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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를 밟고 선 자들 간의 전쟁: 여기에 ‘우리 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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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553회 2021-01-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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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와 윤석열의 다툼에 노동자의 마음이 동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추미애는 사퇴했고 윤석열은 다시 복귀했다. 이것으로 저들의 싸움은 끝날 것인가? 조국의 부인 정경심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논란은 거듭되고 있다. 윤석열은 추미애와 민주당의 허점을 계속 물고 늘어진다. 그들만의 리그에 노동자, 민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언론들마저도 피로감을 얘기한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본질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검찰개혁의 본질은 무엇인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먼저 지난 과정을 요약해보자. 검찰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나 2016년 촛불시위 전후로 검찰개혁은 노동자, 민중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했다. 재벌이나 가진 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노동자와 가난한 민중에게는 무자비한 칼날을 휘둘렀던 검찰, 온갖 부정부패와 자본과의 유착으로 기득권을 누려왔던 검찰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불만은 컸다.

 

애당초 정부와 민주당은 윤석열을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내세우며 노동자, 민중의 불만을 대변하려 했다. 아니 대변하는 척했다. 그런데 상황은 그들의 의도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철저한 검찰주의자인 윤석열은 검찰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싸움까지를 바라보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조국 일가의 위선과 비리가 싸움의 연료를 제공했다. 집요한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자 정부와 민주당은 윤석열을 찍어내려 했다. 여전히 명분은 있었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명분이 있었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선출된 권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그러나 윤석열을 찍어내는 건 쉽지 않았다. 추미애와 법무부, 민주당은 온갖 무리수를 동원했다. 민주당은 공수처장 의결 정족수를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 동의에서 5명 이상 동의로 바꿔 통과시켰다. 야당추천위원 2명이 모두 반대해도 여당이 원하는 사람으로 뽑을 수 있게 만들었다. 추미애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고 두 차례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검사징계법상 위원은 7명이 돼야 하는데 4명만 참석하는 반쪽 위원회로 심의를 열었다. 관심법도 등장했다. 윤석열이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국민에 봉사하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라고 말했는데 추미애는 선거출마가 포함되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를 징계사유로 삼았다. 퇴임 후 정치에 참여하든 말든 무슨 문제인가? 더군다나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 막가파식 공격 때문에 도리어 윤석열이 갑자기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검찰에 대한 민주당의 통제를 원하는 모습을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 법원을 비롯한 같은 지배집단 내에서도 반발을 샀다. 민주당의 무리수가 실패하면서 추미애는 미친 망나니 제 칼에 죽는다는 말처럼 됐고 문재인은 사과까지 해야 했다.

 

남은 건 공수처인데, 공수처는 선출된 권력인가? 검찰, 법원만이 아니라 공수처 역시 노동자, 민중에 의해 선출되지도 통제되지도 않는 또 하나의 권력기구일 뿐이다. 공수처장이나 공수처 위원들에게 노동자들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노조에 속한 노동자들이 노조를 통해, 노조가 없는 노동자들이 지역과 부문의 기구들을 통해 공수처장과 위원들을 뽑을 수 있는가? 또는 공수처가 억압받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모종의 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가? 아예 불가능한 얘기다. 공수처장 후보로 노동자 탄압의 법률적 선봉대인 김앤장 출신이 지명됐다는 점에서부터 공수처의 성질이 잘 드러난다.

 

검찰의 헌법정신’?

 

윤석열은 지난 1224일 직무에 복귀하면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이 얘기하는 헌법정신의 핵심은 3권 분립이다. 자본가국가는 입법, 사법, 행정의 분리, 3권 분립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면서 노동자를 통제, 억압하는 체제를 민주주의로 포장한다. 입법, 사법, 행정의 3권 분립을 통한 상호 견제란 허구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입법, 사법, 행정은 하나로 통일돼 있고, 자본가들과 권력자들이 서로 결탁해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를 벗어날 수 없다.

