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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한마음회관 점거파업과 대담한 현장파업! 지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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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5,430회 2019-09-0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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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현대중공업지부

 

 

자본가정부와 자본과의 계급투쟁 속에서, 노동자들은 집단적 자신감과 계급의식을 일깨우는 과정을 거쳐 왔다. 지난 10년 투쟁을 돌아봐도 정부와 자본의 탄압과 착취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해온 노동자들은 민주노조운동의 퇴행을 저지하고 운동의 대의를 위해 투사의 길을 걸어왔다.

 

또한 당면한 계급투쟁에서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끈질기게 달려온 노동자투사들에 의해 민주노조운동의 전투성과 계급성은 사수돼 왔다. 이런 광경을 보여주는 중요한 투쟁이 많지만, 그 모습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 보이고 있는 주역은 문재인 정부와 자본의 구조조정과 대우조선 인수합병에 맞서 투쟁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다.

 

민주노조 6년 투쟁이 남긴 것들

 

2013년 민주노조 재건 이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세 번의 집행부를 경험했다. 민주노조 재건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첫 번째 집행부는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기 직전에 임기를 끝마쳤다. 그 뒤에 등장한 두 번째 집행부는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에 맞선 전면적인 파업을 조직하지 않고 속수무책으로 밀리다가 임금과 단체협약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다음 집행부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지금의 세 번째 집행부는 임금삭감, 단체협약 개악과 구조조정 포화를 받으며 굴욕적인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현장 노동자들의 압도적 부결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자본이 꺼내든 대우조선 인수합병이 새로운 국면을 만들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지난 6년 동안 세 번의 집행부를 거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민주노조 재건과 최초 파업에서의 환희와 설렘을 끝으로 더 이상 계급의식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실망과 좌절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자본이 임금삭감, 단체협약 개악과 구조조정을 번갈아가며 파상적 공세를 퍼부을 때, 집행부는 합법적 테두리에 갇혀 공세적 파업을 조직하지 못하고 패퇴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자본의 구조조정 공격을 막아내는 통쾌한 승리를 쟁취하지 못한 결과가 집행부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실망과 불신을 쌓게 한 주원인이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자본에 대한 분노와 투쟁의지를 접은 게 아니었다. 집행부에 대한 실망과 불신, 그것을 대체할 전투적 대안지도부를 세우지 못해 고통스러워했지만,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에 이은 대우조선 인수합병과 물적 분할로 민주노조의 근간을 위협하는 신종 노조파괴 공세에 직면한 노동자들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문재인 정부와 자본에 대한 분노를 과감하게 표출했다. 그것이 바로 전국 노동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527일부터 시작된 한마음회관 점거파업과 이후 626일 전국노동자대회까지 휘몰아친 대범한 현장파업이다.

 

한마음회관 점거파업과 그 공간에서 쏟아낸 땀과 열정, 투지와 집단성은 투쟁의 논리와 흐름을 타고 더 강력한 현장파업으로 확산됐다. 한 달 동안 지속된 단호한 현장파업은 문재인 정부와 자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 탄압의 고삐를 늦추게 만들었다. 또한 수천 명의 강고한 파업이 폭발하는 그 한복판에서 종횡무진 질주하며 분기탱천했던 수십 수백의 노동자들을 투사의 길로 안내했다.

 

민주노조 재건 이후 가장 높이 솟구쳐 올랐던 현대중공업 노동자파업은 전국노동자 연대투쟁을 일궈냈다. 전국 노동자 연대투쟁은 파업에서 탄생한 노동자 투사들에게 협소한 단사주의와 조합주의를 넘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계급적 연대전망을 각인하게 했다.

 

한마음회관 점거파업 후 펼쳐진 상황

 

531일 문재인 정부가 파견한 경찰의 보호 속에 주주총회가 강행됐다.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현대중공업 노동자파업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다 잡았다고 생각한 주주총회 저지가 손 안에서 허무하게 빠져나가자 참을 수 없는 울분을 토로했다. 기만적인 도둑총회는 노동자들의 더 큰 분노를 일으켰고 그것은 곧바로 지속적인 현장파업 결의로 이어졌다.

 

주주총회 의결로 좌절의 기색이 역력했던 집행부는 한마음회관에 결집했던 노동자의 분노와 결의에 따라 현장파업을 결정해야만 했고, 단호한 현장파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하청 노동자 조직화와 공동투쟁을 선언해야 했다. 하청 노동자 조직화와 공동파업은 주주총회 의결폐기, 파업에 대한 문재인 정부와 자본의 탄압 저지, 하청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와 생존권 사수를 위해 가장 올바르고 확실한 방향이었다.

