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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왜 이렇게 투쟁하는지 이유나 한번 들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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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서진ENG 조합원 조회 429회 2020-08-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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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앞서 올린 기고에 이어 또 다른 서진ENG 조합원의 발언을 공유한다. “더이상 뺏길 게 없는데도 더 내놓으라는 회사” - 경제위기 상황에서 더욱더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본가들의 생리와,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의 허구성이 만천하에 폭로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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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도 월급이 오르는구나. 그런데 월급날이 되니 또 백오십입니다. 어떻게 된 거야?”

 

 

출퇴근하시는 현대중공업 노동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더운 날씨에 땀 흘려 일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맨날 아침저녁으로 찾아와서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죄송합니다. 왜 그런지 이유나 한번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처음 입사할 때 최저시급으로 5천 몇 백 원 받았습니다. 잔업 특근하면 월급이 백오십만 원이었습니다. 다른 회사에 있는 상여금이나 자격수당, 직책수당, 가족수당 같은 거 일체 없이 오로지 시급 하나뿐입니다. 그래! 처음이라 그렇지 6개월, 1년 지나면 다른 데는 올려준다더라, 조금만 더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 해가 넘어가니 최저시급이 올랐습니다. 이제 시급이 7천 원대가 됐습니다. 드디어 나도 월급이 오르는구나. 그런데 월급날이 되니 또 백오십입니다. 어떻게 된 거야? 시급이 올랐는데 왜 또 백오십이지? 나중에 알아보니 회사에서 토요일 주차를 없앴답니다.

 

원래는 노사협의회를 거쳐서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노동조합 없이 뿔뿔이 흩어진 작업자들에게 노사협의회는 무슨,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회사에서 관리자들이 개별적으로 찾아가 다 사인했다. 너만 사인하면 끝난다는 식으로 사인을 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작업자들만 주차를 까고 팀장이랑 관리자들은 계속 받고 있었습니다. 나쁜 놈들.

 

다음 해가 되니 또 최저시급이 올랐습니다. 드디어 나도 월급이 오른다! 주차도 뺏겼고 시급 말고는 더이상 받는 것도 없으니 더이상 뺏길게 없다. 무조건이다. 빼박이다. 그래! 잔업하고 야간 좀 해서 월급 좀 더 받으면 되겠지 하면서 버텼더니.

 

얼씨구! 서진 작업장 라인을 절반으로 뚝 잘라서 직영으로 넘겼습니다. 그나마 있던 잔업 특근이 사라졌습니다. 또 백오십입니다.

 

이런 상황을 못 참고 나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나간 자리를 메우려 신규자들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신규자가 저보다 시급이 높습니다? 어떻게 된 거지? 혹시 경력자여서 시급이 높은가? 물어보니 용접해 본 적 없고 군대 갔다가 제대하고 여기 와서 용접 배우러 왔답니다.

 

내가 이 사람한테 작업복 입는 법, 용접기 켜는 법, 그라인더 작동법을 가르쳐주고 작업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 사람이 나보다 시급이 높답니다. 경력자보다 신규자가 돈 더 받는 참 신기한 회사입니다. 그죠?

 

월급이 작아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시급 올리려면 나갔다 새로 들어오면 된다는 말로 농담처럼 위로했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보다 몇 년 선배들이 계시지만 저나 선배나 받는 시급이 똑같습니다. 참 희한한 회사입니다. 그죠?

 

요즘 코로나로 일감이 없어서 휴업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휴업이 두렵지 않습니다. 건설기계는 겨울에 일이 없어서 매년 무급휴가를 때립니다. 1주 쉬랍니다. 월급이 120만 원입니다. 2주 쉬랍니다. 월급이 90만 원입니다. 다들 월급명세서 보고 한숨 쉬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장이 한마디 합니다. “! 이번 달 일이 없어서 월급이 적네. 270만 원도 안 되겠다랍니다. 옆에서 자기 반원들이 백만 원도 못 받고 있는데 반장이라는 사람이 270만 원밖에 못 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 다니면서 200만 원 벌어본 적이 설날 추석 휴가 말고는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뻔히 반원들 받는 월급 얼마인지 알면서 이딴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참다 못해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그동안 무급휴업 때린 거 노동부에 고발해서 받아냈습니다. 한 사람당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모이니 천만 원가량 되는 돈이었습니다. 가만히 놔뒀으면 얼마나 더 뺏어갔을지 모릅니다. 노동자들 돈 한푼 두푼 꼬불쳐서 다 사장 목구녕으로 삼킨 것이었습니다.

 

더이상 뺏길 게 없는데 회사는 더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노동조합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와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없는 거 내놓으라고 합니까? 회사가 뺏어간 거, 훔쳐간 거 돌려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노조가입해서 내 권리, 우리 동료들 권리 되찾는 날까지 함께 싸웁시다. 그 앞에 우리 서진 조합원들이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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