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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 공유재산 약탈자들에게 어떻게 맞설 것인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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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1,474회 2019-08-0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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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2회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1. 플랫폼 경제란?

2. 플랫폼 경제의 효과는 무엇에서 나오는가?

3. 사라진 ‘공유경제’의 효과, 그 자리를 대체한 ‘자본가경제’

4. 확대되는 ‘독점적 약탈경제’

5. 누가 피해를 입는가? 노동자의 처지와 중간계급

6. 계급투쟁

7. ‘공유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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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는 무엇을 ‘공유’하는가?

 

 

전 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2013년 150억 달러에서 2025년 3,3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에서도 플랫폼 노동은 택시, 대리운전, 배달서비스, 가사서비스, 퀵서비스, 간병, 청소용역, 택배 등 그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플랫폼 기업들이 전 지구적으로 성장하며 주류 독점대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겉보기에 플랫폼을 매개한 공유경제는 자원이 사회적으로 공유되면서 오직 긍정적 효과만을 낳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허상이다. 공유경제 이면에서는 철저하게 자본주의 논리가 작동한다.

 

한편으로는 플랫폼 자본으로 이윤이 집중돼 황금알을 낳는 새로운 독점자본이 탄생한다. 플랫폼 자본은 ‘네 것이 다 내 것’이라는 원칙하에 사회적으로 공유해야 할 기술과 정보를 독점해 자신의 배를 불린다. 반면 노동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상황은 더욱 위태로워지고 플랫폼 자본의 수레바퀴 밑에 철저히 깔리고 만다. 

 

허울 좋은 ‘개인사업자’란 이름 뒤에서 악랄하게 착취당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플랫폼 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고통은 노동자들에게 외주화하는 반면, 플랫폼 노동자들이 이룩한 성과들은 플랫폼 자본이 독점하는 것이 이른바 플랫폼 경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추구하는 현재이자 미래다.

 

물론 이것은 정보의 공유성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다. 사회적 정보의 네트워크를 플랫폼 자본이 독점하면서 사유화하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갈수록 그 역할이 중요해지는 ‘정보’와 그것의 연결망이 자본의 이윤 추구의 망으로 둔갑하고, 거기에 플랫폼 노동자들이 종속돼 신음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플랫폼 산업분야에서 노동자운동의 깃발을 꼽고, 자본의 약탈에 맞서 진정으로 공유경제를 창조하는 빛나는 미래를 열기 위한 모색을 본격화해야 한다. 

 

1. 플랫폼 경제란?

 

플랫폼이란 넓은 의미로 ‘공동의 작업틀’을 말한다. 모두가 참여해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플랫폼 참여자들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차역을 예로 들면, 역이라는 공유 공간(공동의 작업틀)을 매개해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서로 교차하고 연결되며 교환된다. 기차역이 바로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서로 교차하고 연결된다. 그래서 ‘공유 공간’이란 의미가 플랫폼에 중첩된다.   

 

이런 플랫폼의 개념은 최근 정보통신의 발전에 따라 현실에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더 넓고 다양한 의미로 변형되고 확장되고 있다. 이것은 정보통신이 수많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공유망’을 대규모로 창출하고, 그에 따라 ‘플랫폼’의 작동 범위를 전 사회 차원으로 확장하면서 그 쓰임새를 모든 분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정보통신망을 매개해 형성되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 노동, 차량, 숙소, 서비스, 지식 등을 시장 거래품목으로 올려놓고, 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인공지능을 매개해 연결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효과적 자원관리, 물류혁신과 유통혁명을 촉진하고, 그것을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 흡수하고 있다. 

 

상품 및 서비스의 거래가 인공지능과 인터넷으로 매개되는 디지털 경제에서, 전자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업 및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며 상품 및 서비스의 수요·공급을 계산해 배분하는 정보 플랫폼 출현이 전면화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플랫폼 경제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경제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플랫폼 경제가 지나치게 확장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을 피하고자, 이 글에서는 ‘정보통신’을 매개로 해서 정보에 대한 ‘공유’적(사회적) 성격이 강하게 개입되는 ‘경제’ 분야를 의미하는 것으로 좁혀 그것에 접근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상위 10개 유니콘 기업(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중 4개가 공유경제 플랫폼 기업일 정도로, 플랫폼 경제는 자본의 새로운 진출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1990년대에 IT 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자본주의를 선도했다면, 지금은 플랫폼 산업이 그 선도자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또는 IT 산업이 플랫폼 분야로까지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투자분야를 대대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과 배송, 숙박과 공간, 돌봄노동 등의 영역에서 우선 도입되고 있는 플랫폼 산업은 다음의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 사람, 정보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연결 → 거래, 물류비용 감소나 새로운 서비스(가치) 제공 등 경제적 효율성 창출 → 디지털 플랫폼에 연결되는 참여자 수에 비례해 경제적 시너지 효과 증대. 이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특정 플랫폼 대기업이 독점하면, 이는 새로운 이윤의 원천이 된다. 선도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자신을 중심으로 거대한 생산과 소비의 망을 구축한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거대기업으로 성장해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독점하게 되는데, 우버,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거기에 해당된다.  

