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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투쟁 | 장애인 차별과 멸시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장애인도 앞장 서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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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1,036회 19-10-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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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쟁취를 외치는 하나의 함성. 당당히 일어나 단결한 노동자들이 장애인 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편집자 주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중에는 장애인이 많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요금소의 장애인 고용률은 25.1%. 톨게이트 투쟁은 장애인 노동자의 고통과 분노를 담은 투쟁이기도 하다. 공공연대노조 조합원 세 분을 만나 장애인이 겪은 지독한 차별과 멸시를 들었다. 도로공사의 비열한 회유와 협박도 들었다. 그 모든 걸 이겨내며 당당하게 직접고용 투쟁을 선택한 노동자들이다. 세 동지 모두 광주전남권역에서 일했다. 인터뷰는 1027일 본사 농성장 안에서 진행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일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장애인 맞바꿔치기란 말을 들었는데 무슨 뜻인가?

 

2008년부터 일했다. 장애인등급에 따라 장애인고용지원금이 달라진다. 장애 2~3급 노동자가 많지는 않다. 2~3급 노동자에 대한 지원금은 사라지지 않으니 영업소마다 장애 2~3급 노동자들을 안 놓치려 갈등을 많이 일으킨다. 4~6급은 3년 지나면 지원금이 없어진다. (그래서) 3년 되기 전에 바꿔친다. 연수가 차면 다른 쪽 영업소로 돌린다. 예를 들어 한 사장이 두 개 영업소를 운영하는 경우 한 쪽 영업소에서 다른 쪽 영업소로 돌리고 그 쪽 영업소에서 이쪽 영업소로 돌린다. 너무 자주 쓰는 편법이다. 사람을 소모품 취급한 것이다.

 

한 사무장 얘기를 빌면 지원금만 1년에 12천을 받은 영업소가 있다고 한다. 거의 다 장애인으로 채용하니까. 그런데 사장이 그 돈을 다 가져간다.

 

사람을 돈 덩어리로 보고 얘는 얼마짜리, 얘는 얼마짜리 이렇게 등급을 나눈다. 저들이 우리가 예뻐서 쓰겠습니까? 돈 덩어리로 보고 쓰는 거지.

 

3년 되면 바꿔치기 당하니까 그 전에 옮기려는 노동자들이 있다. 1년 하고 옮기려고 하면 일단 잡는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어떤 영업소에서 일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한다. 윽박지른다. 다른 영업소 사장들도 다 도로공사 직원이었기 때문에 연결돼 있으니까 짜고 협박한다. 노동자들만 당한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의무고용률(민간: 3.1%, 공공: 3.4%)을 넘겨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 장애등급에 따라 남성은 30~50만 원, 여성은 40~60만 원이다.

 

정말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건 없는가?

 

십 원 한 장 없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너무나 열악하다. 영업소에 장애인이 몇 명 있으면 의자를 몇 개 지원하라는 규정이 있을 거다. 그런데 의자가 너무 불편한데도 싫은 소리 들어가며 수십 번 바꿔 달라 바꿔 달라 해야 바꿔준다. 나 같은 지체장애인 이름으로 지원신청은 하는데, 정작 의자를 쓰는 건 다른 사람들이다.

 

나 같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PC 지원이 있다. 정확하진 않은데 1인당 한 대인가 그렇다. 그런데 사장 책상에 갖다 놓는다. 자기들이 새것 쓴다. 정말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건 하나도 없다.

 

정말 저들은 노동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은 게 아닌가?

 

장애인 여성을 너무나 쉽게 생각한다. 심지어 조금 예쁘장하고 자기들 마음에 들면 , 내 애인해라그런 소리까지 했다. 소장이나 관리자들은 우리를 강제노동에 동원했다. 우리 지역은 장애인이 100%인 영업소가 많다. 장애인들에게 텃밭 가서 고추, 배추, 상추 심고 가꾸는 일을 시켰다. 초번 끝나고 집에 가지도 못하고 땀 뻘뻘 흘리며 일했다. 사무실 앞 정원 풀 다 뽑으라 하고. 자기들 맘에 안 들면 다 찍어낸다.

