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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계급투쟁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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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438회 19-11-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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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은 수십 명의 칠레 시위대를 학살했지만, 투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생존권 사수, 불평등 축소를 위해 다국적 기업, 자본, 정부에 맞서 목숨걸고 전진하는 칠레의 투사들! 



편집자 주   칠레에서 일어난 대중시위가 다시 한 번 국제적인 투쟁의 파고를 끌어올리고 있다. 공공교통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투쟁이지만, 통상적인 부르주아 언론들조차 그 이면에 수십 년간 누적된 빈부격차와 부패, 결국 자본주의의 모순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래에 번역 게재하는 미국 사회주의 매체 <레프트보이스>의 최근 기사는 칠레에서의 투쟁이 그 나라만의 고립되고 우연한 투쟁이 아니라, 자본주의 위기가 낳은 전 세계적 계급투쟁 고양의 중요한 고리임을 설명한다.

 

* * *

 

유령이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아직 (마르크스, 엥겔스가 <공산당선언>에서 말한) 공산주의라는 유령은 아니지만, 적어도 계급투쟁의 유령이라는 건 분명하다. 이 새로운 저항의 물결은 프랑스 노란조끼운동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노란조끼운동은 오랜만에 처음으로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계급에게 반란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 줬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알제리와 수단에서 수십만 명, 어쩌면 수백만 명이 제국주의 지배자들에게 봉사하는 끝없는 독재에 맞서 들고 일어나, ‘아랍의 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15년간의 전쟁과 미국의 점령으로 황폐해진 이라크에서는 실업과 궁핍한 생활조건에 항의하는 대중시위가 벌어졌다. 백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 시위는 나흘간 이어졌다. 레바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분노한 사람들이 하리리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홍콩에서 수천 명이 몇 달째 시위를 이어왔다. 홍콩은 비즈니스 천국이지만, 인구의 압도 다수가 느끼는 사회적 불평등은 견디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독립운동도 다시 활성화됐다. 거기서는 스페인의 반동적인 군주정에 맞서는 진정한 반란이 진행 중이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독립운동 지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려 한다.

 

이런 저항의 물결이 라틴아메리카에 당도했다. 이는 정세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대중이 반란을 일으켜 정부를 무너뜨렸고, 미국의 식민지배에 도전했다. 서반구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아이티에선 조베넬 모이즈 정부에 대항한 반란이 일어나 몇 달째 지속됐다.

 

이런 여러 시위를 나열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상층에 있는 자들이 분노가 커져가는 하층사람들을 통치하는 게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경우에 자본가정부는 극렬한 탄압으로 대응했다. 그와 동시에 자본가언론과 지식인들은 반란을 일으킨 대중을 악마로 묘사하면서 착취자들에게 봉사했다. 그들은 대중이 폭력적이며 쿠데타를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배계급과 그들의 국가, 그들의 이데올로기 기구들의 이와 같은 반응은 이들 투쟁이 여전히 혁명의 역학구조를 작동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 정부들이 투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유일한 방법은 일단 반격을 해본 뒤 어느 정도로 양보할 건지 심사숙고하는 것이다.

 

민주적 요구와 사회적 요구 둘 다를 결합시킨 이런 다양한 과정에는 유기적 위기라는 공통의 기원이 있다. 2008년 자본주의 위기가 수십 년간 이어진 신자유주의 헤게모니를 끝장냈고, 그 유산으로 심각한 사회적, 정치적 양극화를 유발했다. 세계화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소수의 승리자와 충돌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의 생활조건 하락을 목도하는 바로 그 순간에 터무니 없을 정도로 부의 집중이 이뤄지는 것, 그것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특히 청년들 앞에는 불안정한 미래만이 놓여 있다. 그 결과, 지배계급 내에 큰 분열이 일어났다. ‘극단적인 중도정당들(즉 신자유주의에 합의한 자유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이 겪는 위기를 배경으로 트럼프나 브렉시트 같은 일탈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그것은 민족주의적 흐름을 악화시켰다. 무역전쟁, 특히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무역전쟁이 세계경제를 둔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또한 좌파 정치에서도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고, 계급투쟁의 새로운 국면이 도래했다. 이런 변화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단기적인 차원으로만 측정해선 안 된다. 그러면 전반적인 인상을 훑어보는 데 그칠 것이다. 그와 반대로 지금 진행되는 과정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심대한 변화를 내포하며, 정치적 변화를 낳을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의 동역학에 대해선 별도의 문단으로 다룰 만하다. 트럼프의 지휘 아래 국내 자본가계급과 미 제국주의는 파퓰리즘정부의 시간이 끝나고 지역의 우파가 귀환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아르헨티나의 마크리, 칠레의 피녜라, 콜롬비아의 두케, 그리고 브라질의 극단적 우익인 보우소나루는 한동안 시계추가 우파로 기울었음을 확증해주는 것 같았다. 그들은 새로운 신자유주의 공격, 민영화, IMF 긴축정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베네수엘라에서 부패하고 친제국주의적인 과이도 세력이 마두로 정권의 권위주의적인 통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쿠데타를 획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이들 우익 정부는 그들의 반동적 정책을 수행하는 데에서 능력의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계급투쟁이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의심의 여지 없이 혁명적 나날을 보내고 있는 에콰도르와 칠레다. 그 투쟁의 압도적인 규모, 급진성, 물리력을 보면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신자유주의 우익 정부들을 무너뜨린 여러 반란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얼마 전 에콰도르에서 우리는 IMF 정책에 맞선 대중적 반란을 목격했다. 그들은 주로 노동자, 원주민, 농민, 학생들이었고, 긴축계획을 담은 법령 883조를 철회하도록 모레노 대통령을 강제했다. 이것은 중요한 승리이지만 아직은 부분적인 승리일 뿐이다. 이는 대체로 대중운동 지도자들 특히 에콰도르원주민민족연합(CONAIE)이 수행한 역할 때문인데, 그들은 투쟁 과정에서 제기된 정부 퇴진 요구를 뭉개버렸다. 자본가계급은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모레노 정권은 기사회생했지만, 대중운동 앞에서 아주 취약한 처지다. 대중운동은 긴축계획을 물리칠 유일한 방법은 투쟁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배워버렸다.

