다는 협약이 있다. 그것을 노동자들이 알게 돼서 싸울 용기가 생긴 것이다. 이 사회의 노동권, 인권을 조금 더 보장받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래서 노동자, 학생, 시민의 생각에는 우리 미래는 좋은 것밖에 없다. 앞으로의 미래는 좋아질 것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어느 날 한국처럼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특히 Z세대에서 음악, 예술 등이 많이 발전됐다. 진짜 한국 랩, 케이 팝, 댄스 등도 다 따라 해서 여러 분야에서 발전하는 상황이다. Z세대가 말하는 것을 보면 신기할 정도다. 민족민주동맹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말한다. 정부와 군인에게도 세게 말한다. 우리 시절에는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지금 Z세대는 신경 안 쓰고 거침없이 말하고 비판한다.

 

내가 한국에서 집회하면 경찰이 보호하니 자신 있게 강하게 한다. 그런데 미얀마에서 집회하면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도 모르니 조금 신경 써야 한다. 지금 노동자와 젊은이들은 많은 것을 깨닫고 눈으로 보니까 '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잘못된 부분을 두려움 없이 정확히 비판한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21일 쿠데타 전에 군부가 부정선거라며 몇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협박을 했다. 군부는 부정투표라서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기자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묻자, 군부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또 쿠데타까지 할 것이냐고 묻자, 군부는 쿠데타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은 웃기지 마!’, ‘개 새끼야!’, ‘니들은 쿠데타 꿈도 꾸지 마!’, ‘이 나라를 뭐라고 생각해!’, ‘우리가 있는 세상에서는 니들은 쿠데타 꿈도 꾸지 마!’ 이렇게 말했다. 모두 군부가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 쿠데타는 없어야 했다. 헌법에 따라서 군부가 국방부, 내무부, 국경부 핵심권력을 다 장악하고 있다. 정부의 큰 기업, 20~30여 개의 석유, 가스, 건설, 철강 대기업 주인은 군부다. 대기업 수익은 나랏돈이 아니라 군부의 자금이다. 모든 나랏돈을 군부가 관리하는데 군인의 생활보호를 위해 쓴다. 외국기업이 국내 사업을 허가받으려면 군부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 호주 항만회사에서 군부에 뇌물을 몇 백억 줘서 부끄러워한다는 뉴스를 봤다. 그런 일이 너무 많다. 군부가 경제 권력과 정치권력을 다 갖고 있는데, 나라를 다 먹으려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용서할 수 없다.

 

한국에 와있는 노동자들도 꿈이 있다. 한국에서 일하고 미얀마로 가서 무언가를 하겠다는 꿈이다. 이런 꿈이 쿠데타로 다 깨진 것이다. 미얀마 노동자, 학생, 시민, 사업가 등 모든 사람은 미래가 사라지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는 것이다.

 

동지의 미얀마 가족들 상황은 어떤가?


나는 양곤에서 왔다. 가족들은 밤에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지낸다. 서로 안부를 자주 확인한다. 군부 쿠데타가 시작됐을 때 미얀마로 돌아간 친구들이 있다. 거리 시위에 참여하면서 라이브방송을 보낸다. ‘잘하라고 말하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했다.

 

미얀마 여러 지역에 활동가들이 있다. 거리 시위에 참가하는 가족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많이 걱정된다. 군부가 시위 참가자를 집에서 체포해 다음날 시신으로 보낸다. 우리가 모르는 미얀마 사람들도 마음이 아프다.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며 다치고 죽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더 아프다. 한국에서 만나 나와 가족같이 지내던 사람들은 더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전화하면 항상 조심하라고 얘기한다.

 

총파업을 어떻게 보고 있나?

 

2010~2011년부터 새로운 노동조합들이 만들어졌다. 미얀마 노동조합 총연맹(CTUM)도 건설됐다. 20대 초반 봉제, 의류, 신발, 장신구 등 제조업 노동자들이 총파업하고 거리 시위에 나오는 이유는 모두 힘을 합치려는 것이다. 군부 쿠데타를 이기려면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 신발, 장신구 제조업은 해외기업이 투자한 공장이다. 개인적으로 이 공장들이 파업해도 그 힘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개인회사이기 때문이다. 그 회사들이 상품을 못 만들어서 수출을 못하면 그 회사가 손해를 본다.

