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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현대차 비정규직은 끝났다’며 탄압하는 자본, 새롭게 투쟁 준비하는 비정규직 동지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 김현제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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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282회 2020-02-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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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129일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하청 노동자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집단선고를 앞두고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며 농성 중이다. 지난해 1127일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으로 당선된 김현제 동지와 인터뷰를 했다.

   

129일 서울중앙지법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김현제 지회장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으로 당선되기 전에는 현장에서 어떤 활동을 했었나?

 

노조에 가입한 건 2016년이었다.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4, 5공장 사업부 선거구 대의원 대표, 2017년 대의원 부대표를 맡았고, 2018년엔 금속노조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에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었을 텐데.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가 치열하게 전투적으로 싸워왔는데, 2016년 특별채용 합의를 통해 2세대가 정리되면서 현장에서 투쟁력이 거세되기 시작했다. 투쟁보다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통한 자기 정규직화 위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 현대차 원청 역시 2016321일 합의 이후로 현대차 비정규직은 끝났다며 현장 탄압을 엄청 했다. 그런데도 노조가 투쟁으로 제대로 맞서지 못하는 모습에 문제의식을 느껴왔다.

 

그런 문제의식을 담아내기 위해 지난 노조 선거에서 중점적으로 홍보한 활동 목표는.

 

선거 과정에서 단 하나 강조한 게 있다면, ‘민주노조 건설이라는 기조였다. 민주노조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 투쟁과 연대 잘하는 것부터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당선되고 두 달 정도 지났다. 집행부 활동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그간 대의원 활동을 3년 했는데, 대의원의 활동 영역은 사실 선거구 중심으로 치우쳤다. 집행부는 특정 선거구가 아니라 모두를, 전체를 관장해야 한다. 더구나 현대차 공간을 뛰어넘어 다른 노동자들과 만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걸 현장에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다.

 

현재의 현장 조합원들 다수는 2016년 이후 새롭게 노조에 가입한 동지들이라서 투쟁 경험이 거의 없다. 앞으로 차근차근 만들어나가야 한다. 간부들도 있지만 예전에 비해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이후 꾸준한 교육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하나 둘 채워갈 생각이다.

 

지난 몇 년 사이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구성이 많이 바뀐 것 같다.

 

2016년에 수출선적부 6~700명이 집단 가입을 했다. 그런데 회사가 특별채용 미끼를 내걸고 회유 공작을 벌여 많이 떨어져나갔다. 160~170명 정도 남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 동지들도 많이 빠져나갔다.

 

그러던 중 2017년에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회사가 2차 업체 동지들의 성과급을 미지급하는 사태가 벌어진 거다. 그때부터 2차 업체 노동자들을 집단적으로 조직해야겠다 해서, 처음으로 100여 명 정도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2차 업체 조합원이 있긴 했는데 아주 소수였다. 2016년에 가입한 진우 3사 동지들이 공장 밖으로 쫓겨나 110개월 노숙농성하면서, 그 기간에 어떠한 2차 업체 노동자들도 가입할 엄두 못 냈다. 그 투쟁이 잘 해결되고 난 뒤, 노조가 나서서 2차 업체 노동자 집단 조직화를 진행했다. 지금 조합원 총원 450여 명 중 350여 명이 2차 업체 노동자다.

 

그런 와중에 법원 앞 농성까지 하게 됐다. 조합원들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확실한 것은, 많은 조합원이 이 농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2차 업체 동지들이 그렇다. 이번 판결 이후로 현장에도 뭔가 크게 격변하는 게 생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인 관심이 많이 쏠려 있다. 사실 부끄럽기도 하고 바라지도 않았는데 현장 조합원들이 농성자들 고생한다고 투쟁기금을 올려주기도 했다.

 

이번 농성은 집단선고 때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다. 그 이후 무엇을 할 건지 기본 방향은?

 

전원 승소했을 시 다시 한 번 현대차 상대로 직접교섭을 요구하면서 현대차 내에 어떤 형태든 사내하도급제도는 이제 의미가 없다, 원청사의 지배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나와서 책임 있게 직접고용하라는 요구를 전면적으로 걸면서 싸움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크게 고민한 건 아니지만 만약 패소한다면, 법적으로 항소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현장 안에서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주변 단위, 현대차 안에 있는 여러 직군의 비정규직 단위와 함께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넓게 보면 현대차를 넘어 자동차산업 전반이 요동치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듯하다.

 

사실 우리도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고 이른바 스몰 3(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부터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현대차도 최근 2025전략이란 걸 발표하면서 인건비 절감, 원가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을 대놓고 얘기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대비하고 있진 못하다. 농성 정리하면서 예년의 투쟁을 되살려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조합원 동지들 속에서 투쟁 태세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지금 하는 농성도 법원에서 판결 잘 내라는 목적으로 올라와 있는 게 아니다. 이걸 가지고 어떻게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력을 살리고, 투쟁을 만들어 낼 것인가, 그 구심점이 필요해서 이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투쟁 태세를 갖추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잘 견뎌낼 수 있는 견고한 현장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 견고함을 위해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이 중요할 텐데.

 

당연히 원하청 연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장에서도 배신감이라고 해야 하나, 서로의 기득권에만 치우치다 보니 특히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배신감 같은 게 있다. 자기 것만 챙긴다는 생각. 이런 것을 깨는 뭔가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이 스스로 싸울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우리가 먼저 정규직에게 다가가려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자동차산업에 불어 닥치는 고용불안 광풍이 결코 하청 노동자만을 향한 건 아니다. 전체 노동자를 향한 것이고, 그만큼 적극적으로 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비정규직 조직화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사실 현장에서는 조합주의적 요구를 많이 듣고 싶어 한다. 전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하면, ‘쟤네들 가만히 있는데 도대체 우리가 왜 그래야 하냐?’ 그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금 조합원들 역시 비조합원이었다. 똑같은 처지다.

 

우리도 비조합원들에게 다가가려 해야 하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조합원을 위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요구를 걸고 싸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현장의 비조합원들도 잠재적인 조합원이라 여기고 어떻게든 조직화하려 해야 하고, 어떻게든 우리가 더 많이 다가가야 할 것 같다.

 

난관이 많을 것 같다. 마음가짐을 들어보자.

 

하나만은 확실하게 가고 싶다. 비정규직 문제는, 특히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틀에만 갇혀서, 우리 현장 안에서만 뭔가 하기보다는 우리 현장으로부터 주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로까지 확장시켜나가는, 그리고 그 동지들과 함께 하는 공동투쟁을 만들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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