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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 무차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더욱더 차별하는 자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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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률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조회 6,350회 2020-03-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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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험 앞에 노동자들이,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얼마나 대책 없이 노출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사내하청 업체에서 일하는 한 조합원이 대구에 거주하는 아들을 데리고 경조사에 참석했다. 그런데 아들이 인후통과 발열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요즘 크게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증을 연상시키는 증상이었다. 그래서 그 조합원은 경조사 참석 후 아들에게 검사를 꼭 받아보라고 당부한 뒤 당진으로 돌아왔다.

 

같이 일하는 현장 동료들과 대의원은 그 조합원이 위험지역을 다녀온 내용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그 조합원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대의원과 조합원들은 하청업체 측에 해당 조합원이 당분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는 간단하게 이 요구를 묵살했다. 원청인 현대제철에서 세부 지침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해당 조합원에게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 같으니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경조사에 참석한 조합원의 아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제서야 사측은 해당 조합원을 자가격리시켰고,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에게도 출근정지 명령을 내리는 조치를 시행했다. 애초에 조합원들과 대의원이 자가격리를 요구한 게 223일이었는데, 27일이 돼서야 자가격리가 이뤄진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그 조합원은 보건소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고, 같이 근무한 동료 조합원들도 함께 음성판정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사측이 현장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한 그 며칠의 시간은 수많은 감염자를 낳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원청의 지침이 없다거나 겉보기에 별 문제 없는 것 같다는 자본가들의 안이한 태도가 수많은 현장 노동자들을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내몰았다. 그래서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하청업체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노동자를 오로지 공장 부속품 정도로 취급하는 작태를 규탄하는 입장을 냈고, 항의를 이어갈 것이다.

 

무차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려가면서 전염되지 않는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누구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당연히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노동자들이 위험을 느끼며 대비책을 요구한다면 그 어떤 차별 없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하청업체 사측은 원청 뒤에 숨어서 하청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후 공장 내부 소독 등 방역을 하는 데서도 대부분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을 중심으로 진행했고, 그 주변에 하청업체 현장사무실, 대기실이 있으면 같이 방역을 하는 정도였지 조금 먼 곳에 있는 하청업체는 방역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하청 노동자들은 직접 소독제 원료를 구해서 스스로 방역을 하기까지 했다.(최근 들어 하청업체 사측도 뒤늦게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사측은 상황 공유를 한다면서 1차 접촉자인 조합원과 같이 근무한 동료 조합원들까지 실명을 거론하는 방식으로 신상정보를 공개해, 현대제철 내부뿐만 아니라 당진 지역에도 널리 알려졌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감염 피해자들이 무분별한 신상공개를 당하며 부당한 혐오와 차별이라는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의 신상털기행태는 노동자의 안위에 대해 눈곱만치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겨냥한 자본가들의 악독한 차별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사회적 위험 앞에서도 전혀 변함이 없었다. 아니 더 섬찟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협한다. 자본가들이 위기 대응 권한을 쥐고 있는 한 이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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