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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계급 정치의 분열은 우리의 기회!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함께 기회를 붙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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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6,169회 2019-09-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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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할퀴며 분열하고 있는 지배계급 분파들

 

 

지배계급 내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청와대 라인과 검찰 라인이라는 한국 자본가 국가권력의 두 축 사이에서 벌어지는 권력다툼이다. 

 

자본가계급 정치분파 사이의 다툼과 그 결과에 우리는 아무 관심도 없다. 자본주의 국가권력을 운영하는 권한을 누가 더 많이 가질 것인가를 둘러싼 쟁투는 아무리 요란해도 착취자들, 억압자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노동자계급에게는 ‘자본주의 정치구조’ 자체를 타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자계급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데 최적화된 ‘자본가계급의 정치구조’ 바깥에서 그것에 맞선 계급투쟁 능력을 키워가는 것, 바로 이것만이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지배계급의 분열과 쟁투가 우리에게 주는 계급투쟁의 기회를 붙잡아, 모든 자본가계급 분파들에 맞선 단호한 계급투쟁 능력을 키워가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다. 최근의 조국 사태와 톨게이트 투쟁에 접근하는 방향도 바로 그러하다. 

 

숨겨진 실세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건은 민주당 분파와 자유한국당 분파 사이의 치열한 대립을 예고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자본가분파가 끼어들면서, 판이 더욱 요동치고 있다. 조국을 앞세운 청와대, 민주당 분파와 윤석렬 검찰총장을 앞세운 검찰분파 사이의 격돌로까지 지배계급 사이의 대립이 확대되고 있다. 

 

촛불투쟁의 에너지와 함께, 빈사상태로 내몰린 자유한국당 분파의 처지를 등에 업고 민주당, 청와대분파는 권력을 장악했다. 이들은 자한당 분파를 고립 약화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또 하나의 정치분파를 정면 겨냥했다. 바로 검찰이다. 주기적인 선거를 통해 번갈아가면서 집권하는 자본가정당들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력이 바로 검찰, 경찰, 군대, 기재부 등 자본가 국가권력의 핵심기구에 포진한 부르주아 엘리트들이다.

 

이 부르주아 엘리트 집단은 자본가국가의 얼굴마담을 민주당이 맡든 자유한국당이 맡든 상관없이 국가기구를 계속 관리해온 숨겨진 실세다. 겉으로는 선거로 집권한 부르주아 정당의 정치인들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사실 이들은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실질적으로 관장한다. 

 

이들은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계급적 본성, 즉 자본주의 정치구조의 속성을 가장 정확히 반영한다. 경찰, 검찰, 군대가 상징하듯, 노동자 민중에 대해 폭력적이고 적대적이며 억압적인 것이 이 기구를 관리하는 실세들의 속성이다. 이들이 무서운 것은 이들의 임기가 무한대이며, 대중의 통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 때문이다.

  

부르주아 정치구조가 대중에게 그나마 유일하게 보장하는 합법적 통제장치인 선거라는 걸림돌도 이들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들은 단지 선거를 통해 ‘합법적 지배권한’을 획득한 자본가 정치분파(청와대와 집권여당)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충성’을 서약하면서, 마치 ‘국민의 의지를 받들고 국민의 통제에 복종하는 충실한 하인’처럼 쇼를 할 뿐이다. 무대 뒤에서는 어떤 일이 진행되는가? 이들은 모든 통제로부터 자립화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청와대 이상으로, 이들은 국민의 통제에 복종할 생각이 전혀 없다. 반대로 이들은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본성을 전면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선거로 집권한 어떤 당이 자본가 국가권력의 보호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순간, 이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실세들은 쿠데타 등을 감행해 정권을 타도하는 것을 결코 겁내지 않는다. 사회주의를 내건 칠레 아옌데 정부의 경험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이들이 정부에 협조하는 경우란, 선거로 청와대에 입성한 자들이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본성에 충실할 때로 제한된다. 다만 이들은 청와대에 입성한 자들이 가급적 자신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방치하기를 희망하며, 자신들이 노동자를 향해 동원하려는 억압의 발톱에 무제한적 지지를 보내기를 원한다. 

