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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가짜사나이’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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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 조회 470회 2020-10-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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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의 한 장면

 

 

올 추석 전후, 유튜브에서 가장 화제가 된 유행어가 있다. “×× 뭐야, 인성 문제 있어?” 이 유행어는 군대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를 패러디해 군부대 훈련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서 나왔다. ‘가짜사나이시즌11,500만 조회수에 달하고, 시즌25일 만에 1,200만 조회수에 육박할 정도로 대중이 뜨겁게 열광하고 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가짜사나이에 열광할까?

 

소통공간

 

가짜사나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유튜브가 인기 있는 이유와 같다. TV, 라디오 등 기존 대중매체는 대중에게 어느 정도 일방적으로 방송을 전달해왔다. 그런데 유튜브, 아프리카TV 같은 개인방송 플랫폼은 대중이 직접 제작자에게 접근하고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플랫폼과 다르다. 유튜브는 페이스북처럼 커뮤니티로 기능한다. ‘좋아요싫어요’, 구독, 댓글, 라이브채팅 등으로 대중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와 소통할 수 있게 됐다.

 

가짜사나이는 특수부대 훈련이 내용인 만큼, 가혹한 행위와 xx들아등 욕설이 난무하며, 혹독한 훈련을 참아내는 과정이 담겨있다. 시청자들은 이 콘텐츠를 보며 그 플랫폼 안에서 훈련생과 교관이 돼보기도 하고, 자신의 군 경험을 빗대기도 하면서 혹독한 훈련을 참고 견디는 고통에 공감하기도 한다. 다수의 다른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콘텐츠에 애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가짜사나이의 유행어와 인기는 제작자와 대중의 소통 과정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여러 매체에서 이 콘텐츠가 인기 있는 이유를 가짜가 아닌 진짜라는 점에서 꼽았다. ‘가짜사나이의 댓글 최다 키워드가 진짜라고 한다.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서 나타난 군대에 대한 미화나 희화화, 그리고 대중에게 리얼함과 솔직함으로 인기를 끌었던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프로듀스101’ 등이 사실은 리얼이 아닌 악마의 편집’,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과 경험이 대중을 진짜에 주목하게 이끌었다.

 

가짜사나이의 이면

 

출연자들은 모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이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출연자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아등바등 견디는 모습에 너무 안타깝고 감정 이입된다”,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아무개 응원한다”, 저체온증으로 허벅지가 마비되자 해 뜨면 따뜻해진다. 기어서라도 앞으로 가라는 교관의 말에 지금 힘든 나한테 해주는 말 같다”, “맘이 짠하네요. 퇴교한 사람들이 자신을 나약하다고 항상 이렇게 살아왔던 거 같다고 하는 게 제 얘기인 것만 같아요라고 댓글을 단다. 시청자들은 재미뿐 아니라 진실함을 통해 감동하고 각자 저마다의 삶에 빗대어 위로를 받고 동기부여를 한다.

 

그래서 가짜사나이는 이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를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것일까? ‘가짜사나이에서는 실제 군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가혹행위가 난무한다. 시즌2에서 강도가 더 심해져 저체온증과 각막손상으로 퇴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군대의 악습이 대중에게 왜곡된 남성성으로 학습될 수 있다. 남자라면 저 정도는 이겨내야지, 군대는 원래 저런 곳이야 하면서 이 폭력성에 둔감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가짜사나이같은 콘텐츠에 대해 밀리터리 포르노’, ‘가학 포르노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저 버티는 존버만이 미덕?

 

군대는 우리 사회의 여러 조직 중에서도 가장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조직이다. ‘가짜사나이같은 대중매체 프로그램을 통해 군대가 갖는 특징인 상명하복의 위계질서, 엄격한 군기, 강제적인 억압 등을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학습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기사고 사망이 군 안전사고 사망의 갑절에 이를 정도다. 재미, 위로, 감동 같은 껍데기 이면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군대의 잔혹성에 익숙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한 발짝 물러나 생각해보자. ‘가짜사나이처럼 그저 버티고 인내하고 참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짜사나이는 출연자들처럼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 그러면 고통스러운 현실의 해법이 개인들의 극한의 인내에만 존재한다는 것인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격언이 있었다. 불합리한 군 생활을 정당화하는 문구였다. ‘가짜사나이는 그런 격언처럼 우리에게 현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저 버텨야 한다고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데올로기다. 고통스런 현실의 원인을 감추고, 책임을 개인의 몫으로 떠넘기는 게 그 이데올로기의 역할이다.

 

지배 이데올로기에 맞서

 

가짜사나이에 묻어있는 이런 속성을 보며 자본주의 대중매체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매체는 지배를 유지하는 선전물이다. 매체를 통해 대중은 체제가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믿게 된다. 그렇게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동시에 대중매체는 산업화되고 상품화된다.

 

CGV가짜사나이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를 결정했으며, 롯데리아는 뜨거운 인물이 된 이근 대위를 모델로 내세워 군대리아버거를 출시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매체는 상품화를 통해 재원을 스스로 충당하면서 자본 축적을 지속하는 동시에 지배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중이 가짜사나이콘텐츠를 통해 위로와 공감을 얻었듯이 대중매체가 아무런 모순이나 갈등 없이 일방적으로 지배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매체는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역할하며 여러 이해관계와 의견을 가진 개인, 집단, 세력이 서로 토론하고 합의하고 갈등하는 공간이다.

 

즉 유튜브 같은 대중매체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퍼지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그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고 반격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건 전혀 아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대응이 요구된다. 우리가 유튜브를 끈다고 해서 저런 콘텐츠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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