 

그 외에도 노동자들이 많다. 철도, 버스, 병원, 교사, 은행, 항만, 광산 등이다. 이 중에 철도, 버스 노동자들의 파업은 지금 미얀마에서 중요하고 군부를 타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왜냐면 양곤에서 여러 지역으로 기차가 간다. 남쪽에 위치한 양곤에서 북쪽으로 가려면 기차를 타야한다.

 

지금 철도노동자 총파업으로 기차가 다 멈췄다. 기차가 멈추면 군부에 문제가 발생한다. 기관사들이 전부 파업에 들어가 군인, 무기 등 군수물자 운송이 중단된 상태다. 군인들이 2월 말에 총파업 중인 철도노동자 기숙사에 가서 기관사를 체포해 강제로 기차를 운전하게 했다. 철도노동자들은 공무원이다. 기차는 개인회사가 아니라 국가가 운영한다. 그래서 기숙사를 제공하는데 파업하면 기숙사를 빼라고 했다. 기숙사를 뺏겨 노숙자로 생활하는 노동자가 많다.

 

그리고 은행, 학교 교사, 병원노동자(의사와 간호사)가 있다. 처음에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군부가 협박했다. 의사를 하려면 계약과 약속이 있는데, ‘의사가 지켜야 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너희들도 군인의 약속이 있다. 군인은 나라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왜 약속을 지켜야 하냐?’고 했다. 이런 철도, 병원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가는 것이 군부를 더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그런데 제조업 노동자들도 큰 힘이 된다. 제조업 노동자들이 거리 시위에 참여해 시위대 규모가 커져 서로에게 힘이 된다. 이 공장 노동자들이 장기간 총파업을 하면 군부를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국가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 미국, 한국회사이니 그 나라에만 수출이 안 되는 것이다.

 

더 얘기하면 공장에서 일하는 제조업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군부의 수입이 안 생긴다. 회사가 가동되어 돈을 벌어야 군부에 세금이 들어간다. 그래서 제조업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군부의 핏줄을 자르는 것이다. 공무원 노동자 총파업이 군부의 머리를 때리는 것이라면 제조업 노동자들은 핏줄을 자른다.

 

군부는 노동자 총파업에 가혹하게 대응한다. 철도를 운영하려고 총부리를 겨누고 강제로 기관사에게 기차를 운전하게 만든다. 무장군인들이 노동자 기숙사, 숙소에 들이닥쳐 쫓아내고 검거해 가둔다. 노조 대표자 역할을 하는 활동가들을 위협하고 잡아가 죽이기도 한다.

 

노동조합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나는 미얀마 노동조합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10년 전 미얀마에 있는 친구에게 노동조합을 하나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만나봤다. 한국처럼 정부의 손발이 되는 노동조합이었다. 이런 것을 미얀마 군부도 여러 나라에서 배워 알 것이다. 군부의 말을 잘 듣는 사람들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니 별로 의미가 없었다. 이것은 진짜 노동조합이 아니다. 정부가 만든 노동조합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

 

한국에서 친하게 지내는 활동가를 만나보면, 모습과 말 한마디만 들어봐도 어떤지 바로 알 수 있다. 미얀마에서 만난 사람은 노동자들이 일은 안하고 돈만 달라고 한다며 비난했다. 참으로 이상했는데, 한국에도 한국노총이 있지 않은가.

 

이 한국노총이 벌써 그 사람들과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다. 내가 미얀마에 다녀와서 만났던 사람의 명함을 한국 활동가에게 보여주니, ‘이 놈들이 발이 빨라, 우리가 빨리 갔어야 하는데 이놈들이 먼저 갔어라고 했다.

 

한국기업이 미얀마에 들어가면서 그런 노동조합을 같이 퍼뜨리는 것 같다. 이런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감시, 통제한다. 군부는 노동자들 중에 대표를 뽑아서 돈을 주거나 없애버리거나 할 것이다.