 

검찰분파

 

한국에서 1980년대 말까지 이런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실세를 대변했던 핵심부는 바로 군대의 장군들이었다. 이들은 정치의 전면에 나서서 직접 청와대를 장악했다. 그러나 대중의 민주화투쟁으로 그런 직접적인 방식의 지배는 더 이상 쉽지 않게 됐다. 그들은 민주당 같은 의회주의 정치분파들에게 청와대 권력을 넘겼고, 그들과 서로 협력하면서 지배하는 방식으로 변신했다. 대중의 거센 분노의 창을 무디게 하면서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계속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장군들이 직접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대표로 부상했다. 군사독재 시절 장군들의 명령에 복종하는 2인자 지위에서 이들은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상징하는 1인자 지위로 부상했다. 청와대 주인이 누구인가와 무관하게 이들은 청와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웠고, 권력을 분점할 수 있었다. 

 

영화 ‘더 킹’이 사실적으로 묘사했듯이, 1990년대 이후 부르주아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 검찰분파는 선거로 집권한 청와대분파를 일종의 얼굴마담 정도로 취급했다. 대중의 분노와 저항으로부터 자신이 비껴날 수 있게 하는 도구 정도로 말이다. 어떤 당이 청와대의 주인 노릇을 하고, 어떤 대통령이 자신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느냐는 그들에게는 아무런 중요성도 없다. 자본가 국가기구의 실세로서 자신의 지위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의 결정적 담보물이 바로 정보력과 수사권이었고, 그것은 특수부에 집중돼 있었다. 청와대와 부르주아 정당 실세들의 모든 비리, 거짓, 위선, 자본가와의 결탁, 뇌물수수 등을 담은 파일을 들고 있다가, 자신의 권력과 기득권을 건드리는 순간 터뜨리겠다고 위협하고, 구속해 집어넣겠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효과가 있었다. 이번 조국 사태가 보여주듯이,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그나마 깨끗한 인물조차 비리와 위선, 권한 남용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조국이 그 정도라면, 나머지는 과연 어느 수준일 것인가?

 

두 분파 사이의 전투

 

하지만 청와대에 입성한 분파에게는 이런 검찰이 눈엣가시일 수 있다. 자신의 통제 바깥에서 또 하나의 권력이 작동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태양이 함께 떠 있을 수는 없다!”가 그들의 구호다. 청와대분파는 선거를 통해 대중으로부터 지지받아 당선된 자신이 어떻게 검찰분파 따위와 권력을 분점할 수 있겠냐고 생각한다. 검찰분파가 자신에게 복종해야 하고,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물론 일부 청와대 주인들은 “두 개의 태양이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 계열의 청와대 주인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검찰과 사이좋게 권력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보수 부르주아 정당의 취향과 검찰의 취향은 억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점에서 상통하기 때문이고, 인적 구성에서도 상당히 겹치기 때문이다. 검찰분파의 입장에서도 이 보수정당이 더 매력적이다. 이 당을 얼굴마담으로 삼을 때 더 자유롭게 대중에 대한 폭력을 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처럼 상대적으로 조금 온건한 자본가정당에게는 이게 불만이다. 게다가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폭력성, 억압성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이들은 고려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 정치세력이 커지기 전에는 왼쪽 대중의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온건한 자본가정당을 지지하므로 이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촛불투쟁의 기억이 대중 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문재인 청와대분파, 민주당 분파는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고, 청와대의 통제권을 강화하려 한다. 이게 그들이 말하는 ‘정치검찰 제거’, ‘검찰개혁’이다.