 

월급은 한 달 일한 사람이나 10년 일한 사람이나 똑같다. 최저임금이다. 오히려 한 달 일한 사람이 야간근무를 많이 하면 더 많이 받는다.

우리는 한 번도 공휴일이라고 쉬어보고 명절이라고 쉬어본 적이 없다. 휴가라고 쉬어본 적도 없다. 휴가 자체가 없었다. 2년 전부터 연차라는 게 생겼다. 그 전엔 아예 없었다. 그런데 연차가 생겼지만 제대로 쓸 수 없다.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연차 쓰면 다른 사람이 들어와 일해야 하니. 우리도 좀 쉬고 싶다. 인간답게 살고 싶은 거다. 똑같은 인간 아닌가. 그런데 저들은 우리를 개 취급했다. 자기들의 하수인 취급했다.

 

내가 2013년 교통사고가 났다. 발목이 덜렁덜렁하게 완전히 골절됐다. 진단이 8주 나왔다. 업체는 병가가 2주밖에 안 되니까 사직 처리하겠다고 했다. 결국 항의 끝에 일은 하게 됐지만 얼마나 화가 났겠는가? 어디 가서 말할 수도 없었다. 직접고용이 되면 이런 정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겠냐. 정직원하고 똑같은 임금을 달라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고 싶은 거다. 정년을 떠나서 1년이라도 정규직 배지 달고 퇴직하고 싶은 마음이다.

 

도로공사의 회유와 협박이 대단했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자회사 가지 않으면 수납업무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정말 한 달 한 달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자회사 간 친구가 몇 명 있었다. 투쟁하기 싫은 사람도 몇 명 있었다. 그 외에는 전부 회유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자회사 갔다. 직접고용이 옳다는 걸 알면서도 갔다. 저들은 직접고용 가도 수납업무 못한다고 협박했다. 청소업무 해야 한다고, 풀 뽑으러 다녀야 한다고, 조경업무 해야 한다고. 장애인들에게. 멀리 보내고 수납업무 안 시킬 텐데 감당할 수 있겠냐고 얘기했다.

 

도로공사는 갈라치기의 1인자다. 마음이 여린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회유하고 협박했다. 비열한 거다. 직접고용이 옳은 줄 알면서도 다른 선택을 강요당할 때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크겠는가? 영업소 관리자 중에 도로공사 정규직 친구를 둔 사람이 있었다. 그 친구하고 같이 밥을 먹자고 하더라고. 정말 그런 치졸한 수법까지 쓰고. 우리는 안 넘어갔다.

 

우리는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지사장 얼굴 한 번 본적이 없다. 근데 자회사 문제 때문에 지사장을 처음 봤다. 의자 같은 거 불편하지 않게 하라고 했다면서 의자 받으셨죠?’ 그랬다. 이제 와서 인심 쓰는 것처럼. 더 이상하지 않은가?

 

청와대 노숙농성부터 본사 점거까지 네 달 넘게 투쟁하고 있다. 힘들지 않은가?

 

내가 2013년에 목 디스크 판정을 받았는데 완치는 어려운 병이지만 그래도 잡았다. 그런데 청와대 노숙 하루 하고 목 디스크가 재발했다. 99일 점거 이후에도 목과 어깨가 완전하지 않아서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걸 어떻게 참고 이겨내고. 그리고 햇볕을 46일 넘게 못 보고 있다.

 

해고되기 전까지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돌봤다. 야간하고 쉴 때 한 번씩 양쪽 왔다 갔다 하면서 병원도 모시고 다니고. 두 분 다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그런데 투쟁하면서 놓을 수밖에 없어서. (눈물) 애기아빠도 항암치료하고 아직 완치판정을 받지 못했다. 그것도 신경이 쓰인다.

