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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적극 지지하는 청년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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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민, 강건 조회 254회 2020-07-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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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 넘쳐나게 된 상황 자체의 불공정함을 말하지 않으면서 정규직화의 불공정함을 말할 수 있나?

 

 

편집자 주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계기로 한국사회는 이른바 공정성논란에 휩싸였다. 이 논란은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다. ‘무분별한 정규직화를 규탄하는 아우성이 지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맞은편에서 정규직화를 지지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적극 지지하는 청년들의 외침이란 제목으로 20~30대 청년 사이에서 진행된 연서명도 그 한 사례다. 경쟁지상주의라는 거센 시류를 거슬러 진정한 대안을 만들어가는 시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이 연서명 대표발의자들의 글을 게재한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1,900명의 정규직화 소식에 온 사회가 떠들썩하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취업준비생이 느낄 박탈감을 책임지라는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지고, 공정한 경쟁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정한 경쟁을 거친 사람만이 정규직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경쟁만능주의가 열병처럼 떠돌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8배나 많은 한국사회를, 혹자는 비정규직 천국이라 부른다. 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규직이라 불리는 작디 작은 파이를 차지하는 게임에 우리 모두는 피를 튀기는 치열함으로 임해야 한다. “회사 안은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야라는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그 게임의 탈락자들에게 세상이 어떤 현실을 보여주는지 우리 모두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는 세상에서, 비정규직을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부품 정도로 보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는 비정규직의 삶을 피해 가기 위해 아등바등 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공정한 경쟁의 승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우리들 중 한 줌도 되지 않는 극히 일부만이 그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9%에 불과한 공공부문이나 민간 대기업 정규직으로 선택 받지 못한 80% 이상의 평범한 우리들은 모조리 탈락자로 전락하고 만다.

 

한국사회가 찬양해 마지않는 공정한 경쟁은 과연 가능한가? 철옹성과 같이 견고한 불평등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 애초에 공정한 경쟁 따위는 없다. 우리 모두는 같은 출발선에 서지 않는다. 우리들 중 아직도 공정한 경쟁을 거쳐 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누군가는, 이미 남들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서있는 것이다.

 

탈락자가 되고 싶지 않은 우리들은 항상 두려움과 불안에 떤다. 우리 중 누군가에게 찾아온 행운과 기회가 내 기회의 박탈로 이어질까 두려워 시기하고, 저주하고, 분노한다. 탈락하지 않기 위해 전쟁같은 경주를 뛰며 충혈된 눈과, 내 옆을 돌아볼 여력도 없는 피폐한 얼굴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되었다.

 

우리들이 이렇게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가혹한 게임의 법칙을 따르며 살아야만 한다는 것. 그것은 결코 우리의 잘못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그 게임의 결과는 오롯이 우리가 감내해야만 한다. 하지만 게임의 룰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탈락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삶을 살 것인가? 다른 세상을, 다른 게임을 상상하며 만들어 나갈 것인가?


우리는 평생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탈락자, 패배자로 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공정한 경쟁을 뚫고 승리해서 탈락자들을 불쌍히 여기는 승자가 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승자와 패자가 없는 세상에서, 다만 자신이 보람을 느끼는 일을 찾아 사회에 기여하며 뿌듯함을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

 

한국사회는 탈락한 우리들에게 지옥을 선사하고, 그것이 탈락자에게 걸맞은 정당한 대우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세상은 탈락자들의 노동이 있기에 존재한다. 80%의 우리가 하는 노동이 있기에 이 세상은 움직인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보안 노동자들, 청소 노동자들,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노동이 없었다면 인천공항은 하루도 운영될 수 없다.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모든 산업에 걸쳐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이 없으면 우리의 세상은 하루도 굴러갈 수 없다.

 

우리는 초라하고 소심한 방식이 아니라, 대담하고 저돌적인 방식으로 이 사회가 공정한지 묻고자 한다. 50년 전, 30년 전보다 이 세상은 훨씬 더 많은 부와 재화를 효율적으로 생산해내고 있다. 그러나 왜 우리들에게 주어진 파이의 몫은 날이 갈수록 작아져서, 그 작은 파이를 놓고 아귀다툼을 해야만 하는가? 단지 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천문학적인 몫을 가져가는 것이 진정 공정한 일인가?

 

정규직 자리를 둘러싼 공정한 경쟁을 말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노동하는 자와 노동하지 않는 자를 나누는 가장 거대한 불공정함이 보이지 않는가? 필연적으로 대다수의 패배자를 낳는 이 체제의 부당함이 보이지 않나? 일하지 않는 특별한 누군가가 99개의 파이를 가져가는 것은 바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1개의 파이를 내 옆 사람이 가져갈까 전전긍긍하는 초라하고 이기적인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나?

 

공정한 경쟁을 말하는 이들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침묵하고 있는 80%의 탈락자들에게 묻고 싶다. 매일 매일 치열하게 노동하는 우리의 삶에 이 사회가 충분한 대우를 하고 있는가? 한번 뿐인 우리의 삶이 겨우 이 정도의 대접을 받아도 충분한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굴러가게 만들고, 바꿔내는 노동을 하는 평범한 우리들을 한국사회는 탈락자로 규정한다. 그러나 우리들의 노동은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며 우리의 삶, 우리의 노동이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꿈과 요구는 옳다. 우리의 삶을, 우리의 노동을 탈락자의 몸부림으로 평가절하하고 하찮게 여기는 이 사회가 틀렸다.


우리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적극 지지한다. 또한 탈락자와 승리자가 나뉘어 대립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그리고 다른 세상을 염원하는 우리들 모두에게 힘을 합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적극 지지하며 이러한 정규직화의 흐름은 결코 중단되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난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제대로광범위하게 추진해 모든 청년들에게 양질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보장하라.

-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사용사유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5인 미만 사업장, 특수고용, 간접고용 등 노동기본권 사각지대를 모두 없애고, 노동기본권을 획기적으로 확대, 강화하여 민간부문 일자리의 질 개선 또한 보장하라.

- 문재인 정부는 자본가들이 가져가는 천문학적인 소득을 거둬들여 전체 사회 구성원의 보편적 생활수준 증진을 위해 사용하라.

- 문재인 정부는 기업이 이윤으로 가져가는 몫을 제한하고, 이를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확대하는데 사용하도록 강제하라.

청년들의 불안박탈감죽음을 낳는 현재의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라!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청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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