 

부르주아 정치권력의 숨겨진 실세인 검찰은 이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잠자코 뒷전에 물러서 있으면서 권력을 분점하고, 청와대분파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던 호시절은 지나갔다! 청와대분파가 검찰의 권력을 경찰에게 나눠주고, 공수처를 동원해 통제하려 하고 있다! 이제 누가 권력의 실세인지 힘으로 겨뤄보자! 바로 이것이 검찰 수뇌부의 판단이다.

  

청와대분파의 무기는 대중의 지지다. 사기와 술수, 대중선동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청와대분파는 검찰 등 부르주아 국가기구에 대한 대중의 염증과 불만을 자신의 힘으로 흡수해서 검찰권력을 타격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검찰의 무기는? 간단하다. 청와대분파의 그 대중적 힘을 약화시키고, 자신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밀봉해 놓았던 파일을 공개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이 청와대분파에 대해 실망하고 분노하게 만들고, 반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이란 이미지를 만들어 대중의 지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무대 위 공개된 실세와 무대 바깥의 비공개 실세 사이의 격돌의 막이 올랐다. 청와대분파를 대표하는 조국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저지해, 검찰분파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선두주자는 윤석렬 검찰총장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떠맡았다. 그것은 촛불항쟁의 거대한 에너지가 검찰을 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검찰 엘리트 집단의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때에도 윤석렬은 분명히 말했다. ‘검찰조직은 소중하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 “나는 조직을 사랑한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윤석렬

 

 

그런데 박근혜 정부를 밀어내고 청와대에 입성한 자들이 감히 자신의 기득권에 도전하고 있다. 당장에는 정면대결 말고는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무기를 꺼내들었다. 조국을 주저앉히기 위한 결사적인 행동이 감행됐다. “누가 이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관장하는 진짜 실세인지 한 번 겨뤄보자!” 청와대분파는 조국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해 답했다. “그래, 진짜 한 번 겨뤄보자!”

 

그들 사이의 다툼의 미래

  

이렇게 해서 공식 실세와 비공식 실세 사이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이 전면전에서 청와대분파의 전술은 속전속결이다. 검찰의 비공개 파일이 전면적으로 열리기 전에, 청와대 핵심라인에 대한 검찰의 전면 공격이 본격화되기 전에, 검찰 특수부를 약화하고 단단히 손봐 놓아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계획이다. 당연히 검찰의 대응도 속전속결일 수밖에 없다. 검찰 전위인 특수부가 무너지기 전에 청와대분파의 비리와 권력남용 등을 폭로해서 기를 죽여 놓아야 한다! 이렇게 ‘누가 주인인가?’를 둘러싼 전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결과는 힘의 논리에 달려 있다. 검찰분파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자유한국당 분파와 손을 맞잡을 것이다. 지속되는 위기국면을 타개하고 대중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자유한국당은 이 호기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며, 검찰분파와 기꺼이 협력할 것이다.

 

빠르게 어느 한 편으로 전세가 기운다면, 그 힘의 논리를 따라 상황은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당장에는 속전속결로 승부의 윤곽이 나오더라도, 길게 보면 전투는 장기전으로 흘러갈 것이다. 권력을 분점할 여지가 크지 않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의 대립은 피할 수 없으며, 검찰 없는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상상할 수 없기에 검찰 엘리트 집단의 저항 잠재력도 무한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전세가 결정되지 않고 팽팽한 구도로 흘러간다면, 청와대와 검찰의 타협 가능성도 물론 열려 있다. 그러나 그것은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맹렬한 한 판 승부가 펼쳐진 다음의 일일 것이다. 또는 팽팽한 전세만큼 두 세력의 공방전이 극한대립 양상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틀림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노동자계급에게는 바로 그 사실이 중요하다.  

 

단 하나의 변하지 않는 결과  

 

두 자본가분파 사이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펼쳐지든, 그것은 지배자들 사이의 힘겨루기에 불과하다. 노동자계급을 착취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관리하고 보호하며, 노동자계급을 억압하는 것을 본령으로 하는 자본가 정치구조는 그대로 존속한다. 그들 사이의 대립은 이 정치구조를 누가 주도하고 운영할 것이냐를 둘러싼 대립일 뿐이다.

