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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 여야 자본가정당과 문재인 정부가 한데 어울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드는 공정경제 3법과 노동개악 패키지 처리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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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183회 2020-11-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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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이 말하는 내 삶이란 노동자의 삶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금융그룹감독법을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이라고 부른다. 자본가들은 기업규제 3법이라며 반발한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 3법이 박근혜 정부 때도 추진했던 법이고 기업하기,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주장한다.

 

실제 박근혜 정부 당시 상법 개정안 발의에 핵심 역할을 했던 김종인은 지금 나와 있는 개정안은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가 박 대통령 공약을 참작해 낸 것보다 더 완화한 측면이 있다고 얘기했다. 과연 이 법의 실체는 무엇인가? 노동자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감사위원 분리선출

 

기업 이사회 안에 여러 개의 위원회가 있다. 세 명 이상으로 구성돼야 하는 감사위원회는 이사회에서 세 사람을 뽑아 구성했다. 즉 주주총회에서 먼저 이사를 뽑고, 뽑힌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뽑았고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총수 일가나 경영진 입맛에 맞는 감사가 뽑혔다는 거다. 이제는 감사위원회를 할 이사와 그렇지 않을 이사를 주주총회에서 따로 뽑고, 뽑을 때부터 의결권을 3%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정안에서 분리선출을 하는 감사위원은 한 명 이상이다(박근혜 정부 때의 안은 모든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는 거였다. 앞에 인용한 김종인의 얘기가 바로 이거다). 사실상 모든 회사들은 한 명만을 분리선출 할 게 분명하다. 나머지 두 명은 기존 이사들 중에서 선임된다. 감사위원 한 명이 견제와 감독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새로운 게 아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규모의 기업에 감사 대신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이때도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했다. 그러다가 2009년 이후 자본시장법이 생기고 갑자기 바뀌었다. 과거에도 분리선출을 했고 3% 의결권 제한을 뒀지만 재벌의 소유권, 지배권에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고, 노동자 착취 역시 그대로였다.

 

이제 주주들이 이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고? 총수, 사내이사, 경영진, 대주주의 영향력이 여전한데 소액 주주들이 이 수만 겹의 벽을 뚫고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자본가들은 이것조차 회피할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다.

 

감사 선출 시 최대 주주 통합 의결권 3% 제한룰도 이를 벗어날 수많은 방법이 있다. 가령 다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각각 3% 내외의 상대방 주식을 보유하고 필요에 따라 최대 주주의 의사에 맞게 의결권을 행사해도 된다. 이른바 백기사, 흑기사 관계를 맺고 의결권을 유지하는 방식 등은 이미 수십 가지 연구되어 있고 실제 실행되고 있다.”(공정경제 3? ‘박근혜 VS 박근혜의 싸움, 홍석만, 미디어오늘)

 

다중대표소송제도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거다. 지금까지는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 해태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모회사 및 모회사의 주주에게 피해를 끼침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려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비상장회사 주주: 총발행 주식의 1% 이상 보유, 상장회사 주주: 총발행 주식의 0.01% + 6개월 이상 보유). 예를 들어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그룹에 소송을 제기하려면 지분 100억 원 이상이 있어야 한다.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은 소송을 하기 어렵다. 주주들이 소송을 하더라도 경영비밀이 다 감춰져 있기 때문에 입증하기도 어렵다. 결국 소송을 할 수 있는 사건은 이미 검찰이나 공정거래위를 통해서 밝혀진 사건 정도일 뿐이다.

