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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을 제대로 세워야 제대로 싸울 수 있다 – 문재인 정부는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에게 손실 떠넘기고 농락하려는 ‘자본가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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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조회 6,322회 2019-07-18 11:52

본문

 

2019718일 발행한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특보입니다. 그림파일로 보실 분은 여기로.

 

[앞면]

 

내년 최저임금 240원 인상. 물가인상,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을 고려하면 삭감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결정된 뒤에야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퇴했고, 그 뒤에도 이렇다 할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고 있다.

 

슬그머니 국회로 복귀한 자유한국당은 국회로 돌아와 함께 일하자던 민주당의 제안대로 을 하기 시작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8~19세기 단결금지법 수준으로 노동자 권리를 후퇴시키겠다며, 탄력근로제 확대를 비롯한 노동개악을 추진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는 중이다.

 

저들은 을 하기 시작했는데

 

저들은 을 하기 시작했는데, 민주노총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민주노총 위원장은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가 구속되기까지 했다. 여전히 많은 문제를 대화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민주당이 그나마 자유한국당보다는 나을 거라는 뿌리 깊은 오해 또는 자기기만이 노동자투쟁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자본과 정부에 맞선 투쟁을 호소하면 박근혜 시절로 돌아가자는 거냐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돌아갈 필요도 없다! 이미 문재인 정부 자신이 박근혜 정부 2기라고 불러 마땅할 정도로 노동존중 따위의 구호에서 크게 뒷걸음 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는 가장 최근의 몇 가지 장면을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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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 총리의 발언 속에 문재인 정부의 시각이 묻어 있다.(사진_연합뉴스)

 

 

531, 구조조정을 낳을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을 위한 도둑주총 성사를 위해 공권력 투입. 주총 참여 권리를 갖고 있는 조합원들의 출입까지 폭력적으로 봉쇄.

바로 그 전날인 530, 국회에서 노동개악 반대투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간부 세 명 동시 구속.

621, 같은 건으로 민주노총 위원장까지도 도주 우려운운하며 구속.(보증금을 내고 조건부 석방)

629, 트럼프 방한을 이유로 전교조, 공무원 등 청와대 앞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농성장 강제 철거.

631, 껍데기 자회사 정규직화를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 1,500명 대량 해고. 청와대는 이 해고는 노동자들 스스로 선택한 거라며 망언.

74일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 과로사로 목숨을 잃어가는 집배원 노동자들의 파업을 앞두고 불편과 혼란을 야기하는 단체행동을 중단하라며 비난.

78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정노조 총파업 철회에 대해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 “우정노조의 충정운운.

712일 실질적으로 삭감 수준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이 모든 게 과연 우연일까?

 

또는 문재인 정부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안타깝게도 적폐세력의 힘에 밀려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문재인 정부가 밀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것일까? 우리 스스로 투쟁의 권리를 포기하면서?

 

하지만 그런 착시에 빠져 있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너무나 많은 증거를 남겨 놨다. 우연이라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휘두르는 칼날이 사사건건 노동자 권리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너무나 정확하게 겨눠지고 있지 않은가.

 

문재인 정부가 우향우를 거듭하는 이유

 

집권을 앞두고 민주당은 다른 세상을 향한 열망에 눈을 뜨기 시작한 대중의 표를 어떻게 끌어모을 건지 계산해야 했다. 가난과 실업, 불안정한 삶에 넌더리가 난 평범한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들은 노동존중, 비정규직 제로, 소득주도성장 따위의 구호를 내걸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단 한 번도 가난과 실업, 불안정한 삶을 초래하는 자본주의 질서에 도전할 마음이 없었다. 그들은 그저 경제권력을 쥐고 있는 자본가들 앞에서 자신이 박근혜 정권보다 더 유능한 자본주의 관리자임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모든 정책은 오롯이 자본주의 질서에 부합해야 했고, 따라서 자본주의가 원활하게 작동할 때에만 대중에게 부스러기만큼의 개선 시늉이라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경제는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08년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장기불황으로 이어졌다. 서로 손실을 떠넘기려는 거대 자본가집단들 간의 경쟁이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형태로 전개되면서 한국 자본가들은 곤란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일본 지배계급까지 한국 자본가들을 겨냥해 공격 나팔을 불었다.