 

엄청나게 소란스러운 대립 속에서도, 청와대, 민주당, 자유한국당, 검찰 어느 곳에서도 노동개악, 톨게이트 노동자 직접고용, 노조할 권리, 최저임금제, 노동자 민중 배심원제 등은 전혀 쟁점화되지 않는다. 노동자계급에게 사활적인 그 모든 쟁점 앞에서 그들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일치하며, 애당초 이런 쟁점은 그들 사이에서는 전혀 다툴 이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가계급 분파들 사이의 다툼이 노동자운동에 아무런 중요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적들의 분열과 그들 사이의 전투는 자본가계급의 힘을 약화하고, 그들의 사회적 권위를 부식시키며, 노동자계급이 투쟁으로 올라올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일구기 때문이다.

 

검찰이 쥐고 있는 핵심 패는 조국 사모펀드를 비롯해 청와대 실세라인의 자금줄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것으로 청와대의 목을 겨누려 하고 있다. 그밖에 검찰 수뇌부의 비밀파일에 저장된, 청와대분파의 온갖 비리와 위선, 거짓, 대중 기만의 민낯이 그들 사이의 분쟁 과정에서 폭로될 것이다.

  

청와대분파 또한 마찬가지다. 대중의 통제에서 벗어나 국가자금을 전용하고 온갖 부정부패로 자본가집단과 결탁해온 검찰의 민낯을 청와대분파는 생생하게 폭로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과 한통속이 돼 민주당과 청와대의 민낯을 정조준하는 자유한국당에 맞선 온갖 폭로전이 더해질 것이다.

  

평상시에는 완전히 땅 밑에 매장돼 있던 엄청난 고급정보들이 대중에게 공개될 것이며, 이런 엄청난 폭로전이 맞물리면서 정국은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자본가 정치구조의 실제 주인 역할을 당분간 누가 담당할 것인지가 전투 속에서 판가름 나기까지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그러나 그 안개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눈은 오히려 더욱 밝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지배계급 내의 다툼에서 흘러나온 수많은 폭로들은 “이 따위 썩어빠진 자들이 이제껏 우리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자각을 가장 평범한 노동자들 속으로까지 퍼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검찰을 비롯한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억압적, 반동적 본질과 함께 대중을 대변한다는 부르주아 정당들, 청와대 핵심들 모두 거짓말쟁이에 불과하다는 사실, 부르주아 선거란 몇 년에 한 번씩 누가 대중을 지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위선적인 무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떤 뛰어난 정치선동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노동자대중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대규모 정치선동이 될 것이다. 적들의 치부가 계속 폭로될 것이고, 정권의 지배력과 대중통제력은 급격히 약화할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히 기회다. 적들이 분열돼 힘이 약화되는 것, 적들 사이의 치고받는 싸움 속에서 그들의 본질이 그들 자신에 의해 생생하게 폭로되는 것, 이것이 어찌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각성의 기회, 투쟁에 나설 기회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주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자본가계급 분파 중 어느 한 편에 서지 않는 것! 단호하게 노동자운동의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 모든 자본가분파에 맞서, 노동자계급 단결투쟁의 기운을 확대하는 것!

 