 

나는 미얀마 민주노조에서 활동하다가 몇 년 구속되었던 사람이 만든 노동조합을 소개받아서 만나볼 계획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지금은 쿠데타가 발생해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 노동자들은 열심히 활동한다. 컴퓨터, 노동법 교육을 하고 있다. 자신의 노동조합을 ‘Trade Union’이라고 했다. 이 노동조합은 지역별로 조직돼 있다. 집회를 많이 열고 노동자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한국 노동조합 역사를 찾아서 읽고 다섯 번 정도 원고를 보냈다. 매월 1회 발간하는 노동조합 소식지에 내 글이 실렸다. 나는 한국 인권 역사, 노동자투쟁의 역사, 미얀마에서 특별히 전달받은 내용을 글로 써 보내고 있다.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해 길게 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미얀마 노동조합에 관심이 많다. 미얀마 노동자들은 아직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약한 것 같다. 우리가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의 미얀마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와 있는데도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노동자가 손해를 봐도 본인 문제가 아니면 별로 노동조합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미얀마 노동자들을 앞으로 잘 성장시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민주주의 정부와 당도 이런 계획을 세워 노동조합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 지난 5년 동안 민족민주동맹은 이런 것에서 부족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우리가 투표로 선출했는데, 그 투표용지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너희가 이럴 수가 있냐고 하는 것이다.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은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사람 중에 대표들이 연방의회대표위원회를 구성했다. 지금 민족민주동맹은 연방의회대표위원회로 새로운 정부를 출범했다. 민족민주동맹의 많은 당원은 구금돼 있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말조차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활동하던 민족민주동맹 당원도 모두 구금 상태다. 새로운 정부는 해외로 피신해 영상통화로 활동한다. 민족민주동맹은 크게 활동할 수 없는 상태다.

 

거리 시위에 나서는 노동자, 청년들이 '거리에서 민족민주동맹 지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지도자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고 들었다.

 

미얀마 지역에 유명한 민족민주동맹 대표가 있다. 벌써 3명이 살해당했다. 밤에 잡혀갔다가 다음날 시신으로 돌아왔다. 군부의 목적은 민족민주동맹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민족민주동맹 당의 정치활동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민족민주동맹에 대한 군부의 미움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민족민주동맹 대표인 교장선생님이 있었는데 살해당했다. 군부가 사람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이다. 이렇게 죽을 수 있다고 겁을 주는 것이다.

 

지금 민족민주동맹은 피해 있어야 한다. 지난 선거에 참여했던 지역 민족민주동맹 당원들은 다 피해야 한다. 나와 있으면 다 잡혀간다. 당원들도 피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군부 쪽에서 서로 오해하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거리에 나오는 너희들만 죽지 민족민주동맹은 거리로 나오지 않고 뒤에서 너희들을 이용하며 편하게 있다'고사실은 그렇지 않다. 민족민주동맹은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시위참가자도 마찬가지다. 군부쿠데타가 발생하고 처음 며칠 동안 거리 시위가 없었다. 상황을 살피며 기다리고 있었다. 최초로 제조업 여성노동자들이 공단에서 거리 시위를 시작했다. 26일에는 미얀마섬유노동자연합회(Federation of Garment Workers Myanmar, FGWM) 4천 명의 제조업 노동자들과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양곤시내에서 거리 시위를 시작한 여성이 있었다. 선거에 당선된 민족민주동맹에 비판적인 정치인이다. 아주 유명한 사람인데 거리 시위를 시작하는 동영상이 있다. 이 사람도 지금은 피신해 있다.

 

우리가 외치는 말이 있다. “이 혁명은 민족민주동맹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쨌든 민족민주동맹을 지지하지만,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

 

1988년 혁명 당시 학생대표였고 20여년 구속되었다가 나온 사람이 있다. 수치 여사와도 친한데 이후를 대비해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보호한다. 이 사람은 광주인권상도 받았다. 이 사람이 한 말이 있다. “우리는 이제 기관차가 하나만 있는 기차가 아니다. 모두가 다 기관차이자 대표다. Z세대도 대표이고, 노동자도 대표이고, 학생도 대표이고, 공무원도 대표이고, 시민도 대표다.”

