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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한 달 동안 여성 노동자를 짓밟고 또 짓밟아도 너무나 조용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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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487회 2019-10-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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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입구를 펜스로 완전히 막아버린 경찰(사진_민주일반연맹)

 

 

106일 경찰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곳 바로 앞에 펜스를 설치했다. 노동자들은 잠깐이나마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공간마저 빼앗긴 채 사실상 감금상태다. 경찰은 펜스 설치도 모자라 그 안쪽으로까지 들어와 노동자들을 위협했고, 노동자들은 한 평이라도 확보하려고 세 시간을 싸웠다. 네 명이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경찰 폭력에 대한 공포가 있다. 트라우마가 있다. 그걸 참아가며 싸우고 있다. 김천 도로공사 본사 농성을 시작한 99일부터 11일 사이에 정말 무서운 폭력을 겪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너무 놀랐고 질렸다. 무릎이 깨져 피가 철철 나는 노동자를 그냥 밟고 지나가는 경찰, 쓰러진 노동자를 발로 차며 질질 끌고 나간 경찰. 119를 불러달라고 했는데도 불러주지 않았다.

 

910밀어!’라는 구사대의 신호가 떨어지자 경찰은 구사대와 함께 2층 로비 세 방면에서 노동자를 토끼 몰이하듯 밀어붙였다. 경찰과 구사대가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은 다시 올리지 않는다. 건장한 20대 젊은 경찰들은 정말 숨 쉴 틈 없이 노동자를 밀어붙였고, 최후의 수단으로 본사 로비 점거를 선택한 노동자들은 밀려나지 않기 위해 울부짖었다. 절규했다. 소용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밑바닥이 드러난 곳

 

여성 노동자들은 상의를 벗어 저항했다. 노동자들이 다 밀려 크게 다칠 위급한 상황이었고, 경찰의 기합소리와 폭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눈물바다가 됐다. 경찰은 카메라를 거두지 않고 끝까지 채증하며 비웃었다.

 

그 이후로도 경찰은 농성장 출입을 막는다는 명분 아래 수시로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생리대 검색은 기본이며 의료진 출입을 막은 적도 있다. 너무 아파 치료를 받고 온 노동자들의 출입도 막았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농성장 출입을 막느냐고 수천 번을 물어도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다. 무얼 하든 도로공사가 시켰다는 말만 반복한다.

 

50대 중반의 여성 노동자들은 온 몸에 멍이 들면서 싸웠다. 경찰은 종종 성희롱도 저질렀다. 노동자들이 정말 가열차게 싸워 김천 경찰서장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찰의 통제와 폭력은 더 심해지고 노동자들은 이제 햇볕도 제대로 쬘 수 없다.

 

정부의 보호 아래 털끝 하나 다치지 않는 이강래 사장

 

생각해보니 이강래가 대법원 판결 취지도 무시하고 교섭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경찰이 노동자들을 제압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로비 점거가 불법이라고? 오랫동안 수천 명을 불법파견으로 쓴 범죄행위는? 최저임금도 주지 않으면서 온갖 명목으로 떼먹은 임금은? , 그건 불법이 아닌가.

 

검찰이라고 다른가? 검찰은 10년 전 표창장 위조 문제를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할 줄은 알아도 불법파견 범죄, 노조 탄압에 대한 압수수색은 하지 않는다. 도로공사 사장 이강래는 털 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내가 이강래라도, 내가 어떤 사장이래도 겁날 게 없겠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외치는 검찰개혁, 경찰개혁은 절대로 이 현실을 겨누지 않으니.

 


도로공사가 환풍기를 꺼버려 농성장 로비는 먼지로 가득하다. 노동자들은 번갈아 감기와 피부병에 걸린다. 갇혀 있다 보니 햇빛을 보기 힘들고 쉽게 지친다. 두통과 어지럼증,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잠자리는 여전히 불편하다. 대리석에 깔판 하나 깔고 잔다. 대부분 50이 넘은 중년의 여성 노동자들은 이 모든 고통을 참고 있다. 피가 마르는 시간을 참고 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원만한 타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지 한참 지났다. 농성 3일 만에 진압작전을 펼치다가 노동자의 기세에 놀라 포기한 문재인 정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역겨운 위선이었다. 여전히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성희롱이나 일삼는 경찰의 패악질을 방관하며 불법파견 범죄자 이강래에게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청와대를 보면 역겨운 위선이란 말조차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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