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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해고에 맞서 엘지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 무기한 전면파업과 로비 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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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자서울성모병원 노동자 조회 4,959회 2020-12-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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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전면파업, 로비 농성과 함께 집단해고 철회 서명운동도 시작했다.(사진_노해투)

 

 

엘지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이 오늘 오전 6시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80명 집단해고 철회, 고용승계 보장이 주요 요구다. 그동안 임단협 교섭이 결렬돼 쟁의권을 얻은 뒤 선전전, 집회 등의 투쟁을 하다 1014일 경고파업을 하고 천막농성을 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1126, 업체가 원청과 계약이 끝났다며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해고통보를 했다. 임단협투쟁에서 해고철회, 고용승계 투쟁으로 국면이 전환된 것이다.

 

엘지의 자회사나 다름없는 하청업체 지수아이앤씨(구광모 회장 고모 소유)에서 10여 년 동안 청소업무를 맡아왔는데 갑자기 계약해지라니. 이것은 명백히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사측의 꼼수다! 노동자를 따로 불러 사직서에 서명하면 몇백만 원의 위로금을 주겠다고 비밀엄수를 당부하는 것만 봐도 꿍꿍이가 뻔하다.

 

그동안 딱 최저임금만큼만 주고 토요 격주 무급근무를 시키는 등 부당하게 노동자를 부려먹고 착취한 것도 모자라 알량한 위로금으로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이참에 민주노조의 씨를 말리려는 것이다. 내년부터 새로 빌딩 청소업무를 맡게 된 회사가 10년 전 홍익대학교 청소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만들었던 바로 그 백상기업이라고 하니 더 말해 뭐하겠나.

 

새벽부터 로비에 모인 조합원들은 지나가는 빌딩 직원과 고객들을 향해 엘지의 만행을, 노동자의 처지를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박소영 분회장은 한 시간 가까이 마이크를 잡고 지치지도 않고 목청을 높였다. “깨끗한 건물에서 일하면서 청소 노동자에게 고마워는 못할망정 집단해고라니! 위로금 몇 푼으로 우리 자존심을 버릴 순 없다. 더러운 돈 안 받겠다. 엘지 세탁기가 성능이 좋다는데 돈세탁도 잘 되는지 궁금하다. 민주노조 없었으면 우리가 이렇게 당당하게 나서지도 못했을 거다.”

 

한 조합원은 내 나이 50, 일하며 야간대학 다니는 걸 주위에서 말렸지만 의지를 가지고 해냈다. 이제 60 넘은 나이에 민주노조 가입해서 이렇게 투쟁하게 됐다. 마찬가지로 이 나이에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덧붙여 어젯밤 아들에게 내일부터 전면파업하면 로비에서 계속 지낼 거라고 하니, 잘 먹고 힘내라며 고기를 사주더라. 여러분 핫팩 필요하면 내게 말해라. 우리 아들이 얼마든지 사준다고 했다며 가족도 응원하는 정당한 투쟁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조합원들이 자유롭게 나와서 발언을 하는 식으로 로비 농성집회는 오전 내내 이어졌다. 잠깐씩 쉬는 시간엔 질긴 놈이 승리한다등 투쟁가에 맞춰 흥겹게 몸을 움직인다. 간부들이 좀 쉬라고 해도 조합원들은 계속 투쟁가를 부르고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친다. 빌딩 앞에서 영하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기자회견도 했다. 코로나 상황이라 소수만 참가해야 했다. 기자회견에 온 방송국과 신문사 기자들이 엘지의 비열한 본성과 우리 투쟁을 널리 알렸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묻어난다.

 

점심시간에 맞춰 식사하러 가는 빌딩 직원들 상대로 로비에서 선전전하는 것으로 오후를 힘차게 열었다. 조합원들의 기세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집단해고 철회, 고용승계 보장이라는 정당한 요구를 가지고 민주노조와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만큼 힘이 넘치고 집단의지와 단결정신이 눈에 보인다. 내 권리를 찾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나선 투쟁에 나이는 중요치 않다고 당당히 선언한다.

 

최근 꾸려진 노동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는 오늘부터 집단해고 철회 1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사측이 코로나19를 핑계로 로비 농성장을 침탈하지나 않을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엘지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이 이 투쟁 승리해서, 올 연말을 로비 바닥이 아니라 따뜻한 집에서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노동자가 이 투쟁에 연대하고 응원의 힘을 실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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