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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어용과 자본의 철옹성을 두드리며 경산 택시 노동자들이 승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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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형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정책위원장 조회 685회 2020-01-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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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청 로비 점거농성 중인 경산 택시 노동자들

 

 

특히 열악한 대구·경북 택시 노동자의 처지

 

택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임금조건은 열악하다. 대구·경북 지역은 특히 더 열악하다. 1984년 대구 택시 노동자 대투쟁 이후 택시 민주노조운동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기존의 어용노조가 택시운수 자본의 노무관리팀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택시운수 자본은 수십 년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정관계 유착을 통해 관련 법령마저 뛰어넘는 지역 토호세력으로서 깰 수 없는 철옹성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어용노조)사정 동맹관계는 봉건적 노사관계를 통한 노예제 그 자체였다. 언제든 어용노조 단위사업장 분회장은 사업주에게 쫓겨나는 구조여서 노동조합은 사업주 입맛대로 임단협에 서명해줬다


9일 근무 1일 휴무, 일 소정근로시간은 35실제로는 하루 14~16시간 운전대를 잡는데도 문서로는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계약을 유지하여 주휴일도 없는 등 근로기준법조차 무력화시켰다. 법으로 금지된 유류비도 노동자에게 부담시켰다. 교통사고 처리비용도 떠넘겼다. 심지어 보관금이라는 명목으로 사납금 초과금도 돌려주지 않았다.

 

신속하고 잔인한 탄압

 

경산 택시 노동자들은 민주노조의 거점을 세우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으나 실패했었다. 그러다가 2019537명의 택시노동자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이하 택시지부)에 가입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반드시 민주노조 지켜내고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투쟁이 시작됐다. 곧바로 경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조 출범을 알리고 운송경비만이라도 사용자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산시청과 택시 자본의 공격은 너무도 신속하고 잔인하게 시작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에게 당일 저녁 8시부터 택시운행에 필수적인 콜이 정지됐다. 사납금을 두 배로 올리고 다음 날부터 입금할 것을 강요했다.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사유와 절차도 없이 정직을 때렸다. 출근했는데 택시 키를 빼앗아 사실상 해고를 당했다. 택시지부에서 정직의 사유와 근거를 묻는 공문에는 일체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노동조합마저 인정하지 않았다. 정직과 해고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접수하면 자본은 임금배상도 없이 복직시켰다. 지노위는 이미 복직됐으니 구제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판정을 내렸다


조합원들에게 부당정직 및 해고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접수 징계 철회 지노위 각하 판정 재징계 및 해고식의 탄압이 반복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민주노조의 거점을 세우기 위한 시도가 왜 실패했는지 알 수 있었다.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탄압에 우리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결기로 맞섰다. 617일 경산시청 앞에 무기한 철야농성장을 설치했다. 이곳은 경산지역 택시 노동자들의 사랑방이 됐고 조합원은 29명으로 확대됐다. 택시 자본은 신규 조합원들에게도 똑같은 탄압을 반복했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우리 조합원들은 더욱더 강고한 투쟁 의지를 키워갔다


징계, 해고는 조합원들에게 연대(영남대의료원 고공농성, 김천 도로공사 점거투쟁 연대 등)라는 투쟁의 무기를 학습할 기회였다. 경산시청에서 함께 투쟁(투쟁사업장 공동투쟁 문화제)한 경산 환경 노동자들의 89일 파업투쟁은 노동자는 하나라는 실천적 투쟁의 동력이 됐다.

 

그러나 경산시청은 불법경영 택시 자본에 대한 처벌을 미루며 시간을 끌어 우리를 지치게 했다. 부당노동행위를 감독해야 할 노동청도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는 울고 웃으며,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반격의 기회를 기다리며 버텨냈다.

 

월급제 시행을 둘러싼 투쟁

 

전주택시 김재주 동지의 세계 최장기 510일 고공농성을 통해 지난해 82일 국회에서 월급제 법령이 개정되고 금년 11일부터 시행됐다. 경산에서도 작년 말부터 이와 관련한 단체교섭이 진행됐고, 1114일 경산지역 일반택시 전체가 파업에 돌입했다. 택시지부 동지들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해 압도적 지지로 총파업에 나섰다


그러나 교섭대표노조인 한국노총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북본부(이하 전택’)는 단 한 차례도 파업집회나 투쟁을 진행하지 않았다. 교섭일정과 내용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 ‘사업주의 노무관리팀이 무슨 파업을 할까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212일 전택은 파업참가자 전원에게 대법원 판결에 따른 최저임금 지급 청구소송 포기 운송경비 전가행위 금지 법령에 따른 유류비 반환 청구의 소 포기 일괄적인 퇴직금 중간정산을 내용으로 하는 동의서(이하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그리고 1216일부터는 동의서 작성자만 업무복귀시키고 거부자는 미복귀시켰다. 이런 만행은 택시 자본과 공모한 것이었다.

 

살찐 돼지들의 발악은 노동자의 분노와 단결로 전이됐다. 경산지역 택시 사업장은 경산교통, 대림택시 평산점, 대림택시 중방점 세 곳이다. 그 중 대림택시 평산점 전택분회 조합원 전원이 동의서 작성을 거부하며 전택에서 탈퇴했다. 민주노조의 주력대오가 포진한 평산점에서 어용노조가 무너진 것이다


경산교통의 10%, 중방점의 40%, 평산점 100%의 노동자들이 동의서를 거부함에 따라 업무복귀에서 배제됐다. 미복귀자들(이하 공동투쟁단’)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동의서를 강요하는 수단이 돼버린 어용 관제 위장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구시키라고 요구*를 정리했다.

 

* 택시 자본은 소정근로시간은 단축해 최저임금을 잠탈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를 착취해왔다. 2019418일 대법원 전원합의부는 이런 택시 자본의 행태는 불법이며 체불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택시 자본은 체불임금을 포기할 것을 종용해왔다. 그러나 경산지역처럼 어용노조와 공모해 지능적으로 위장파업을 진행한 후 업무복귀를 조건으로 임금채권 포기동의서를 강요하는 행위는 전국적으로 최초다.

 

경산시청 로비농성투쟁으로 승리를 만들어간다

 

20191223일 어용노조를 제외한 경산지역 3개 사업장 택시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모두 모여 경산시청 규탄 및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당황한 경산시청이 중재에 나섰지만, 택시 사업주들은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겠다며 경산시청 위에 군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택시 자본은 더 버티면 노동자들이 물러설 거라 판단했던 모양이다


공동투쟁단은 경산시청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택시운행을 멈춘 행위는 불법휴업이므로 당장 감차처분하라”, 그리고 노동청에는 동의서 강요를 거부한 미복귀자에게 진행되는 불법(공격적) 부분직장폐쇄 처벌하고 특별근로감독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산시청과 노동청은 움직이지 않았다.

 

전근대적 민주노조 말살 공격에 택시자본, 경산시청, 노동청을 그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20191231일 아침 공동투쟁단은 경산시청 로비농성에 돌입했다. 경산시청은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와 물러서지 않는 투쟁의 압력에 못 이겨 감차처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고, 노동청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경산 전체 택시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승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산지역 택시 민주노조의 조직은 50명 규모로 확대됐다. 불법에 대해 감차처분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가 시청농성을 스스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는 129일 오후 2시 택시지부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공동으로 집중집회가 예정돼 있다.

 

보고대회가 될지 총궐기대회가 될지는 경산시청과 노동청이 선택하라.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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