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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강타한 2020년,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계급투쟁 전망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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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4,427회 2020-12-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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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 글은 2020년을 되돌아보면서, 다가오는 시대에 대한 예측 속에서 노동자투쟁의 전망을 개괄한다. 분량이 긴 관계로 2부로 나눠 게재한다. 1부는 세계적 차원에서 객관적 정세에 대한 개괄, 2부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에서의 계급투쟁 전망과 과제에 대해 다룬다.


1. 세계정세

 

2019년은 프랑스, 칠레, 홍콩 등 세계 도처에서 급진적 투쟁이 분출했던 한 해였다. 누적된 자본주의 위기와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 앞에 노동자투쟁이 도처에서 급진적인 방식으로 터져 나왔다. 자본주의 경제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정치구조도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중의 직접적인 투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계급투쟁이 세계적으로 더욱 본격화할 것이 분명해보였다. 한국에서도 문재인 정부 등장 초기의 환상이 약화되면서 노동자들의 기대감이 사라져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도 계급투쟁이 점차 기지개를 펼 거라는 낙관적 전망은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세계

 

하지만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변수가 세계를 강타했다. 이것은 단기적으로는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2019년에 예상했던 상황과는 상반된 정세를 만들어냈다.

 

첫째, 전염병의 급격한 확대 위험 앞에서 일시적으로 정부를 중심으로 단결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국민적 통합흐름이 강화됐다. 몇몇 지점에서는 코로나 방역을 둘러싸고 계급적 경계선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전체로 볼 때는 계급을 가리지 않고 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되면서 감염위기에 대한 국민적 통합력이 강화됐다.

 

둘째, 코로나19 재난이 자본주의를 전면적인 대공황으로 내모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세계 자본가계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총동원했다. 자본가국가가 전면에 나섰다. 국가는 정부재정 확장 정책을 통해 마지막 남아 있는 한 푼까지 경제위축 속도를 저지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같은 기축통화국은 헬리콥터 머니 살포 같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공황으로 치닫는 것을 극력 저지하고 있다.

 

이러한 저지선은 한편으로는 파산 직전의 한계기업들을 구제하는 것과 함께, 이와 연동된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들의 연쇄도산을 유예함으로써 대규모 실업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저지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부분적인 복지정책(고용보장지원금, 실업기금 등)을 통해 계급투쟁 전면화를 차단하고자 한다.

 

셋째, 감염병이라는 재난의 특수성이 집단행동과 저항 여지를 위축시키고 있다. 급격한 경기침체와 이어지는 거대한 실업위기를 공세적으로 정면 돌파할 만큼 세계 노동자운동이 충분한 힘을 축적하지는 못한 결과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19년에 급격히 올라오고 있었던 세계적 투쟁 물결이 2020년에는 잠시 수면 밑으로 내려갔다. 2019년을 분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계급투쟁의 흐름을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적으로 억제하고, 오히려 노동자투쟁을 위축시키며 국민적 단결 흐름을 조장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2020년 내내 펼쳐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났다. 감염병에 대한 전 국민적 대응은 국민적 단합 분위기를 확대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문재인 정부에게 총선 대승을 안겨주기에 이르렀다. 또한 기축통화국이 아닌데도, 정부재정 여력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정부재정 확장 정책을 전면화했다. 이는 기업들의 대규모 도산 행렬을 저지했고, 실업률을 일정 수준에서 통제하면서 경제를 다소 안정화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게다가 코로나 상황의 전면적인 확대를 억제하고 경제를 계속 작동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경기하강을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여기에 최근 수년 동안 활력 있게 전진하지 못했던 계급투쟁 상황이 더해져 2020년에 계급투쟁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기적으로는 브레이크,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급가속기 역할


하지만 이런 단기 효과의 뒷면에는 계급투쟁을 격화할 수 있는 장기 효과가 도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생산부문에서 자본의 이윤율은 2014년부터 계속 큰 폭의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자본주의 체제가 대공황으로 빨려드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자본주의 국가들이 도입한 정책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거대한 위험요인을 잉태하고 있다.

