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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 신속하고 무자비하게 서진 노동자 탄압하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엔 안일한 늑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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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516회 2020-09-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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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자본은 현장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늑장 대응하며 공장가동에만 골몰했다.(사진_연합뉴스)

 

 

911일 현대중공업 서진 노동자들은 건설기계로 출근했다.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97일을 넘긴 후, 서진 사장이 9108월 임금만 지급하고 퇴직금은 일주일 뒤에 지급하겠다고 문자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서진 노동자들은 하청업체에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고 중식시간에 건설기계 본관 식당 앞에서 불법파견 인정과 직접고용, 퇴직금 체불 즉각 해결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중식 선전전을 마친 서진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이동하려 하자 현대중공업 자본은 건설기계 정문으로 나가라며 거들었다. 현대중공업 변두리에 위치한 건설기계 정문은 통행자가 거의 없는 외진 곳이다. 이쪽으로 서진 노동자들을 유인한 경비대는 무자비한 집단폭력을 자행했다.

 

백주대낮 경비대의 집단폭력

 

도와주세요. 경비가 사람 때립니다.”

때리지 마세요. 손대지 마세요.”

아까 나갈 때 출입증 안 뺏을 테니 다른 문으로 나가라고 해놓고, 다른 문으로 나가니까 출입증을 빼앗는다며 저희를 폭력으로 제압하고 있습니다.”

출입증 안 뺏는다고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서 저희를 폭력으로 제압하고 있습니다.”(911일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집단폭력 가운데 서진 노동자의 절박한 외침)

 

현대중공업 폭력경비대는 서진 노동자를 한 명씩 지목해 떼거리로 덤벼들며 도로변 철조망으로 몰아붙였다. 철조망이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경비대의 집단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서진 노동자들의 멱살을 잡고 발로 걷어차며 몰아세웠는데, 철조망 밖으로는 10미터 절벽이 있었다. 이날 폭력경비대의 살기 어린 집단폭력으로 10여 명이 부상당했다. 그중 3명은 병원에 후송됐다.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집단폭력은 지부 간부들이 현장에 도착해 말리면서 중단됐다.

 

이 무렵 현대중공업 현장에선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었다. 96일 최초로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을 때 자본은 노동자와 가족의 안전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었다. 조선소 폐쇄, 진단검사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를 취하는 데에는 거북이처럼 늑장을 부려 피해를 키웠다. 그러나 911일 서진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 탄압에는 굶주린 야수가 먹잇감을 노리듯 계획적이고 신속하게 집단폭력을 휘둘렀다.

 

무엇이 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켰는가?

 

현대중공업 건조부 외업1관 노동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912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인원은 11명으로 늘어났다. 현대중공업 노동자 6(건조14, 품질경영22)과 가족 2, 울산지역 3명이다.

 

외업1관은 2,000~2,300명이 사용하는 7층짜리 건물이다. 건조1, 의장1, 도장1, 품질경영부 등 여러 사무실이 있고,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탈의실, 휴게실, 샤워장, 식당 등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 노동자가 나왔는데도 자본과 방역당국은 외업1관과 배를 건조하는 도크를 전면 폐쇄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97일 현대중공업 자본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중한 것은 태풍으로 침수된 공장을 복구하는 작업이었다. 현장에 출근한 노동자들은 자본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코로나19가 현대중공업을 침범한 상황에서 현장 복구에 혈안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현장 노동자들이 보기에 복구 기간이 2개월 정도 걸릴 공장을 10일 만에, 1개월 정도 걸릴 공장을 일주일 만에 복구하라며 닦달했다. 침수현장은 대낮의 햇빛 때문에 습도가 매우 높았다. 땀이 쏟아지는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특히 안경을 쓴 노동자들은 안경에 습기가 차) 마스크를 쓰고 일할 수도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96일 코로나19 최초 감염 발생 뒤 현대중공업 자본과 방역당국의 대응은 허술하고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97일 외업1300(3)만 자택에 대기시키고 밀접접촉자 43명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했다. 84명의 추가 감염자가 나오자 373명만 진단검사하고, 92명이 더 감염되자 그때에야 1,895명에게 진단검사를 받게 했다. 10128+α까지 포함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총 2,439명이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감염자가 발생하면 진단검사 인원을 늘리며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했다. 그리고 최초 발생 이후 6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4일에야 외업1관 전체를 폐쇄했다. 자본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노동자와 외업1관을 사용하는 노동자들이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공장가동만은 멈추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97일부터 건조1부 외업1관과 도크를 전면폐쇄하고 이곳에서 생활한 노동자들과 모든 접촉 노동자들에게 진단검사를 실시했다면 현대중공업과 울산지역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984, 92명 등 꼬리를 물고 연쇄 감염되는 사태를 막았을 것이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99일 진단검사를 받은 1,895명이 음성으로 판정되자 곧바로 10일부터 노동자들을 출근시켰다.

 

이런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한 공장가동 우선 대처방식은 현대중공업에서만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다. 이것은 코로나19 1, 2차 대유행으로 감염자가 발생해도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일하는 공장, 사무실, 작업장은 전면폐쇄하지 않으며 감염확산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문재인표 ‘K방역의 연장선에 있다. 이게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의 계급적 실체다.

 

노동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올해 초 한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이래 여러 공장, 사무실, 작업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도 그중 하나다. 공장과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란 빛 좋은 개살구다. 코로나19로부터 노동자와 가족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노동자 스스로의 의지와 투쟁이다. 아울러 노동자와 가족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코로나19로부터 전체 사회구성원을 지키는 것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외업1관 폐쇄 격리시설 추가확보 다부제 식당운영 열상카메라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는 충분한 게 아니라 최소한의 조치다. 그런데도 현대중공업 자본은 최소한의 요구조차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작태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현장권력을 장악하고 현장을 통제할 수 있었다면 코로나19 최초 감염을 확인한 즉시 넓은 범위의 철저한 역학조사, 외업1관과 도크, 연관된 공장의 전면폐쇄, 전체 노동자에 대한 진단검사 등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조치를 실행해 감염확산을 원천 봉쇄했을 것이다.

 

또한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무시하고 공장가동에만 혈안이었던 현대중공업 자본을 응징하는 전면파업을 조직해 모든 충분한 조치를 즉각 실시하도록 강제하고, 자본의 반노동자적 실체를 만천하에 드러냈을 것이다. 자본이 충분한 조치를 실시하지 않으면 노동자 스스로 결의한 대처방안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그 정당성과 우월함을 입증했을 것이다.

 

이것은 전 사회적 지지를 받기에 충분한 정의로운 행동이다. 현대중공업지부의 단호함과 27천 노동자의 자발적 결의가 모일 때, 노동자 스스로를 지키는 대처방안은 현실화할 것이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3차 대유행이 닥쳐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가장 광범위한 역학조사 실시, 조사에 들어간 공장 전면폐쇄, 모든 노동자의 진단검사, 진단검사를 받은 모든 노동자의 충분한 유급휴무, 휴무기간 임금 100%와 가족생계비 지급, 치료비와 검사비용 자본가 부담 등을 요구하며 자본가의 이윤을 타격하는 정의로운 투쟁을 조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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