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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하청 노동자도 떳떳하게 노조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 폭력 뚫고 출근투쟁 이어가는 현대건설기계 서진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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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현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서진ENG 조합원 조회 462회 2020-08-2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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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서진ENG 윤태현 조합원

 


편집자 주     현대중공업지부 건설기계 서진ENG 투쟁이 국면을 전환했다. 824일 업체폐업 이후에도 현장농성을 진행하며 자본의 불법파견 증거은폐에 맞서 현장투쟁을 전개하던 서진 노동자들은 지난 26일 공장 밖으로 나왔다. 하루를 가족과 함께 보낸 서진 노동자들은 27일부터 출근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현대중공업 건설기계 자본은 경비대와 관리자를 동원해 출근하는 서진 노동자들에게 집단폭력을 자행해 한 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28일에는 구사대 90여 명이 서진 노동자들을 가로막으며 폭력을 행사해 세 명이 병원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현대중공업 자본의 집단폭력이 날로 더해가고 있지만 서진 노동자들은 탄압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작업장인 건설기계 공장을 향해 전진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828일 퇴근투쟁을 하며 현장에서 일할 때 당했던 가혹한 착취, 출근투쟁에서 겪은 자본의 폭력을 규탄했다. 이날 서진 노동자들이 구구절절 작성해 외친 글을 <가자! 노동해방>에 보내왔다. 코로나19로 노동자투쟁이 위축된 조건에서도 현대중공업 자본에 맞서 힘차게 투쟁하는 서진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로 화답하자!

 

 

퇴근하시는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너무나 무더운 날씨에 일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저희는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824일 이후로 해고자 신분으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퇴근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짧은 시간이나마 다음날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여러분과 달리, 저희 서진 노동자들은 7월 말 천막농성 이후 가족들의 얼굴을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821일부터는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해 6일간 가정을 뒤로한 채 차가운 바닥에 돗자리 하나 펴고 쪽잠을 자야했지만, 힘들지 않았습니다. 함께해주는 동료가 있어 즐겁고 힘이 났습니다.

 

현대건설기계의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태도와 이미 공장 내 많은 불법파견 자료가 회사로 인해 사외업체로 빼돌려지고 인멸된 상황에서, 더이상의 소모전은 의미 없다 생각해 저희 서진 해고자들은 철야농성을 멈추고 출퇴근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잠시나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따뜻한 집밥도 한그릇 했습니다. 하룻밤의 휴식을 뒤로한 채 멈추지 않고 다시 828일 아침 건설기계 본관 출근투쟁을 시작으로 서진 해고자들은 오늘도 힘차게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건설기계 본관에 도착하자 수많은 산업보안대와 관리자로 이뤄진 구사대들이 저희 진입을 막아섰습니다. 첨예하게 대치하는 와중에 산업보안대 책임자인 듯한 분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내가 누구 지시 받고 여기 있는지 알지 않느냐? 비켜라, 안 비키면 밀어버리겠다.” 누구 지시를 받고 왔냐고 되묻자 그제서야 아차 싶었는지 등을 돌리고 답변을 회피하였습니다.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수많은 덩치 좋은 산업보안대 여러분이 어디에서 이렇게 저희를 막아서기 위해서 투입됐는지 말입니다. 현대중공업 자본이 30명의 하청 노동자를 힘으로 짓누르기 위해 투입한 것이라는 거, 지나가던 초등학생도 알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서진 해고자들은 그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폭력과 폭언 따위는 서진 해고자들의 현중 자본을 향한 울분을 잠재울 수 없었습니다. 우리를 막아선 산업보안대와 구사대를 뚫고 당당히 현대건설기계 본관에 올라섰습니다! 미처 진입하지 못한 동료들을 바라보며“ 원하청 하나 되어 비정규직 철폐하자고 끊임없이 외치며 싸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건설기계 본관 출근투쟁을 위해 집결했을 때, 산업보안대 40여 명과 구사대 50여 명이 본관 문을 틀어막고 있었습니다. 서진 노동자 30명의 3배가 넘는 머릿수로 우리를 막아선 것입니다.

 

법적으로 그곳은 국가의 도로였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자유롭게 지나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경찰이 와서 비켜주시라 정중히 부탁해도 그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과연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무단으로 일반도로를 점거해 통행을 방해하다니 정말 현대중공업은 법 위에 군림하는 것입니까!

 

이에 굴하지 않고 정당한 법적 권리로 출근투쟁을 위한 출입을 요구하자 그들은 무논리로 무조건 안 된다고 대응했습니다. 정당한 출근투쟁을 위해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서진 노동자 두 명이 경비대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바닥에 쓰러져 짓밟혔습니다. 부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산업보안대와 구사대는 더욱 우리를 밀어내려 했고, 바닥에 쓰러진 두 동료는 무참히 그들의 구둣발에 짓밟혀야만 했습니다. 경찰이 와서 저지해보려 해도 아무 소용이 없는 그들의 광기 어린 눈빛을 보며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마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산업보안대와 구사대가 우리를 막아설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굳은 결의로 다져진 서진 노동자들을 막아설 수 없을 것입니다. 혹여나 그들의 폭력에 잠시 멈춰서더라도 저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폭력으로 진압해보십시오. 전국에 현대중공업의 불법적인 폭력행위를 알리고 오히려 그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현중지부 지부장과 현대중공업 사장 한영석의 면담에서 한영석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서진문제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 계열사 일에 대해서 일일이 다 알 수가 없다.” 이것이 현대중공업 사장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러면서 뒤로는 회사 차원으로 해양플랜트 직원들을 서진 노동자가 청춘을 바쳐 일해 온 일터에 이직을 지시했습니까?

 

거짓말을 해도 말이 되는 거짓말을 하십시오! 더이상 현대중공업 산업보안대로 우리를 막아서지 마십시오! 우리 서진 노동자들, 당당히 회사 출입할 권리 있습니다! 평생을 일해 온 내 일터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불법파견 증거가 인멸되고! 우리가 일하던 공정에 정규직 노동자들을 투입해 생산만을 위해 혈안이 된 현대건설기계를 모른 척 지나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쥐새끼처럼 몰래몰래 제작해 판매한 제품 품질에 대해서 자신 있습니까! 항상 품질을 강조하며 자그마한 스크래치 하나조차 재검사하며 서진 노동자들 품질로 쥐어짜던 그 현장에서 10년 넘게 한자리에서 일해 누구보다 숙련공이었던 서진 노동자들을 쳐낸 자리에 하루이틀 배워서 급하게 투입된 정규직이 일을 한다니 그 품질은 어떻겠습니까? 한번 생각을 해보십시오!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 여러분! 이 회사는 뿌리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했으나 권리만 찾고 의무를 지키지 않는 수많은 정규직 노동자들, 그리고 빼앗기는 게 너무나 익숙해 이제 임금이 한 달 두 달 안 나와도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한 채 목숨을 걸고 일하는 하청 노동자 여러분! 제발 깨어나십시오! 이제 정말 행동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썩은 나무 같은 회사에 저희 서진 노동자들, 작은 새싹 하나 피웠습니다. 하청 노동자도 떳떳하게 노조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새싹 잘 키운다면 언젠가 저 큰 느티나무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시원한 그늘이 되어줄 것입니다! 전국 곳곳에 비정규직 여러분이 노동조합과 함께한다면, 대한민국 곳곳에 깊게 뿌리내린 비정규직이라는 악질 중의 악질인 썩은 나무! 뿌리채 뽑아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해주십시오! 어려운 것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이라면 인간답게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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