노동자운동은 검찰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모든 폭로를 활용해 노동자운동은 검찰의 반동성과 억압성을 만천하에 드러낼 것이다. 단 청와대와 민주당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그것을 집행할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하지 않는 바로 그것, 즉 노동자운동에 대한 검찰의 사찰과 탄압, 자본가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대응과 상호결탁 등을 전면에 내세워 투쟁할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에 대한 검찰과 자유한국당의 폭로에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것이다. 그들이 폭로한 것이 진실이라면, 노동자운동은 청와대와 민주당에 대한 단호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다만 노동자운동은 결코 검찰, 자한당과 섞이지 않은 채 투쟁할 것이며, 투쟁의 칼끝을 노동개악 분쇄,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대폭 인상, 노조할 권리 쟁취 등 노동자계급의 투쟁요구에 맞출 것이다. 그와 함께 노동자운동은 검찰과 자한당에게 똑똑히 말할 것이다. “당신들은 더 한 놈들이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성, 이것이 다가오는 이 기회를 붙잡는데 정말이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들러리가 되는 것은 검찰과 자한당의 공격 속에서 갈수록 권위를 상실할 청와대와 민주당과 함께 노동자운동이 몰락하는 길이다. 왜 노동자들이 저 자본가계급 정당과 자본가정부의 수장들을 보호하면서 도매금으로 넘어가 권위를 잃어야 하는가? 왜 노동자들이 노동자계급을 억압하고 배신하는 데서 종이 한 장의 차이도 없는 자본가계급 분파들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가? 왜 전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상실해야 하는가?

  

가장 좋은 기회는 거꾸로 가장 큰 위기다.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말이다. 노동자계급의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자본가계급 분파들에 끌려 다니고 그들의 도구로 전락한다면 토사구팽 신세가 될 것이다. 청와대, 민주당 분파는 검찰과 자한당 연합전선에 밀린다면 ‘검찰 적폐 청산’과 ‘자한당 반대’ 깃발을 내세운 제2의 촛불을 일으키고자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청와대는 노동자를 공격하는 노동개악 시도를 잠시 유보하고, 사소한 개량의 부스러기로 노동자운동을 유혹하려 할 수도 있다. 그것에 현혹돼 노동자운동의 독립성을 포기하고 민주당 2중대로 전락하면, 그 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렇게 기회를 날려버린 노동자운동을 기다리는 미래는 무엇일까? 

  

한 판 힘겨루기의 회오리가 지나간 뒤, 정부는 노동개악을 비롯한 예고된 공세를 집행할 것이다. 그런데 이 공세에 대해 검찰과 자한당이 항의할 것인가? 그들이 항의한다면, 더 강력한 공세를 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일 뿐이다. 그렇게 순위를 정하고, 타협에 이른 자본가계급 분파들은 노동자운동에 하나로 맞설 것이다.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기회를 날려 버린다면, 노동자운동은 재앙과도 같은 운명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는 그 길을 정력적으로 차단하고, 노동자운동의 전진의 길을 열어야 한다. 

 

톨게이트 투쟁의 깃발

 

모든 자본가계급 분파로부터 독립해, 그들 모두에 맞서 투쟁을 통해 전진하는 길을 지금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행동으로 제시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독립성이 무엇인지, 그것이 만들어낼 수 있는 노동자계급의 힘이 무엇인지 생생히 보여주는 것이 이 투쟁이다. 

  

자회사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만적인 술책으로 문재인 정부는 노조관료들과의 타협에 성공했다. 노동자운동의 독립성을 포기하고, 문재인 정부와의 밀월을 통한 개량의 부스러기에 집착했던 노조관료층은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 전환을 내건 단호한 투쟁에 나서기를 주저했다. 그 결과물이 공공부문에서의 자회사 정규직 전환이었다. 

 

자회사 반대, 온전한 정규직화를 내걸고 투쟁에 나선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이 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노총만이 아니라 민주노총까지, 공공부문 노조관료층이 톨게이트 투쟁에 대해 갖는 두려움의 원천은 바로 그것이다. 자회사를 통한 기만적 정규직화에 협조한 자들이 바로 노사정 협조주의 노조관료층이 아니었는가?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청와대에 기대지 않았고, 노조관료층에게 끌려 다니지 않았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원초적인 투쟁의지와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구별하지 않는 현장 노동자들의 굳건한 연대, 전체 노동자와의 단결에만 의지했다, 그 결과 이들은 자회사라는 기만적인 덫의 굴레를 끊어내고 있다. 대법원이 불법파견 판결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강제했고,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여러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쟁취라는 비정규직 철폐의 깃발을 들고 투쟁에 나서도록 안내했다. 톨게이트 투쟁은 대법원 판결의 한계마저 돌파하고자 더 진전된 투쟁으로 나아가고 있다. 