 

2. 플랫폼 경제의 효과는 무엇에서 나오는가?

 

산업사회에서 단순협업 공장, 매뉴팩처 공장, 기계제 대공장에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결합하는 것만으로도 집단적, 사회적 노동의 효과가 산출됐듯이,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 산업에서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산업사회의 ‘공동의 집단적 작업장’에 해당되는 역할을 정보통신사회에서는 ‘중앙 디지털 플랫폼’이 수행하는 것이다. 다만 그 범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회적으로 확장돼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산업사회에서 ‘공장 플랫폼’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가치(사회적 생산성) 창출의 필수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새로운 가치는 오직 노동으로부터만 발생했다. 단순협업 공장, 매뉴팩처 공장, 기계제 대공장 같은 ‘산업사회의 플랫폼’에서 서로 결합한 노동자들이 만들어내는 집단적, 사회적 노동의 성과가 바로 그것이다. 

 

산업 자본가들은 공장이라는 공동작업장을 매개해 발전하는 집단적, 사회적 노동이 만들어낸 새로운 성과를 자신의 수중에 집중했다. ‘공장 플랫폼’에 결집해 집단적 노동을 하는 공장 노동자들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과거의 개별 수공업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대했다. 단순협업만으로도 원료의 공동구매, 자투리 원료 사용, 작업도구의 공동사용, 노동의 협력 등 갖가지 효과가 발생했다. 매뉴팩처 단계에서는 노동분업의 증대에 따른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가 더해졌다. 결정적인 도약은 기계제 대공업 단계에서 발생했다. 기계제 대공업은 수공업적 노동을 기계를 활용한 대규모 집단노동으로 변모시켰는데, 이것은 엄청난 규모의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를 낳았다. 이를 통해 수공업 노동에 비해 질적으로 고도한 집단적, 사회적 노동이 탄생했다. 이는 수공업에 기반한 봉건적 생산력을 압도했고, 그 결과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자리를 잡았다. 

 

마찬가지다. 정보통신사회에서 등장하는 디지털 중앙 플랫폼은 그러한 집단적, 사회적 노동(혹은 결합)이 가능케 하는 필수적인 수단일 뿐이고, 새롭게 산출되는 가치의 핵심은 바로 이 중앙 플랫폼을 매개해 서로 연결, 결합되는 집단적, 사회적 노동의 성과에 있다. 통신망으로 서로 연결된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정보들이 모인 빅데이터가 중앙 플랫폼에 집적되는데, 바로 이 빅데이터가 갖가지 유용한 효과를 창출하는 물질적 수단이 된다. 그 효과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직접 연결과 그것을 통해 창출되는 비용절감, 노동의 생산성 향상, 새로운 부가 사용가치 효과, 새로운 상품교환 영역 창출 등이 포함된다. 

 

우버 택시의 예를 들자. 택시 플랫폼 기업의 중앙 플랫폼에는 기사들의 운행정보와 함께 고객들의 주문 정보가 집중된다. 길거리를 운행하다 우연히 승객을 픽업하는 기존 택시와 달리, 중앙 플랫폼은 승객 정보와 기사 정보를 서로 직접 연결해 계획적인 픽업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것은 승객들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것과 동시에 택시 유지비를 절감하고 택시기사의 노동 효율성을 증대시킨다. 이렇게 직접 연결됨으로써 화물 유무, 승객 수 등에 따른 다양한 부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카셰어링과 같은 형태로 새로운 부가 사용가치 및 새로운 상품교환 영역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를 낳는 요인은 무엇인가? 바로 중앙 플랫폼과 연결된 수많은 사용자들(생산자들+소비자들)이고, 이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정보의 네트워크다. 즉 ‘정보’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자라나는 노동의 ‘사회적’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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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정보를 사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플랫폼 기업들

