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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체제의 작동방식을 드러내는 리트머스 시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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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230회 2020-02-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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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중국 자동차 부품사 가동 중단 한국으로 부품 공급 중단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져가면서 한국경제의 주축인 자동차산업이 마비되는 초유의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철저하게 자본가들의 입장을 대변해온 <매일경제>는 갑작스런 사태 전개에 당황한 듯 평소답지 않은 기사를 내보냈다. “값싼 중국산에 의존”, “낮은 인건비에 집착해 중국에 생산기지를 의존하는 현 구조를 수술하지 않으면.”(25일자 기사) 몇 푼의 최저임금 인상이 나라를 붕괴시킬 것처럼 호들갑 떨던 자들이 이제 와서 바로 그 저임금과 비용절감에 대한 집착때문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이런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건, 신종 바이러스 같은 예기치 못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을 다름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가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동자, 민중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

 

지난해 국회는 저소득층에 마스크를 지원해주기 위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에선 추경안 삭감은 역사상 유례없는 쾌거라며 기뻐했다. 그러고도 이제 와선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의 구매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총선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니,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위선적 태도다.

 

그런 예산 삭감에 동의해준 민주당도 오십 보 백 보다. 그나마 그 정도라도 타협하는 게 차선책이었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변명은 결국 노동자, 민중의 안전과 생명을 흥정 대상으로 삼는 지배계급 정당들의 속성을 드러낼 뿐이다.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중국의 실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우한시의 의사 리원량은 환자들을 진찰하면서 과거 사스바이러스 감염자와 유사한 증상을 발견했다. 그는 긴급하게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 신종 전염병에 관한 소식을 주위 의사들과 공유했고, 곧 그 소식이 퍼졌다.

 

중국 정부의 대응은 아주 신속했다. 그러나 그 대응은 위험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위험을 은폐하기 위한 조치였다. 리원량을 포함한 8명의 의사들에게 공안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이들에게 유언비어를 유포해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혐의를 씌우면서, 더 이상 가짜 뉴스를 퍼뜨리지 말라고 위협했다. 이렇게 의사들의 입을 틀어막고 정보를 통제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속 퍼져나갔고,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져버렸다.

 

사회적 재난조차 자본가 살리기를 위한 기회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의 모습과 과연 얼마나 다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경제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자, 문재인 정부는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를 근거로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의 생산업체들이 법정노동시간 주52시간 한도를 넘길 수 있도록 허용하더니, 슬그머니 자동차 부품업체들까지도 주52시간 제한을 완화해주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회적 재난을 빌미로 또 다시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며 자본가 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자본가들에게, 그리고 그들에게 봉사하는 정부에게 이 사회의 운전대를 맡겨둘 때 언제나 직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의 생산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면, 바로 이런 곳에 막대한 유휴자본을 투입하고 신규고용을 창출해 실업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조차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정부란, 노동자 민중의 삶에 아무런 쓸모도 없으며 오직 자본가들의 이윤 보따리를 챙겨주는 데 봉사하는 정부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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