 

공황은 자본주의 모순의 표현임과 동시에 그 모순을 일시적으로나마 해결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낮아진 이윤율을 높은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이윤율이 낮은 자본을 대규모로 파괴해 과잉자본을 정리해야 한다. 공황은 그런 청소부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렇게 공황이 발발하는 것을 저지하고자 자본가국가는 정부재정과 중앙은행을 동원해 개입했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공황을 유예했지만, 그 대가로 과잉자본은 더욱 커지고, 자본주의 위기는 만성화된다. 그래서 마치 억눌린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더 거대한 공황의 위험을 불러온다. 이렇게 공황의 파괴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공황을 회피하려는 자본주의 체제의 몸부림은 더욱 처절해진다. 이런 악순환이 최근 수십 년 동안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자본주의 체제의 메커니즘을 더 빠른 속도로,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 내내 세계 자본주의 국가들이 앞 다투어 도입한 재정팽창 정책 그리고 이것으로 가동시킨 금융신용제도는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확장재정 정책과 양적완화 정책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엄청난 과잉유동성과 정부재정을 빨아먹으면서 파산을 피하고 있는 좀비기업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공황으로 직행한다는 점이 자본가계급에게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재정 정책, 무한대의 신용확대 정책이 낮아진 이윤율을 높이는 수단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2020년 내내 이윤율은 더욱 하락했다. 신용확대 정책이 자본의 투자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즉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엄청난 규모로 풀린 돈, 즉 유동성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자산분야로 흘러들어가 부동산과 주식가격만 천정부지로 끌어올려, 실물자산과 괴리된 자산가격 폭등현상이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20년 사이에 벌어진 것만큼의 빈부격차가 불과 3~4년 사이에 또다시 벌어져 세계적 빈부격차가 엄청난 수준에 도달했다. 너무나 커다란 계급격차여서, 이것이 초래할 격렬한 계급투쟁 위험성에 대해 자본가 이데올로그들도 걱정하고 있을 정도다.

 

두 톱니 사이에 끼인 자본주의 체제

 