 

한마음회관 점거파업과 이어진 과감한 현장파업은 하청 노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미 하청 다함께깃발 아래 모여 싸우고 있었던 하청 노동자의 실천을 자극했다. 하청 노동자 집단조직화와 공동파업은 그 어느 때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조건을 창출하고 있었다.

 

당시 현장파업을 확산시키고 있었던 투사들과 사내하청지회는 강력한 현장파업의 힘을 활용한 하청 노동자 집단조직화를 제기했다. 이런 방향은 강력한 파업을 조직했지만 주주총회를 저지하지 못한 현장 노동자들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전술은 말과 행동을 달리하며 수수방관한 집행부로 인해 현실화될 수 없었다. 몇 개 지단 투사들의 자발적 논의와 결의로 하청 노동자 집단조직화와 공동파업이 모색됐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좌절했다. 집행부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스스로 나서고 노조에 가입하라며 올바른 훈계만 했을 뿐, 현장 투사들과 사내하청지회의 제안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었다. 심지어 파업과 대규모 현장순회로 하청 노동자를 집단조직화하자는 주장과 시도를 통제하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

 

620일 집행부는 하청 노동자 총결집의 날을 조직했지만, 집행부의 주관심사는 주주총회 법적 대응, 소수의 청와대 선전전에 집중하는 맥 빠진 실천이었다. 이런 가운데 집행부는 626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투쟁기조의 전환을 모색했다. 투쟁기조의 전환이란 물적분할 주주총회 폐기는 법인분할 무효소송 등 법원 판결에 맡기고 임금과 단체협약 조기타결로 방향을 트는 거였다. 이것은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 상황에서 집행부가 파업의 흐름과 맥을 끊고 다시 패주하는 것과 같았다.

 

715~17일까지 하청 노동자가 함께한 임금과 단체협약 쟁의행위 찬반총회는 전술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며, 725현대중공업지부 창립 32주년 원하청 노동자 가족과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문화한마당은 투쟁기조의 전환을 마무리하는 행사였다. 이날 배포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결사항전>“2019년 임금과 단체협약 쟁취하자는 구호가 실렸다.

 

이처럼 한마음회관 점거파업을 푼 뒤에도 파업의 돌파구를 열겠다며 몇 개 지단 투사들과 사내하청지회가 제안한 하청 노동자 집단조직화와 공동파업전술은 집행부의 전술전환으로 숨통이 끊어졌다. 그리고 집행부가 투쟁기조 전환을 추진하는 동안, 문재인 정부와 자본은 한마음회관 점거와 현장파업에 대한 보복을 강행했다.

 

812일 현재 자본은 117명을 고소고발했고 96명이 경찰조사를 받았다. 또한 자본은 간부와 조합원 1,438(해고 4, 정직 2~414, 감봉 1~3개월 462, 출근정지 1~5929, 징계 미결정자 19)을 무더기로 징계했다. 나아가 자본은 노조와 간부를 상대로 한마음회관 점거와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92억 원 중 30억 원 우선 청구)과 주주총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자본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노조 간부 8명의 집이 가압류되고, 집이 없는 2명의 월급통장이 가압류됐다.

 

이런 총체적이고 야만적인 탄압이 휘몰아치고 있을 때, 집행부는 자본의 탄압을 분쇄하는 강력한 파업을 조직하지 않고 임금과 단체협약에 집중했다. 그리고 자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석상에 기어 나왔고, 고소고발, 손해배상가압류, 징계 철회를 논외로 취급했다.


역관계가 뒤바뀌는 국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826일 현재, 현대중공업 8, 일렉트릭 18, 건설기계 18, 지주사 6)을 진행하고 있다. 자본은 올해 임금교섭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노사가 하나의 마음을 모으자고 지껄이면서도 구체적인 일괄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분할계열사에서는 조합원 범위와 징계조항 개악, 월차유급휴가 폐지를 꺼내들었다.

 

자본은 <인사저널>에서 사내하청지회 단체교섭 요구 근거 없다면서, 교섭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제외하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집행부는 자본의 막말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고 <결사항전>에 실리는 교섭보고에서도 사내하청 요구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집행부가 하청 노동자 요구쟁취를 포기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내하청지회는 교섭위원단을 구성해 하청 업체와의 교섭을 준비 중이다. 6월부터 하청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임금체불과 폐업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하청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쌓여가고 있다. 임금체불과 업체폐업 문제에서도 지부집행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자본은 한일 갈등으로 형성된 기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대외 불확실성 증대’,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다’, ‘노조도 국난극복에 합심해 박수 받을 기회 놓치지 말자며 파업을 막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마치 노동자파업이 국난극복을 저해하는 매국행위인양 이데올로기 공세를 펴며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822일 법원은 현대중공업지부가 청구한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등 가처분기각 결정을 내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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