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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정한 국제연대는 자본가들과 자기 나라 정부에 맞선 투쟁부터 - 일본 도로치바 국제연대위원회 동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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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32,683회 2019-11-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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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하나다! 이 정신으로 함께 하는 동지들이 세계 모든 곳에 있다. 
노동자계급만이 전쟁을 없애고 진정한 평화를 불러올 수 있는 이유다!



편집자 주 지난 9월 초 아사히비정규직회 노동자들은 6일 동안 일본 원정투쟁을 다녀왔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의 원정투쟁에 연대하면서 도로치바(国鉄千葉動力車労働組合, 일본 국철 치바현의 동력차노동조합) 국제연대위원회 노동자들을 만났다. 도로치바 국제연대위원회는 아사히비정규직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하는 등 국제연대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개헌과 전쟁으로 치닫는 아베 정권 타도! 한국에 대한 수출제한을 즉각 철회하라>(기사 보러가기 클릭)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도로치바 노동자들을 만나 일본 노동운동의 상황, 한일 갈등에 대한 태도, 국제연대에 대한 고민을 들었다. 인터뷰는 96일 진행되었는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톨게이트 투쟁 결합으로 인터뷰 정리가 늦어졌다. 양해를 바란다.

 

 


참가 : 도로치바 국제연대위원회 사무국장 야마모토 동지

도로치바 국제연대위원회 가마타 요시코 동지

도로치바 부위원장 세키 미치토시 동지

여성 동지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면서 느낀 점은?

 

0 간단하게 일본 노동운동에 대해 설명한 후 어떻게 느꼈는지 얘기하겠다. 국철 민영화 저지 투쟁 영상을 보았는데 1987년 국철 민영화는 노동운동에 대한 전후 최대의 공격이었다. 국철 민영화는 계급적 노동운동의 파괴였다. 계급적 노동운동을 하려면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노동자와 자본의 비화해성이다. 적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두 번째는 언제나 노동자계급과 함께 투쟁한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노동자를 철저하게 믿는 것이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은 힘들 때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과하게 희망을 불어넣지 않고 현실 그대로 인정하며 투쟁하는 게 중요하다”(http://www.newsmin.co.kr/news/8889/)고 얘기했다. 도로치바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모든 정부는 분할 민영화로 노조를 파괴하려 했다. 도로치바는 지금도 조직을 지키면서 투쟁하는 노동조합이다.

 

0 분할 민영화 이후에도 외주화, 분사화를 JR(일본국유철도)이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외주화, 분사화로 투쟁하는 노조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나아가 노조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JR 사장이 수상 관저에 불려 갔다. 아베를 만난 후 JR 소속의 동노조 조합원 3만 천 명 정도가 탈퇴했다. 간사이레미콘노조에 대한 탄압도 동시에 시작했다.

 

0 신자유주의 공격에 맞서 우리도 투쟁하고 있는데 아사히 투쟁은 아주 핵심적인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23명이 거대 자본에 맞서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공격이라는 게 비정규직화, 외주화로 노동자를 뿔뿔이 분열시키고 노동자투쟁을 파괴해 자본가들이 연명하는 방식이다. 23명이 거대 자본에 굴복하지 않고 꾸준히 투쟁하고 있다는 게 정말 중요하다.

 

수출규제를 밀어붙이면서 한일갈등을 일으킨 아베 정권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0 나는 개인적으로 아베의 정책은 한국의 촛불투쟁 같은 항쟁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도 같은 항쟁, 같은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배경에 있는 건 일본의 경제적 위기다. 심각한 위기다. 그래서 아베는 전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국민을 동원하려 한다. 그렇게 해서 경제위기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2015년 아베가 전쟁법이라고 불리는 법, 언제든지 외국으로 파병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한미연합 작전계획 5015’도 있는데, 북한 김정은 암살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아주 공격적인 계획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체결했다. 초계기 문제, 수출규제 문제도 똑같이 전쟁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0 아베가 노동조합을 다 없애 버리고 다 파괴시키는 이유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쟁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경제 상황은 어떤가? 일본의 노동자와 가난한 민중이 겪고 있는 고통은?