게다가 미국의 헬리콥터 머니 살포와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의 대규모 정부재정 확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거대한 경제적 위험요소를 축적하고 있기에 무기한으로 동원할 수 있는 해법이 결코 아니다. 세계화폐로 기능하는 달러화의 신용도 하락이 세계경제에 시한폭탄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정부재정 적자가 대부분의 나라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자본가정부들이 직면한 위험요소들을 빠르게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재정확장 정책은 이어지는 시기에 급격한 긴축으로 돌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견된다. 시장에 대량으로 풀린 통화량을 회수하기 위한 금리인상 정책도 2~3년 후 예고된다. 미국과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은 2% 이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 긴축재정을 펼치면서 그간 엄청나게 시장에 풀린 과잉유동성(화폐)을 회수하고, 일부 좀비기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 등 연착륙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 달리, 만약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2%가 아니라 수십%까지 폭등해 화폐체제 전반을 위협할 거라는 우려가 높다. 게다가 만약 긴축이 시작되면 무려 30% 수준까지 증가한 좀비기업들이 대규모 파산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결국 현재의 확장 정책과 미래의 긴축재정 모두 세계 자본가계급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 자본가계급은 두 톱니 사이에 끼어 좌충우돌할 것이다. 확장 정책은 화폐시스템과 정부재정이 감당 못 할 위험을, 긴축의 도입은 좀비기업들의 대규모 파산에 따른 산업,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붕괴 위험을 불러온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이 둘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시도하면서 연착륙을 꾀하지만, 그것의 성공 가능성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공황을 피하더라도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공황 위기를 잠시 피할 수 있더라도, 그 대가는 불가피하다. 장기간에 걸친 대대적 구조조정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규모 확장 정책으로 잠시 유예했던 기업들의 파산 행렬이 점차 가시화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자본가정부들은 이 파산 행렬을 자본주의 체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범위 내에서 관리하기를 희망할 뿐인데, 바로 그것이 연착륙의 진정한 의미다. 결국 공공, 민간 부문을 막론하고 이후 구조조정 흐름은 본격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재 자본주의 체제가 동원하고 있는 위기 저지 정책이 모두 일시적, 단기적인 정책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어떤 계급이 그 대가를 치를 것인가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를 둘러싼 계급투쟁의 격화는 피할 수 없다. 2019년에 올라왔던 세계적 수준의 계급투쟁 물결이 2020년에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그만큼 이후 더 강렬한 힘으로 폭발할 토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세의 이런 반전이 언제 본격화할지는 물론 예견할 수 없다. 2021년까지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의 대응 기조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더 이상 이런 정책을 지속할 수 없고, 금리인상과 긴축으로 돌아서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자본가계급 이론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미국의 헬리콥터 머니만 하더라도,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타 국가들의 반발 및 달러화 신용도 하락에 따른 세계화폐 교란 앞에서 지속가능한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 틈새를 파고들어 중국은 달러화를 대체하는 위안화 중심의 기축통화질서를 가상화폐시스템을 통해 구축하기 시작했다. 헬리콥터 머니 살포 정책이 앞으로 2년만 지속돼도 미국의 기축통화국 지위가 급격히 흔들리고 중국의 패권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정부재정 적자규모가 위험 수위에 도달해 긴축재정이 대세였던 유럽 국가들의 경우에도 코로나19로 도입했던 단기적인 재정확장 정책을 오래 끌고 갈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경제위기 심화로 한계상태에 내몰리는 기업의 비율이 계속 치솟는 상황에서 인공호흡기 수준의 정부재정 지원으로 기업 파산행렬을 저지하는 정책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가령 영국에서는 공공부문 임금을 동결하는 등 긴축 정책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확실한 미래 격화되는 계급격돌

 

확실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계급격돌의 조건이 잠시 유예된 것만큼, 이후 1~2년만 지나더라도 계급격돌의 객관적 조건이 엄청나게 확대될 거라는 사실이다. 그 점에서 2019년에 우리가 시도했던 정세전망의 기본 축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2019년의 계급투쟁 흐름은 2021년 이후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세에 접근하는 호흡을 1~2년의 단기 흐름이 아닌, 최소한 10년 정도의 장기적 측면에서 가져가야 한다. 코로나19와 이어지는 경제위기가 자본주의 체제에 가한 타격은 아주 거대해서, 그것의 진정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최소한 10년의 긴 흐름으로 봐야 한다. 이걸 계급투쟁과 연결해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자본주의 체제의 공격이 긴축재정으로 본격화할 것이 예상되는 2022년 이후 계급격돌의 가능성과 수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이다. 게다가 이런 흐름은 몇몇 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코로나19와 이어지는 자본주의의 대응이 전 세계 자본주의 나라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더욱 강하게 묶어버렸기 때문이다.

 

위기와 계급격돌이 강대국과 약소국을 막론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민간부문에서나 공공부문에서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연착륙 시도(과잉자본 해소)가 불가피한데, 이는 특히 쇠퇴하는 산업분야나 한계기업들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계급격돌의 조건이 성숙하는 것과, 계급투쟁이 실제로 발전하는 것 사이에는 상관성은 있지만 필연성은 없다. 둘 사이에는 노동자계급의 주체적 투쟁능력이라는 결정적인 변수가 개입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공격이 본격화하는 것은 계급대립이 확대될 수 있는 객관적 요소를 반드시 창출하지만, 노동자계급의 주체적 대응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이런 객관적 요소는 노동자운동의 침체와 궤멸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고조되는 계급대립의 객관적 조건에 부응하는 노동자계급의 주체적 투쟁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미래의 상황에 대비한 정세 대응의 핵심이다.

