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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엘지트윈타워 기사에 달리는 악플들 – 팩트체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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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리 양동민 조회 4,156회 2021-01-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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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페이스북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차장 황지수 동지 인터뷰

 


양동민_ 지난 11일 엘지 측에서 농성 중인 청소 노동자들에게 전기도 끊고 음식도 반입을 못하게 하면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그 뒤에도 보면 엘지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언론 기사가 나올 때마다 거기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댓글들이 달리는데, 그 댓글 내용 중 사실관계가 잘못돼 있거나 악의적인 내용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들을 정정하고 청소 노동자들이 정말 무엇을 위해서 농성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오늘 모셨습니다.(이하 ’)

 

황지수_ 안녕하세요. 저는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차장 황지수라고 합니다.(이하 ’)

 

_ 첫 번째로 용역업체가 계약만료를 한 건데 계약만료됐으면 나가는 게 당연하지 왜 그걸 해고라고 부르고 계약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냐, 이런 식의 댓글들이 있더라구요.

 

해고가 아니라 계약만료일 뿐?

 

_ 일단 첫째로는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이전에 근무하던 노동자들 전원을 보통 고용승계하는 게 일반적인 이 업계 관행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일반적이지 않은 것이고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업체가 바뀌든 어떻든, 새로 들어온 업체도 여기서 계속 일하던 사람들 그대로 쓰는 게 채용하는 절차에 드는 품이든 아니면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든가 교육이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비용이 안 들잖아요.

 

그래서 상식적으로 이전에 일하던 사람들을 무리 없이 계속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사실상 노조파괴를 위한 해고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용역업체를 계약해지하면서 기존에 일하던 노동자를 전원 해고하는 식으로 노조를 파괴하는 게 일반적인 노조파괴 방법이기도 하고요. 그동안 수년간 용역업체로 일감을 잘 받아오던 지수아이앤씨가 여기에 노동조합이 생긴 지 1년 만에 갑자기 계약이 해지되는 것도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중간하청인 에스앤아이(S&I)는 새로 들어올 업체인 백상기업한테 고용승계를 하라고 권고는 했다, 그런데 백상기업이 경영적 자율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강제하지는 못한다, 백상기업이 안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하냐는 주장을 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사실 백상기업은 이전에 다른 빌딩들에 용역업체로 새로 들어갈 때 이전에 일하던 노동자들을 전부 다 고용승계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엘지트윈타워에서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 원청인 엘지와 에스앤아이의 압력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죠.

 

_ 그리고 일반적으로 원하청 관계에서 하청이 거의 무조건적인 을이잖아요.

 

_ 그렇죠.

 

왜 엘지 보고 책임지라고 하느냐고?

 

_ 하청이 뭐 특출나게 어떤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거나 이런 게 아닌 이상 원청 입장에서는 청소용역업체가 거기서 거긴데, 원청이 요구하는 것을 하청업체가 뻐팅긴다?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용역업체에 요구를 해야지 왜 엘지 보고 책임을 지라고 하냐, 청소 노동자 해고된 것은 안타깝지만 그걸 왜 엘지 잘못이라고 하냐, 이런 식의 댓글이 있는데요.

 

_ 원하청 관계에서 사실 용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임금이라든가 여러가지 부분에서 하청업체가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임금 그리고 고용에 관련된 부분은 원청과 하청의 관계에서 하청이 을일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진짜 사용자인 원청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인 구훤미, 구미정 씨 이렇게 단 두 명만 주주로 있으면서 매년 수십억씩 배당금을 챙겨가는 회사이고, 중간하청인 에스앤아이는 엘지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이걸 단순히 엘지 문제가 아니고 그 용역업체 문제다라고 떼어서 볼 수가 없습니다. 엘지가 진짜 사용자로, 진짜 원청으로 이 모든 문제에 관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예요. 그래서 청소 노동자들이 우리가 일했던 엘지트윈타워에서 그리고 진짜 사용자인 엘지를 상대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_ 정년 70세 요구를 하는 게 이 노동자들의 주된 주장이라면서 그게 말이 되느냐, 그런 걸 요구하는 건 떼쓰기다, 이런 식의 얘기들이 있는데.

 

정년 70세는 너무 하는 건가?

 

_ 청소 노동은 정부에서도 고령친화 직종이라고 해서 일만 할 수 있다면 누구든지 일할 수 있는 그런 업종, 직종이고요. 실제로 고용되는 경우를 보면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보통 청소 노동을 시작하게 돼요. 그걸 보면 정년 70세가 실제로 많은 것도 아니고, 또 노동조합에서 70세만 고수하지도 않았습니다.

 

교섭 과정에서 처음에 정년 70세를 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다, 65세 이상은 촉탁직으로 한다든가, 혹은 68세로 줄인다든가 이런 얘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교섭을 해태하고 거부했던 것이죠. 그래서 노동조합이 정년 70세를 고수해서 문제가 됐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이고요.

 

정년이 문제가 아니라 엘지가 청소 노동자를 집단해고해서 이렇게 문제가 된 것이다, 이게 진짜 사실이죠. 지금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일단은 이곳에서 계속 일을 하게 해달라, 고용승계해달라는 것이고요.

 

_ 청소 노동자들이 70세까지 일하는 곳이 많이 있나요?