 

칠레에서는 공공교통 요금인상이 피녜라 정권에 대한 누적된 증오심을 폭발시켰고,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유산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에 맞서 대중이 똘똘 뭉쳐 가두투쟁을 벌이자 피녜라 정권은 요금인상을 취소했다. 하지만 흠씬 두들겨 맞은 정부가 이런 최소한의 조치만으로 반란의 동역학이 작동하는 걸 중단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웃나라들에서 일어난 대중운동의 등장과 가두시위는 의심할 바 없이 아르헨티나의 이번 선거로 들어설 정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볼 때 페론주의 세력의 집권이 거의 확실하고, 그 정부는 IMF가 요구하는 긴축정책을 실행하는 걸 자신의 임무로 삼을 것이다. 그것은 결국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격계획에 대한 문제의식도 불러일으킬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는 이미 저항의 첫 번째 흐름을 낳았다. 그리스에서의 총파업, 스페인에서의 분노한 사람들(인디그나도스) 운동이 그 사례다. 다양한 신개량주의 세력은 결국 이들 운동이 패배하도록 이끌었다. 예컨대 그리스의 시리자는 유럽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IMF)의 긴축계획을 실행했고, 스페인의 포데모스는 신자유주의적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스페인 사회주의노동자당(PSOE)이란 형태로 자신을 재편하도록 허용했다.

 

이와 같은 계급투쟁의 귀환은 부르주아적 합법성을 거부하는 진정한 대중적 반란을 동반했다. 그것은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발전할 수 있는 혁명적, 반자본주의적, 노동자계급적, 국제주의적 좌파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전망을 열어줬다.

 

이 맥락에서, 아르헨티나 사회주의노동자당이 수행해온 준비 과제는 새로운 중요성을 갖게 된다. 통합노동자좌파전선(FIT-U)을 통해 이 나라의 현실에 정치적으로 참여하기, 계급투쟁의 각각의 사건들에 개입하기, 온라인신문 <일간좌파>의 창간, 결정적인 순간에 개입하기 위한 물리력을 이론적이고 전략적으로 준비하기 등. 국제적인 차원에서 4인터내셔널 트로츠키주의분파를 구성하는 아르헨티나 사회주의노동자당과 그 자매조직들은 여덟 개 언어로 발행되는 국제 신문 네트워크 건설을 촉진해왔다. 그것은 계급투쟁의 주요한 사건들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인다. 프랑스에서 <영구혁명>은 노란조끼운동이 내는 목소리의 일부가 됐다. 최근 칠레에서 <일간좌파>가 피녜라의 비상사태 선포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된 것처럼 말이다. 바르셀로나(카탈루냐 지방의 중심지)와 스페인에서 우리는 군주정의 반동적인 공격에 맞선 대중의 결집과 투쟁의 한복판에 있다. 거기에선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로 각각 발행되는 <일간좌파>를 통해 모든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또 다른 세계적인 불황에 관한 불길한 예측, 제국주의 열강 사이에서 커져가는 갈등, 증대되는 민족주의와 군사주의라는 맥락에서 볼 때 점점 더 많은 민중의 반란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대중행동이 반혁명적 쿠데타로 이어질 가능성뿐만 아니라, 준혁명적 상황 또는 곧장 혁명적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 더 격렬한 계급투쟁이 눈앞에 다가왔다.(20191022일 클라우디아 시나티)

 

원문 https://www.leftvoice.org/the-return-of-the-class-stru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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