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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 위에서는 고공농성, 밑에서는 집단단식 –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한 번 힘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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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노동자 조회 6,169회 2019-08-2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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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을 위한 연석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려 왔던 노동자들

 

825() 새벽 4, 5대의 차량이 부평공장 정문을 틀어막았다. 차에서 내린 조합원들은 철탑을 쌓기 시작했다. 경비원들의 방해도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기에 사측도 경찰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무사히 고공농성장이 세워졌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한국지엠 부평공장 비정규직지회는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해고자들의 무기한 집단 단식농성도 시작됐다. 그들은 해고는 살인이라며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공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려 왔다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해고자 복직, 해고자들을 공장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다. 공장 밖으로 쫓겨나며 해고 외에 그 어떤 것도 받지 못한 이들이다. 작년 부평2공장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될 때에도 많은 조합원들이 해고당했다. 한시적 1교대를 끝내고 2교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가장 먼저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정당성이 있다.

 

한국지엠과 정부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

 

한국지엠은 노동자를 쥐어짜며 수조 원을 뽑아 먹었는데도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30년을 일해온 노동자가 스스로 생을 놓아버리기까지 했다. 또한 정부로부터 8,100억 원의 혈세를 지원받고서도 정규직 임금 동결, 후생복지 후퇴를 밀어붙였고, 비정규직 집단해고를 자행했다.

 

부평공장의 경우 2006년 조사된 1차 업체 비정규직 수는 1,600여 명이었다. 지금은 2, 3차 업체까지 합쳐도 5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동안 얼마나 심각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로 밀려났는지 알 수 있다.

 

앞서 대법원은 창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 판결한 바 있다. 또한 인천지법은 부평, 군산, 창원 비정규직까지 모두 정규직이라 판결했다. 한국지엠은 이런 판결을 존중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하루 빨리 전환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문재인 정부도 규탄 받아 마땅하다. 한국지엠에 투입된 국민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몰수하거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근본대책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청 앞에서도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10일 비정규직지회는 대검찰청에 카허 카젬 사장을 파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2년 가까이 기다렸는데도 결과가 안 나온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지엠에게 뭘 받았는지 몰라도 검찰은 자신들의 직무를 방기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투쟁해왔다

 

해고자들은 몇 년 째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천막 옆 공장 담벼락에는 이 투쟁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수백 개 넘게 걸려있다.

 

20079월 비정규직지회가 처음 결성됐을 때 노동자들은 사측의 무차별 폭력에 저항해야 했다. 당시 천막농성, 고공농성, 단식농성 거의 모든 투쟁을 다 진행하며 6년을 싸웠고, 2013년에야 모두 복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칼날은 또다시 비정규직을 길거리로 내몰았다. 작년 1교대 전환과 인천KD 폐쇄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합원이 돼 투쟁을 계속해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사장실까지 점거하며 불법파견 철폐 요구를 강력하게 전달해왔다.

 

기본적으로 공장 안에서 하는 것이 많다. 출근 선전전, 중식 선전전, 퇴근 선전전, 현장순회를 지속해오고 있다. 해고자들은 매일 같이 검찰청으로 출근한다. 정문 앞에서 집회와 피켓시위를 벌인다. 공장 앞에서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선전전을 계속 해왔다.

 

휴가 전에는 락카 스프레이를 준비해서 불법파견 시정하라’, ‘카허 카젬 구속하라등의 구호를 조립사거리 아스팔트 바닥에 칠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직무를 방기한 채 침묵하고 있는 노동청과 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일하게 스프레이 작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인천 시민들에게 한국지엠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거리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번 투쟁은 부평2공장 2교대 전환 시점에 맞춰 진행된다. 이 시기는 몇 년 동안 거리로 쫓겨나 투쟁하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현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된다. 물론 자본은 비정규직 사용하지 않겠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겠다는 것인지, 비정규직 자르고 그 자리에 정규직을 넣겠다는 것인지, 앞으로 비정규직 고용은 해고자복직이든 신규채용이든 없을 거라는 건지 자신들의 입장을 모호하게 내놓고 있을 뿐이다.

 

현장에서 힘을 키우는 계기가 돼야

 

그럼에도 이번 투쟁은 해고자가 현장으로 복직하고 비정규직지회가 현장에서의 힘을 키우기 위한 발판이다. 스스로의 투쟁력을 키워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 투쟁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번 투쟁은 해고자들 자신의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지만, 동시에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폭로해내는 투쟁이기도 하다. 소리소문 없이 잘려 나가면서도 이를 자신의 능력 부족 탓으로 돌리며 비참하고 열악한 삶을 강요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너무 많다. 이들은 해고의 칼날 앞에서 최저임금을 받아가면서 최악의 조건에서 위험한 노동을 해나간다.

 

공장에서의 사망사고가 주로 비정규직에게 일어나는 현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죽음의 현장에서 벗어나 살기 위해서라도 투쟁해야 한다. 그 투쟁의 최선두에서 앞장서려 한다.

 

이번 투쟁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한국지엠의 횡포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이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점이 돼 정규직 노동자들이 더욱 강력하게 투쟁할 수 있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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