 

새로운 정부는 연방군 창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태국에서 연습하고 있고, 소수민족 반군들이 정비되어 있다. 그것은 마지막으로 내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전에 해결되면 좋겠지만, 해결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쟁을 싫어한다. 그러나 걱정은 안 한다. 젊은이들 중에 전쟁을 해야 한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태 전개에 대해 어떤 예상을 하는가?

 

여러 사람이 인터뷰 등으로 많은 얘기를 한다. 나는 동의하는 것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지금은 어떻게 될지 상황을 잘 예상할 수 없다. 왜냐면 군부도 쿠데타가 익숙해졌다. 군사령관 자리에 있는 사람은 1988년 이전에 군인이 됐다. 자신에게 새로운 역할이 아니라 경험했던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에 다 보인다.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라를 위한다면 대화로 해결할 것이다. 지금 다 알고 있는 것은 군부가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욕심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재산과 권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것이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1962년 쿠데타 했을 때 네윈 장군은 손에 가진 것이 없었다. 그는 재산과 권력이 없었다. 쿠데타를 한다는 것이 그 당시에는 함께 하자는 목적도 있고 권력을 장악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결국 나쁜 역할을 한다. 1988년 쿠데타 당시 대표도 손에 재산과 권력이 없었다. 쿠데타하고 나중에 몇 년 동안 나랏돈을 집어삼켜 부자가 됐다. 지금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은 그렇지 않다. 이미 나랏돈을 집어삼켜 부자가 됐다. 그래서 옛날 사람보다 2~3배 강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내가 죽어야만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아웅산 수치를 포함해 많은 정치가를 납치 감금한 것이다.

 

노동자, 학생, 시민이 하는 말이다. ‘2001년에는 사담 후세인, 2011년에는 무아마르 카다피, 2021년에는 민아웅라잉. 너희들은 처벌받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다. ‘10년마다 전 세계적으로 나쁜 독재자가 사형,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너희 차례다라고 외치고 있다. 미얀마의 민아웅라잉은 내가 죽으면 다 죽는다며 모든 사람을 납치 감금까지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도 예전과 달리 용기가 매우 강하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싸우고 있다.

 

해외에 있는 미얀마인도 마찬가지다. 그전에도 미얀마에 문제가 생기면 활동했지만, 이번처럼 한국에서 많은 단체와 연대해서 쿠데타 반대운동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한국 대통령도 미얀마 쿠데타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UN도 반대하며 경제제재를 한 단계씩 높이고 있다. 미얀마 독재자 자식 두 명까지 제재리스트 안에 넣어 사업을 못하게 재산을 압수했다.

 

41일 미얀마에서 지폐가 사라졌다. 새로 찍어내야 하는데 지폐 원자재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수입하는데 독일이 수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군부는 지폐를 만들지 못한다.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자신은 강하고 끝까지 하겠다고 하지만 그 힘은 약해지고 있다. 소수민족도 군부에 맞서 함께 싸우고 있다.

 

나는 민주주의 혁명은 성공할 것이다는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인내심이 필요하다.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운이 좋은 것은 거짓에 맞서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과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서 싸운다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감과 자존심이 생긴다.

 

사진을 한 장 보여주겠다.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사진이다. 시위에 참석했다가 총을 맞아서 다친 사람이 웃고 있다. 미소를 짓고 있다. 나는 용감한 미소를 짓는 시위자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군인들의 얼굴은 다르다. 자신감 없는 구겨진(미운) 얼굴로 사람을 때리고 총을 쏘고 있다. 그런데 총에 맞은 사람은 웃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죽어도 의미가 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시간이 문제다. 10년 사는 사람과 100년 사는 사람은 90년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 죽는 것인데 죽어가는 순간에도 긍지를 느끼는 것이다. 남아있는 가족들도 그렇다. 어느 군인이 전쟁에 나가서 소수민족을 공격하다가 총에 맞아 죽을 때 웃지 못할 것이며 나머지 가족들도 부끄러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믿음, 자존심,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싸우고 이길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달리 한 가지 희망도 있다. 군부도 모든 군인이 최고사령관처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무섭고 두려워서 명령에 따르고 있을 것이다. 군인도 가족을 위해서다. 가족들이 군인만 모여 사는 동네에 갇혀 있다. 군인과 경찰 가족은 밖에 나가지 못하게 납치 감금당했다. 제대로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가족이 위험하다고 협박당한다. 그래서 조금만 지나면 군부에 대한 믿음이나 인내심이 무너진 누군가가 깨닫고 스스로 해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미얀마 운동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인가? 또 미얀마 노동자 조직의 과제는 무엇인가?