 

0 지금 OECD 국가 평균 경제성장률이 3.2%인데 일본은 0.8%. (829일 신문을 보여주면서) 신문에 기사가 나왔는데, 1997년 임금수준과 2018년 임금수준을 비교했을 때 일본만 마이너스다. 다른 나라는 플러스인데 일본만 마이너스 8.2%.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윤율 저하저임금화저출산의 악순환이 멈추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어렵다. 한편 지금 아베가 미국에서 무기를 많이 사고 있다. 앞으로 무기 사느라 갚아야 하는 병기 할부가 54천억 엔(581,580억 원)이다. 금년도 군사비 53천억 엔 중 할부 변제분이 22천억 엔. 그래서 군사비(방위비)보다 갚아야 할 병기 할부가 더 많다.

 

1960년에 안보 투쟁 때 기시 신쓰께라는 전범 수상이 있었는데 그 손자가 아베다. 지금 아베가 개헌하려 하고 있다. 가을에 국회에서 개헌 발의를 하려고 한다. 결정적인 정세다. 아베는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자신이 없는 것 같다.

 

일본 빈곤율이 15.7%라는 통계가 있는데 대략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빈곤층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세 명에 한 명이 빈곤층이다. 노동현장에선 산재사망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괴롭힘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가정에서는 자기 아이들을 죽이거나 때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0 청년 노동자들이 3개월마다 고용갱신을 해야 하는 기간제 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월급이 십수만 엔(백수십만 원) 정도밖에 안 된다. 제대로 식사를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집세를 못 내는 경우도 있다.

 

아사히투쟁 연대의 어려움은? 한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에 대한 생각은? 일본에서의 반아베 투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0 아사히투쟁에 대한 어려움, 어제도 MBC기자에게서 질문을 받았는데, 아사히투쟁 연대를 그렇게 어려움까지 느낄 정도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얘기할 순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게 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 아사히글라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조직할 수 있도록 투쟁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회사 안에서 적어도 한 두 명이라도 조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불매운동에 대해서 단순히 긍정하거나 부정하거나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어렵다. (나중에 들은 추가 얘기 : 일본 정부가 불매운동을 두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쉽게 부정하면 일본 정부 손을 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아사히 투쟁을 할 때 아사히글라스 불매운동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보다 투쟁하는 아사히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나라에서 부품을 만든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제품을 만든다. 한국에서 불매운동을 했다 하더라도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0 불매운동과 아베규탄 투쟁을 보도를 통해 봤는데 너무 퍼포먼스처럼, 예를 들어 일본 제품을 버리는 TV 장면을 봤다. 제 생각은 한일 노동자간에 연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0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많이 보도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이 다 불매운동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를 통해, 일본에 오신 한국 여성분이 허그하고 있는 영상을 봤고 일본 남자가 한국에서 허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0 노아베 슬로건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당연히 우리도 도움을 받고 있다. 다만 민족주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굉장히 커지고 있다. 민족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중요한 시기다. 보이콧 재팬, 노재팬은 민족주의라 생각한다. 민족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운동이, 이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족주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지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부정적이지만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비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0 아까 얘기한 것처럼 심정, 분노가 있는 한, 그 심정 안에 아베에 대한 분노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지지한다. 심정, 분노에 대해선 이해하고 동의한다. 그런데 아베가 그런 것들을 이용하면서 한국을 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선 우리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민중을 이용하려고 하는 정부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한국의 불매운동이나 아베규탄 등을 보면서 일본에서도 투쟁할 수 있게, 확대되는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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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시내에서 아사히투쟁을 알리고 있는 일본 노동자들




국제연대에 대한 생각과 계획은?

 

0 역사가 길다. 짧게 얘기하는 게 어렵다. 2003년부터 시작되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미국 로컬10, 국제항만창고노조 등. 2008년 하이텍알씨디코리아지회 연대를 일본에서 조직했다. 2012년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2014년 케이블방송씨엔엠 연대를 조직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사히글라스. 그런 연대투쟁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런 투쟁이 가장 중요한 성과다.

 

단순한 오고 가는 교류는 많이 있었다. 그런데 국제연대는 자본가들에 맞서 투쟁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나라 정부에 맞서 투쟁하는 것.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국제연대다. 그런 마음으로 세계 여러 나라 노조와의 연대투쟁을 만들 수 있다. 밝은 미래가 있다. 우선 한국·일본·미국 노동자연대를 강하게 발전시켰으면 한다. 중국 노동자들도 있겠지만. 국제노동자연대를 발전시켜야 전쟁을 저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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