 

 

중앙 플랫폼의 경우도 그 점은 분명하다. 디지털 중앙 플랫폼 탄생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과학과 기술의 전면적인 발전,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발전이다. 이것은 과거에 ‘공장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기계를 만들어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라는 점과 같다. 그런데 기계를 탄생시킨 과학(역학)과 기술(기계공학)의 발전은 자본가가 이룩한 성과가 아니다. 게다가 그것은 한두 명의 과학자나 기술자, 노동자가 만들어낸 성과도 아니다. 그것은 오랜 기간에 걸친 인류 전체의 육체적, 정신적 노력이 축적돼 만들어진 역사적 과실이다. 따라서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오직 인류 전체만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공유재산이다. 하지만 공장과 토지, 기계 등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들은 과학과 기술의 성과들을 도둑질해 사유재산으로 둔갑시켜버렸다.  

 

정보통신과학과 기술을 집대성한 디지털 중앙 플랫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보가 집중되는 중앙 플랫폼(앱)의 효과는 정보통신기술과 과학의 발달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정보통신기술(과학)은 누가 만들어낸 것인가? 바로 전체 인류다. 그것도 지금 현재의 인류만이 아니라 돌도끼를 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수백만 년 동안 이어진 인류다. 중앙 플랫폼 운영 기업이 한 역할이란 단지 인류 공동의 성과에 상업적 아이디어를 접목한 것에 불과하다. 최선의 경우에도 그 기업이 덧붙인 새로운 아이디어란 전체 인류의 공동의 성과에 비한다면 새 발의 피도 되지 않는다. 

 

이상의 점에서 ‘공유 플랫폼 경제’란 일말의 진실성이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 체제조차 그런 진실로부터 완전히 도망칠 수 없을 정도로, 노동의 사회성이 정보통신사회(과학기술사회)에서는 더욱 분명해진다는 점을 숨길 수 없게 드러내는 것이다. 

 

3. 사라진 ‘공유경제’의 효과, 그 자리를 대체한 ‘자본가경제’

 

생산자와 이용자들 사이의 거대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발전, 그리고 정보통신기술과 과학의 사회적 발전에 따른 디지털 중앙 플랫폼의 고도화는 분명 공유경제(사회적 경제)의 성장과 그것이 낳는 엄청난 기회와 성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효과를 ‘향유’하는 데서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기계제 대공업의 발전에 따라 공장이 널리 확산됐지만,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회적 생산력의 성과는 생산자(노동자)들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집단적, 사회적 노동의 성과들은 공장 플랫폼 소유자인 자본가들에게 독점됐다. 오히려 자본가의 수중에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수많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강도 높고 위험한 노동으로 내모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자본주의에서 공장 플랫폼은 생산자의 노동을 더 많은 비율로 착취하는 착취도 증대의 결정적인 무기로 작동했고, 수많은 생산자를 자본의 수레바퀴 밑으로 내모는 결정적 수단이 됐다. 

 

산업사회에서 사회적, 집단적 노동의 성과를 자본가가 독점해 이윤으로 흡수했듯이, 디지털 플랫폼 공유경제의 성과 또한 플랫폼 자본가가 독점해 새로운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이른바 정보통신 플랫폼이 확산함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는 디지털 중앙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는 자본가에게 주로 귀속된다.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하는 플랫폼 경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그 비중이 10년 이후에는 전체 경제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 예견되고 있다. 그에 따라 MS, 구글 등의 뒤를 이어 새로운 거대 신흥자본의 배출구로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또한 공장 플랫폼이 수많은 소생산자들을 몰아내고 임금 노동자로 둔갑시켰듯이, 디지털 중앙 플랫폼은 택시, 숙박업, 택배, 화물운송, 돌봄노동 등에서 수많은 소생산자들을 사실상 자기 휘하에 종속시키고 임금 노동자로 전락시키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나아가서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던 노동자들을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대자본가의 휘하에 집중시키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운영하는 정보 플랫폼(거대 앱)을 공유하고, 심지어는 이 플랫폼에 정보를 공급하는 필수적 주체는 바로 이용자들이다. 또한 정보 플랫폼을 매개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는 바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생산자들이다. 플랫폼 기업이 운영하는 공유 앱은 빅데이터 기술과 SNS, 인터넷을 활용해, 이 망에 연결된 수많은 이용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집중함으로써 재화와 서비스를 분배하는 기술적 기능 이상을 담당하지 않는다. 

