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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회사만 강요하는 한국가스공사- 고용구조의 벽을 허무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 홍종표 공동지부장, 이우정 인천지부장, 박인국 인천기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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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우 조회 483회 2019-1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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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 대구 가스공사 본사 앞에서 직접고용 쟁취 순회 투쟁 결의대회를 하는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



편집자 주 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 동지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받았던 설움과 고통을 생생하게 토로했고, 현대판 신분제인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는 것은 단순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큰 의미를 갖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톨게이트 투쟁에 대한 연대의지와 함께, 이 투쟁의 바통을 이어받아 비정규직 철폐의 한 길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밝혀주었다. 본격적인 투쟁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세 분의 동지들에게 뜨거운 감사와 연대인사를 보낸다.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시설, 미화, 특수경비, 전산, 홍보, 소방, 파견(캐드, 비서, 운전기사 등) 업종의 7개 직종으로 나뉘어 있다. 전체 1,200여 명으로 그중 조합원은 860여 명이다.

 

시설, 특수경비는 한 업체가 전국을 담당하지만 미화는 지역마다 업체가 다 다르고 전산 직종은 대부분 본사에 근무하지만 한 두 사람당 한 업체라고 볼 수 있다. 전산 50여 명인데 업체는 3-40개가 된다. 대부분이 O/A, PC 보수 등인데 최저임금에, 2015년부터 임금이 한 푼도 안 올랐다. 가스공사에서는 용역사에서 요구하면 올려주겠다고 하는데, 용역사가 우린 괜찮다며 요구하지를 않는다. 원청에서 용역사에 신호를 줬기 때문에 안 움직이는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도 우리는 직접고용을 주장한다.

 

업체는 가스공사와 2년계약을 기본으로 하는데 간혹 3년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노동자들은 2년마다 신입사원이 된다. 근속 승계도 없고, 당연히 퇴직금 승계도 없다. 임금도 항상 최저임금일 수밖에 없다. 17년을 근무한 사람과 어제 들어온 사람 임금이 똑같다.

 

가스공사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겪은 설움, 차별, 원청 관리자들에 의한 갑질 등도 심각했을텐데, 이에 대해 얘기해주십시오.

 

임금은 정규직과 동일직종이 아니긴 하지만 정규직 대비 약 30% 정도 된다. 임금차별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신분제도가 됐다는 점이다. 원청은 우리를 통제하고 관리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가령 관리자들은 정규직 신입사원들에게 저 늙은 여우들 그렇게 대하면 관리 못해!”라고 교육한다. 한번은 우리 직종 담당과장(원청)이 밤 11시 넘어 술에 취해 저 포함 여러 명에게 전화해서 내일 아침에 나가서 본부장에게 얘기해서 너희들 다 짤라버리겠다. 업체도 바꿔버리겠다며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전에 비정규직 한 명이 담당과장이니까 면담을 요청했는데, 술 마시다 보니 감히 용역사 직원이 원청 총무부 과장에게 면담을 요청해?’라는 생각에 화가 나고 억울했던 모양이다. 우월적 관계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은 원청 관리자가 11시 넘어서 밤늦게 자는 사람을 불러내기도 했다.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 싶어 비정규직이 굽신굽신하는 모습을 자기 주위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갑질 피해 설문조사를 나와서 인터뷰도 했던 원청 관리자가 며칠 뒤에 타 업무 지원을 나간 우리에게 바지에 손을 넣고, 발로 툭툭 치면서 여기~ 저기~”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비정규직만 피해자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생각에 갇혀 있는 그들도 피해자다. 같은 공간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지내면서 지속적인 우월감을 느끼는 것 같다. 이게 고착화되고 퍼져나가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들(편집자 주 : 가령 2008년 일본의 아키하바라 묻지마 살인사건의 가해자는 5년간 파견노동을 전전하다 해고된 뒤 좌절하고 절망하며 사회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름)처럼 냉대 받고 무시 받아온 사람들은 그 박탈감과 좌절감을 범죄라는 방식으로 표출할 수 있다.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불안, 갈등 속에서 누구 하나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고용구조를 바꿔야 한다.

