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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감시체계 만들려는 현대차 자본 – 노동자 개인 스마트폰에 출입 앱 설치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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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예주 조회 5,199회 20-05-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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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스마트폰에 출입 어플리케이션 설치를 요구하며 노동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통제하려는 현대차 자본에 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518일 울산 현대차 정문)

 

 

서울 종로에서, 울산 현대차 앞에서 짓밟힌 권리

 

진짜사장 현대차 나와라!” 518일 현대차 비정규직 울산, 아산, 전주 3개 지회는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쟁취와 원청교섭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개최했다. 현대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울산, 아산, 전주 비정규직 노동자들뿐 아니라 식당 노동자, 경비 노동자가 함께 집회를 준비했다. 현대차 부품서열업체 3개의 노동조합도 함께 했다. 현대차를 진짜사장이라고 부르기 위한 이 날 집회에는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도 참석했는데, 특히 현대차공동행동 동지들 중 비정규직으로 투쟁하다 정규직이 돼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의 참석이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가한 거의 모든 단위가 마이크를 잡았다.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사무지회, 비정규직이제그만, 현대차지부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동진지회, 영실지회, 삼정지회, 현대차보안지회,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그리고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비정규직지회들이 현대차 재벌과 정부의 탄압을 규탄했다. 특히 40년 전 5.18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감히 운운하는 정부가 518일 오전 아시아나케이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천막을 강제철거한 사실에 집회 참석자들은 분노했다.

 

결의대회 후 미리 공문으로 신청한 교섭을 위해 교섭단이 정문 앞으로 갔지만, 현대차 자본이 동원한 경비대에 또다시 출입이 막혔다. 경비대는 폭력을 행사했다. 아산지회 윤성규 지회장을 지목해 목을 조르며 경비대 쪽으로 끌어당기고 구타했다. 지회장은 타박상과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많은 동지들이 다쳤고 옷이 찢겼다. 수차례의 대법원 불법파견 판결과 노동기본권은 현대차 자본의 공장문 앞에서 폭력으로 저지당했다.

 

520일 노동자를 핸드폰으로 감시통제하는 출입앱

 

520일부터 현대차 자본은 2, 3차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모바일 출입증(MDM보안앱)으로 출퇴근하라고 통보했다. 이 출입 어플리케이션은 설치한 사람의 핸드폰을 통해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기능을 통제할 수 있는 앱이다. 417일 현대차 자본이 기존 출입증(공무증)을 반납받고 출입 어플리케이션으로 변경한다는 일방적 통지가 있었다. 이후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반발하며 감시사찰이 가능한 출입앱 철회를 요구해왔다. 집단적 대응이 이뤄지자 자본은 한발 물러났다. 시행을 연기하겠다며 통보한 날짜가 520일이었다. 지회는 지침을 통해 앱 설치를 막았고 자본에 항의했으며, 비조합원 노동자들에게도 동참을 호소했다.

 

현대차 자본은 520일 다시 물러났다. “1달 연기하겠다. 다만, 보호조치를 보완해 시행하겠다.” 진짜사장이라서 노동자의 핸드폰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겠다? 원청 진짜사장이든 하청 바지사장이든 그럴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애초 이런 종류의 어플리케이션은 핸드폰 소유자가 앱을 삭제할 수 없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모바일 정보기술과 보안시스템은 영업비밀처럼 공개되지 않는 영역이다. 정보와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은 미래산업을 운운하며 각종 규제를 완화시키고 있다. 이미 현대차 자본은 품질을 포함한 원격관리시스템인 하이비스, 초성능 CCTV 등으로 현대차 전체 노동자에 대한 감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감시사찰이 가능한 모바일앱의 대상이 되는 순간, 정규직 노동자와 부품사로 정교한 감시사찰과 통제, 자본의 협력이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동부 중재 걷어찬 보전하청 노동자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보전하청 노동자들의 파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관련 기사: 울산공장 보전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삭감 없는 주52시간 쟁취투쟁: 현대차 노동시간 단축투쟁의 작은 계보를 쓰기 위해) 파업 노동자들의 정당한 목소리가 점점 퍼지니 노동부가 중재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노동부의 역할은 투쟁을 발목 잡는 것일 뿐이었다. “당장 시행하는 것이 아니니 교섭을 더 해봐라”, “시행해보고 문제점을 보완해라.”