 

이처럼 정보의 생성자들은 수많은 이용자들이지만 그 정보는 결코 ‘공유’되지 않고, 플랫폼 기업에게 ‘독점’된다. 정보통신기술과 과학을 발전시킨 것은 사회이지만, 그 결과물은 사회가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에 의해 이윤 창출의 도구로 독점된다. 노동의 사회적 결합, 그리고 이용자와 생산자 사이의 사회적 결합을 통해 더 진전된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며 생산능력을 발전시키는 사람들은 플랫폼 산업의 노동자들이지만, 그 결과물은 플랫폼 자본에 의해 독점된다. 플랫폼이란 기술 장치를 통해서 거래되는 유휴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배치, 상호교환, 나아가서 정보공유 플랫폼을 통한 생산성 증대와 비용절감 등 대부분의 경제적 효과들이 ‘공유’되지 않고, 플랫폼 기업 수중에 ‘집중’, ‘독점’된다. 이처럼 정보가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기는 하지만, 공익적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 오늘날 ‘공유경제’의 민낯이다.

 

이 모든 것은 공유 플랫폼이 플랫폼 기업에 의해 ‘소유’돼 자본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디지털 플랫폼 경제분야에서 자본가가 획득하는 잉여가치는 전적으로 노동자의 사회적 노동에 대한 착취 및 정보의 사회적 연결망이 확대된 결과물을 플랫폼 자본가가 독점함으로부터 발생한다.  

 

4. 확대되는 ‘독점적 약탈경제’

 

그런데 과거 자본주의 초기단계에서 등장했던 공장 플랫폼과 정보통신기술이 산업에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최근의 디지털 플랫폼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특성상 독점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데이터의 집중과 결합을 통해 얼마나 큰 효과가 창출되느냐는 전적으로 중앙 플랫폼에 연결되는 데이터망의 크기, 즉 접속자의 수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는 ‘쏠림효과’가 두드러지며, 사실 쏠리지 않고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 결과 이 분야는 (아주 짧은 도입 시기를 제외하면) 그 출발점에서부터 자본이 독점자본의 성격을 띠게 되며, 거대한 독점이윤이 보장된다. 

 

이용자들의 편리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아울러 이용자와 생산자 사이의 연결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두 개의 앱이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중앙 플랫폼 앱에 접속하고 연결돼 있는 사용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연결효과는 커진다. 반면 사용자들의 수가 적으면 그 효과는 거의 제로로 수렴한다. 자신의 디지털 중앙 플랫폼에 다수의 사용자들을 연결시키려는 전력질주, 즉 독점을 향한 열망이 플랫폼 자본에게는 지상명령이 된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에서 승자는 결코 다수가 아니다. 하나의 기업, 많아야 두세 개의 기업만이 승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발전했던 과거 양상과는 상당히 다르다. 과거에 신흥산업이 등장할 때는 경쟁에 뛰어든 자본가들의 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이러한 자본들 사이의 경쟁을 통해 몇 개의 주요 독점 대기업으로 정비되는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정보 플랫폼 산업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플랫폼 기업은 등장과 동시에 독점자본으로서의 성격을 띠게 된다. 데이터의 거대한 연결망을 한 번 창출한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은 결코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이미 형성된 데이터의 사회적 연결망(정확하게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연결망)은 쉽게 허물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의 차이점은, 디지털 플랫폼 산업에서 자본은 과거 산업자본처럼 상당한 규모의 초기 자본조차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거대 독점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자본을 투입하지 않았다. 단지 정보의 망을 (총자본의 크기에서 보면 별 거 아닌) 중앙 정보 플랫폼 장치를 통해 연결했을 뿐이고, 그 작업을 ‘선점’했을 뿐이다. 통상적으로 산업자본이 투입하는 임금 비용이나 토지매입 비용, 설비투자 비용 등이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게는 거의 생략된다. 

