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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재단 대표 맡은 김미숙 동지의 피눈물 나는 호소 -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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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766회 19-10-2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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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이가 나라면 뭘 했을까, 뭘 원했을까 생각해 봤다.”(사진_김용균재단)

 

 

편집자 주  김미숙 동지를 만났다. 김용균재단 대표인 김미숙 동지는 이제 이 땅 노동자들에게 김용균 동지의 어머니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노동자의 고통을 온몸으로 껴안고 싸우는 동료이고, 동지다. 다시 한 번 김미숙 동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용균재단은 1026일 출범했다. 노동자를 살리자는 김미숙 동지의 피눈물 나는 호소를 옮긴다. 인터뷰는 1024일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정말 소중한 투쟁이었지만 온전한 정규직 전환은 쟁취하지 못했다. 노동조합과 서부발전·정부와의 합의를 만들진 못했다. 민주당과 정부의 협의 결과였다. 그래도 사회적 합의라는 의미는 분명 담고 있었다. 잘 지켜지고 있는가?

 

만족스럽지 않은 합의안이었지만 잘 지켜질 거라고 생각했다. 거의 자동으로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제대로 이행되는 게 없어 답답하다. 21조 근무체제를 포함한 긴급안전조치를 철저히 시행하고 적정인원도 충원하도록 했는데 제대로 이행이 안 된다. 예전엔 한 사람이 2km를 점검했는데 이제 두 사람이 4km를 점검해야 한다. 두 사람이 하지만 업무량은 배로 늘어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안전한 발판 제대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기껏 발판 하나 만들고 조치를 다 취한 것처럼 보고했다는 말도 들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조속히 매듭짓기로 했고, 경상정비분야도 고용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진척이 거의 없다.

 

사측에서 노동자들에게 잘해주려고 노력은 한다고 들었다. 회식을 원하면 해준다던가. 그런 게 오히려 독이 될까 걱정도 된다. 눈앞에서 형식적으로 잘해주는 것만 보고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을까.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데 혹시나 권리 주장 필요성을 잊을까봐.

 

지난 819일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발표 때 이제야 누명을 벗었다고 얘기했다.

 

정말 여러 사람의 노력 때문에 많이 밝혔다고 생각한다. 특조위 권고안이 22개 나왔는데 이 권고안이 실행될 수 있도록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규직 전환도, 자회사로 가라고 하면 기존 하청과 다를 게 없다.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이 답이라고 권고안에도 나온다. 원하청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사고도 줄어들지 않는다.

 

용균이는 작업지침 다 지키며 일했는데 죽은 거다. 그게 밝혀졌다. 용균이 잘못이 없단 걸 알게 됐다. 지침을 지키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장. 그럼 현장 사람들은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지, 시키는 대로 하지 말라는 건지. 너무 말도 안 되게 일을 시킨 거다. 원청에서는 하청이 고용했다며 책임 회피하고, 하청은 원청 설비라며 책임 회피하고. 하청 노동자는 위험의 사각지대에 내몰린다.

 

얼마 전 서부발전이 업체에 김용균 동지 몫으로 준 월급이 520만 원이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용균이가 그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하고 실제로 받은 돈은 200만 원 조금 넘는다. 회사가 줘야 하는 월급이 실제 받은 것보다 두 배다. 까면 깔수록 얼마나 상황이 안 좋았는지 드러난다. 저들은 임금을 가로채 이윤을 최대한 많이 남기려 했다.

 

이제 사회생활 시작하는 신출내기 노동자들이 회사를 잘 모를 수 있다. 업체는 이런 약점을 이용했다. 원청이 경쟁입찰로 하청과 계약하는데 이 사실을 몰랐겠는가? 문제는 아직도 대책이 없다는 거다. 노동자들은 원가가 얼마인지, 얼마나 삭감하는지 알 수 없다. 개선책은 나오지 않았다.

 

산재 피해자 가족모임 다시는이 만들어졌다.

 

1월부터 만났다. 4월에 네트워크 형식으로 다시는을 만들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기자회견 등 모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같이 밥 먹으며 이야기한다. 현장실습을 하다 죽은 학생이 많다. 현장실습제도 폐지운동도 하고 있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도 많이 하려 한다. 유가족들은 같은 아픔을 갖고 있고 공감하는 것도 같아 또 다른 가족이다. 서로 위로하고 있고 서로 의지하고 있다. 유가족들의 바람은 하나다. “다시는내 아들, 딸과 같은 죽음이 없기를.

