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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무엇을 붙잡고 전진의 길을 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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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5,453회 2020-02-0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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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투쟁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불안정과 위기로 빠져드는 한국 자본주의 정치: 노동자운동의 대대적인 정치적 진출을 준비하자

 

 

먼저 발표한 두 개의 글(“계급투쟁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불안정과 위기로 빠져드는 한국 자본주의 정치: 노동자운동의 대대적인 정치적 진출을 준비하자”)에서는 국제적인 계급투쟁 정세와 전망, 그리고 한국의 정세와 과제를 포괄적으로 짚어봤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글에서는 2020년 한국에서 힘을 집중해야 할 계급투쟁의 핵심고리들 몇 가지를 예측해 보고자 한다.

 

비정규직 투쟁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대는 2019년을 고비로 급격히 꺾이고 있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철회, 노동시간 단축 약속 포기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개량을 멈추고, 공세로 돌아섰다. 지난 2~3년간 문재인 정부의 약속에 기대를 걸면서 투쟁에 소극적이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제 스스로의 투쟁 말고는 해법이 없음을 자각하면서 투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양상은 2020년에 더 본격화할 것이다.

 

비정규직 투쟁의 역사 속에서 누누이 확인됐고, 김용균 열사투쟁, 톨게이트 투쟁, 공공병원 정규직화 투쟁 등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던 것은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두터운 사회적 지지기반이었다. 대기업 노동조합을 압박하며 조직 노동자운동을 고립시키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이데올로기 공세는 역설적으로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함부로 공격할 수 없는 사회적 기반을 오랜 기간 조성했다. 이런 사회적 기반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주적이고 결연하게 자신의 투쟁을 사회적 차원의 투쟁으로 끌어올리기만 한다면 자본과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날카로운 무기로 작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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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를 향한 기대감 때문에 한동안 주춤했던 비정규직 노동자투쟁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사진_노해투)

 

 

비정규직 노조 조직화와 투쟁의 전진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벽들, 가령 계약해지, 노동자를 쪼개놓는 중층화된 하청구조, 투쟁 경험의 부족, 원청 사용자성 불인정 등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투쟁이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그런 사회적 기초가 놓여 있다. 특히 촛불투쟁에 나섰던 광범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대중의 절실한 요구와 압력은 문재인 정부로 하여금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게 압박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등장 이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 흐름이 상당 부분 확대됐다. 이들 대부분은 민주노총을 선택했다.

 

이런 유리한 사회적 토대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투쟁은 문재인 집권 2년 동안 침체 국면에 머물렀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합리한 환상과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장애물이 작년부터 점차 걷히기 시작했고, 김용균 열사투쟁과 톨게이트 투쟁은 그 흐름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과 함께, 그 장애물을 만천하에 폭로해 해체하는 소중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 바통을 이어받을 2020년의 투쟁 양상은 무엇일까? 환상과 기대감이 걷힌 자리에, 그동안 형성된 조직화의 확대를 바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진출과 투쟁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투쟁이 본격화하고 자신감 있게 전진하기 위해서는 이 힘을 결집하고 위력적인 힘으로 벼려낼 수 있는 핵심고리를 붙잡아야 한다. 그것은 계급적, 정치적 공동투쟁요구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노조들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개별 사업장을 넘어 사회적 전선을 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발밑에 형성돼 있는 사회적 잠재력을 당당히 드러내는 것이다.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광범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요구를 받아 안아 사회적 역량으로 단단히 벼려내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지지엄호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했던 톨게이트 노동자들조차 저렇게 완강히 버티면서 자본과 정부를 코너로 내몰 수 있었다면, 그것을 끌어낸 단결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 배, 백 배 더 멀리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조들의 공동의 선전선동요구 및 투쟁요구를 주의 깊게 만들어내고, 이것을 현장의 비정규직 대중을 향한 선전 선동으로 확장하며,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공동투쟁을 조직해내는 것이 관건적인 중요성을 가질 것이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 이제그만같은 비정규직 노조들의 연대체를 비정규직 노조의 실질적인 대중적 공동투쟁조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의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그 주위로 사회적 역량을 집중시켜낼 수 있는 조직적 구심을 창출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조직된 비정규직 운동이 자신의 운동을 광범위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와 하나로 결합해내고 사회적, 정치적으로 세력화됨으로써 투쟁의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 투쟁의 계기를 선험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고통스런 현실은 불안정한 고용, 저임금, 산재, 열악한 노동조건, 노조할 권리 박탈 등 무수한 영역에 널리 포진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어떤 지점에서, 어떤 계기로, 어떤 양상으로 올해 폭발할지는 누구도 단정해 예측할 수 없다. 오히려 진실을 말하자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터져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작년 비정규직 투쟁만 하더라도, 김용균 열사투쟁이나 톨게이트 투쟁 모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투쟁들이었다. 어쩌면 바로 그 점에서 비정규직 투쟁이 한국에서 갖는 거대한 잠재력과 폭발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올해에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언제 어떤 곳에서 어떤 양상으로 터져 나오든, 이런 투쟁들을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공동투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고, 그런 계기가 현실에서 발생했을 때 기동성 있게 정력적으로 힘을 모아 대응하는 것이다.

