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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에 휘청거리는 자본주의, 휘청거리는 쌍용차: ‘말이 안 되는 것들’을 상상해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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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규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조회 7,308회 2020-04-0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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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위기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는 쌍용차. “국유화해야지 뭐.”

 

 

마힌드라가 산업은행에 찾아와 돈 달라고 하던 1, 쌍용차 관련해서 기자들에게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쌍용차 어떻게 해야 돼요?” 내 대답은 한결같았다. “국유화 해야죠. 국가가 운영하면서 공공재를 생산하면 됩니다.” 기자들의 반응도 한결같았다. “말이 될 소릴 하세요.”

 

말이 안 되는 소리

 

그랬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국유화하면 비슷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걸 뒤집어 놨다. 이제 국유화 조치는 스페인에서, 이탈리아에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어렵지 않게 등장하는 대안(!)’ 중 하나가 됐다. 한국인들의 평범한 대화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을 정도다.

 

자동차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그렇다. 거짓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는 그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다들 집을 벗어나지 않고 있으니 자동차를 소비할 사람도 없다. 강경하게 이동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은 더욱 그렇다. 수요가 쪼그라들고 산업은 망가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과연 사람들에게 더 이상 자동차가 필요 없게 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구급차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뒤 대구시장이 맨 먼저 한 조치 중 하나가 대구지역 전체에서 구급차를 징발조치한 것이다. (실제 표현이 징발이다. 누군가는 사회주의적 조치라며 난리를 치겠지만!)

 

여전히 자동차는 필요한데

 

지금 뉴욕에 확진자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다. 뉴욕 시장의 호소가 있었고, 지난달에는 전국 각지에서 250대의 구급차가 뉴욕으로 향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하지만 4월 초에 사태는 더 나빠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중환자를 실어 날라야 할 음압 구급차’(음압 장비를 갖춘 구급차)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재인 정부 추경예산에도 음압 구급차 구매를 위한 예산이 수천억 원 포함돼 있다.

 

이 사태가 다른 나라들로 퍼져나간다고 상상해보라. 아니, 상상하기도 전에 이미 현실에서 끔찍한 장면이 속출한다. 에콰도르에선 사망자의 시신을 옮기지도 못해 집이나 길거리에 방치하고, 케냐, 남아공 같은 곳에선 경찰이 실탄까지 쏘며 가까스로 질서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구급차가 달릴 도로조차 정비되지 않은 지역에선 사망자가 줄을 이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스크, 인공호흡기만이 아니라 구급차, 특히 음압 구급차는 인류에게 매우 절실하게 필요한 자동차가 된다.

 

그래서 언론에 흘러나오는 쌍용차 위기라는 진단은 우리에게 완전히 다른 상상을 촉구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쌍용차를 국유화하고, 음압 구급차 등 공공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키운다는 발상은 불가능한가? 초기에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그럼 지금 지엠을 비롯해 전 세계의 수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정부 요청을 받아 인공호흡기와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건 말이 되는 얘기인가?

 

낡은 틀에 얽매이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트럼프와 지엠 자본가들이 돈이 안 되는데 왜 그걸 생산하느냐 말이다. 그것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면서. 자본가들, 그리고 자본가국가 입장에서도 필요하니까 그렇게 하는 거 아닌가. 트럼프 같은 자들 입장에서도 전염병이 창궐해 유권자들이 다 죽어가는데 시장경제고 나발이고 다 벗어던진 거 아닌가.

 

이윤을 위한 생산이 아니라 인간의 필요에 의한 생산, 자본주의를 넘어설 대안사회에 관한 논의에서 제기돼 온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필요에 의한 생산을 하는데 왜 하필 국유화여야 하냐고? 그럼 다른 대안들도 얘기해보자. 얼마든지 토론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사기업에 맡겨놓는 방식으론 불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하지 않은가.

 

이제 발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세상에 예쁜 차량을 만드는 업체는 많다. 하지만 도로사정도 좋지 않은 신흥국이나 개도국에서 환자를 실어 나를 구급차 디자인이 예뻐야 하나? 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충분한 프레임 타입차량이 절실하다. 그게 바로 쌍용차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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