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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네트웍스/철도고객센터 파업: 사기치며 떼쓰는 자본과 정부에 맞서 두 달 넘게 투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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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자서울성모병원 노동자 조회 4,540회 21-01-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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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철도고객센터지부

 

 

코레일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와 철도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해를 넘어 계속되고 있다.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는 파업 60일차인 19일부터 지도부 네 명이 서울역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하루동조단식단 등 팀을 꾸려 서울역사에서 함께 단식, 선전전을 하고 있다.

 

저임금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위해 이미 2019년 말 노사전회의에서 시중노임단가 100%, 4.3% 인상률을 적용한다고 합의했는데도 코레일네트웍스는 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기재부 예산편성지침 핑계만 대며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임금인상을 못 해주겠다고 버티며 저임금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용역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해 정년연장을 하지 않아 고령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쫓겨나는 처지가 됐다. 2019년 말 해고자 16명에, 2020년 말엔 206명이 해고됐다. 이들 대부분이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1년 연장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파업투쟁에 돌입해 임금인상 요구안을 노조 측에서 몇 차례 양보하면서까지 합의에 이르려 노력했으나,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은 무책임하게 사표를 던지고 도망쳐버렸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시간을 끌고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노력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노동자들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듯하다.

 

코레일네트웍스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노조는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1,800명 중 1,700명이 최저임금이다. 어떻게 저임금 노동자에게 공공부문 인건비인상률만큼만 주라고 하느냐, 말이 안 된다.”(철도고객센터지부장 조지현)

 

코레일네트웍스는 정부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해가 바뀐 지금 투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20년 임금은 소급해서 받을 수 없게 됐다. 올해 공공부문 저임금 노동자 임금인상률 정부 가이드라인은 1.9%. 지난해 4.3%도 못 받았는데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노조가 지난해 4.3%에 해당하는 건 수당이나 위로금 형식으로 지급해 줄 것, 올해 상반기는 TF를 꾸려 인력확충, 교대근무체계 변경 등을 논의하면서 임금억제를 어느 정도 하고 하반기부터 인상하자는 안까지 냈지만 사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파업해서 일을 안 하니까 임금지급 안 해서 총인건비로 보면 지난해 임금인상률이 떨어지고 매출이 줄어 코레일로부터 위탁비를 적게 받았다. 회사가 운영 잘 못해서 적자 난 것은 이익잉여금으로 회계처리하면서 인건비 지급에 대해서는 감수 못 하겠다고 한다. 못 할 것도 없는데 노조 힘을 죽이겠다고 계획적으로, 처음부터 작전을 짠 것 같다. 돈이 없는 회사가 아니니까.”(철도고객센터지부장 조지현)

 

이익잉여금은 일반회사로 치면 사내유보금이다. 몇십 억의 이익잉여금을 쥐고 있으면서 20년 일해도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에는 한 푼도 내놓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철도고객센터에서 12년째 일한다는 한 노동자는 일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 원하는 건 딱 그거 하나다라고 말했다.

 

우린 얼마든지 더 일할 수 있다

 

저임금도 심각하지만 정년 문제로 가면 정부정책의 허점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내세우며 공기업 비정규직부터 정규직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대부분이 자회사, 무기계약직이었고 달라진 건 크게 없었다. 코레일네트웍스도 마찬가지다.

 

질서지킴이나 광역철도 등 용역업체에서 코레일네트웍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일반 회사를 퇴직한 고령 노동자다. 이른바 공기업 정규직 전환시작점부터 만 60세가 넘은 상태인데 전환하면서 정년연장을 하지 않은 채 다수 노동자를 만 60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할 수밖에 없다고? 그럼 이건 전환이 아니라 그냥 집단해고다! 정부 가이드라인에도 고령친화직종은 정년 65세까지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런 조치조차 취하지 않고 겨우 1년 연장은 해주겠단다.

 

무기계약직으로 데려오면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면 된다. 65세까지 정년보장하고 그 이후에 촉탁직으로 고용한다거나 이런 논의를 노조와 해서 만들어내면 되는데 일방적인 것. 1년만 연장해주겠다? 회사가 오만하기 그지없다. 회사는 질서지킴이 자리에 청년고용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정년연장 못하겠다는 것, 어이가 없다.”(철도고객센터지부장 조지현)

 

하루동조단식에 나선 해고 노동자는 월급은 진즉에 까먹었고 힘들지만 노조를 믿고 싸우겠다고 박력 있게 말한다. “나는 69세다. 회사에서 일단 해고당했다. 나보다 나이 더 많은 분도 있다. 우린 아직 얼마든지 더 일할 수 있다. 훌륭한 지부장이 가는 방향으로 우리가 따라가야지!”