  

 

출발점에서부터 자회사라는 덫을 걷어차며 투쟁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사진_충남노동자뉴스 길)

 

 

적들의 분열과 대립 상황은 톨게이트 투쟁과 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다. 적들 사이의 치고받는 싸움 속에서 평상시라면 도저히 노동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정보들이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튀어나올 것이다. 적들 사이의 분열과 대립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찌 조국과 관련된 정보들을 알 수 있었겠는가? 이것보다 백 배 천 배의 무게를 갖는 정보들이, 가령 청와대 실세들의 온갖 비리가, 검찰 실세들의 온갖 비리가, 한마디로 지배계급 실세들의 온갖 치부가 드러날 것이다. 

  

그 속에서 이 따위 작자들에게 의지해서는 안 되고, 노동자계급의 독립적인 힘, 즉 단결투쟁만이 대안이라는 자각이 평범한 노동자들 속에서 부단히 자라날 것이다. 이것은 노동자투쟁의 불길을 사방팔방에서 일으키고, 이 불길을 자본가 정치구조에 맞선 단결된 투쟁의 불기둥으로 솟구치게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연료가 될 수 있다. 

  

자본주의 착취구조 속에서, 그리고 잘 발달된 자본가 정치구조 속에서, 일상 시기에는 노동자운동이 수세적, 방어적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본가계급 세력 사이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그들 사이의 치고받는 싸움 속에 그들의 권위가 추락하고 힘이 약화되기 시작할 때, 노동자들은 일어날 때가 왔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리하여 적들과 노동자운동 사이의 전투에서 힘 관계의 변동이 일어나는 분기점이 찾아온다. 노동자운동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기 시작하고, 그때 지배계급은 다시 뭉쳐 상황을 수습하려 하지만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한 번 불붙은 노동자투쟁의 불길은 결코 쉽게 진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수 교대가 일어난다.    

  

노동자운동의 위대함은 그 분기점을 빨리 찾아내고, 온 힘을 집중해 핵심고리를 능동적으로 붙잡는 데서 발휘된다. 우리는 노동자계급의 독립성에 기반한 단호한 투쟁노선을 대변하는 톨게이트 투쟁을 사수하고, 이것을 승리로 이끌어 그 분기점을 앞당기자고 모든 노동자 동지들에게 제안한다. 

  

불과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그것도 이제 막 노동조합운동에 합류했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분열돼 있는 노동자들이 해낼 수 있다면, 백만 노동자를 결집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하지 못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톨게이트 투쟁의 승전보야말로 때가 왔음을 보여주는 가장 밝은 신호탄이 되지 않겠는가?

  

톨게이트 투쟁 연대망을 건설하자!

  

문재인 정부는 조국 사태로 불거진 최근의 정치적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투쟁 상황들을 정리하려 애쓰고 있다.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그 상징적인 사건이다. 정권은 톨게이트 투쟁도 대법원 판결을 통해 정리할 수 있다고 믿어, 판결을 마냥 늦추지 않고 진행했다. 하지만 그들은 투쟁하는 톨게이트 노동자의 결연한 투쟁의지를 충분히 계산하지 못했다. 200~300명 정도의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도로공사 본사로 밀고 들어갔다. 투쟁의 주도권을 현장 조합원들과 간부들이 쥐고 있다. 이들은 아래로부터 노동자 공동전선의 초보적 형태를 구현하면서, 한국노총 조합원들까지 견인하고 있다. 그렇게 청와대의 계획이 어긋나고 있다!

  

가장 결정적으로는 톨게이트 투쟁 때문에 자회사 전환 카드로 비껴가려던 공공부문의 엉터리 정규직화 계획이 온통 어긋나면서, 직접고용 정규직화 흐름을 도처에서 전면화시킬 수 있다는 엄청난 부담감이 청와대를 짓누르고 있다. 그래서 정부로서도 완전한 백기 항복은 결코 쉽지 않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투쟁과 독립성을 통해 열어낸 승리의 길을 따라 수백만, 수천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위대한 행군을 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청와대 양반들!” 

