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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 공유재산 약탈자들에게 어떻게 맞설 것인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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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953회 2019-08-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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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2회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1. 플랫폼 경제란?

2. 플랫폼 경제의 효과는 무엇에서 나오는가?

3. 사라진 공유경제의 효과, 그 자리를 대체한 자본가경제

4. 확대되는 독점적 약탈경제

5. 누가 피해를 입는가? 노동자의 처지와 중간계급

6. 계급투쟁

7. ‘공유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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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

 


한국에서 플랫폼 노동은 타다, 배달서비스, 택배(‘쿠팡 플렉스’), 일회성 아르바이트뿐만 아니라 돌봄노동, 홈페이지 제작, 디자인, 번역, 미용, 과외 등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서 이제 막 도입되는 플랫폼 산업이 본격적으로 안착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

 

가령 15만 명이 넘는 대리기사들은 알선업체 사장들에게 뺏기는 중개수수료가 매출의 20%에 달하고, 앱 사용료 월 15천 원, 보험료 월 10~15만 원, 통신료 등 매출의 35~40%가 공제된다. 장시간 심야노동을 하지만 이렇게 제반 비용을 제하면 순수입은 평균 200만 원이 안 된다. 17만 명에 이르는 퀵서비스 기사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플랫폼 산업이 전면화하면, 알선업체 사장들이 가져가는 중개수수료의 대부분이, 최소한 상당 부분이 플랫폼 자본에게 귀속될 것이다.

 

기술이나 사회기반시설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어느 자본주의 나라와 비교해도 정보기술 분야가 발전해있고 다수 국민이 SNS에 익숙하고 보편화돼 있다. 플랫폼 자본이 등장하고 확대될 수 있는 기초가 잘 형성돼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자본가계급은 플랫폼 산업에 대대적으로 진출하려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으며, 최근 스타트업 기업의 대다수가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가계급의 열망을 받아 안아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한국 자본주의가 육성할 대표 분야로 플랫폼 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에서 플랫폼 자본의 도입 속도는 중간계급이 영업하지 않는 분야에서 먼저 빨라질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마찰이 덜하며, 플랫폼 경제의 순기능만이 주로 드러난다. 기존에 자본주의화 정도가 아주 미약하며, 따라서 몰락할 소규모 자본이나 중간계급, 노동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분야에서는 플랫폼 자본이 손쉽게 파고들고 있다. 가령 카셰어링 사업이다. 이런 분야에서 플랫폼 자본이 거두는 수익은 새로운 자본주의 산업분야를 개척함으로써 얻는 수익이다.

 

이에 비해 중간계급이나 개인사업자들이 주도하던 기존 산업을 플랫폼 자본이 잠식하는 경우에는 마찰이 심해 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플랫폼 경제의 도입으로 재편되고 대체되는 분야에서 노동자들이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린다면, 중간계급은 파산의 위협과 마주친다. 가령 개인사업자 면허를 가진 택시업자들은 사실상 몰락해서 플랫폼 기업의 노동자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플랫폼 자본이 사회의 구석구석으로 침투함에 따라, 전통적으로 중간계급 영역으로 남아있던 사회의 마지막 부분까지 거대자본의 영토로 재편된다. 바로 이들이 새로운 유형의 기계파괴운동즉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기업의 확대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중심을 이루게 된다.

  

택시의 예를 들면, 현재 한국에서는 개인택시 업주나 택시업체의 반발로 인해 플랫폼 기업은 부분적으로만 도입돼 있다. 최근에는 차량임대란 옷을 입고 타다가 부분적으로 도입되는 상황이다. 택시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의 진출을 전면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연착륙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플랫폼 기업이 택시사업에 진출 시 일정액의 면허세를 도입해, 기존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면허를 사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와 국회의 택시 완전월급제 법안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한 압력이 도입을 가속화하기는 했지만, 영세 택시업체들의 자연도태나 플랫폼 기업으로의 매각을 통해 플랫폼 기업 중심의 택시산업 재편이란 자본가계급의 구상이 맞물린 결과였다. 이처럼 택시 같은 기존 산업에서 플랫폼 자본의 진출 속도는 어느 시기까지는 점진적인 모습을 취하겠지만, 기존 자본의 반발이 미약한 음식배달, 가사도우미 등의 분야에서는 플랫폼 자본이 먼저 본격적으로 상륙할 것이다.


