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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혐오와 차별의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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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조회 6,090회 2020-02-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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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중국인 혐오 조장하는 자본가 언론

 

 

코로나19 사태, 확산되는 사회적 혐오

 

배제와 혐오로는 감염을 막을 수 없다.” 전염병 전문가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말이다. 감염자, 접촉자들에 대한 사회적 혐오는 이들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숨기게 만들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역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사회적 혐오와 차별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인과 중국교포를 향한 혐오와 차별이다. 123,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금지청원은 21일 오후 기준 74만 명이 동참했다. 이에 발맞춰 자본가들의 언론으로 악명 높은 <헤럴드경제>는 아예 대놓고 중국인 혐오 분위기를 조장했다. 지난달 29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 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이라는 노골적인 혐오 기사가 그것이다.

 

한번 시작된 혐오와 차별의 논리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혐오와 차별은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집단을 찾아 재생산된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대구를 가리켜, “대구 시민들은 자기 도시가 왜 일본과 비슷한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지역혐오 발언을 늘어놓아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한편 서구에서는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이 바이러스 전파자로 취급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혐오와 차별의 바이러스는 국적, 지역, 종교 등의 이유를 들어 도처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의 바이러스, 누구에게 이로울까?

 

질병에 대한 공포는 물론 본능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 공포가 사회적 혐오와 차별로 변질되는 순간,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자들을 이롭게 할 뿐이다. 코로나19 감염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공공의료의 강화, 확진자·격리자에 대한 완전한 경제적 지원대책 등은 뒷전으로 미뤄진다. 이윤을 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적 재난에 얼마나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는 은폐되고, 누가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버린다. 사회적 재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밑바닥 민중이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싸우는 동안 지배자들은 자신의 체제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도 겉으로는 혐오와 차별에 반대한다며 생색을 낸다. 예컨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구로에서 중국교포 3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차별 해소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중국 유학생에 대한 막연한 반감과 경계심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못지않게 우리가 극복해야할 혐오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는 미래통합당(구 자유한국당) 등의 극우집단이 대중의 중국 혐오 정서에 편승해 현 정부를 공격하는 것을 방어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실제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그 누구도,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사태를 불러온 중국 국가관료자본주의 체제의 반민주성과 억압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중국의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을 구분하고, 지배계급의 반민주성과 폭압에 대해 정면으로 항의할 때에만 중국 민중을 향한 혐오와 차별의 논리가 걷힐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끝내 모른 체한다.

 

이들이 결코 중국 지배자들을 비난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불황에 더 깊게 빠져서는 안 되며, 이로써 한국 자본가계급의 지배체제가 흔들려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말뿐인 혐오 반대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노동자 단결 원칙으로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자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사회적 재난에 맞서 중국은 물론 세계 각지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영웅적인 분투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은 당면한 재난을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이 사회를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나갈 역사적 책무가 있다.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투쟁에서 노동자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노동자의 단결이다. 자본가계급은 한줌에 불과하지만 노동자계급은 이 사회의 압도적 다수이기 때문이다. 자본가들 역시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끊임없이 분할과 경쟁의 이데올로기를 노동자들에게 주입하려 안달이다. 너는 한국의 노동자이니 중국 노동자들과는 다르다, 너는 시험을 통과한 정규직이니 비정규직과는 다르다, 너는 가족의 생계를 전담하는 남성이니 여성과는 다르다. 끝없이 이어지는 분할의 논리는 노동자계급을 자본가계급 앞의 무력한 존재로 전락시킨다.

 

역사적인 경험은, 노동자계급이 자본가들이 주입하는 분할 논리를 극복하고 단결 원칙을 분명히 했을 때 새 세상을 열어낼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줬다. 바로 제국주의 전쟁 시기, 전쟁 상대인 타 민족에 대한 적개심 대신 노동자 국제주의 깃발 아래 단결 원칙을 확고히 했던 노동자들을 통해서 말이다. 레닌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타 민족에 대한 민족의 폭력을 용인하는 노동자계급은 사회주의적 노동자계급일 수 없다고 썼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려는 노동자라면 혐오와 차별의 논리를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자본가들이 조장하는 거짓 분열을 넘어, 노동자 단결의 원칙으로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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