 

가스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김장 나누기, 불우이웃 돕기 등을 한다. 아마 경영평가에도 반영될 것이다. 그런데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깎느냐. 4-5년 동안 임금은 왜 안올려주느냐. 이중적인 태도다.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하면 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의지가 없거나, 원래부터 그 정도만 하려고 했던 였던 모양이다. 이게 지금 굳어지고 있다.

 

노사전문가 협의회 등 정규직 전환 관련, 현재 진행 상황을 얘기해주십시오.

 

171121일부터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시작해서 현재 14차까지 진행했다. 그러는 사이 가스공사 사장이 두 번이나 바뀌고 공백도 길었다. 중간에 10개월 정도는 협의회를 중단하기도 했다. 공사 측에서 회차만 늘리고 뭔가 하고 있다는 식의 실적 보고에 이용만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중단시켰다. 그 중간에 집중회의를 3차례 하기는 했으나 우리가 주장하는 직접고용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자기들은 직접고용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공사 측은 소방과 파견직종 100여 명만 직접고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가스공사 신임 사장이 부임하기를 기다렸다가 올해 73013차 회의를 진행했다. 사측 단장과 사측위원들은 꿀먹은 벙어리였다. 14차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사장 면담을 해서 사장이 결단할 것을 요구했다. 사장은 부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결단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거 아니냐라고 대꾸했다. 사장은 얼마 안됐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2년 반이고 햇수로 3년째다. 너무 화가 난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침에 의하더라도 상시지속업무는 직접고용해야 하고, 인력파견 형태의 자회사는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해도 가스공사는 막무가내다. 사측위원 한사람은 자기가 예전에 외국기업을 다녔는데, 거기는 다 아웃소싱이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가스공사 민영화하잔 얘기냐?”라고 되물으니 입을 싹 닫는 일도 있었다.

 

1126일에 15차 회의가 예정돼 있다. 우리가 사측 안을 미리 달라. 우리도 미리 검토해야 효율적인 협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주말동안 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25일에 주겠다고 한다. 자회사 방안을 구체화해서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긴장하면서 준비를 해야 할 거 같다.

 

가스공사가 막무가내로 자회사만을 주장하고 있는데 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비정규직지부의 요구와 고민은 무엇인지 얘기해주십시오.

 

과거에 가스공사에 낙하산으로 입사한 사람들이 있었다. 사장이 데려오거나 국회의원 빽으로 들어오거나. 처음에는 기능원으로 있다가 가스공사에서 차별을 없앤다면서 환직을 했다. 그런데 기존 정규직들과 같은 업무에 배치되면서 문제가 많았다. 지금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도 그런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서 환직을 하지 않고 별도직군으로 근무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또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과 같은 정규직의 정서를 고려해서 별도직군과 함께 별도 임금, 별도 예산(편집자 주 : 총 인건비 관리지침에 따라 정규직 임금, 복지 등이 줄어들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자에 대해서는 별도 예산을 편성하자는 것)까지 선제적으로 얘기했다. 그래서 가스공사에서는 예산이 잠식되는 것도 아니고, 환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직접고용이 안 되는 이유를 댈 수가 없는 것이다.

 

비정규직지부에서는 우선 고용구조의 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나뉘어 있기 때문에 우리를 관리,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고 동료로 생각하지 않게 만드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같은 노동자로서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데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있는 상황을 우선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는 점진적으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노조를 설립한 과정과 현재의 정규직 전환 투쟁 상황 및 계획에 대해 얘기해주십시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선언하면서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 많은 조합원들이 대선 때 문재인을 찍었고, 당선 후에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대다수가 지금은 실망하고 있다.