 

이상의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올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투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핵심의제들을 발굴하고, 목적의식적인 대응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우선 주목해볼 투쟁의제로 위험의 외주화 금지’, ‘비정규직 노조할 권리요구가 있다. 상반기 공동실천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비정규직 노조할 권리의 사회적 이슈화에 성공하고, 총선 쟁점의 하나로 부상한다면, 이것은 이후 하반기까지 공세적으로 비정규직 투쟁을 전개하고 비정규직 노조들을 결집해가는 데서 의미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부르주아적 쟁점으로 총선 국면이 완전히 휩쓸려버리는 것을 차단하면서, 간접적일지라도 노동 쟁점들이 반영되면서 노동자계급의 독립성을 지켜내는 데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현재로는 총선 국면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영역에서 노동자운동이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역이 비정규직 쟁점들이라는 점에서 그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년 김용균 열사투쟁에서 확인되었듯이, 말 그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 조선소에서, 자동차 공장에서, 건설 현장에서, 배달 현장에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실한 공동의 요구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지 엄호를 받으면서 책임자 구속 처벌법 제정, 산재조사 노동자특별위원회 구성 등 자본가들의 착취에 맞선 공세적 투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요구다.

 

노조할 권리 쟁취투쟁과 노조법 2조 개정투쟁

 

비정규직 노조할 권리요구도 큰 의미를 갖는 투쟁의제다. 민주노총을 제1노조 지위로 끌어올린 최근의 노조 조직화 흐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열망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명백히 증명한다. ‘비정규직 노조할 권리를 내건 노조법 2조 개정투쟁은 이런 잠재적 열망을 현실화하면서, 동시에 조직된 비정규직 노조들이 실제로 단결해 투쟁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는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특수고용직 노동분야에서 비정규직 노조할 권리 보장요구는 비정규직 노동자운동의 범위를 무한히 확장하면서 가장 가난한 노동자들 속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플랫폼 분야에서 정부는 자본에게 새로운 진출의 문을 열어주면서 자본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확대할 것이다. 동시에 이 분야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안정적 관리를 도모하기 위해서 다양한 제도적 정비작업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계기를 틈타 플랫폼 분야를 중심으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광범위한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플랫폼 자본이란 공동의 표적이 형성되면서 산개해있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형성되고, 정부의 기만적인 제도정비작업이 열어주는 기회의 공간이 공동투쟁의 불씨를 제공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조직된 비정규직 노조들이 전개하는 노조할 권리 쟁취투쟁의 확산과 맞물린다면, 불이 붙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빨라질 수도 있다. 이렇게 새롭게 형성되는 플랫폼 노조들과의 접촉점을 찾아가면서,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엄호하고, 이들의 조직화를 촉진하며 공동의 투쟁방향을 찾아가는 선전, 선동, 정책 작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 노조할 권리 쟁취투쟁은 노조법 2조 개정요구와 맞물려 비정규직을 넘어서 전체 노동자운동의 공동요구로 확장할 수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공무원교사의 정치활동의 자유 등 공무원교사의 노조할 권리는 여전히 억압당하고 있다. 수많은 노동조합들이 복수노조 하에서 교섭권을 비롯해 노조할 권리를 제약당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노조법 2조 개정요구로 통합시켜 나가면서 노조할 권리 쟁취투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작년 내내 노동개악법안 국회 일정에 끌려 다니면서 단호한 공동투쟁의 계기를 주동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실패했던 민주노조운동이 공세적인 기조로 대정부 투쟁전선을 수립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총선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힘이 급격히 약화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자한당에 맞서는 수단으로 노동자운동을 포섭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당분간 유화적인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노동개악 드라이브는 2020년에도 유예하고 현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 물론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그 힘을 바탕으로 노동개악 드라이브를 강행할 수 있다. 민주당이 참패하고 경제위기가 심화될 경우에도, 민주당의 우향우가 가속되면서 노동개악 드라이브 등 반노동자 정책을 전면화함으로써 타개책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작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민주노조운동이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노조법 2조 쟁취, 노조할 권리 쟁취의 공세적 기조로 전진하는 것이다. 전교조, 전공노를 비롯해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복수노조 사업장 노조들을 묶어 노동조합의 완전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요구하는 투쟁을 전진 배치하는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내건 이런 공세적 대응 기조를 유지할 때 주체적으로 노동법을 둘러싼 투쟁 무대를 형성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교조, 전공노, 특수고용직 노동조합들, 복수노조들의 적극적인 공동투쟁 계기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예고되는 구조조정 공세에 맞선 투쟁

