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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프랑스에선 노동개악에 맞선 철도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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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5,975회 2018-04-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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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AFP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전임 정부들이 완수하지 못한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노동자들은 도전장을 받아들었다. 프랑스국영철도(SNCF) 소속 철도 노동자들이 3월부터 6월에 걸쳐 총 36일간의 파업을 계획하고 투쟁하는 중이다.

 

마크롱의 개혁

 

마크롱이 집권한 뒤 한국의 자본주의 신문들은 한목소리로 마크롱을 칭찬했다. 그의 개혁덕분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며, 한국 정부도 그를 보고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크롱은 집권 후 주택지원금과 교육예산을 줄이는 등 복지를 공격하며 빠르게 재정적자를 줄여나갔다. 반대로 법인세 인하 등 부자감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정리해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산별교섭을 무력화하는 등 노동자들의 손발을 묶는 데도 앞장섰다. 당연히 자본가들은 이 개혁을 좋아했다. 물론 우리는 저들의 개혁을 개악이라고 올바르게 부르는 법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최전선에서 지금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마크롱 개혁 덕분에 프랑스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더니, 이제는 철도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깨뜨리고 연봉 자동승급제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유럽 철도시장 개방을 앞두고 60조 원 이상 누적된 부채를 해소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노동자계급 전체를 겨냥한 공격

 

철도 노동자들은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418일 한 지방도시(생디에데보주)에서 마크롱과 맞닥뜨린 철도 노동자들은 철도 부채는 노동자들의 고용조건 때문이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마크롱은 이렇게 응수했다. “국영철도의 고용조건이 부채의 원인이라고 얘기한 적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개혁이 필요하다.” 이게 무슨 말인가? 노동자의 책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동자가 책임지라는 말 아닌가!

 

마크롱이 휘두르는 칼은 철도 노동자만 겨냥하는 게 아니다. 5년간 공무원 12만 명을 감축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며, 연금개악은 모든 부문의 노동자들을 위협한다. 자연스레 노동자들은 순순히 고개를 숙일 건지, 맞불을 놓을 건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1995년과 2010년에 대대적인 투쟁으로 연금개악에 맞섰던 프랑스 노동자들은 이번에도 투쟁을 선택했다.

 

노동총동맹(CGT) 등 프랑스국영철도 소속 4개 노조가 벌이는 파업에는 전체 철도 노동자의 34%, 필수업무인원의 48%가 참여한다.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온라인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노조와 에너지산업 노조도 투쟁에 동참했고, 임금인상을 위해 투쟁하고 있던 에어프랑스 노동자들도 합류했다. 419일엔 프랑스 전역에서 133개의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계급 대 계급

 

우리가 주목할 점이 있다. 마크롱이 고용안정을 깨고 임금수준을 하락시키는 조치를 기존 철도 노동자가 아니라 새로 취업한 신입사원부터 적용하겠다고 했는데도 노조들이 투쟁에 나섰다는 점이다.

 

기존 철도 노동자들의 입장에선 당장 자기 목에 칼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철도 노동자들은 신입사원을 겨냥한 공격에 침묵하고 노동조건 악화를 인정한다면 장기적으로 철도 노동자 전체의 노동조건을 지키는 데 불리해질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열악한 처지의 비정규직을 자신들의 안전판이라고 착각하며 외면하던 정규직 노동자들이 결국 더 불리하고 고립된 처지로 내몰리는 우리의 현실에 비춰 되새겨 볼 대목이다.

 

또한 대학생 등 청년들 일부가 이번 파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연대하는 모습도 주목할 점이다. 이들은 점점 더 경쟁과 엘리트주의를 심화시키는 마크롱의 교육정책에 화가 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마크롱의 노동개악이 관철된다면 결국 자신들이 살아가게 될 사회가 더욱더 암울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 파업은 아직 전면적으로 확장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예열과정을 거치며 노동자들은 당장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인지 아닌지, 오래 일한 노동자인지 신입인지 따위를 가리지 않고 노동자계급 전체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계급투쟁의 전선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런 모습이 곧 노동자계급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될 청년들을 노동자투쟁의 대열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또한 우리가 프랑스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보며 배워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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