 

체력이 안 돼 갈등도 되긴 한다. 집에 있는 것보다 여기가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너무 힘들고. 건물 화장실에서 샤워를 해야 하니 많이 불편하고. 천장이나 벽을 타고 발 여덟 개 달린 벌레들이 많이 기어 다니고. 어려서부터 장애 아픔 겪어 인내하고 참는 건 자신 있다고 자부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빠져버리면 동료들이 더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농성 생활에서 힘든 부분은 다른 동지들에게 얘기를 거의 안 한다. 부담을 많이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자로서 삶을 돌아보면

 

나는 수납업무 일 하기 전에 비장애인 속에서 혼자 일을 했다. 제과 일, 양갱 만드는 일, 아이스크림 기계도 보고. 노무현 정부 때인데 계약직 2년 이상 일하면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법이 있었다. 실제로는 2년 안에 해고되는 법. 저도 그때 억울하게 해고됐다. 막막했다. 반박 한 번 못했다. 만약 그 때 노조를 알았더라면 억울하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싸워서 지금도 일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영업소 사장을 노동청에 고발한 적이 있다. 사장이 나를 다른 영업소 노동자와 맞바꿔치는 과정에서 해고했다. 나3일 전에 나오면서 다 인사하고 나왔는데 사장이 전화 해서 다시 기존영업소에서 일하라고 했다. 지 마음대로였다. 내가 강하게 직접고용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다. 너무나 억울하기 때문에 직접고용을 가야겠다. 우리 장애인들 이렇게 당하고 있는데. 그 생각이 엄청 강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장애인이 뭉치면 권리를 찾을 수 있는데. 너무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문재인 정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말과 행동이 다른 정부다. 노동존중이 아니라 노동존중 배제가 맞다. 도로공사는 공공기관이다. 정부가 관리를 하고 있지 않는가. 이강래 본인이 바지사장이라 했고. 그렇게 얘기 안 해도 우리는 바지사장, 낙하산 사장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청와대 노숙 포함 120일 넘게 투쟁하고 있다. 한두 사람이 아니다. 1,500명과 그 가족들 포함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자기 집에서 키우는 개도 이렇게 그냥 냅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강래는 자기가 바지사장이라 하면서도 하나도 내려놓지 않는다. 도로공사 사장도 이강래, 자회사 사장도 이강래. 자회사 때문에 모든 게 꼬였다. 자회사 안 만들고 직접고용 시행했으면 모두가 수납업무 할 수 있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대부분 나이가 50대 중반이다. 정년퇴직 인원도 많다. 자회사 간 사람들도 힘들다고 한다. 연차도 맘대로 쓸 수 없고 연장근무가 너무 많아 힘들다고 한다. 근무자도 안 뽑아주고. 1,500명을 해고했으니 얼마나 사람이 부족하겠는가?

 

정부가 자회사 정책을 내놓지 않았으면, 자회사 기조를 고집하지 않았으면 모든 게 달라졌을 것이다. 차츰차츰 직접고용 수순을 밟을 수 있었다. 그런데 더 큰 용역회사인 자회사를 만들고 직접고용했다고 하는 건, 도표의 숫자만 늘리기 위한 정책 아닌가. 실제로 노동자들은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정말 잠이 안 온다.

 

앞으로의 각오는.

 

나도 정년이 얼마 안 남았다. 자회사 가서 편하게 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억울한 게 많았다. 내가 딸만 셋이다. 그런데 우리 애들이 굉장히 지지를 해 준다. 중도에서 포기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리고 모든 장애인들에게 나처럼 나이 먹어서도 앞장서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우리 장애 노동자들은 너무 억울하게 살아 왔다. 어떤 바지사장이 노동자들이 맘에 안 들면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벼엉신들 데려다가 일 시켜주니까.”

 

우리는 동료를 버릴 수도 없고 버려서도 안 된다. 우리는 동지애가 있다. 저들은 2015년 이전 입사자와 이후 입사자를 갈라치려 한다. 그게 도로공사의 입장이다. 대법원 판결도 1,500명 전체 직접고용이고 얼마 전 가처분 소송에서도 그렇게 나왔다. 유독 도로공사 입장만 바뀌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는 계속 이 추세로 나갈 것이다. 결국 청와대가 책임지게 해야 한다.

 

이제 톨게이트 투쟁을 넘어, 한 회사의 문제를 넘어 덩치가 커진 싸움이다.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투쟁보다는 그야말로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민주노총과 청와대의 기싸움 같다. 이렇게 싸울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오겠는가. 평생 한 번의 기회가 왔다. 평생 한 번도 오지 않을 상황이 왔다. 끝까지 싸워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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