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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에 울려 퍼지는 노사협조주의 합창 | 또 다른 형태의 위기전가: 생산량 만회, 품질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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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동자 조회 5,377회 2020-03-2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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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자본의 번영을 향한 노사협조주의가 아니라 노동자의 단결투쟁!

 

 

코로나19 사태로 지구촌이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지 감염과 질병의 확산, 죽음에 대한 공포만 퍼뜨린 게 아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세계경기는 코로나 여파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학자들도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2008년 경제위기 수준보다 더 심각한 장기불황(공황)을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올해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0.6%)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318일 청와대가 주최한 경제주체 원탁회의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향후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코로나19 위기 이후 노동부는 가장 먼저 특별연장근로제도 확대 시행으로 기업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경총은 323일 국회에 경제 활력 제고와 고용노동시장 선진화라는 이름의 건의문을 전달하면서 노동자 죽이기, 자본가 살리기를 위한 40개 입법과제를 들고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열릴 비상경제회의는 위기의 책임을 모두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테이블이 될 거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노사 공동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마찬가지 일들이 현대차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실리주의로 분류되는 이상수 지부장은 당선되자마자 명분도 실리도 없는 파업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노사협조주의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위기 앞에서 집행부는 노사협조주의 경향을 더욱 노골화했는데, 대표적으로 225일 체결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특별합의.

 

합의서에는 사전 예방조치 강화 사항, 확진자 발생 시 선제적 비상조치 사항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선 마스크조차 충분하게 지급하지 않았고, 심지어 비정규직에게는 보건용 마스크 대신 방한대를 지급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노사가 공들여온 핵심 항목은 협력사 및 지역사회 공동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 지원활동인데, 세부 합의사항은 아래와 같다

 

노사는 금번 사태로 인한 협력사의 매출 손실 만회를 위해 각 완성차 공장별 협의를 통해 시장 수요와 연동하여 최대 생산토록 하고, 세부사항은 별도 합의한다.”

노사는 시장 적기공급, 교섭기간 단축 등을 통해 협력사가 연중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하도록 한다.”

노사는 완성차 품질 제고를 통한 물량 확대가 협력사의 경영안정은 물론 소속 직원들의 고용안정에 직결됨을 인식하고 노사 공동 품질 향상 대응팀을 구성하여 완성차 품질 향상 방안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 검토, 수립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당기순이익,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현대차 사측이 가장 강조한 것이 유연생산체제, 신차 적기공급, 품질 확보 등이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고스란히 합의문에 담겼다. 심지어 협력사의 안정적인 물량확보라니. 이쯤 되면 노사합의서가 아니라 회사 경영설명회 자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접 위기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노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찬사를 보냈을까? 이런 노사협조주의 행보의 이면에는 품질제고, 물량확보가 곧 고용안정이라는 등식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는 뿌리 깊은 조합주의적 사고방식이다.

 

현실은 어떤가? 자본주의가 탄생한 이래 끊임없이 호황과 불황이 반복됐고, 때때로 공황이 엄습했다. 오늘날 호황은 지극히 예외적이며 장기불황(공황)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는 언뜻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이 논리는 거꾸로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을 공격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 심지어 최근엔 흑자기업에서조차 정리해고를 일삼는 등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자행된다.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지키는 건 오직 노동조합의 강력한 단결과 투쟁력에 달려있다.

 

위기는 자본에게만 기회가 아니다

 

위기는 한자로 위태로울 위()와 기회 기()가 합쳐진 말이다. 영악한 자본은 말로는 재난극복에 노사가 따로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위기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량 만회, 품질확보에 이어 자동차 부품사 사장들까지 동원해서 근로시간 단축 유예를 추진하고 있다. 비록 현장 조합원의 저항과 확대운영위원들의 반대로 당장 근로시간 연장을 관철하진 못했지만, 집행부는 여전히 생산성 만회를 위해 자본과 어떻게 협력할지 골몰하고 있다.

 

부품사 노동자 생존권을 핑계대지 말라! 부품사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에 달려 있지 부품사 사장의 이윤을 늘려주는 데 있지 않다. 이상수 집행부의 이런 노사협조주의 행보에 현장에서 조금씩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울산 현대차공동행동은 집행부의 노사협조주의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협조와 양보 대신 투쟁으로 쟁취할 것을 주장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혐오와 차별 대신 노동자 단결을 호소하고 비정규직 차별에 반대하는 등 계급적 단결을 제기했다.

 

그렇다! 비단 이 문제는 2020년 임단협의 성패에 국한되지 않는다. 향후 불어닥칠 경제위기 속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길은 오직 계급적 단결과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 이제 침묵을 깨고 노동자의 요구를 당당하게 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다가올 경제위기를 노동자계급의 반격의 기회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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