 

가령 플랫폼 자본이 들어오는 택시나 택배 등에서 차량은 개인이나 소규모 택시업체들이 보유하며, 차고지도 그들이 책임져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에 연결되는 스마트폰도 모두 그들이 사야 한다. 반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투자하는 자본은 앱 개발비용과 운영장치 가동비용에 불과하다. 과거 산업자본은 ‘투자한 자본에 대한 대가’라는 명분으로 이윤을 정당화하려 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은 그런 알리바이조차 댈 수 없게 됐다. ‘초기 투자 자본’이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공유경제라는 말은 그런 딱한 처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에서는 거의 손 하나 안 대고, 사회적 공유 성과를 도둑질해가고 생산자들을 수탈하는 자본의 약탈적 성격이 도저히 숨길 수 없이 드러나는 것이다. 

 

물론 태생적으로 독점적 성격을 가지고 등장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결코 아니다. 이용자들의 욕구를 잘 반영하고, 기술적으로 고도한 앱(디지털 중앙 플랫폼)을 장착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 기존의 독점적 우위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진입장벽의 양면성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쏠림현상이 아주 강력하게 나타나므로 신규 자본이 새롭게 뛰어들기 힘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초기 투자 자본이 (다른 산업부문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아주 작으므로 새로운 자본의 진입장벽이 낮다. 

 

그에 따라 여기서도 경쟁은 강하게 작동한다. 이용자들의 주목을 끌어 네트워크에 끌어당기기 위한 광고와 마케팅이 치열하게 진행되며, 그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생산에 사용되는 자본의 크기에 비해, 광고와 마케팅처럼 실질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비생산적 부분에 투입되는 자본의 크기가 비대하게 커진다. 독점자본의 ‘기생적’이고 ‘부패하는’ 특징이 플랫폼 독점자본에게서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5. 누가 피해를 입는가? 노동자의 처지와 중간계급

 

전통적인 시장에서 노동자와 자본가의 역할이 엄격히 분리된 것과 달리, 공유경제에서는 (형식에서는) 개인사업자이지만 동시에 (내용에서는) 노동자인 프리랜서들이 전면에 등장한다. 플랫폼 자본은 노동자에 대한 실제 고용부담이나 설비나 자산 소유라는 큰 부담 없이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착취함으로써 이윤을 축적한다. 기존의 일반적인 노동계약을 무너뜨리고 노동자를 개별사업자(비정규 프리랜서)로 변신시켜 일종의 ‘지입차주’처럼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대량 양산하는 것이다. 

 

또는 외주화가 전면화된다. 식당이나 모텔, 호텔, 소규모 택시회사, 택배회사, 인력파견회사 등과의 계약을 통해, 즉 소상인들이나 중소자본가들과 계약을 통해, 여기에 고용된 노동자들을 간접적으로 착취하는 것이다. 큰 가게들이나 소규모 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이들이 노동자를 착취해 거둬들인 이윤의 일부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마치 대기업 원청과 소규모 하청기업 사이의 계약처럼 플랫폼 대자본이 수수료 명목으로 정상이윤의 대부분을 빨아가버리면, 플랫폼 대자본과 계약을 맺고 있는 소상인들이나 인력업체 사장, 소규모 회사 사장들이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자신이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정상임금까지 약탈하는 것밖에 남지 않는다. 

 

이런 식의 먹이 피라미드 사슬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 대자본은 자신이 진출하는 분야에서 잉여가치의 대부분을 독식하는 실질적인 원청 자본으로 부상한다. 플랫폼 대기업이 소비자들과 생산자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를 독점하고 있는 한, 그런 수직적 종속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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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은 외주화되고, 플랫폼 기업의 책임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이런 식으로 플랫폼 산업에서 노동과정 중 발생하는 모든 위험이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나 소상인들, 개인사업자(가령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외주화되는 반면, 플랫폼 중개인(자본가)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 산업 자본가들이 완전히 회피할 수는 없었던 노동자의 권리로부터 이들은 멀리 도망칠 수 있다. 자본-임노동 관계가 개인사업자와 플랫폼 기업 사이에 혹은 소상인이나 소규모 하청 자본가들과 플랫폼 기업 사이에 맺는 계약관계에 묻혀버리기 때문이다.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최소한의 책임으로부터도 플랫폼 대자본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반면, 그 모든 대가는 특수고용직 노동자 자신이나 소상인, 영세자본가들이 치러야 한다. 

 

하지만 소상인이나 영세자본가들은 최소한의 이윤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고용하거나 계약을 맺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불법 초저임금, 최저임금을 무력화하는 건당 지급 성과급제, 시간외수당 지급 거부, 산재보험이나 의료보험, 국민연금 가입 거부 등 불법, 합법을 막론하고 수백 가지의 수탈이 플랫폼 산업에서 횡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상인이나 소자본, 인력파견업체를 매개하느냐와 무관하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가져가는 이윤은 전적으로 이 분야의 노동자들을 착취한 결과물이다.     