이런 분야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자본주의의 발전 경향은 분명하다. 자본은 플랫폼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치고 들어감으로써 비자본주의 영역으로 오랜 기간 남아있던 최후의 영토마저 정복해갈 것이다. 이 신생 분야에서 일시적으로 얻는 높은 이윤율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적인 가치 창출에 투입되는 자본의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그에 비해 광고, 마케팅 등 비생산적 부분에 투입되는 자본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을 수밖에 없는 플랫폼 산업의 특징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자본의 평균이윤율을 낮추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동하면서 자본주의 모순을 심화시킬 것이다.

 

6. 계급투쟁

 

갈수록 낮아지는 평균이윤율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서 자본가계급에겐 정보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투자분야를 창출해야만 할 절실한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의 처지 하락과 관련해, 다른 한편으로는 중간계급의 몰락과 관련해 계급투쟁의 계기가 창출된다.

 

플랫폼 자본이 직접적인 계약 형태를 중심으로 노동자 착취를 모색할지, 다양한 하청업체를 활용해 일종의 외주화 형태 중심으로 노동자 착취를 모색할지는 장기적으로 상당히 불투명하다. 플랫폼 자본의 입장에서는 각각의 방식이 갖는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플랫폼 산업에서는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특수고용, 간접고용 노동자 비중이 클 거라는 점이다. 또 하나 분명한 사실은 플랫폼 자본과 직접 계약을 맺는 노동자들 속에서 노동-자본 사이의 투쟁의 고리가 먼저 열릴 것이라는 점이다.


자본 측에서는, 플랫폼은 일종의 중개이므로, 플랫폼 기업은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 플랫폼 노동자를 직접 통제하고 착취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제공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업무시간도 스스로 조정할 수 있으므로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개인사업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가용, 오토바이, 트럭 등을 노동자가 소유하고 있는 경우 그런 논리는 더욱 강하게 작동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에 기고한 플랫폼 기업의 한 CEO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우리는 원하는 사람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고용할 수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가신 일이나 규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클라우스 슈밥,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에서 재인용)”


하지만 그들이 실제 노동자를 착취하는 강도는 대단히 높다. 기존과 똑같이 배달하고 운전하고 집을 청소하는 노동을 하지만, 대기시간은 더 이상 업무시간이 아니게 될 수 있다. 또한 심야노동에도 초과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퇴직금과 의료보험, 국민연금은 물론 주휴·월차수당까지 사라지게 된다. 건당 얼마를 지급받는 식의 계약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있다. 계약 형태이므로 노동자를 엄격하게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면서도, 노동자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 플랫폼 자본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이것은 고객들이 주는 평점을 근간으로 하는데, 이는 원래는 자본이 해야 할 감독·관리 권한을 고객들에게 평점형태로 이전한 것이다. 평가제도를 통해 플랫폼 자본은 계약 유지(고용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것은 노동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장치가 된다. 평가제도와 함께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몇 건 이상을 하면 건당 지불액을 높여주는 것)를 결합시킨다. 이것들은 플랫폼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격화하고, 고용불안과 함께 일상적 통제로부터 발생하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심어준다.


이런 특수고용직 형태와 함께 하도급 형태의 다양한 파견업체들을 플랫폼 대자본 밑으로 수직 하청 계열화하는 간접고용 형태도 확대될 것이다. 그것을 통해 원청 플랫폼 자본이 이윤의 대부분을 빨아들이고, 나머지 파견업체 자본가들은 인력장사를 하며 정상임금의 일부를 이윤으로 흡수하는 하청 기생 사슬이 생겨날 것이다. 이렇게 중간에서 뜯어먹는 자들이 생기면, 그 모든 낭비는 해당 분야 노동자들의 고통으로 전가된다.