 

_ 실제로 많이 있어요. 백상기업이 용역업체로 있었던 여러 빌딩 중에도 그렇고, 또 다른 몇몇 군데도 정년 70세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_ 계약이 해지된 이유가 뭐겠냐, 청소 못 해서 잘린 거 아니냐, 청소 못 하면 자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댓글도 달리더라고요.

 

청소가 엉망이니까 잘렸겠지

 

_ 청소 품질저하 때문에 계약을 끊겠다, 해고하겠다는 거는 전형적인 기업의 논리, 노조를 파괴하려 할 때 혹은 맘에 들지 않는 노동자를 자르려고 할 때 드는 논리입니다. 그동안 여기서 5년 이상 10년 넘게 일한 노동자들이 지금껏 문제가 하나도 없었는데 갑자기 노조 생기자마자 청소 품질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전원 해고하겠다는 것이 너무 부자연스러운 상황이죠.

 

여기 말고도 지수아이앤씨는 마곡이든 상암이든 여러 엘지 관련 사업장을 다 맡고 있는데, 어차피 그렇게 일감을 몰아주니까 여기 하나 계약해지한다고 해서 사실 문제가 안 되고, 그래서 엘지 입장에선 그냥 손쉬운 선택을 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청소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든 뒤 빨간색 몸자보를 입고 일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일을 소홀히 하면 노동조합이 책 잡힐까봐 오히려 더 열심히 일했던 분들이고요. 근무하면서 만나는 엘지 본사 직원들과도 되게 우호적인 관계이신 분들이 많았고.

 

품질저하 문제가 있다면, 병가를 내거나 그만 두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정식 인력을 충원하는 게 아니라 단기간 노동자, 알바 노동자를 쓰거나 혹은 미화감독이 그냥 자기 시간 날 때 좀 둘러보는 정도, 이런 식으로 일을 했기 때문이에요. 용역업체에서 부족한 인력을 충원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미화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으니까 당신들 다 나가라고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오히려 그 서비스 품질저하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면 제대로 인원을 충원해주지 않은 업체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인데, 그곳에서 멀쩡하게 성실히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는 거예요.

 

다른 일자리 알선해 준다잖아

 

_ 용역업체 측에서 위로금도 주고 타 사업장으로 전환배치해서 고용을 유지해주겠다고 하는데 고용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면 왜 그걸 거부하냐,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_ 위로금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짚어야 할 게, 한 명 한 명 개별면담을 해서 위로금 몇 백만 원 줄 테니까 사직서에 자기 손으로 사인을 해라, 그리고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여기 온 청소 노동자, 그리고 여기 지수아이앤씨 관계자 두 명 이렇게 셋이서만 아는 비밀이라면서 위로금을 주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어느 회사가 그동안 열심히 일해온 청소 노동자에게 위로금을 주는 방식이 이런가요.

 

이게 위로금인지 일단 이해가 안 가고, 위로금이라고 하면서 누구는 300만 원, 누구는 500만 원, 누구는 250만 원 이렇게 책정도 다 다르게 했는데 근속연수인지 뭔지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그냥 막무가내로 그 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사직서에 사인을 하라면서. 결과적으로 조합원들이 보기에는 노동조합 흔들어 놓고 와해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 손으로 사직서에 사인을 하고 나면 절대로 재고용을 얘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기에 사인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위로금을 거부한 것이었고요.

 

그리고 다른 곳에 전환배치하겠다 뭐 이런 얘기를 했는데, 사실 그동안 언론에만 그렇게 얘기 했지 청소 노동자들에게 직접 그렇게 얘기한 적도 한 번 없었습니다. 처음에 청소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던 건 그동안 10년 넘게 착취당하고 고생하면서 이제는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 것이고, 근데 그걸 탄압하고자 모두 해고하겠다는 건데, 지금 이렇게 수십 명이 뭉쳐 있어도 그냥 다 해고하겠다며 괴롭히는데 한 명 한 명 다른 사업장에 흩어놓으면 불보듯 뻔하죠. 이 개별 노동자들에게 다시 탄압이 들어갈 것이고, 그러면 노동조합 만들기 이전으로 결국 돌아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그동안 평생 일해온 직장이기도 하고 삶의 공간이기도 한 이곳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가입한 노동조합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 위로금이니 전환배치니 하는 것들은 결국 노조와해 및 회유책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는 거죠. 아주 전형적인 수법이고요.

 

노조 무시, 집단해고가 문제의 발단

 

_ 인터넷 기사에 달리는 잘못된 댓글을 보고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을 시민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전해주세요.

 

_ 제일 많이 보이는 표현이 떼쓴다인데요. 수 년 동안 때로는 10년 넘게 일했던 직장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통보를 받는다면 어떨지 한번 생각해 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게 그냥 용돈벌이 이런 게 아니라 정말 한 명 한 명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고,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거나 아니면 갚아야 할 대출금이 있거나 이런 여러 사정이 있는데 최저임금 175만 원 받으면서 했던 일들이고.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내 직장을, 내가 하던 일을 계속 지키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지금 이렇게 로비에서 농성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들이 정말 어떤 심정일지, 어떤 상황일지 같은 걸 좀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떼를 쓴다가 아니라 정말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투쟁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고, 나쁜 댓글을 보시면 반대를 눌러주세요.

 

_ 좋은 댓글을 보시면 좋아요를 눌러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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