 

이들은 민주주의, 헌법정신, 법치주의 따위의 이름으로 노동자, 민중의 어깨를 짓밟고 올라선 채, 그 위에서 서로 자신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더 많은 권력지분을 손에 넣기 위해 싸운다. 행정부는 검찰의 비대한 권력을 제거하려고 하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대한 선출된 권력의 통제를 알리바이로 내세운다. 검찰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정치적 독립성을 명분으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그런데 결정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즉 착취와 억압의 질서를 보호하는 것에서는 이들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보자. 정부와 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이제는 이 법을 완전히 누더기로 만들어 통과시키려 한다. 정부안은 50인 미만 사업장의 법 적용을 4년 유예하자는 기존 박주민 안(이것 자체도 말이 안 되지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50~100명 사업장의 2년 유예를 추가했다. 원청 경영책임자가 하청업체(임대·용역·도급) 사고에 공동 의무를 지는 조항은 완화했고, 고의적 과실에 대한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조항은 아예 삭제했다.

 

그동안 산재사망 사고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검찰과 법원은 어떠한 반성도 하고 있지 않다. 자본가들이 저지르는 불법파견 범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뿐인가? ‘표창장 위조에 대해서는 수십 명의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하면서도, 자본가들이 저지르는 부당노동행위, 산재살인, 배임, 횡령, 불법파견 등에 대해서는 계속 침묵해 오지 않았던가? 윤석열이 수호하겠다는 헌법정신이 누구의 이익을 지키는 것인지 분명하다.

 

적폐청산을 누가, 어떻게?

 

대중이 적폐청산의 구호 아래 드러냈던 검찰개혁을 향한 열망은 정당하다. 그러나 검찰만이 문제가 아니다. 경찰, 법원, 노동부를 비롯한 모든 관료적, 억압적 국가기구들도 적폐청산의 대상이다. 그런데 적폐청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행위의 주체이며, 그 주체의 사회적 성격이다. 그에 따라 적폐청산의 목표, 대상, 방법도 달라진다. 노동자, 민중과는 멀리 동떨어진 자들, 즉 지배집단의 일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검찰개혁이 어떤 과정을 밟아나갈 것인가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 기나긴 싸움이 지나간 뒤, 결국 진실은 더욱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자본가들, 정부, 검찰, 법원 등이 모두 한통속이며 노동자들이 이들의 권력을 통제, 해체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진실, 노동자들이 근본적인 변혁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진실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근본적인 변혁은 압도적 다수의 사회구성원인 노동자의 공동 이익을 위한 체제로 바꾸고, 부르주아 정치질서를 진실로 대중의 참여와 통제를 보장하는 노동자, 민중의 직접민주주의 체제로 대체하는 작업을 통해서만 비로소 달성할 수 있다.

 

노동자들의 대표자 기구에 의해 작동하는 국가라면 그 길을 열어갈수 있다. 노동자들은 사회의 압도적 다수다. 노동자, 민중 스스로 대표자를 선발하고 통제하면서, 이들 노동자 민중 대표자의 기구가 국가를 직접 운영하도록 한다면, 진정 다수를 대변하는 정부가 만들어질 것이다.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파리코뮌과 러시아혁명에서 탄생한 노동자평의회 정부를 생각해보자. 파리코뮌은 자본가권력을 타도하고 등장한 역사상 최초의 노동자국가였다. 코뮌 의회는 지금의 국회처럼 말로만 떠들어대고 통치는 정부가 하는 그런 잡담가게가 아니었다. 법을 만들고 동시에 집행하는 기구였다. 재판관을 포함해 모든 공무원을 코뮌이 임명했으며, 언제든지 소환하고, 파면할 수 있었다. 공무원의 임금은 숙련노동자의 평균임금을 넘지 않았다. 코뮌은 상비군제도와 경찰제도를 폐지하고, 노동자, 민중의 무장으로 대체했다.

 

이런 근본 대안은 지금 당장 실현될 수 없다. 수천만 노동자가 사회의 주인으로, 정치와 경제의 주인으로 떨쳐 일어서는 혁명만이 이 대안을 실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강조하고자 한다. 노동자가 정치와 국가 활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정치도, 국가도 노동자를 대변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포장돼 있더라도, 대리주의 정치는 노동자계급과 분리돼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는 관료적, 억압적 국가체제를 제어할 수 없다.

 

추미애와 윤석열이, 법무부와 검찰이 이토록 오래 싸우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철저히 소외돼 있다. 이 상황에서 저들은 그들만의 추악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대중의 분노는 계속 왜곡될 수밖에 없다. 검찰, 법원, 경찰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통제를 위해 노동자들이 정치적으로 싸움에 나서지 않는다면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 민중이 정부, 검찰, 법원 대표자들을 직접 선출하는 범위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이와 동시에 언제든지 노동자, 민중이 자신이 선출한 핵심관리들을 소환할 수 있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강제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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