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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소리도 못 내는 ‘우리 사회 주류’의 노동절 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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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우 조회 4,773회 2020-05-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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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모인 노동절 비정규직 긴급행동 참가자들

 

 

노동자는 이제 우리 사회의 주류이며, 주류로서 모든 삶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절 담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를 투쟁의 공간에서 떼어내 그럴싸한 사회적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여 코로나19 경제위기 고통분담의 주체로 세우려는 꼬드김이다.

 

그러나 38명이 떼죽임을 당하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이천 한익스프레스·건우 물류창고 화재사고를 보라. 현실은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에서 결코 주류가 될 수 없으며 매일매일 자본주의를 작동시키기 위해 삶을, 목숨을 갈아넣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리의 투쟁을 금지할 순 없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항공사 비정규직을 시작으로 서비스업, 대리운전, 학습지 등 특수고용, 프리랜서,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소리도 못 내고 희망퇴직, 무급휴직, 권고사직 등에 내몰리거나 반실업 상태에서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에는 200조 넘게 지원하면서 노동자에게는 방역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가만히 있기를 강요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긴급행동을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집회와 행진을 금지했다. 채증하고 고발해 300만 원 벌금을 매기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51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여서 함께 외치고 행진하기로 했다. 가만히 있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었다.

 

코로나19 앞에 드러난 정부와 자본의 위선

 

노동자들은 감염병 확산이라는 상황에서 사회적 압력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노동절을 온라인 공동행동으로 대체하고, 소규모 집회와 행진, 캠페인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 대책은 위선적이다. 4.15 총선을 그대로 치렀고, 각 정당들은 실내에서 수십, 수백 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자본가들은 수천, 수만 명이 일하는 공장과 사무실을 멈춘 적이 없다. 그 일터로 나가기 위해 노동자들은 여전히 콩나물시루 같은 출퇴근 지하철, 버스를 타야 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오직 노동자의 집회만 금지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방진복을 입고, 라텍스 장갑을 끼려고 했다. 2미터 물리적 거리두기를 지키려고 했다. 누군가는 왜 노동자만 이렇게 수세적이어야 하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렇게라도 모여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실을 알리고, 외쳐야 했다. 방진복, 라텍스 장갑은 정부와 자본의 위선을 폭로하는 수단이었다.

 

출발선에 서다

 

노동절 비정규직 긴급행동은 모든 해고 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휴업수당, 실업급여, 4대 보험, 노조할 권리를’, ‘재벌 사내유보금 1,000조 환수요구를 내건 세 개의 마당으로 나뉘어 시작했다. 모든 곳에서 경찰이 집회를 방해했다. 광화문광장을 향한 행진은 경찰에 막혔고 우리는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모였다.

 

경찰은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집회가 금지됐기 때문에 방진복을 벗어야 인도 이동도 가능하다고 했다. 세상에 이런 위선이라니. 세 곳으로 나뉘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모여보니 족히 1,000명이 넘었다. 모두가 뿌듯했다.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의 투쟁을 금지할 순 없다, 코로나19의 끝이 해고여선 안 된다고 외쳤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달라야 한다고 외쳤다. 일부 노동자와 학생들은 청와대 행진 와중에 경찰 제지에 항의하며 격렬하게 싸우기도 했다.

 

노동절 비정규직 긴급행동은 사회적 압력을 극복하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출발이었다. 더 많은 노동자가 생존을 위해 투쟁에 나서는 다음 발걸음을 준비할 만큼의 힘을 얻었다. 코로나19 재난을 극복하는 최일선에 노동자들이 있었듯이, 코로나19 경제위기 고통을 떠넘기는 정부와 자본에 맞서 생존을 지켜낼 수 있는 길도 노동자들 자신의 투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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