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정치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선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하지 않는 일들

페이지 정보

오민규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조회 5,394회 2019-07-30 20:28

첨부파일

본문

 

311eec666b9cb83f7009f1b2aa329c77_1564486043_2438.jpg
친일 규탄에 앞장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그러나 전범기업을 변호한 김앤장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청와대의 친일·매국 논란, 곳곳에서 진행되는 불매운동, 미국 볼턴 보좌관의 일본·한국 연쇄 방문, 중국·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금 한반도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정세 전반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지금 벌어지는 여러 사건과 사태를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역사적 사실관계부터 따져봐야 하고, 한일 양국 간에 벌어진 수많은 일들을 분석해야 하며, 한일관계를 둘러싼 미, , 러 등의 이해관계를 모두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분석한 뒤에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 아직 부족하지만 계급적 직관과 경험,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진 것들에 대한 집단적 토론을 통해 행동의 목표와 기준을 우선 정하고 행동하는 법.

 

그래서 지금부터 드리는 글은 완벽한 정세분석으로부터 출발한 완전하고 최종적인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행동의 목표와 기준으로 제안하기에는 충분한 것들이며, 아울러 한국과 일본의 지배계급이 보이는 모순적인 입장에 대한 효과적인 폭로수단들이다.

 

불매가 필요하다면 강제징용 전범기업 변호한 김앤장부터!

 

일본의 수출규제에 발단이 된 것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2018년 대법원 판결이었다. 이 사건의 성격이 무엇이고 쟁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그건 앞으로 열심히 학습해서 채워 넣기로 하자.

 

그런데 이 소송에서 강제징용 가해자인 전범기업의 법률대리를 한 곳이 어디인지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다. 일본 정부나 전범기업들의 법무팀이 아니었다. 한국 재벌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사건을 죄다 맡고 있는 한국의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바로 전범기업을 변호한 법률대리인이었다.

 

전범기업들과 김앤장의 관계가 그저 의뢰인과 변호인 관계에 그쳤던 것도 아니다.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강제징용 사건에서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를 자신의 집무실에서 직접 만나주기까지 했다. 양승태는 박근혜 정권 임기 동안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시간을 끌어주는 적극적 역할까지 해줬다.

 

즉 김앤장은 단순한 변호인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의 지연 내지 원고 패소를 위해 적극적인 로비까지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김앤장과 전범기업에 패소 판결을 한 2018년 대법원 판결, 그 판결을 비난하기만 해도 곧바로 친일이적딱지를 붙이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김앤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아니 언급은커녕 오히려 문재인 정권은 김앤장 출신을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앉히기까지 했다. 집권 직후 문재인 정부는 신현수 김앤장 변호사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자리에 앉혔고,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에 이인걸 김앤장 변호사를 임명했다. 해외언론비서관을 거쳐 청와대 2부속비서관으로 발탁된 신지연 변호사 역시 김앤장의 외국변호사 출신이다.

 

얼마 전 퇴임한 조국 전 민정수석은 청와대에서 공직자 인선과정 전반에 개입해온 장본인이다. 그는 지금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면 친일’, ‘이적딱지를 붙이는 SNS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강제징용 사건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는 데 동의해온 것이다. 심지어 자신이 수장으로 있던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자리에까지 김앤장 출신을 들여놓기도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그리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뒤집으려는 시도에 맞서 모종의 불매가 필요하다면, 강제징용 사건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김앤장에 대한 불매부터 해야 한다. 노동조합들, 그리고 노동자와 시민들이 김앤장 불매를 어떻게 하느냐고? 간단하다. 우리가 그들을 고용할 일은 없지만, 재벌과 대기업들이 모두 우리를 탄압하기 위해 김앤장을 고용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한국의 모든 민주노조가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우리를 탄압해온 자본가들을 상대로 김앤장과 체결한 일체의 자문계약, 법률계약을 해지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게도 이렇게 요구해야 한다. 청와대 실세들까지 나서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반대하는 자는 모두 친일이자 이적이라 떠들지 않던가! 그렇다면 당장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들어앉은 김앤장 인사들을 해임하고, 정부와 모든 관공서가 김앤장과 체결한 일체의 계약을 해지하라!

 

강제징용·강제노동 금지한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을!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의 발단이 된 강제징용 관련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것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한국 정부는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문구에 대한 단순한 해석 차이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복잡한 논의가 필요한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건 앞으로 공부해 나가기로 하자.

 

다만 1910년 이후 일제의 한국 강제점령을 불법행위로 규정한 국제조약이 있거나 국제협약 위반으로 인정받을 길이 있다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는 일제의 식민지배를 불법으로 규정한 문구가 없다. 청구권협정의 근거가 된 1951년 샌프란시스코 협정 역시 조선의 독립만 명시됐을 뿐 식민지배 불법성은 거론되지 않았다.

 

 

311eec666b9cb83f7009f1b2aa329c77_1564486065_8979.jpg

일본의 강제노동 금지협약 위반을 다룬 1999ILO 보고서(사진_연합뉴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국제조약이나 협약은 없단 말인가? 아니다. 딱 하나 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정한 180여 개 협약 중 8개의 핵심협약에 들어가는 강제노동 금지협약(29, 105호 협약)이 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 근거해 조선의 노동자들이 강제징용에 동원된 것을 강제노동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그저 가능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ILO는 이미 20년 전에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바 있다. ILO19993월 펴낸 전문가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ILO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중 한국과 중국의 노동자를 무더기 동원해 자국 산업시설에서 일을 시킨 것을 협약 위반’(violation of the Convention), 특히 제29호 협약 위반으로 판단했다.

 

그렇다면 ILO의 핵심협약이자 강제노동을 금지한 이들 협약을 근거로 강제징용의 불법성,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금 이 시간까지도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자유 협약은 물론이고 강제노동금지 협약도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반대로 이 사건의 상대방인 일본 정부는 1932년에 이미 ILO 29호 협약을 비준했으며, 결사의자유 협약인 87, 98호도 모두 비준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들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면 친일이자 이적이라고 여론몰이를 하면서도, 정작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ILO 핵심협약 비준은 뒤로 미루고 있다. 하반기 정기국회에 비준안 제출을 위해 절차를 밟는다고 얘기하지만, 비준대상에서 강제노동금지 협약의 하나인 105호는 빼기까지 했다.

 

이건 명백한 이율배반이자 논리모순 아닌가. 지금 당장 더하지도 빼지도 말고 ILO 결사의자유 협약과 강제노동금지 협약부터 비준하라!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Total 963건 5 페이지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