 

나는 민주주의 혁명은 꼭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앞에서 말한 민주주의 연방제 국가는 모두가 스스로 나서서 건설하면 된다. 나는 혁명의 성공 후에 두 가지를 하고 싶다.

 

하나는 아이들의 트라우마 치료다. 지금 상황은 해외에 있는 사람까지 아픔을 느낀다. 그럼 현지에 있는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참혹한 사진, 총소리, 밤에 불 끄고 숨어 있는 것, 아버지가 죽거나 내 친구 아버지가 죽은 소식을 매일 접하고 있다. 아이들은 크면 클수록 트라우마가 심해질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국가가 정책적으로 방법을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국가가 학교 과제로 넣어서 할 것인지, 민간단체로 할 것인지. 아니면 책을 만들어 알릴 것인지. 무엇으로 아이들의 마음과 상처를 회복하게 할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아버지도 내전 때 태어났기 때문에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두 번째는 노동권의 보장이다.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야만 나중에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혁명을 성공한 후에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돼야만 한다. 나라가 투쟁 없이 조용해지면 권력자들이 국민을 무시하며 이런 사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조금만 침해당해도 권리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인도 군부도 마음대로 국민을 무시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나는 조금도 참지 마라, 조금이라도 내 권리, 내 인권이 침해당하면 싸워야 하고 싸울 수 있는 교육과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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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금속노조 투쟁선포식 참가자들이 미얀마 항쟁을 지지하며 인증샷 찍기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얀마 노동자와 함께하는 투쟁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

 

우리는 지금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쿠데타가 무너질 때까지 한국정부와 한국시민이 미얀마 쿠데타 세력을 인정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쿠데타 세력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다 차단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힘만으로 안 된다. 한국 노동자, 단체들과 함께할 것이다.

 

두 번째는 전쟁이 나기 전에도 피해 상황이 너무 크다. 지금 시민불복종운동 참가자도 거리 시위 참가자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현지에서 군부에 의한 화재도 매우 심각하다. 군부가 집과 가구 등 몇 백 개를 불태우고 있다. 모든 현지 피해자들을 위해 돈을 모아 후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대단한 것은 월급이 2백만 원인데, 두 달 동안 계속 2백만 원씩(4백만 원)을 후원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여기서 안 먹고 안 쓰고 월급 전체를 후원하는 것이다. 그동안 통장에 모은 돈으로 아껴 쓰고 끝까지 싸우고 후원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두 번째다.

 

만약 전쟁(내전)이 나면 더 피해가 커질 것이다. 이때를 위해 한국에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한국 여러 곳에서 집회하면서 많은 노동자, 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목소리밖에 없으니까. 지금은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해주세요, 군부독재 반대해주세요, 인정하지 말아 주세요이런 것들을 계속 이야기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글을 보는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노동자가 있다. 노동자는 나라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생산한다. 노동자가 없이는 어떤 나라든지 운영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노동자들이 국경 없는 의사회처럼 국경 없는 노동자라고 말한다.

 

세계 노동자들이 함께해야 한다. 지금 보면 어떤 나라는 노동자의 노동권이 높고 어떤 나라는 노동권이 너무 낮다. 이런 사실에 대해 함께 많은 목소리를 내서 힘을 주면 좋겠다. 노동자들이 서로 단결하고 연대해야 한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도 국경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민주주의 뜻이 만들어졌다면 모든 나라에서 똑같이 시행돼야 한다. 민주주의에 차이가 있거나, 민주주의가 공격당할 때 이미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들이 더 신경 써서 내가 싸우는 것처럼 생각하고 함께해야 한다.

 

노동권도 마찬가지다. 어떤 나라의 노동권이 낮으면 내가 당하는 것처럼 생각하며, 단결해서 노동권이 낮은 나라의 노동권을 높이기 위해 싸워야 한다. 노동권과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노력하고 투쟁해서 쟁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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