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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왼손으로 ‘탄소중립’, 오른손으로 석탄화력발전소 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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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백발전 노동자 조회 9,127회 2020-12-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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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되는 석탄화력발전소 용량 두 배에 해당하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1028일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정부가 탄소중립즉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합해 0인 상태를 목표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나아가 1210일에는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더 늦기 전에 2050)’을 발표하며 그동안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지하는 등 석탄발전을 과감히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임기 내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왼손은 탄소중립, 오른손은 자본가 퍼주기

 

그런데 최근 MBC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여전히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량은 무려 원자력발전소 7기에 해당하는 700kw 규모다. 문재인 정부가 2022년까지 없애겠다는 노후 석탄발전소 10대 용량의 두 배다.

 

그 발전소들은 하나같이 삼성, 포스코, SK 등 대자본이 사업을 따냈다. 공사비만 173천억 원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때의 4대강 공사 22조 원에 육박한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 이후에도 노동자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4대강 공사의 병폐를 훨씬 더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비는 공기업의 두 배, 30년 동안 운영과 수익보장

 

지금 건설되고 있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엄청난 특혜 속에 진행됐다. 아래의 표에서 보듯이, 민간 대기업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비는 발전 공기업의 두 배에 이른다. 동일 용량의 서부발전 태안화력 9, 10호기와 동서발전 당진화력 9, 10호기의 100kw당 공사비가 각각 14천억, 15천억인데 반해, 민간 대기업이 짓는 석탄화력발전소는 100kw25천억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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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석탄발전소를 짓는데 민간 대기업의 공사비가 방만과 비효율의 상징(?)’인 공기업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든다? 뭔가 수상하지 않나? 공사비를 부풀린 것이다. 100% 확실하다. 전기사업은 독점이다. 민간에서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면 일정정도의 투자보수율(투하자본에 대한 경제적 보상율)을 보장한다. 이 때문에 석탄발전소에 참여한 민간 대기업은 공사비를 부풀려서 막대한 건설이윤을 챙기고 완공된 후에도 꾸준히 이윤을 뽑아먹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 건설되는 석탄발전소는 최소 30년 동안 운영과 수익이 보장된다. 완전 땅 짚고 헤엄치기다. 100만 번째 사례겠지만 자본가들이 신성시하는 이윤의 원천은 바로 이런 식이다.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다. 웃기는 것은 삼척과 강릉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완공돼도 발전을 못하는 상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송전선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발전을 못해도 민간 석탄발전소는 수익을 고스란히 보장받는다.

 

삼성은 탈석탄 선언, 포스코는 탄소중립 선언 - 진짜?

 

유럽에서 석탄발전의 완전한 폐지를 선언한 국가는 15개국에 이른다. 상당수는 10년 내 석탄발전의 영구 퇴출을 선언했다. 스웨덴 2020, 프랑스는 2022, 포르투갈은 2023, 영국은 2024, 이탈리아는 2025, 네덜란드는 2029년까지 차례대로 석탄발전을 퇴출한다. 인류의 한계온도 1.5목표를 달성하려면 OECD 국가들은 늦어도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는 과학계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2015년 파리협정에선 산업화 이전 대비 2까지를 한계로 정했다가 1.5로 더 강화했다. 대재앙을 피하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한국의 많은 기업도 탈석탄 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자들도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 10월에 탈석탄을 선언했고 포스코는 12월에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엄청난 문제를 야기하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이들이 말하는 탈석탄이고 탄소중립이다. 더이상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들이 기껏 한다는 소리는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해 시공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해서 문제가 없을 거라면 애당초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지구온난화에는 관심이 없다. 이윤의 화신처럼 탈석탄과 탄소중립을 자신의 돈벌이를 위한 이미지 세탁용으로 이용할 뿐이다.

 

노동자와 약속은 헌신짝처럼, 자본가와의 약속은 찰떡처럼

 

문재인 정부의 태도도 어이 없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역시 자본가정부의 수장답게 노동자와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던지면서 자본가와의 계약은, 설령 그것이 노동자 민중을 파멸로 몰아가는 범죄일지라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도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규제하기 위한 흉내는 냈다. 공정률 10% 미만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설은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재검토 발표 이후,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공정률이 미친 듯이 치솟았다. 거의 불가능한 수치였다. 문재인 정부가 약간의 의지만 가지고 조사했다면 이들의 조작을 잡아내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도 멈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왼손으로 기후위기, 탄소중립을 운운하고 오른손으로 대자본가들에게 먹잇감을 퍼주는 위선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018100년 만의 최강 한파와 폭설을 겪었고, 호주, 아마존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지구촌 곳곳이 홍수 같은 자연재해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가 우리에게 알리는 강력한 경고음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나 자본가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이들을 믿고 있다가는 대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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