 

대통령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시켜준다니까 노조가 만들어진 것인데, 시간이 자꾸 늦어지니까 피로감도 생기고 많이 부족한 점이 있다. 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인식도 부족하고, 교육도 많이 하지 못했다. 정규직 전환도 중요하지만 노조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조합원들과 간담회, 교육 등을 배치해서 조합원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도 처음에는 노조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 조합원들도 알게끔 내부의 기반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전국사업장이고 직종도 다 다르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전임자가 없이 타임오프를 쓰는데 그것도 없는 간부들은 연차를 내서 활동하고 있다.

 

1126~2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본격적인 투쟁을 앞두고 10월 말 전국 순회 결의대회를 진행했고, 요즘은 조합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으로 가결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부터 결정한 천막농성도 곧 배치하고, 집회, 파업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소방 직종은 주 52시간 제한으로 근무조를 세분화해서 거의 대부분이 필수유지업무에 해당된다. 특수경비 직종은 법적으로 쟁의권이 없다. 그래서 실제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직종은 주로 시설, 미화, 전산 일부가 될 것이다.

 

노조 설립부터 지금까지 정규직 노조와는 어떻게 연대하고 교류하고 있는지 얘기해주십시오.

 

공공운수노조에서 비정규직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천명하고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과 함께 하려고 했고, 많이 홍보도 해줬다. 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설립 때도 많은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문제와 부딪히면서 정규직 조합원들로부터 많은 압력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정규직 신입사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를 한다고 하는데, 그들이 역차별 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상실감을 느낄 수 있고, 개고생해서 들어왔다는 보상심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비정규직지부는 별도직군, 별도임금을 선제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비정규직 직접고용 투쟁을 함께 한 서울대병원분회 간부에게 물어봤다. 서울대병원도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계속 교육하고 또 교육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고 한다. 가스공사에서도 정규직에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설득 과정이 필요한데 그 지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민영화 반대, 성과연봉제 반대 투쟁이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도 공공성 강화와 접목시켜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들어가서 민영화, 성과연봉제 막아내는 싸움을 같이 하겠다고도 했다. 정규직에 대한 교육과 설명이 부족하다보니 불만은 커지고, 정규직 전환에 협조하면 한국노총으로 가버리겠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2노조가 만들어졌다.(편집자 주 : 임금피크제에 반대한 6명이 제 2노조를 만들었으나 정년퇴직으로 2명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제 3노조가 생기자 여기와 통합했다. 그래서 현재는 제 2노조다) 주되게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통상근무자들이 교대근무자들과의 임금격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다. 2노조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민영화, 구조조정, 아웃소싱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얘기하기도 한다. “이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또 이렇게 이용해 먹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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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자회사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톨게이트 투쟁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얘기해 주십시오.

 

조합원들이 톨게이트 동지들 투쟁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점거농성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톨게이트 동지들 덕분에 동기부여도 되고 용기를 얻는다. 더 중요한 것은 저렇게 절박하게 투쟁해야 뭔가가 이뤄지는 거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다.

 

똘똘 뭉쳐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단결하고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다. 톨게이트 동지들처럼 결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도 정부 정책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쉽게 직고용을 쟁취하지는 못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훨씬 더 좋은 여건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는 갑질의 피해자, 가해자 모두를 없애자는 것이다. 고용구조의 벽을 허무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요구를 하는 것이다. 또 우리보다 더 열악한 처지에서 신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다. 비정규직들이 매일 매일 죽어가고 있다. 우리만 정규직 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고용구조를 바꾸는, 세상을 바꾸는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싸울 것이다.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되고, 톨게이트 동지들이 치열하게 투쟁하면서 우리도 동기부여 받고 투쟁을 열심히 하고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처럼 우리도 직접고용 됨으로써 다른 비정규직 사업장 동지들에게 용기가 되고 힘이 된다면, 그게 또 세상을 바꾸는 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사명감 가지고 노력하면서 투쟁 할 것이다. 많은 응원과 연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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