 

노동자들은 정부의 본모습을 재발견했다. 역시나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보전하청 노동자들은 쟤네들 회사 편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자본이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교섭에 자본가들 편에 서서 혼란을 초래하는 노동부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를 상대하기 위한 투쟁의 확장

 

이렇게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투쟁은 518일을 기점으로 방향과 폭이 바뀌고 있다. 진짜사장 현대차를 상대로 교섭대상과 투쟁을 집중하는 방향이다. 민주노총 간접고용사업장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원청사용자성을 겨낭한 투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슬로건과 일정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란 점을 잘 알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현장에서 어떻게 원하청 단결을 만들며 현장탄압과 정규직화,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만들 것인지 고민이 깊을 것이다. 임금 삭감 없는 주52시간제 쟁취를 위해 파업투쟁을 벌인 보전업체 동지들 역시 원청을 향한 투쟁으로 수위와 방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여유를 부린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정부의 노동법이 강제한 열악한 노동조건에 맞선 현안투쟁 역시 저들이 쪼개놓은 하도급 구조를 활용해 통제하고 있다. 보전하청 노동자 파업투쟁이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에 시동을 걸자 자본은 이 투쟁을 배째라로 무시하면서 보란듯이 1차 업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2020년 신규채용일정을 던졌다(현재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대다수는 2차 업체 소속이다).

 

자본은 올해 전체 생산공정 중 1차 업체 1,049공정, 2차 업체 523공정을 합한 1,572명의 일자리를 외주화, 자동화, 모듈화, 공정삭제를 통해 없애겠다고 한다. 1차 업체 대부분은 없애고, 2차 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내쫓거나 탄압하는 방식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항을 뿌리 뽑으려는 계획이다. 물량감소, 경제위기 이데올로기와 책임전가는 이미 비정규직 업체에서 계약직 노동자 계약해지, 순환휴업으로 시작됐다.

 

현대차 자본은 연일 코로나19발 글로벌 경제위기’, ‘미래 고용변화’, ‘생존과 직원 고용안정을 강조한다. 현대차지부 집행부 역시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한 생산성 향상, 회사살리기를 말한다. 현대차 구조조정 화살의 과녁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어져 있다고 노사가 한목소리로 떠드는 모양새다. 그동안 경제위기 구조조정 저지투쟁의 교훈을 끌어모아 원하청 단결, 모든 해고 금지와 총고용보장의 관점에서 작은 현장투쟁 하나도 연결하고 단결해 원하청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는 싸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절실한 원하청 단결

 

이미 518일 현대차의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 몸이 돼 현대차 진짜 사장 나와라!’를 외쳤고, 구사대의 폭력에 맞섰다. 특히 현대차공동행동을 중심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천과 단결 호소가 현장에 퍼지고 있다.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정규직 현장제조직과 사업부 단위에서도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는 입장을 냈다. 경제위기 구조조정 공격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펼쳐질 상황에서 이러한 원하청 단결 행동은 너무도 소중하다.

 

하지만 비정규직을 포함해 기존 노동조합 활동의 관성과 설마 우리는 아니겠지 하는 안일함은 이 소중한 단결의 싹을 제대로 키울 수 없게 한다. 현대차 자본은 원하청 노동자의 분열을 통해 각 사업부 현장단위에서부터 정규직이 동의하는 비정규직 우선해고, 우선희생을 만들어내려 할 것이다. 생산공정이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해선 남 일에 신경끄라며 더 단호히 단결을 차단하려 들 것이다.

 

보전하청 임금삭감 없는 주52시간제 투쟁, 모바일 출입증앱 철회투쟁, 원청사용자를 향한 투쟁에 원하청 노동자의 단결을 강화하자. 비정규직 노동자 역시 현대차 원청에 맞서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을 강화하는 다양한 투쟁을 설계하고, 원하청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자. 진지한 회의, 평가, 토론, 교육을 통한 단결의 계획을 부단히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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