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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넘기면 최저임금 안 줘도 된다는 노동부, 아니 노동착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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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조회 458회 2020-01-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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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라는 이름 때문에 절대 그 실체를 오해해선 안 된다는 증거를 그들 스스로 쏟아내고 있다.

 

황당무계(荒唐無稽)

   

2020년 최저임금 인상 시행을 앞둔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행정해석(2019년 12월 11일, 근로기준정책과-6245)을 내놨다. 앞으로 연장수당을 계산할 때 가산수당(50%)은 물론 기본임금(100%)에 대해서도 최저시급 미만의 통상임금을 지급해도 좋다는 해석이다. 2018년 최저임금법 개악 이후 노동 현장에서는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개념 차이를 이용해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일이 빈번했는데,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이 방법을 아예 대놓고 모든 자본가들에게 권장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자본가는 2020년 월 최저임금 1,795,310원(=8,590원×209시간)을 지급하면서도 시간급 통상임금은 5,000원으로 맞춰둘 수 있다. 통상임금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라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 예컨대 특정 수당에 ‘지급일 재직자에 한해 지급’이라는 조건(고정성이 결여됨)을 붙여버리면 해당 임금은 최저임금에는 포함되지만 통상임금에서는 제외할 수 있다. 이 경우 자본가는 1시간의 연장노동에 대해 12,885원(=8,590원×1.5배)이 아니라 7,500원(=5,000원×1.5배)을 연장수당으로 지급한다. 8시간의 법정 노동시간을 넘겨 일하자 연장시급이 최저시급보다도 적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인데, 고용노동부는 이것이 합법이라는 것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이것은 연장수당에서 가산수당(50%) 분은 통상임금으로 계산하더라도, 기본임금(100%) 분은 최저임금 이상이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기존 행정해석(2011년 10월 14일, 근로개선정책과-3589)을 변경한 것이다.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연장 노동을 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줘야 하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의 개념이 다르고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도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다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최저임금법 어디에도 8시간을 넘겨 일하면 최저시급 미만을 지급해도 괜찮다는 예외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의 개념을 구분한 대법원 판결(대법 2017년 12월 28일 선고, 2014다49074) 역시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어서 원칙적인 법리가 확인된 것 이상의 의미는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하자. 그럼 고용노동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자본가들의 임금 삭감 꼼수에 면죄부를 주고 이를 조장하는 게 지금 할 짓인가? 최저임금법 개악 당시 약속했던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의 개념 일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시행령·시행규칙 정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연장시급을 최저시급 미만으로 주는 행위는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게 상식 아니겠는가!

 

점입가경(漸入佳境)

 

사실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따지자면, 최근 고용노동부의 막가파식 친자본 정책이 진짜 그렇다. 황당한 행정해석이 발표된 바로 그날(2019년 12월 11일), 고용노동부는 ‘50~299인 기업 주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보완대책’이란 걸 발표했다. 

 

내용인즉 앞으로 1년 동안은 연장노동 한도 1주 12시간을 위반한 기업이라도 처벌하지 않고 계도기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뿐인가. 본래 특별 재난·재해의 경우에나 허용되던 특별연장근로 제도(근로기준법 제53조 제4항)를 앞으로는 업무량이 대폭 증가한 때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 등에도 모조리 허용해주겠다고 한다. 있는 법은 안 지켜도 되고, 요청하면 다 허가해 줄 테니 마음껏 장시간 노동을 시키라는 것이다.

 

대체 이 헛소리야말로 법적 근거가 있기는 한 것인가? 이것이 고용노동부의 본질이다. 노동자의 기본권이 아니라 자본가의 착취권을 대변하는 위원회 말이다. 한마디로 고용노동부는 자본가들의 민원 해결 기관을 자임하고 있을 뿐이다. 

 

배은망덕(背恩忘德)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을 표방하며 들어섰지만, 문재인 정부가 자본가정부로서의 자기 본질을 솔직히 드러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갈수록 노골화되는 문재인 정부의 반노동 공세는 올해에도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당장 엊그제 문재인 정부는 임금의 하향평준화를 의미하는 직무급 임금체계 개편을 들고 나왔다. 이밖에도 ILO협약 비준을 핑계로 노조할 권리를 제한할 가능성도 크다.

 

물론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상을 걷어낸 지 오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전히 미조직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상과 과감히 결별하지 못하고 있다. 단호한 노동자투쟁으로 문재인 정부의 본질을 폭로하고, 이로써 모든 노동자들이 거대한 투쟁의 대열에 합류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문재인 정부의 가짜 정규직화 정책을 백일하에 드러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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