  

정부가 쉽사리 항복하지 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경찰 수뇌부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찰은 20층(사장실 앞) 농성자들을 연행하고 해산한 뒤, 나머지 주력 농성자들을 포위 고립시켜 농성투쟁 해제를 노리고 있다. 강경진압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피하고 싶었던 두 선택 사이에서 말이다. 

  

하나는 자신의 본질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강경진압이다. 이렇게 되면 톨게이트 투쟁은 ‘노동존중’ 구호 아래 문재인 정부가 저지른 강제진압의 첫 번째 케이스가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은 상층 노조관료들이 부추겨온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상과 타협 분위기에 종말을 고할 것이다. 그 점에서 농성장 강제진압은 노동자운동에게 결코 불리한 게 아니다. 게다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그런 진압으로 물러설 동지들도 아니다. 투쟁의 정당성과 권위를 갖고 대대적인 연대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 노동자운동 사이의 전투의 출발점을 열 수 있는 위대한 가능성을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승리의 전망도 열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톨게이트 노동자의 요구를 정부가 수용함으로써 노조관료층이 막아놓았던 자회사 전환이란 둑이 무너지고, 그 속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반격이 성장하는 것이다. 이것도 노동자운동의 소중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투쟁과 연대를 통해 획득한 개량은 노동자운동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진의 자신감을 고취하면서 더 강력한 투쟁으로, 더 강력한 연대로, 더 많은 노동자가 전진하게 고무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의 위대한 잠재력을 일깨우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패배가 아니라 승리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피하기 위해 정부는 최대한 발악할 것이다. 아직 공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문재인 정부에게는 농성대오를 포위하면서 스스로 지쳐 쓰러지도록 유도하는 게 최선이다. 반면 노동자운동의 최선의 대응 방향은 톨게이트 농성대오가 굳건하게 버티도록 지원하는 것, 그리고 이 농성대오 주위에 민주노조운동의 거대한 연대망을 건설해 전선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런 단단한 연대망은 정부의 강경진압이 일어나면 문재인 정부의 실체를 전체 노동자에게 폭로하고 전면적인 투쟁기운을 널리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될 것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 등장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단호한 투쟁을 가로막았던 걸림돌을 치워버리는 것, 다시 말해 노동자운동의 독립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톨게이트 노동자 승리의 길이 열릴 것이다.

  

정부가 항복하는 경우에도, 이 단단한 연대망은 그다음 더 높은 단계로 운동이 전진하는 소중한 도약대가 될 것이다. 연대의 강력한 힘을 확인한 노동자들은 다음 투쟁에서는 더 크고 더 단단한 연대망 건설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승리를 불러온 연대망이 현장 활동가들의 주도력 하에서 일어난 현장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연대의 결과일 때 그 효과는 더 극대화될 것이다. 투쟁 주체의 결연함과 이에 호응하는 노동자들의 연대망이 화학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위대한 고지를 확인한 노동자들은 그동안 축적된 패배주의를 떨치고 기운차게 일어날 것이다.

  

이를 통해 노동개악 반대투쟁의 핵심인 정부에 맞선 노동자투쟁이라는 중심 물줄기를 실질적으로, 그리고 위력적으로 형성해가는 길도 열릴 것이다. 이렇게 단호하게 반격하며 공세로 전진하기 시작하는 노동자운동을 향해 감히 노동개악의 결투 장갑을 던지는 것에 대해 자본가정부는 심각하게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면적인 톨게이트 연대투쟁 전선을 건설하자! 톨게이트 투사들과 연대하고, 그들과 함께 전진하자! 적들의 분열을 노동자운동의 위대한 반격의 출발로 삼자! 노동자계급의 단호한 독립성을 사수하자! 톨게이트 노동자들로부터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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