 

한국 자본가계급이 탈출구로 모색할 수 있는 것은 국내 소비율과 국내 자본투자율 하락을 완충할 수 있는 세계적 경기활성화인데, 이 문은 완전히 닫혀 있다. 오히려 갖가지 교란 요소와 시장 축소가 세계적 차원에서 작동하고 있고, 이것이 내수시장 축소와 맞물리면서 2020년에는 도처에서 국지적 마비 현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 지점에서 전면적인 구조조정 파고가 몰아칠 것이고, 이것은 계급투쟁의 새로운 공간을 열 것이다.

 

세계적으로 일시적인 회복국면이 예상되는 조선과 반도체 분야를 제외하면, 산업 전반에서 위기가 가속화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민간부문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를 감지한 정부 또한 다양한 선제적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급격한 경제위기가 도래하는 것을 차단하려 나설 것이 예상된다. 가령 세계적 경쟁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전기, 수소차 중심의 산업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는 자동차산업에서는 쌍용차나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자동차 완성차를 필두로 부품사 전반에 걸쳐 선제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할 것이다. 대규모 과잉생산이 예고되고 있는 철강산업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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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자동차산업 자본가들은 공공연한 구조조정을 시작했거나 예고하고 있다.(사진_현대자동차)

 

 

이것은 철강, 자동차산업 등에서 본격화하는 구조조정에 맞선 다양한 계급투쟁의 기회가 2020년에 열릴 것임을 예고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 불황기 동안 대대적인 구조조정 앞에 위축됐지만, 그동안 빼앗긴 것을 경기회복기에 탈환하려는 반격투쟁이 등장하는 것은 세계 노동자운동의 오랜 역사적 경험 속에서 수없이 확인했던 바이다. 이것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일시적 회복국면을 거칠 것으로 예견되는 조선업에서도 역설적으로 계급투쟁의 확산을 예상케 한다.

 

게다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에 따른 해외심사 과정에서 해외 조선 자본들이 찬성 조건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중복자본 처리를 요구할 것인데, 이것은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모두의 이해를 반영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에 따라 자신감을 되찾는 조선업 노동자들과 구조조정 공세에 나서는 조선 자본이 충돌하는 계급투쟁 공간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는 지점들, 특히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반격이 가능한 지점들에 역량을 투입해서, 이를 전체 조직 노동자투쟁의 구심으로 전진시키는 계획이 필요하다. 한국 노동자운동의 중핵이 포진한 자동차산업에서 현실화하고 있는 구조조정에 맞선 공동투쟁의 전망을 여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우선 자동차산업 공동투쟁 요구와 방향을 세워내야 한다. 핵심은 계급적 투쟁태세를 갖추는 것과 함께 정치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인데, 두 측면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외국 자본의 철수 문제가 작용하는 곳, 게다가 전기수소차, 카셰어링 등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지각변동이 다가오는 곳에서는 국유화를 통한 사회적 운영,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노동생산성과 기술 발전의 성과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 정부 재정을 어디에, 누구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 등 정치적이고 근본적인 투쟁요구가 이데올로기 측면만이 아니라 실천적 대안이라는 측면에서도 제기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서 이런 투쟁요구가 실질적인 투쟁으로 발전하려면 사회적 고립을 타개하고 노동자계급 전체의 투쟁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결정적 조건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한 필수과제는 정규직, 비정규직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고,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를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며, 소속 회사와 무관하게 자동차산업 전체 노동자를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다.