 

역사적 경험

 

세계 노동자운동의 역사적 경험도 그 점을 보여준다. 세계 차원에서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제국주의적 긴장이 첨예해진 1910년대에 위기를 격발한 트리거는 1914년 세계대전이었다.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계급대립의 물질적 토대는 더욱 두터워졌고, 실업률 증대를 비롯해 노동자계급의 생활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 세계대전은 정세를 요동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지만, 그 발생기원을 추적하면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을 식민지 재분할 전쟁으로 내몰았던, 이윤율 저하경향에 따른 전반적인 세계경제위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객관적 토대로부터 계급투쟁이 바로 격화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세계대전 발발 뒤 2년여의 기간은 계급투쟁이 침체되고 노동운동이 위기로 내몰리는 시기였다. 개량주의 세력의 영향력이 득세하면서 오히려 세계 노동운동은 몰계급적인 국민적 영향력에 잠식됐고, 조국방위주의에 장악됐다. 이처럼 노동운동이 협조주의 흐름에 지배당하면서 계급투쟁 수위는 오히려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 열쇠는 주체적 계급투쟁 능력이 가장 높았던 러시아 노동자계급에 의해 마련됐다. 1916년 전까지는 마찬가지로 침체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러시아 노동자들의 계급투쟁 능력은 1916년부터 뚜렷하게 회복 추이를 보여줬다. 1905년 투쟁의 정점처럼 정치투쟁으로까지 고양되지는 못했지만 경제파업 수치가 뚜렷하게 성장하면서 계급투쟁 수위가 고조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흐름은 19172월에 정치투쟁과 봉기로 솟구치면서 급격한 정세고양을 이끌었다. 전환이 너무나 급작스럽게 일어났고, 또한 당시 유럽에서는 그런 변화 조짐이 현실화하지 않았으므로 레닌과 볼셰비키 지도자들조차 이 반전을 예견하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일어났던 것과 마찬가지의 변화가 유럽에서도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 러시아혁명의 충격파와 함께 1917년을 고비로 1918년에 이르면 유럽에서 가장 계급투쟁 능력이 높았던 나라들, 가령 독일에서 노동자투쟁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1914년에 발발한 세계대전이라는 트리거가 계급투쟁의 고양으로 이어지는 데는 3~4년 이상의 잠복기가 있었다. 오늘날 세계 노동자운동이 보유한 힘과 자신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수준이었던 당시 세계 노동자운동 상황에서도 객관적 정세가 실제 계급투쟁으로 표출되는 것은 상당한 예열과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계급투쟁의 발전 양상

 

세계적 계급투쟁의 발발 시점과 발전 속도는 한편으로 세계 노동자계급의 주체적 역량, 다른 한편으로 세계 자본주의의 통합 정도에 영향받는다. 지금 상황에선 전자는 그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고, 후자는 그 속도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세계 노동자운동의 계급투쟁 능력이 낮은 현 상황에서 이후 예고되는 자본가계급의 전면적인 공격에 따른 계급대립의 물질적 조건 확대가 계급투쟁으로 현실화되는 것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투쟁을 비롯해 계급투쟁 능력이 회복되는 흐름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다가, 이것이 어느 정도 축적되는 국면에서 계급투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것이 나타나는 양상은 각 나라의 노동자계급이 형성한 주체적 역량에 따른 불균등한 과정일 것이다. 가장 계급투쟁 능력이 높은 나라들, 가령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먼저 계급투쟁이 본격화하면서 빠르게 다른 나라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개별 국가 내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될 것이다. 1917년 러시아의 경우 대공장 노동자들의 선도적인 투쟁이 기폭제가 돼 가난한 미조직 노동자들 전반으로 빠르게 운동이 확산됐고, 두 부분이 서로 변증법적으로 작동하면서 계급투쟁을 고양시켰다. 오늘날에도 계급투쟁 능력이 높은 부문에서 선도적인 투쟁과 전진이 발생하고, 그것을 기폭제로 노동자계급 전체로 투쟁 분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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