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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동지 1주기 | 노동자들이 살인자를 처벌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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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889회 2019-12-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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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의 죽음으로부터 1. 여전히 1년에 2,5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는다.(사진_노해투)

 

 

문재인 정부 아래서 벌어진 일이다. 김용균 동지의 처참한 죽음, 누더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사장 무혐의 처분,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권고안 이행 거부, 여전히 1년에 2,5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 맹목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에게 묻는다. 어떻게 감쌀 수 있겠는가?

 

무엇이 변했는가?

 

김용균 동지 투쟁을 계기로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 원청 책임이 일부 강화되긴 했다. 하지만 도급 제한 업종 범위를 너무 좁게 잡아 정작 김용균 동지가 일했던 발전소, 구의역 김군이 일했던 지하철, 그리고 조선소, 제철소는 도급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시행령을 통해 도급 승인작업을 4가지 유해물질로 한정했다.

 

지난 8월 특조위는 사고 예방을 위해 22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안전보건 관련 집단적 노사관계 개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마련, 노동자 안전보건 활동을 위한 참여권 보장 등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권고안을 이행할 생각이 전혀 없다. 발전사 직접고용이 아니라 한전산업개발을 활용한 공공기관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권고가 나와도 이행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애초 김용균대책위는 이행점검위원회 설치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거부했다.

 

태안경찰서는 1년을 끌더니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과 김용균 동지 소속 업체인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사장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현장관리자 11명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지고 있는 검찰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10년간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금고 이상의 형은 1,468건 중 6건으로 0.4%. 산재사망 노동자 1명당 벌금은 450만 원 내외다.

 

노동자들이 살인자를 처벌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

 

김용균 동지 죽음 이후 벌어진 일에서 알 수 있듯이 노동자 민중의 생명 안전 문제를 가진 자들의 정부에 맡겨선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검찰, 경찰 등 관료기구에 맡겨선 살인자들의 손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정말이지 다른 전망이 필요하다. 정부와 자본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노동자들의 자주적 기구에서 선출된 대표자들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고, 이들이 살인자들을 처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다른 글(“‘선출된 권력 vs 선출되지 않은 권력’, 그 거짓 프레임을 넘어 노동자 민중의 정부를 향하여)에서 주장했듯 자본범죄수사처신설을 상상해볼 수 있다.

 

자본범죄수사처의 검사들은 노동자 민중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 수백 명의 검사들로 구성되는 자본범죄수사처는 임금체불, 노조탄압, 산재살인, 해고, 자본가들의 세금포탈과 불법상속 등 노동자의 생존과 안전에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자본가들의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진 기구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산재사망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각종 기구 역시 노동자 민중이 직접 선출한 대표자들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이들이 대책 이행을 지시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

 

물론 이런 전망은 눈앞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 노동자계급의 강력한 전투력과 정치적 힘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급진적 전망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런 전망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처지는 근본적으로 바뀌기 어렵다. 자본가들은 산재를 줄일 의지가 없고, 정부는 살인자들을 처벌할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으로

 

문재인은 대선 후보 시절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현실은 어떤가? 산재사망은 줄지 않고 있다.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선택근로제, 특별연장근로 확대, 노동개악 등 노동자의 생명 안전을 위협하는 공격을 계속 펼치고 있다.

 

김용균 동지 1주기를 계기로 노동자들은 특조위 권고안 이행, 죽음의 외주화 금지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모든 후보가 죽음의 외주화 금지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약속하고 공약할 수 있도록 밀어붙이자. 현장의 투쟁동력과 연대의 힘을 모으자.

 

1년 전 김용균 동지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과 절규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것을 동력으로 하는 투쟁의 사회적 폭발력도 드러냈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김용균 투쟁 속에서 단결했고 정부에 맞서려 했다. 우리는 이 힘을 기억한다. 이 힘을 거대하게 키워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투쟁하자. 다시 한 번 김용균 동지에게 이 다짐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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