 

이런 방향에서 대중적인 요구를 구체적으로 확립해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 과정은 선전 선동 작업을 통한 대중과의 대화와 긴밀히 연결돼서 진행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와 수위의 토론회 등을 배치하면서 자동차산업 전반에서 위기를 감지하고 타개책을 도모하려는 모든 적극적인 노동자들을 결집시켜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교감이 모아지는 양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산업 네트워크를 능동적으로 고안하고 추진해갈 필요가 있다. 이 네트워크를 축으로 자동차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투쟁에 함께 연대하고, 광범위한 조합원들 속에 통일적으로 선전 선동하는 흐름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 가운데, 자신의 투쟁을 전체 노동자계급 투쟁의 한 부분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동자계급 단결투쟁에서 탈출구를 찾는 능동적인 선진투사들의 흐름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처럼 자동차산업을 중심 고리로 삼아, 다양한 형태로 여러 산업에서 등장할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씨줄과 날줄로 서로 연결해 나가야 한다.

 

방어에서 공격으로, 계급단결투쟁 요구를 전면화하자

 

노동자계급 전체의 단결을 촉진하고, 자본주의와 자본가국가에 맞선 공세적 투쟁의 기운을 북돋는 계급단결투쟁의 요구를 보편화하는 것은 2020년 정세에서 더욱 중요하다. 쇠퇴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본가계급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로부터 최근 부분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에서 나타났던 직접고용 정규직화 투쟁을 제외한다면, 노동자운동이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수준에 갇히는 일이 확산하고 있다. 이것은 노동자운동의 활력을 현저히 약화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대중의 생존권을 실질적으로 방어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노동자운동의 요구를 수세적 수준에서 공세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계급 전체의 단결투쟁 요구로 확장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아가서 부분적 요구투쟁에서 자본주의를 정면으로 침식하는 전면적 요구투쟁으로 나아가게 돕는 이행적 요구들은 혁명적 의식과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노동자투쟁의 활력과 노동자대중의 생존권을 실질적으로 지켜내기 위해서도 절실해지고 있다.

 

조선, 자동차산업을 비롯해 구조조정 공격이 본격화하는 곳에서 일자리 사수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노동자대중의 일자리를 볼모로 잡아, 대우조선, 한국지엠, 쌍용차 등에서 대자본가들은 국가재정을 강탈하는 인질극에 나서고 있다. 자본가정부 또한 인질극에 동참하고 있다. ‘○○형 일자리정책을 앞세워 자본가정부는 국가재정을 국적을 넘어 대자본가들에게 퍼주고 있다. 그와 함께 일자리를 볼모로 삼아 노동자들에게 밑바닥으로 내려가기 경쟁 강요하고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며,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서로 대립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노동자계급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노동조합의 권리를 사수하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굴레를 박살내는 계급투쟁적 요구를 전면화하는 것은 사활적 중요성을 띠고 있다. 또한 국가의 공권력과 재정을 대자본가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한 노동자들을 위해서 작동하게 강제하는 투쟁도 절실해지고 있다. ‘몰수 국유화를 통해 국가재정을 대자본가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한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임금을 지키기 위해 투입하자!’ ‘이른바 적자기업들의 회계장부를 공개하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자!’ 등 공세적이고 노동자계급 전체를 단결시키는 요구를 보편화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요구는 20세기 초 자본주의의 전 세계적 위기국면에서 제3인터내셔널이 전면에 내걸었던 가장 중요한 계급투쟁 요구였다. 이런 요구들을 한국 노동자운동 속에서 보편화하는 것은 다가오는 격변기에 한국 노동자운동의 전투성과 활력을 고취하는 데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다. 이런 요구들을 선전 선동을 통해 확산하고, 가능한 영역에서는 창조적이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직접적인 투쟁요구로 구체화해가는 것은 2020년에 한국 노동자운동이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사활적 과제일 것이다.

 

이상에서 다룬 핵심적 과제들을 2020년에 한국 노동자운동이 얼마나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물론 알 수 없다. 오직 혁명적 투사들과 선진적 노동자들의 실천만이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세계 모든 곳에서 계급 격돌이 점차 현실의 무대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비상한 세계적 국면에서 한국 노동자운동이 뒤처지지 않게 전열을 추스르며, 한 발 앞으로 내딛는 소중한 나날로 2020년이 기록되도록,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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