지금 대부분의 나라에서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실상 플랫폼 자본의 지시를 받고 플랫폼 자본이 정한 수준의 급여를 받지만, 직고용된 노동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것은 다른 분야의 특수고용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산업에서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같은 조직을 만들고, 투쟁을 확대하는 데서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자들을 쥐어짜야만 최대의 이윤을 취할 수 있는 플랫폼 자본은 도처에서 자신이 실제 고용주라는 점을 드러내는 증거를 남길 수밖에 없다. 이 증거들을 활용해, 플랫폼 산업에서 노동자들은 극소수 플랫폼 대자본이라는 공동의 타겟에 맞서 하나로 단결하면서 노동자부대를 조직해갈 것이다. 또한 정보의 연계망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한두 개의 거대 중앙 플랫폼 자본에 사실상 고용돼 있는 이 노동자들은 정보의 연결망을 조직화와 투쟁의 연결망으로 발전시킬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들의 조직화가 본격화하면 수많은 영세기업들, 가게들 속에 흩어져 있던 분산된 노동자들이 노동자운동에 합류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통로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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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에 나선 우버 노동자들

 

 

플랫폼 자본이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해외에서는 그런 통로가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Lyft: 차량공유서비스) 운전자들은 플랫폼 자본과 치열한 투쟁을 이미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의 우버 노동자들은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고자 투쟁하고 있다. 이 투쟁으로 2016년 영국 우버 택시 운전자들은 우버에 고용된 자로서 유급휴가, 병가, 최저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끌어냈다. 2016년 영국 딜리버루(Deliveroo: 배달 어플) 배달자들은 건당 급료 인하에 맞서 6일간의 단호한 파업으로 급료 인상을 쟁취했다. 한국에서도 올해 51일 라이더유니온이 출범했다. 국회 앞에 모인 라이더 노동자들은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며 라이더유니온 출범을 선언했고 청와대까지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이런 흐름이 더욱 확대돼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물줄기가 열리기 위해서는 물론 플랫폼 산업 노동자들 자신의 분투와 도전이 필수적이다. 플랫폼 자본과 정부는 특수고용직 혹은 개인사업자 규정을 동원해 노동자의 도전을 진압하려 하겠지만, 플랫폼 노동자들은 자유로운 파업의 권리(합법적 계약 거부권) 등 온갖 수단을 활용해 저항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그와 함께 야간수당,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에서 시작해, 법정노동시간 보장,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보장 등에 이르기까지 플랫폼 산업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노동자운동 전반의 전면적인 연대와 지원도 필수적이다.

 

특히 특수고용 노동자운동을 선제적으로 열었고, 그 규모나 조직화 정도,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에서 결정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화물연대 같은 중핵조직의 역할이 막중하다. 게다가 화물연대의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플랫폼 자본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플랫폼 자본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될 것이 분명하다. 화물연대 노동자의 상당수가 플랫폼 자본과 직접 계약을 맺게 될 것이고, 나머지 노동자도 영세 운수업체 같은 외주업체들을 매개해 플랫폼 자본의 통제 아래 빨려 들어갈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착취구조에 플랫폼 자본에 의한 더욱 고도한 착취구조가 더해지는 것으로 화물 노동자의 생존을 더욱 위협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대정부 투쟁을 매개로 단결하고 결집했던 화물연대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단결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플랫폼 대자본에 맞선 공동의 요구로 결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결국 노동자운동의 역량과 계급적 단결, 이것이 플랫폼 산업에서 계급투쟁의 미래를 규정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산업의 확산은 소생산자나 소상인 등 중간계급 처지에 있던 사람들을 급속히 노동자로 전환시킬 것이다. 플랫폼 산업의 확산은 동네상권의 보호 울타리에 안주하던 소규모 가게나 영세업체의 안전성을 송두리째 뒤흔들 것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 대자본의 진출에 맞서는 중간계급이나 소자본가들의 저항도 확산될 것이다. 하지만 몰락해가는 이들의 저항이 더 높은 생산능력과 효율성으로 무장한 플랫폼 자본을 이겨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노동자운동이 이들과 동맹하는 것은 사회적 발전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노동자 자신의 생존권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조차 무시할 정도로 가장 악독하게 노동자를 쥐어짜야만 하는 자들이다. 과잉경쟁과 파산의 경계에서 살아가며, 이들이 거두는 이윤의 많은 부분이 노동자들의 정상임금에서 공제한 것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자본으로 흡수되거나 수직 하청 계열화하는 것에 맞선 이들의 저항에 노동자들이 맞장구칠 이유는 없다. 이들이 파산하거나 대자본에 종속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불가피하며, 사회적 생산력이 자본주의 틀 내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노동자운동은 이들과 섞이지 않는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온갖 악법에 맞서면서 노동조합 같은 노동자조직을 특수고용 노동자들 속에서 확대하고, 플랫폼 산업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노동조합을 향해 결집해야 한다. 그 가운데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파업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자본가정부에 맞선 공동투쟁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투쟁의 창끝을 플랫폼 대자본을 향해 겨눠야 한다.