 

유가족들의 말은 진심으로 위로가 된다. 같은 고통이 와 닿게 말한다. 그런데 유가족 아닌 분들의 위로 중에는, 가슴을 더 후벼 파는 위로가 있다. 예를 들어 “1년이나 지났는데 죽은 사람 보내주고 앞으로 네 삶을 찾는 게 옳지 않냐고 하는데,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아픔이 지속된다는 걸 모른다.

 

유가족도 웃을 수 있다’, ‘댓글도 다 본다고 얘기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당장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지만 웃고 싶으면 웃고, 울고 싶으면 울고, 있는 그대로 행동한다. 유가족다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난 당사자니까 느끼는 대로 행동한다. 유가족도 인간이다.

 

산업재해는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데 기업은 개인 실수로 몰고 간다. 나도 이 사건 겪으며 구조적 문제라는 걸 알았다. 또한 먹고 살기 바빠 언론에서 노동자가 죽은 걸 보면 오늘도 누가 안타깝게 죽었구나 생각했지, 이게 내 일이라는 생각은 안 하고 살았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이런 경험 안 해보면 심한 댓글 달 수 있을 것 같다. 크게 상처 받지 않는다. 그 사람들만의 잘못도 아니고. 내 삶의 목표만 뚜렷하면 되지 않을까.

 

26일 김용균재단이 출범한다. 재단의 기치가 연대와 협력이다.

 

재단을 생각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합의안도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현실, 계속 얼토당토않게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런데 정부는 재계 입장에서 노동자를 바라보고 탄압한다. 뭐라도 해보자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죽음을 기리는 사업뿐만 아니라 비참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만들었다. 연대가 꼭 필요하다. 사회단체, 유가족단체, 노조와 함께 연대해야 한다. 서로 손잡고 협력해야 한다. 공감하는 모든 분과 어떻게 하면 제대로 바꿀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하고, 그 논의를 바탕으로 실천할 생각이다.

 

지난 1년 정말 많은 투쟁현장을 다녔다. 수많은 현장에서 느낀 점은?

 

용균이 동료들 집회를 자주 가는데, 그 동료들(발전 비정규직)은 파업권이 없다. 연료·환경설비 운전분야는 핵심업무가 아니라면서 외주화는 당연하다고 얘기했단다. 그런데 파업하려면 필수유지업무라면서 파업할 때도 근무해야 하는 인원을 정하라고 한다. 의료, 발전, 항공, 철도 지하철, 통신 등 수많은 산업에 필수유지업무제도가 적용된다. 파업을 하려 해도 현장에서 일부는 일해야 하기 때문에 다 합류 못한다. 힘을 받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 내서 한꺼번에 파업하면 효과가 클 텐데 제한이 많다. 노동자들이 얼마나 나서느냐에 따라 현장은 바뀔 텐데 이런 제재 때문에 힘들다. 이런 게 마음 아팠다.

 

톨게이트 투쟁 현장 가보면 힘이 있다. 열악한 상황이지만 집회도 즐겁게 한다. 우리가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 받고 온다. 서로 상승효과 난다. 다른 집회에선 그런 것 보기 어렵다.

 

어디 가나 느낀다. 노동자가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누가 해주겠지 생각하면 더 열악해진다고. 자기 목소리 내야 한다. 그냥 목소리만 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뭉쳐야 한다. 해내려는 의지가 많이 보여야 한다. 그래야 다른 이들이 귀 기울여주고 함께 한다. 이게 진리라고 느낀다.

 

무엇을 하든 자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고 나섰다고 했다.

 

내가 유가족이다 보니까, 용균이가 다시 돌아오진 못하니까 집회 분위기가 즐거울 때 지금 내가 여기서 뭐 하나란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 애가 하나였다. 처음엔 삶에 희망도 없고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용균이가 든 피켓(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사진을 보고 용균이가 왜 그렇게 했을까, 용균이가 나라면 뭘 했을까, 뭘 원했을까 생각해 봤다. 그래서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전하지 않아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알려야겠다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겠다고.