 

설사 이긴다 해도 피해액을 주주들이 받는 것도 아니다. 소액주주들의 권리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목적은 모회사의 위험을 줄여 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민주당은 이 제도가 회사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전속고발제 폐지

 

지금까지는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 입찰담합, 시장분할 공급제한 등의 문제에 대해 그 고발을 공정거래위만 할 수 있었다. 즉 공정거래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검찰이 수사할 수 없었다. 이제는 피해자 등이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만 폐지다. 소위 중대한 담합이라 불리는 경성담합(가격담합, 입찰담합, 시장분할 등)만 폐지하는 것으로 문재인의 전면 폐지 약속에서 후퇴한 것이다. 갑질 문제와 얽혀 있는 가맹거래법, 유통업법, 대리점법 등 유통 관련 3법과 하도급법에 관한 전속고발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전속고발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전속고발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검찰은 입찰방해죄 위반 혐의로 공정위와 별개로 담합 사건을 독자적으로 수사하고 기소해 왔다. 2013년부터는 검찰은 물론 조달청, 감사원 등 정부기관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이에 무조건 응해야 했다.

 

그런데 무엇이 바뀌었는가? 검찰은 계속 자본을 봐줬다. 더군다나 최근 5년 동안 입찰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10건 중 7건가량은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통해 과징금을 감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책임을 지지 않을, 손해를 줄일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다.

 

기업집단 규율 법제 개선(사익편취 규제 강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규제 대상 총수일가 지분 기준(상장 30%, 비상장 20%)20%로 일원화하고, 이들이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에서 현대글로비스 사례를 많이 다룬다. 현대차 정몽구 일가는 현대차를 실어 나르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29.9% 가지고 있다. 30%가 넘으면 공정거래법 규제를 받기 때문에 꼼수를 부린 사례다. 이제 지분 기준을 20%로 통일시켜 일감 몰아주기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조사대상만 넓어진 거다. 비슷한 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안(‘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도입됐는데, 그 후 6년간 사익편취 혐의로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는 기업 9곳과 1,474억 원의 과징금뿐이었다. 그것도 기업들이 소송을 걸었다. 6건이 행정소송으로 이어졌고 이 가운데 공정위 승소가 확정된 건 1, 나머지는 2심이나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부당함을 입증하려면 내부거래나 일감 몰아주기로 경제력이 집중됐다는 결과를 밝혀야 하는데, 자본가들이 은폐하면 밝히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공정위와 법원은 자본가들이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을 주장하면 거의 다 예외로 (합법으로) 인정해준다.

 

노동개악과 패키지 처리?

 

공정경제 3법에는 금융그룹에 대한 규제와 건전성 관리를 위한 내용도 있다. 한편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벤처 지주회사 설립 요건 및 행위 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를 위해 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완화하고, 5% 한도 내 허용되던 비계열사 주식 취득 제한도 폐지한다.

 

물론 자본가들은 약간의 규제마저 필요 없다며 큰소리치고 있다. 각종 소송에 시달려야 하고,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기존의 부르주아 법률마저도 간단히 무시하면서 자신들 마음대로, 특히 재벌 총수들 마음대로 기업을 지배해왔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이 법이 공정한 경제를 위한 법이 되는 것도 아니다. 노동자를 위한 법도 전혀 아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든 완화든 주된 목적은 기업 운영의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서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를 착취해 만들어낸 이윤을 극소수 재벌이 독점하는 게 아니라 주주들에게 주식 비율에 따라 공정하게 배분하자는 것, 그리고 효율적인 기업 경영(다름 아니라 노동자에 대한 효과적 착취)을 위해 총수나 대주주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막고 기업 운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이용우는 공정경제 3법의 목적을 이렇게 얘기했다. “자본시장에 많은 돈이 쏠리고, 생산적으로 투자가 된다든지, 그래서 혁신을 할 수 있는 기초가 여기서 만들어진다.”

 

김종인은 공정경제 3법과 노동개악을 함께 처리하자고 했고 정부와 민주당 역시 이 패키지 처리를 저울질하고 있다. 기업과 투자의 안정성을 위한 법, 기업을 위한 노동개악법! 저들은 이 패키지를 아름다운 빅딜로 속이려 한다. 이 거대한 사기극을 그대로 두고 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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