 

7. ‘공유경제의 미래

 

정보통신기술과 과학, 생산자들과 이용자들의 연결망과 이것을 통해 교환되는 거대한 정보는 모두 사회적 공유재산이다. 누구도 이것을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회적 범죄다. 하지만 플랫폼 자본은 중앙 플랫폼을 통해 정보 연결망을 독점해, 사회적 공유재산을 사유화한다. 이것은 IT 분야의 선조인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다음 등의 독점대자본이 형성됐던 과정이기도 했다. 이 선조의 뒤를 따라 지금 플랫폼 산업은 모든 영역으로 가지를 뻗어가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택시, 자가용, 트럭 한 대도 보유하지 않고도, 또한 단 한 평의 땅도 사용하지 않고서도 엄청난 이윤을 뽑아간다. 본원적 자본 즉 초기 투자자본의 권리조차 플랫폼 대자본은 감히 주장할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가 플랫폼 산업에 붙인 공유경제란 딱지는 한편으로는 비열한 위선이자 사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현재 자본주의가 도달한 단계가 얼마나 약탈적이고 얼마나 반사회적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보 플랫폼 기업들이 보여주는 현실은 공유경제가 아니라 가장 타락하고 선명한 사적 부르주아 경제의 진면목일 뿐이다. 결국 플랫폼 산업의 확대 앞에서 노동자운동이 만나게 되는 궁극적 질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마주쳤던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사회적 공동재산을 착취자들의 수중에서 어떻게 되찾아올 것인가? 그래서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압도적 다수 생산자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동수단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점을 파고들어 사회주의에 대한 토론과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플랫폼 경제의 확산이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를 둘러싼 사회적 토론과 이데올로기적 격돌의 장이 되도록 분투해야 한다. 공유경제! 맞다. 이것은 철저히 공유경제다. 그렇다면 공유의 성과는 사회 전체가 가져가야 하고, 특히 플랫폼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모든 노동자 민중이 가져가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 사활적인 질문 앞에서 혁명적 단결을 통한 계급투쟁의 전망을 갖지 못한 세력들은 우왕좌왕하고 신기루를 찾아 헤맨다. 가령 기본소득론을 주장하는 세력이 있다. 기본소득론자들이 놓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계급투쟁을 통하지 않고서도 멋진 이상적 정책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의 구체적 요구를 내걸며 단결하고, 이 단결이 공동투쟁을 통한 연대망을 통해 확장되지 않는다면, 플랫폼 자본의 통제와 착취에 맞선 노동자들의 전진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수단은 바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자주적 조직, 가령 노동조합 같은 노동자 투쟁기구들이다. 임금과 고용조건, 투쟁과 조직의 권리를 내건 노동조합 투쟁을 비롯한 계급투쟁을 활성화하지 못한다면 노동자운동의 전진은 불가능하다.

 

나아가서 기본소득론은 자본가국가를 노동자국가로 대체하고 자본을 몰수해 국유화하는 혁명적 전망과도 거리가 멀다. 혁명적 전망을 단호히 견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 전망을 실현하기 위한 계급투쟁과도 분리된 기본소득 요구는 일종의 신기루에 불과하게 된다. 선거에서의 포퓰리즘적 공약 캠페인을 제외한다면, 기본소득론자들이 노동자운동의 현실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상황을 정확하게 드러낸다. 진정 실천적으로 분투하려 하는 이상, 이들은 노동조합에서 임금과 고용조건을 내건 계급투쟁 강령을 실현하기 위해 활동할 수밖에 없다! 반면 기본소득론을 노동조합 투쟁강령과 요구로 실현하는 작업에서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달리 기권하거나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현실의 계급투쟁과 동떨어져 있고, 대중 속으로 파고들 수 없는 요구임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공유경제 확대 앞에 노동자운동이 진정으로 견지해야 할 대응방향은 크게 두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이다. 중앙 정보 플랫폼을 국유화해서 사회적 재산으로 귀속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또한 중앙 플랫폼과 연계된 생산자(플랫폼 산업 노동자만이 아니라 몰락하는 가난한 소상인과 소생산자) 모두를 공공부문 노동자로 재편해 보호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국유화된 중앙 플랫폼을 통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가치(가령 카풀, 카셰어링)의 생산을 무한히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과학과 기술 발달의 모든 성과를 사회에 되돌려주고, 생산자들의 능동적 참여와 협력으로 그 성과를 무한히 확장해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플랫폼 자본이 사회적 공유경제의 효과를 독점해 자신의 이윤으로 착복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원천 봉쇄하고, 정보통신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발전하는 사회적 노동의 효과를 노동자계급을 비롯해 전체 사회구성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전망이다. 이 전망은 국가가 한줌 자본가들을 대변하는 대신, 사회구성원 다수의 생존을 지키고자 한다면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즉각 실행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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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그래, 그거 한 번 제대로 해보자. 