 

자본주의 관리자의 첫 번째 임무는 충실하게 자본가들의 이윤을 챙겨주는 것이다. 경제가 암울해질수록 정부는 더 노골적으로 자본가 편을 들며 노동자에게 피해를 떠넘기려 한다. 자본주의를 수호하려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점점 더 우경화하는 건, 그 점에서 당연한 결과다.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

 

문재인 정부의 노골적인 자본가 살리기 정책을 중단시키려면, 경제위기보다 더 큰 두려움을 저들에게 안겨줘야 한다. 단결한 노동자의 투쟁이 바로 그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작은 양보조차 하지 않다가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생길 때에만 저들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은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된다. 노동자가 단결투쟁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때, 저들은 더 대담하게 자본가 살리기에 전념하고, 이를 위해 노동자를 한껏 농락하기 때문이다.

 

이 비참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표적을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원만하게 대화하며 현실을 개선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깔끔하게 씻어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의 등을 밟고 올라서서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호해주는 자본가정부일 뿐이다.

 

 

[뒷면]

 

 

현대중공업 투쟁에서 톨게이트 투쟁으로 : 단호하게 싸울 때 전진의 길이 열린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쟁취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뜨거운 용기, 단호한 투쟁

 

수천, 수만도 아닌 수백의 노동자가 정부와 맞짱 뜨고 있다. 대부분 여성 노동자다. 장애를 갖고 있는 노동자도 많다. 평균 나이는 50이 넘는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 그들은 도로공사가 해고한 노동자들이다. 6월 말 도로공사는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매년 용역업체와 재계약하며 일했던 요금수납원 1,500명을 해고했다. 오직 자회사를 반대하고 직접고용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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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페이스북 민주충남페이지

 

 

노동자들은 청와대로 밀고 나아갔다. 서울요금소 앞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그런 투쟁을 하며 수십 명이 다치고 수십 명이 연행됐지만 노동자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서울요금소 캐노피 위에서 39명의 노동자들이 계속 고공농성 중이고, 청와대 앞에서도 매일 집회와 행진을 한다.

 

그러자 거들떠보지도 않던 많은 언론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싣기 시작했다. 콧방귀도 뀌지 않았던 도로공사는 교섭에 나오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의 대결, 우리 모두의 힘을 집중시키자!

 

노동자들이 도로공사를 넘어 정부와 투쟁하는 이유는 집단해고의 주범이 바로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외쳤지만 온전한 정규직 전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자회사나 무기계약직 등 가짜 정규직화였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공사 사장 이강래는 청와대도 자회사 방식은 확고하게 동의하고 있다며 집단해고를 밀어붙였다. 청와대는 본색을 분명히 드러냈다. 강문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은 본인들이 해고를 선택했다는 막말을 퍼부었고, 국무총리 이낙연은 불법적인 방법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며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비난했다.

 

이 투쟁을 막지 못하면 가짜 정규직화 정책이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노동자들을 비난하며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이 투쟁이 수많은 사업장이 넘지 못했던 자회사의 벽을 깨고 승리하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크나큰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현대중공업 투쟁에서도 드러난 어마어마한 가능성

 

지난 5~6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법인분리를 막기 위해 주주총회장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며 단호하게 투쟁했다. 전기와 가스를 끊는 강력한 현장파업도 전개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관료적 후퇴만을 거듭해 온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런 엄청난 열기와 힘이 있었단 말인가?

 

그렇다. 그동안 우유부단한 지도력 아래 노동자의 분노와 열망이 억눌려 있었을 뿐이다. 비록 파업은 대규모 하청 조직화까지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가라앉았지만, 조합원들은 2019년 임단협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압도적으로 가결시키면서 다시 투쟁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청 노동자 요구안 찬반투표도 함께 진행했는데, 2,000명 넘는 하청 노동자가 투표에 참가했다. 이런 흐름을 대규모 조직화로 연결시켜 실질적인 원하청 공동파업을 실현한다면 그 힘은 얼마나 클 것인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과감한 투쟁은 단번에 전국 노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천 명의 연대집회를 이끌어냈다. 법인분할의 문제점은 만천하에 드러냈다. 당장에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과 정부가 그어 놓은 선을 뛰어 넘는 과감한 투쟁만이 노동자계급의 연대를 이끌어내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노동자 분노 하나로 모아 강력한 연대 전선을!

 

7월 투쟁의 위력, 노동법 개악 저지와 노조할 권리 쟁취를 위한 하반기 투쟁의 위력을 극대화할 방법도 여기에 있다. 정규직만의, 자기 사업장만의 이해를 뛰어 넘는 공동투쟁 속에서 말뿐인 총파업을 진짜 총파업으로 만드는 힘이 자라나기 때문이다.

 

강력한 연대전선 건설로 새로운 반격을 준비하자. 더 이상 정부와 자본에 질질 끌려 다니지 말고 공세적인 투쟁을 준비하자.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백 명 여성 노동자가 온갖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말 자랑스럽게 투쟁하고 있지 않은가? 조선소에서 수만 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로 뭉치는 날이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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