 

노동자 권리와 관련해서는 이렇게 수백 가지 방법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플랫폼 자본이지만, 노동자를 통제하는 데서는 치밀하다. 그들은 스마트폰 앱 기술을 이용해 플랫폼 노동을 관리하고 일상적으로 통제하는 장치를 계속 발전시켜왔다. 이런 통제장치 없이는 소비자들의 주문에 착오 없이 응답해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이른바 플랫폼 공유경제는 경제 상승기가 아니라 침체기에 성장을 거듭했다. 플랫폼 경제가 부상한 것은 자본주의의 만성화된 고용 침체에 따라, 노동자들이 헐값으로 게다가 임시직 자리라도 얻어야만 하는 불행한 상황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일반적인 산업의 평균임금을 줘야 했다면, 그리고 정규직으로 고용해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했다면, 택배, 라이더, 대리운전, 가사서비스, 간병, 청소용역, 일회성 아르바이트 등 지금 존재하는 플랫폼 산업의 대부분은 자본주의적으로 태동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원래 없었거나, 소수 부르주아를 대상으로 소상인, 소생산자가 영업했던 이런 분야들이 하나의 산업으로 태동하고 자본주의 분야로 포섭되는 것이 가능했던 필수조건 중 하나는 바로 다른 분야에서 흘러넘치는 실업자들이었다. 이들이 극도로 위험하고 불안전한 임시직 자리라도, 그것도 법정 최저임금과 노동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는 자리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플랫폼 산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창출되고 있는 플랫폼 산업은 전통적으로 중간계급의 활동영역이었다. 기계제 대공업에 기반한 대규모 산업자본에 비할 때, 이 분야는 동네 가게 주인들이나 개인사업자들의 주된 활동무대였다. 그만큼 기계화나 자동화가 어려웠고, 대규모의 집단적 노동이 불가능한 분야였다. 역으로 말해 가장 수공업적인 방식의 노동이 우세했고, 개별적 노동의 특성이 지배적인 분야였다. 그래서 이 분야는 그 동안 자본의 지배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고, 중간계급이 번성하는 마지막 토양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다른 산업으로부터 실업자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에서도 살벌한 경쟁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열이면 아홉이 망하는 경쟁의 정글이 우거지고, 패배자들은 노동자로, 승리자들은 소자본가로 전화됐다. 이곳에서 ‘소사장’의 외투를 두른 이들의 다수는 사실 위장된 실업자들이었다. 퇴적토처럼 흐르고 흘러 결국 이 분야로 집적되는 실업자들의 방대한 수는 이 분야의 임금수준을 최저로 만들었다. 다만 자본의 평균치가 워낙 소규모이기에 약간의 돈만 모이면 노동자들도 (비록 잠시 동안만 가능했고, 이어지는 파산의 쓰라린 맛을 보게 될지라도) 얼마든지 소사장 대열에 낄 수 있었다. 

 

플랫폼 산업의 등장은 이러한 저임금 노동자들, 실업 노동자들, 영세한 자본의 득세라는 조건에서 가능했다. 이런 조건이 없었다면, 현재 플랫폼 산업이 강요하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초저임금의 노동을 어떤 노동자가 받아들였겠는가? 또한 극도의 첨예한 경쟁과 줄어드는 주문이란 조건이 없다면, 정상이윤의 상당부분을 수수료로 강탈해가는 플랫폼 자본의 요구를 어떤 소상인이 받아들였겠는가? 

 

동시에 플랫폼 산업의 등장은 전통적인 구도를 빠르게 허물어뜨리고 있다. 디지털 중앙 플랫폼으로 무장한 플랫폼 독점기업은 단숨에 이 분야를 하나로 연결시키고, 통합해가고 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을 사실상 부리는 실제 자본가로 부상하고 있다. 플랫폼 자본과 직접 계약을 맺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물론이요, 소상인들이나 영세업체들을 매개로 간접 계약을 맺는 다양한 부류의 노동자들까지 해당 분야의 모든 노동자의 잉여노동을 쓸어 담는 실제 자본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분야의 노동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플랫폼 자본의 지배는 그렇지 않아도 열악했던 이 분야 노동자들의 상황을 더욱 절망적으로 만들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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