 

 

가령 국가가 중앙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는 데서는 그리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미 국가전산망을 통해 사회 구석구석까지 서로 연결하는 엄청난 플랫폼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유화된 중앙 플랫폼을 무기로 삼는다면, 점차 이걸 중심으로 해당 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국유화해가는 빛나는 전망이 열릴 수 있다.

 

이러한 혁명적 전망은 갈수록 그 의미가 커질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플랫폼 산업의 비중이 사회적으로 커지면 커질수록, 이 노동을 사회적으로 재편하고 계획적으로 배분하는 전망은 노동자의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절실해질 것이다. 정보통신,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이 발달해 자율주행차가 널리 보급되는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택시, 버스, 택배, 화물운송 등 수많은 분야에서 제2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여기서 노동자의 생존을 보호하는 것은 결국 사회 차원에서 이들의 노동을 계획적으로 재배치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체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만 가능해진다.

 

예컨대 장기적으로 스마트톨링 도입에 따른 구조조정 압박 속에서 직접고용 쟁취투쟁을 통해 사실상 국가가 직접 고용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지금 전개하고 있는 투쟁이 아닌가? 이것은 자동화나 로봇 도입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일자리 축소나 산업재편 문제에도 공히 적용될 수 있는 해법이다.

 

플랫폼 경제를 공유경제답게 운영하라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결국 국가의 성격을 묻는다. 한줌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본가국가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거부한다. 그 대신 자본가국가는 과잉자본의 탈출구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떠돌고 있는 자본가들에게 줄 수 있는 탐나는 먹잇감 정도로 플랫폼 산업을 간주한다. 자본가국가가 하려는 바는 몰락하는 중간계급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그것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 권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플랫폼 자본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플랫폼 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특수고용직 제도가 그 표현이다.

 

진정한 공유경제의 전망을 이처럼 자본가국가가 거부한다면, 자본가국가를 노동자국가로 대체해야 한다. 그래서 한줌 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정보 플랫폼의 망을 몰수 국유화해 사회 공동재산으로 돌려줘야 한다.

 

다른 한 축의 대응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방어적 대응인데, 이러한 방어적 대응으로부터 힘을 축적한 노동자운동은 공세적이고 혁명적인 대응으로 전진할 수 있다. 여기서의 방어적 대응이란 플랫폼 자본의 확대 앞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투쟁과 연대로 지켜내는 것이다. 노동자성 인정, 근로기준법 적용, 노조결성 및 활동권리 보장, 야간수당을 비롯한 시간외수당 보장, 성과급제 폐지와 월급제 쟁취,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보장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우선적인 요구들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플랫폼 산업의 모든 노동자가 특수고용이란 굴레를 벗어던지고 당당한 노동자로서 모든 노동권을 누리면서 단결투쟁과 조직화에 떨쳐 일어나도록 노동자운동이 뒷받침하는 것이다.


지금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공유경제의 미래는 노동자운동의 이러한 주체적 도전과 전망 모색이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에 좌우될 것이다. ‘사회주의로의 전진이냐, 야만으로의 퇴보냐라는 이 시대에 가장 결정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더욱 직접적으로 우리 앞에 던져지고 있다. 그 질문에 혁명적 계급투쟁 전망으로 답해야 할 필요는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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