 

산업재해로 한 해에 죽는 노동자가 2,400여 명. 이건 공식 통계일 뿐이다. 정말 너무 많은 노동자가 죽는다.

 

너무 많은 노동자가 계속 죽기 때문에 죽음이 숫자로만 보이는 것 같다. 무감각해져가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는데 착취를 당연시 한다.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잘 모른다. 언론에 귀 기울일 때 잠깐 뿐이다.

 

전쟁 난 것도 아닌데 매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이슈가 되지 않는다. 산재죽음은 나라에서 그냥 허용해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직 이윤만 추구하는 사회다.

 

많은 사람은 노동자의 개인 실수 때문에 죽는다고 생각한다. 언론 보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사고가 났는지, 회사에서 어떻게 했는지 제대로 보도가 안 되니 사람들이 사고의 원인을 잘 모른다. 숫자에 그치지 않으려면 한 사람 한사람의 사연과 과정이 알려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알려지면 모르던 사람들도 그런 현장은 없어져야 해, 정말 바꿔야 해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 등 정말 많은 일에 참여하고 있다.

 

노동자가 산재로 죽는 경우 사업주들이 받는 벌금이 평균 432만 원이다. 사람의 목숨 값이 겨우 423만 원인가? 너무 억울하다. 이 정도만 내면 되는데 무엇이 변하겠는가?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정부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내년 시행되는데, 이 법에도 사망사고 발생 시 하한형은 삭제됐고 상한형은 7년 이하 징역형으로 후퇴했다. 정말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리고 말단 관리자가 아니라 기업의 경영책임자가 처벌 받아야 한다.

 

정부는 화평법(화학물질등록평가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규제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제가 좋지 않다는 빌미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잊었는지 묻고 싶다. 어떻게든 기업 이익을 위해서 규제 완화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사실상 사고 나도록 내버려 두는 일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이해찬 원내대표가 장례식장에 찾아왔을 때 탄력근로제 확대를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 기억도 새롭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6개월로 확대되면, 최장 13주 동안 주64시간 노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기업이 필요하면 일을 더 많이 시키겠다는 법 아닌가.

 

벌써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는 데도 알고 있다.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가 그렇게 얘기했다. 일 많을 땐 정말 빡세고 그렇지 않을 땐 월급이 너무 적어서 생활이 제대로 안 된다고. 노동자 삶이 더 안 좋아지더라고. 노동자의 생명에 관한 문제다.

 

민주노총에게 바라는 이야기는?

 

이틀 전에도 밀양에서 철도 노동자 세 명이 죽었다. 노동자는 오늘도 죽고 내일도 죽는다. 건설업, 조선업에도 비정규직이 너무 많다. 이런 분들은 노조 만들기 어려우니 열악한 조건을 바꾸기 힘들고 그래서 더 위험한 사고로 내몰린다. 비정규직이 노동조합을 쉽게 만들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조가 더 힘이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막겠냐? 민주노조가 이런 사고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대로 노력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 계속 늘어나는 노동자의 죽음, 민주노총 같은 큰 조직이 힘을 제대로 발휘하길 간절히 바란다. 백만 민주노총이라고 말하는 만큼, 행동하는 큰 조직이 되어 더 많은 분이 모였으면 좋겠다.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언니가 태안 장례식장 올라와서 노동조합 하는 사람들에게, 대책위 사람들에게 그동안 사람이 열두 명이나 죽었는데 당신들은 뭐했냐고 얘기했다. 물론 나는 내가 더 원망스럽다. 예전엔 나도 비정규직이었지만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을 생각 안 하고 살다가 용균이의 죽음으로 많은 걸 알게 됐다. 노동조합 활동하는 사람들이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 더 많이 생각하고 내 일처럼 받아 안고 임해줬으면 한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정규직 일자리가 거의 없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가 취업을 못해 허덕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젊은이들이 어려운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용균이의 죽음에서 볼 수 있듯 아직 현장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마구 투입한다. 선배 노동자들이 내가 저기서 일한다 생각하고 안전에 대해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후배 노동자들에게, 새내기 노동자들에게 좋은 일자리, 안전한 일자리 물려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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