 

민주당의 중재? 정부가 책임져야

 

올해 기재부 예산편성지침, 공기업 노동자 0.9% 인상, 저임금 공공부문 노동자는 1.9% 인상. 그 전 해에는 임금이 평균의 60% 미만일 때 정부지침 인상률에 1.5%를 가산했는데 올해는 아예 1.9%로 정해서 내렸다. 공공기관이라 만들어놓고 좋은 건 하나도 적용 안 하고 나쁜 것만 적용한다.”(철도고객센터지부장 조지현


기재부는 국토부 가면 해결된다고 하지만, 정작 국토부는 자기네는 결정 못 한다고 하고 공을 떠넘길 뿐이다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자회사 관련 당정청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믿을 수 없다. 별로 안 믿는다. 지난 대책회의 때도 코레일네트웍스가 안을 안 갖고 와서 을지로위원회에서 질타하긴 했지만 회사가 꿈쩍도 안 하면 을지로위원회가 강제할 수 있는 게 없다더라. 당장 회사 태도도 못 바꿀 것 같고 정부지침도 바꿀 수 없고 파업 끝난 뒤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해결 위해 노력할까 싶고.”(철도고객센터지부장 조지현)

 

을지로위원회가 마련한 이런저런 회의자리에 기재부는 빠져있고 코레일네트웍스는 배 째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동안 을지로위원회가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중재라는 이름으로 비집고 들어와 거간꾼 노릇을 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결된 사업장이 몇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해결이 아니라 파업사태 마무리일 뿐 결코 노동자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된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노동자를 위하는 듯하지만 가짜 정규직화=무기계약직 또는 자회사를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문재인 정권을 낳은 자본가당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들이 문제의 발단이면서 마치 제3자인 양 중재를 하겠다고 친노동 코스프레를 하니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그들의 거짓말에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노동존중이라는 약속이 한낱 인기몰이 가면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모두가 안다. 결국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투쟁요구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이기고 들어가자

 

코레일, 코레일네트웍스, 기재부, 국토부 모두 합의사항을 지키라는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한다. 생명안전업무가 아니라서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며 대신 정규직의 80%로 처우개선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안 지켰다. 2020년에 시중노임단가 100%를 적용하기로 한 약속마저 1년이 지나도록 어기고 버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정년연장 요구가 떼쓰는 것인가? 노동자들의 투쟁 기사에, ‘또 민노총이냐, 떼 좀 그만 써라, 코로나 시대에 안 잘리면 다행이지 무슨 임금인상 타령이냐?’는 악의적인 댓글이 달린다. 200명 넘게 잘렸다. 20년 일해도 최저임금 받는 노동자들은 임금인상 사기를 당했다. 약속을 안 지킨 것은 사측이고 정부다. 떼쓰고 있는 것은, 몰상식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투쟁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바로 자본과 정부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힘들지만, 여러 차례 약속을 걷어차이고 배신당했지만 여전히 투쟁하고 있다.

 

사측은 심지어 협상도, 자기네 수당 받아먹으려고 토요일, 일요일에 잡는다. 완전히 양아치다. 일하는 사람들을 손톱 밑의 때만큼도 안 여기니까 열 받아서 투쟁하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정보를 알려줘야 고객센터에서 응대를 할 수 있는데 아무런 공지도 없이 기다리라고만 하니 고객들한테 욕만 먹는다. 우린 욕받이다. 탐관오리(철피아)들이 위에서 돈 빼먹고 이로 인해 밑바닥 노동자가 열심히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곧바로 대국민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지금 투쟁은 배수진을 치는 셈이다. 끝까지 몰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 좀 더 빨리 해결 못한 걸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현재에 충실하려 한다.”(철도고객센터 노동자)

 

힘 안 든다면 거짓말이지. 주차는 90명 정도인데 거의 다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내일도 나올 거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힘을 실어야지.”(67세 주차정산 노동자)

 

약간의 복귀자도 있다. 고객센터의 경우 대부분 팀장급이다. 조합원들은 조를 짜 상담부스에 들어가서 피케팅을 하며 투쟁의 정당성을 알린다. “코로나 때문에 많이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열심히 투쟁한다.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 적금을 깨거나 마이너스 통장 만들고 실업대출도 많이 받았다더라. 이기고 들어가야 한다!”(철도고객센터지부장 조지현)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노동자의 손발을 묶고 입을 틀어막으며 억압하는 상황에서, 두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가는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가 놀랍다. ‘코로나 때문에투쟁을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이 노동자들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기치고 떼를 쓰며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가려는 자본과 정부에겐 투쟁!’이라고 응답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이들이 끈기 있게 이어가는 단결과 투쟁의 열기가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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