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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위원장의 ‘소신’이 민주노총을 분열시키고 노동자 전체를 고통 분담의 길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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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우 조회 519회 2020-07-0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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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의한 적 없다”(사진_노해투)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노사정 야합을 관철하려 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629일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를 진행하다 말고, 노동부 장관을 만나러 가야겠다며 회의를 정회했다. 630일 오전 속개된 중집에서도 성원 다수의 반대로 추인을 받지 못하자, 위원장은 회의를 종료하며 그것을 살려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제 판단이고 소신이라고 얘기했다.

 

칩거에 들어갔던 김명환 위원장은 71일 아침 9시 중집을 다시 소집했다. 그 사이 언론에서는 김명환 위원장이 합의문에 동의했다, 노사정 합의가 타결됐다, 1020분 총리공관에서 협약식이 열리고 김명환 위원장이 참여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중집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김명환 위원장은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에 참여할 생각이었다. 물론 김명환 위원장이 노사정 협약식에 가서 재교섭을 요구하거나 결렬을 선포할 가능성은 전무했다. 민주노총의 의결과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실질적으로 직권조인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71일 중집 회의장에 비정규직 노동자, 현장 조합원 100여 명이 모였다. 해고금지, 사회안전망 확충 같은 핵심 요구들이 전혀 담겨 있지 못한 노사정 합의문을 폐기하기 위해서였다. 오히려 자본가들에겐 전폭적이고 신속한 지원을 약속하고, 노동자들에겐 두루뭉술하고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모호한 대책뿐이었다. 무엇보다도 조직 내 동의 과정도 없이 자본·정권과는 합의문에 동의하고 협약식에 참가하려 했던 김명환 위원장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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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 정권과는 그토록 열심히 대화하는 김명환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분노에 찬 물음에 대해선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사진_노해투)

 

 

민주노총 집행부가 무슨 짓을 벌이고 다니는지 중집 성원들도, 조합원들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이 전해지는 해괴한 상황이 지속됐다. 그런데도 김명환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중집 회의 참관을 허용할 수 없다고 버티더니, 결국 중집을 개회하지 않고 끝내버렸다. 항의행동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민주노총 위원장의 노사정 협약식 참가는 무산됐다.

 

노사정 야합을 주관했던 국무총리실은 합의는 유효하다고 밝히고,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은 노사정 간 좀 더 지혜를 모아 진행할 것이라며 김명환 위원장에게 시간을 벌어줬다. <한겨레>, <경향신문>을 비롯한 보수언론에서도 위원장 감금’, ‘일부 강경파와의 정파 갈등을 운운하며 22년 만의 역사적 대타협이 무산됐다고 나발을 불어대며 김명환 위원장을 방어했다. <매일경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 노동운동사를 새로 쓴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라며 김명환 위원장의 야합 시도를 한껏 칭찬했다. 김명환 위원장의 소신은 취약계층 노동자와 100만 조합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후원과 언론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대한 보답이다.

 

72일 다시 소집된 중집 회의에도 비정규직, 현장 조합원 100여 명이 모였다. 참관자들 5명의 대표발언 이후 진행된 회의에서 다수의 중집 성원들은 합의문 폐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집 다수가 노사정 합의문에 반대한다는 게 분명한 상황에서도 김명환 위원장은 어깃장을 놓으며 위원장 권한에 따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겠다고 선포했다. 중집 성원들이 동의하든 말든 자기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태도였다.

 

애초에 길은 정해져 있었단 말인가. 중집 성원들도 항의했고, 위원장은 이번에도 아무 말 없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회의실 복도에서 기다리던 비정규직, 현장 조합원들은 격렬하게 항의했다. “회의 진행을 위해 협조했고, 8시간을 기다린 조합원들에게 위원장이 직접 회의 결과를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 “위원장 맘대로 할 거면 중집은 뭐하러 하는 거냐”, “한국노총과 다른 게 뭐냐”, “김명환은 더 이상 민주노총 위원장이 아니다”, “사퇴하라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강하게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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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은 더 이상 민주노총 위원장이 아니다!”(사진_노해투)

 

 

이날은 해고에 맞서 투쟁 중인 아시아나KO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코로나19 핑계로 추진하는 자본가들에 대한 전폭적이고 신속한지원이 결코 노동자의 고용안정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업장이기도 하다. 아시아나KO 동지들은 우리는 회사에서 해고되고 50일째 길바닥에서 이렇게 투쟁하고 있는데, 김명환 위원장은 노동자가 투쟁하는 곳에 얼굴 한 번 안 비추고 뭐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명환 위원장은 정권과 자본의 편에 투항하기 위해 비정규직,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노동자에 대한 고통 분담의 길을 활짝 열어 주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민주노총 선언문으로도 집약된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을 모욕했고, 민주노조 내부 민주주의도 무참히 짓밟았다.

 

그걸 바로잡기 위해 비정규직, 현장 조합원들이 나섰다. 그리고 이틀간의 중집 참관투쟁으로 일단 민주노총 위원장의 노사정 야합 협약식 참가를 막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김명환 위원장은 그 모든 항의를 무시하며 제 갈 길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이제는 현장에서 조합원의 대중적 힘을 조직하는 더 근본적인 과제 앞에 서 있다. 조합원들에게 물어야 한다.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미조직,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들과 투쟁 속의 단결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 그들을 볼모로 전체 노동자를 고통 분담의 길로 내몰 것인지를 말이다. 승부처는 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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